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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 Sci Disord > Volume 23(4); 2018 > Article
시선 추적기를 활용한 학령기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이야기 읽기 이해력과 읽기 처리과정 연구

초록

배경 및 목적

시선 추적기를 활용하여 단순언어장애 아동이 보이는 읽기 처리과정의 특성을 살펴보고 일반아동과의 차이점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또한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이야기 읽기 이해력을 질문의 유형별로 살펴보고 일반아동과 비교한 후, 이야기 읽기 이해력과 어휘력, 읽기 처리과정, 작업기억 사이에 어떠한 상관관계를 나타내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방법

서울 및 충청도 지역의 초등학교 2학년에서 4학년에 재학 중인 단순언어장애 아동 12명과 일반아동 15명을 통제집단으로 하였다. 집단별 읽기 처리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시선 추적기를 활용하여 읽기 시간과 시선고정 횟수, 평균 시선고정 시간을 측정하였고, 집단 간 이야기 읽기 이해력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세 가지 질문 유형으로 구성된 읽기 과제를 실시하였다. 또한, 이야기 읽기 이해력과 읽기 처리과정 및 어휘· 작업기억 간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수용 ·표현 어휘력 검사와 두 개의 작업기억 과제를 실시하였다.

결과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읽기 시간과 시선고정 횟수, 평균 시선고정 시간, 총 시선고정 시간이 일반아동에 비해 유의하게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질문유형에 따른 이야기 읽기 이해력을 분석한 결과, 그룹에 따른 주효과, 질문 유형에 따른 주효과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이야기 읽기 이해력이 일반아동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으며, 두 집단 모두 사실적 정보 이해, 텍스트 연결 추론, 빠진 정보 추론 순으로 높은 수행력을 보였다. 수용 및 표현 어휘력과 읽기 이해력 사이에 매우 강한 정적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또한 읽기 시간, 시선고정 횟수, 총 시선고정 시간 사이에 부적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논의 및 결론

글을 읽는 과정의 처리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아동 수준에 맞는 텍스트를 선정 및 배열하고, 아동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읽기 중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다. 본 연구는 학령기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이야기 읽기 과정의 처리과정을 분석하고 읽기 이해력을 담화수준에서 평가하였다.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investigated the characteristics of reading comprehension and reading process in children with specific language impairment (SLI) compared with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using an eye tracker. Additionally, the study examined how reading ability correlates with vocabulary, personal background knowledge, and working memory, which is known as the basis of language development.

Methods

The participants were 12 children with SLI and 15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between the 2nd and 4th grades of elementary school. In order to investigate the difference of reading comprehension between groups, three kinds of questions were used and an eye tracker was used to analyze the characteristics of the reading process. Also receptive & expressive vocabulary and two working memory tasks were performed to investigate correlation with reading comprehension.

Results

The results showed that children with SLI need significantly longer reading time and on average need more fixation time than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The total time of fixation was significantly higher than that of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Secondly, children with SLI showed significantly lower performance in reading comprehension in all three types of questions tasks. Thirdly, reading comprehension was significantly correlated with the receptive & expressive vocabulary.

Conclusion

Children with SLI showed longer reading time and longer mean of fixation time. This study design allowed us to better understand the limitations of previous studies in word or sentence by using the story at the level of discourse appropriate to the level of school age children in the task.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이며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사회적 도구이다. 특히 학령기 아동은 언어를 기반으로 지식을 습득하고, 사고능력 및 언어능력을 확장시키기 때문에 이 시기의 언어는 더욱 중요하다. 다시 말해, 학령기 학습자료의 대부분은 읽기자료의 형태로 되어있기에 읽기능력은 단순히 학업능력보다는 중요한 도구 기능으로서 이해되어야 한다(Hwang, Kim, & Lee, 2007). 읽기에 어려움이 있는 학령기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경우 학습활동에도 어려움을 나타낼 것이며, 낮은 읽기능력은 학업부진으로 연결되고 더 나아가 개인의 삶과 사회생활 전반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Seo, 2002). 또한 읽기능력의 결함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심화되기 때문에(Cain & Oakhill, 2007) 학령기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언어, 그중에서도 읽기능력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읽기란 단순히 시각적 자극인 글자를 보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숨은 정보를 추론해내는 복잡한 과정이 요구된다. 즉, 글을 읽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자적 의미 이상의 것을 이해하고 자신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종합하는 비판적인 사고과정이 필요하다(Seo, 2008; Westby, 2005).
학령기의 읽기는 단순히 글을 읽는 음독(decoding)과 언어 이해 (linguistic comprehension) 과정에서 끝나지 않으며 텍스트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텍스트에 명시적으로 나타난 정보를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암시적으로 표현된 정보를 찾아내고, 독자의 지식과 경험을 텍스트의 정보와 통합하는 복잡한 정보처리 과정인 추론이 필요하다. 즉, 읽기는 다양한 형태의 사고, 판단, 상상, 추론, 문제해결이 동시에 일어나는 복합적인 정보처리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Catts & Kamhi, 2005).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읽기 이해력을 파악하는 선행연구들은 이해력을 사실적 정보 이해와 두 가지 유형의 추론(텍스트 연결 추론, 빠진 정보 추론)으로 살펴보고 있다.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읽기 이해력을 분석한 선행연구는 단순언어장애 아동이 사실적 정보 이해에 비해 추론 질문에서 특히 어려움을 보인다는 결과를 보인 연구(Cain, Oakhill, & Bryant, 2004; Jeong, 2009; Karanski & Ellis Weismer, 2010; Kim, Hwang, & Lim, 2012; Ko & Hwang, 2008; Lee & Hwang, 2007)와 단순언어장애 아동이 추론뿐만 아니라 사실적 정보 이해에도 어려움을 보인다는 연구(Cain, Oakhill, Barnes, & Bryant, 2001; Ko & Hwang, 2008; Oakhill, 1982),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추론능력이 언어연령 일치 아동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연구(Botting & Adams, 2005; Crais & Chapman, 1987; Merritt & Liles, 1987) 등 그 결과가 매우 다양하다.
언어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의 읽기 이해력을 파악하고, 낮은 읽기능력의 변인을 찾기 위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독자가 어떻게 글을 읽는지에 대한 현상적이고 실제적인 정보에 대한 연구는 미미하다. 글을 읽는 과정의 처리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아동 수준에 맞는 텍스트를 선정 및 배열하고, 아동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읽기 중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다. 최근, 기술과 장비의 발달로 독해 과정의 시선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처리하여 읽기능력을 파악하는 연구가 외국에서뿐만 아니라(Rayner, 2009; Traxler, McElree, Williams, & Pickering, 2005; Wiley & Rayner, 2000)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Byeon, Lee, & Kwon, 2011; Kim, Byeon, Lee, & Kwon, 2012; Ko, Kim, Lee, Kwon, & Kwon, 2017; Suh, Kim, Oh, & Lee, 2015). 시선의 움직임은 독자의 뇌에서 이루어지는 인지적 과정을 반영하기 때문에(Park, 2012) 독해 과정에서 단순언어장애 아동이 보이는 처리과정의 특징을 파악함으로써 읽기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을 효과적으로 판별하고 중재법을 제안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시선 추적기를 활용하여 읽기 과정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면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읽기 처리과정이 어떠한지를 알려주며 그것이 일반아동의 특성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 분석할 수 있다. 만약 그들이 일반아동과 다른 일정한 패턴을 보여준다면, 이를 통해 읽기 이해의 결함을 읽기 과정에서 유추해낼 수 있을 것이다. 기존에는 읽기 처리과정 중, 읽기에 소요되는 시간만으로 읽기능력을 판단하는 방법이 임상적으로 유용하게 쓰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 방법은 읽기 시간 동안 어떠한 독해 처리과정(reading processing)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정보는 알려주지 않는다(Kim & Nam, 2016). 읽기 시간 동안 독자가 단순히 텍스트를 응시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시각 자극을 처리하는 복잡한 인지 과정이 일어나는지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방법론적 한계는 읽기 과정에서 피험자의 안구의 운동을 추적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Dopkins, Morris, & Rayner, 1992; Rayner, 1997, 1998; Traxler et al., 2005; Wiley & Rayner, 2000).
시선 추적기를 통해 언어 장애군의 읽기 처리과정을 알아본 외국의 선행연구는 난독증과 실어증 영역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De Luca, Di Pace, Judica, Spinelli, & Zoccolotti, 1999, 2002; Hutzler & Wimmer, 2004; Hyönä & Olson, 1995; Roach & Hogben, 2004; Zoccolotti et al., 1999). Hutzler와 Wimmer (2004)는 독일에 거주하는 13세의 난독증 아동과 일반아동의 텍스트와 비단어 읽기 처리과정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난독증 아동의 시선고정 횟수와 총 시선고정 시간이 두 과제에서 일반아동에 비해 유의하게 컸으며, 회귀(regression)는 더 적게 나타났다. 텍스트와 비단어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난독증 아동의 시선고정 횟수의 증가 폭은 일반아동에 비해 유의하게 컸다.
언어장애 영역에서 시선 추적기를 활용한 국내 연구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Park (2012)의 연구에서는 중학교 2학년 읽기부진 학생의 읽기 처리과정을 분석한 결과, 읽기부진 학생들의 시선고정 빈도가 높고 눈동자 고정 시간이 긴 데 반해, 평균 고정 시간은 짧았음을 발견하였다. 연구자는 결과의 원인이 읽기부진 학생의 읽기 과정이 글을 이해하는 복잡한 정보처리과정이 아닌 표면적인 글자 읽기 행위에 그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학령기 읽기이해부진 아동의 안구 운동 특성을 살펴본 Choi (2015)의 연구 결과, 읽기이해부진 아동이 일반아동에 비해 시선고정 시간이 길었고, 재고정률이 높았다. 연구자는 이 결과를 읽기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의 경우 한 번의 고정으로 단어를 인식하지 못하여 여러 번 응시하거나 더 오래 응시한 결과라고 해석하였다. Choi (2014)는 ADHD 아동과 일반아동의 단어 빈도 효과를 시선 추적기를 활용해 분석하였다. ADHD 아동은 일반아동에 비해 다소 긴 읽기 시간과 많은 시선고정 횟수가 관찰되었으나, 집단 간의 차이 및 집단과 빈도 요인의 상호작용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언어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읽기 처리과정을 분석한 국내 선행연구는 제한적이고, 일관된 결과를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연령과 장애군을 대상으로 한 국내외 연구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텍스트의 난이도가 높을수록 읽기 시간과 시선고정 횟수, 시선고정 시간, 회귀가 증가한다고 보고하고 있다(Ashby, Rayner, & Clifton, 2005; Chace, Rayner, & Well, 2005; Choi, 2012; Inhoff & Wegner, 2005). 또한 독자의 연령이 증가할수록 시선고정 횟수와 시선고정 시간이 감소한다는 연구(Feng et al., 2009; McConkie et al., 1991)가 있으나 각각의 연구마다 통제된 변인들이 다르고 연구의 대상자, 과제의 종류와 난이도가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일관된 결과라고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중재에 있어 읽기 상황에서의 처리과정을 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읽기 이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중재에 어떠한 변수를 적용하고 적절하게 조절해야 하는가에 대한 임상적 의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시선 추적기를 활용하여 단순언어장애 아동이 보이는 읽기 처리과정의 특성을 살펴보고 일반아동과의 차이점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또한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이야기 읽기 이해력을 질문의 유형별로 살펴보고 일반아동과 비교한 후, 이야기 읽기 이해력과 어휘력, 읽기 처리과정, 작업기억 사이에 어떠한 상관관계를 나타내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에 따른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시선 추적기(Eye-Tracker)를 활용하여 분석한 이야기 읽기 처리과정에 집단 간(단순언어장애 아동 vs. 일반아동)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둘째, 질문의 유형(사실적 정보이해, 텍스트 연결 추론, 빠진 정보 추론)에 따라 살펴본 이야기 읽기 이해력에 집단 간(단순언어장애 아동 vs. 일반아동)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셋째, 이야기 읽기 이해력과 어휘능력 및 작업기억, 이야기 읽기 처리과정 간 어떠한 상관관계를 보이는가?

연구방법

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서울 및 충청도 지역의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2-4학년 단순언어장애 아동 12명(연령 7;4-10;5, 여아 4명, 남아 8명), 일반아동 15명(연령 7;8-10;4, 여아 6명, 남아 9명)을 통제 집단으로 하였다. 본 연구에서 단순언어장애 아동은 (1) 한국 카우프만아동지능검사(Korean Kaufman Assessment Battery for Children: K-ABC; Moon & Byun, 2003)의 동작성 지능점수가 85점(−1 SD) 이상이며, (2) 학령기아동언어검사(Language Scale for School-aged Children, LSSC; Lee, Heo, & Jang, 2014) 결과, 전체 언어 혹은 4개 하위 영역(수용언어, 표현언어, 의미, 문법) 중 하나 이상의 영역에서 84점(−1 SD) 이하의 언어지수로 평가되며, (3) 부모 및 교사로부터 정서 및 행동문제나 사회성 결함, 말 산출을 위한 구강구조 및 기능에서의 결함 및 감각장애 등의 문제가 없다고 보고된 아동을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일반아동은 (1) 한국 카우프만아동지능검사(K-ABC)의 동작성 지능점수가 85점(−1 SD) 이상이며, (2) 학령기아동언어검사(LSSC) 결과, 전체 언어와 4개 하위 영역(수용언어, 표현언어, 의미, 문법) 모두 85점(−1 SD) 이상의 언어지수로 평가되며, (3) 부모 및 교사로부터 정서 및 행동문제나 사회성 결함, 말 산출을 위한 구강구조 및 기능에서의 결함 및 감각장애 등의 문제가 없다고 보고된 아동을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단순언어장애 아동과 일반아동 간 연령, 동작성 지능, 수용 ·표현어휘력, 언어능력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F검정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연령 및 동작성 지능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수용어휘력 (F(1,25) = 21.672, p < .01) 및 표현어휘력 (F(1,25) = 15.776, p < .01), 언어능력 (F(1,25) = 51.341, p < .01)에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연구대상에 대한 정보는 Table 1과 같다.
Table 1.
Participants' characteristics
Characteristic SLI (N=12) TD (N=15) F
Age (yr) 8.94 (1.10) 9.37 (.69) 1.36
Nonverbal IQa 105.50 (6.79) 109.87 (9.09) 1.91
REVT-Receptive (raw score) 87.83 (13.11) 113.13 (14.72) 21.67**
REVT-Expressive (raw score) 89.00 (19.62) 115.67 (21.55) 15.78**
LSSC (LQ)b 80.08 (7.83) 105.73 (10.22) 51.34**

Values are presented as mean (SD).

SLI=specific language impairment; TD=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REVT=Receptive & Expressive Vocabulary Test (Kim, Hong, Kim, Jang, & Lee, 2009).

a Korean Kaufman Assessment Battery for Children (K-ABC; Moon & Byun, 2003).

b Language Scale for School-aged Children (LSSC; Lee, Heo, & Jang, 2014).

** p<.01.

연구도구

이야기 읽기 자료

본 연구에서 사용된 이야기 읽기 이해 과제는 Jeong (2007)의 연구에서 사용된 두 개의 이야기를 연구자가 연구목적에 맞게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Jeong (2007)의 연구에서는 이미 알고 있는 배경지식에 대한 변인을 통제하기 위해 초등학생을 위한 동화 중,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를 선정하였다. 두 이야기 과제는 맥락 단서를 적절히 이용하여 추론할 수 있도록 등장인물, 배경설정, 등장인물들이 처해 있는 문제와 이야기 구조를 잘 갖추고 있는 동화에서 선정되었다. 이야기 추론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지시어, 생략, 대용어 등 이야기 결속표지를 사용하였다. 또한, 연구의 대상자인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이 이해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는 어휘를 사용하였는데, 몇몇 어휘나 이야기 내용은 이야기의 맥락을 통한 추론이 요구되도록 조정하였다(Jeong, 2007). 이야기는 20포인트의 바탕 서체를 사용하였으며 자연스러운 시선의 흐름을 위해 장평 100%, 자간 0%로 설정하였다. 문단으로 제시되는 본 과제의 경우 시선의 움직임의 측정이 어려운 것을 고려하여 줄간격은 250%으로 설정하였다. 이야기 읽기 자료는 Appendix 1에 수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아동의 이야기 읽기 이해력을 확인하기 위해 질문의 유형을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세 가지 질문의 유형은 ‘사실적 정보 이해’, ‘텍스트 연결 추론’, ‘빠진 정보 추론’으로 다양한 선행연구에서 아동의 읽기 이해력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된 질문 유형이다(Cain & Oakhill, 1999; Norbury & Bishop, 2002; Yun & Kim, 2005). 사실적 정보 이해 질문 유형은 이야기에 표면적으로 나타난 정보를 이해했는지 묻는데, 이는 한 문장 안에서 답을 찾을 수 있는 질문 유형이다. 텍스트 연결 이해 질문 유형은 추론의 한 종류로 이야기에 표면적으로 나타나 있지만 두 개의 문장을 통합하여 추론해야 하는 질문 유형이며, 빠진 정보 추론은 이야기에 표면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내용에 대해 독자의 배경지식과 이야기의 전반적인 내용을 통합하여 추론해야 하는 질문 유형이다. 검사자는 아동의 반응을 녹음기에 녹음하여 개별 실험이 종료된 후, 검사지에 기록하여 채점하였다. 각 질문에 대한 답은 아동이 질문에 맞는 충분한 답을 제시한 경우 2점, 맥락은 맞으나 불충분한 답을 한 경우 1점, 답하지 못하거나 엉뚱한 답을 한 경우 0점으로 채점하였다. 아동이 답을 말한 후 번복한 경우 최종 반응을 기준으로 채점하였다. 질문의 유형별 총점은 이야기(2)×유형별 질문의 수(5)×점수(2)로 20점이다. 이야기 읽기 이해력의 총점은 이야기(2)×질문 유형(3)×유형별 질문의 수(5)×점수(2)로 60점이다. 이야기 읽기 이해력 질문은 이야기마다 질문 유형별로 5문항씩 총 15문항으로 제작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이야기 읽기 이해력 질문 내용은 Appendix 2에 수록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되는 이야기 읽기 이해 과제 및 이야기 읽기 이해력 질문의 지시 및 내용과 절차가 대상 연령 아동에게 적절한지 확인하기 위해 예비 실험을 실시하였다. 초등학교 2학년 아동 2명과 4학년 아동 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후, 질문이 모호하거나 표현이 어색한 문항을 수정하였다.

작업기억 과제

본 연구에서 아동의 작업기억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구어적 작업기억 과제로 숫자 거꾸로 따라 말하기(Digit Backward Span)와 비구어적 작업기억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컴퓨터 화면상에 3×3 행렬로 이루어진 정사각형 배열에 순차적으로 제시되는 시각 자극 순서를 기억하여 역순으로 회상하는 과제인 매트릭스(Matrix)를 사용하였다. 숫자 거꾸로 따라 말하기 과제에서 검사자는 무작위로 구성된 자릿수 2개에서부터 자릿수 9개까지의 숫자를 1초 간격으로 들려준다. 각 자릿수 당 2문항씩 구성하여 아동이 같은 자릿수의 2문항에서 모두 오반응한 경우 검사를 중지하였다. 매트릭스 과제는 작업기억의 하위 영역 중 하나인 시공간 스케치패드(visual sketch -pad)의 용량을 측정할 수 있는 과제이다(Yim et al., 2015). 흰색 바탕의 컴퓨터 화면상에 3×3 행렬로 이루어진 정사각형 매트릭스에 500 ms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제시되는 시각 자극 순서를 기억하여 역순으로 회상하는 과제이다. 시각 자극은 2개로 시작하여 각 난이도에 따라 2문항씩 제시되며 한 단계의 2문항에서 모두 오반응한 경우 검사를 중지하였다.

연구절차

본 연구에서 독일 SMI (Senso Motoric Instruments)사의 Experiment 3.1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실험을 설계하였고, iView X RED 장비를 사용하여 아동의 읽기 처리과정을 측정하였다. 장비의 표집률은 250 Hz이며 최대 공간 해상도는 .01도이다. Remote Eye Tracking Device (RED) 방식은 책상이나 컴퓨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실험에서 주로 사용되며, 다른 방식에 비해 더 정밀한 측정이 가능하다(Yeo, 2013). 또한, 기기와 피험자의 직접적인 접촉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피험자의 거부감 없이, 자연스러운 읽기 상황에서의 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 이후 시선 추적기를 통해 측정된 읽기 처리과정은 소프트웨어 Be Gaze 3.5를 활용해 분석하였다. 또한 실험 자료는 해상도 1024 (가로)×768 (세로) 모니터로 제시되었다.
본 연구의 모든 실험은 아동이 검사에 집중할 수 있는 조용하고 독립된 공간에서 검사자와 대상 아동이 일대일로 마주 앉아 진행되었다. 아동의 집중력과 피로도를 고려하여 실험은 3회기에 걸쳐 진행되었다. 시선 추적기를 활용한 실험에서는 시선의 오차가 측정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검사자는 보정(calibration)단계와 검증(validation)단계를 실시하였다. 보정단계란 아동의 시선과 컴퓨터 화면을 시선 추적기가 허용하는 적절한 각도에 맞추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개개인의 안구는 서로 다른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시선 추적 실험에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과정이다(Choi, Shin, & Shin, 2012). 이때, 시선 추적 오류의 최소화를 위하여 4개 목표점의 주시 결과가 동공의 최대 편차(deviation)가 X, Y 축 모두 .5° 이하가 될 때까지 검증 단계를 실시하였다. 아동의 시선이 시선 추적기가 측정할 수 있는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검사자는 아동에게 글을 읽는 동안 움직임을 최소화하도록 요청하였다. 화면에 이야기가 제시되면 아동은 이야기를 읽고, 다 읽음을 검사자에게 알리면 검사자는 빈 화면을 잠시 보여주었다. 이후, 검사자는 아동이 읽은 이야기를 화면에 띄운 후 이야기 이해력을 측정할 수 있는 15개의 질문을 하였다. 첫 번째 이야기에 대한 검사가 다 끝나면 1분 정도의 휴식을 취한 뒤, 같은 방식으로 두 번째 이야기 읽기 이해 검사를 실시하였다. 이야기 읽기 이해 검사를 진행한 후, 작업기억 과제인 숫자 거꾸로 따라 말하기와 매트릭스(Matrix)과제를 진행하였다.
시선 추적기를 활용하여 읽기 시간, 시선고정 횟수, 총 시선고정 시간, 평균 시선고정 시간 4개의 변수를 측정하였다. 읽기 시간은 화면에 이야기가 제시된 순간부터 아동이 이야기를 다 읽은 순간까지의 시간을 초(second)로 측정하였다. 읽기 시간은 두 개의 이야기를 읽은 시간의 평균 시간을 의미한다. 시선고정 횟수는 읽기 상황에서 200 ms 이상 시선이 머무른 횟수를 의미하며, 두 이야기에서 나타난 시선고정 횟수의 평균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시선고정(fixation)이란 피험자가 특정 영역을 일정 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응시하는 것을 말한다. 시선고정이 일어나는 동안 높은 수준의 인지 처리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고, 독자가 주의를 기울이고 집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Suh, Kim, Pyeon, & Shin, 2016). Rayner (1997)의 연구에 따르면 독자가 시선고정을 하는 동안 정보를 얻게 되는데 평균 200-250 ms 정도이다. 본 연구에서는 최근 대부분의 시선 추적 연구에서 설정하는 200 ms를 기준으로 그 이상의 시선이 머무른 것을 시선고정이라고 정의하였다(Choi et al., 2012; Cook, Wiebe, & Carter, 2008, 2011; Tsai, Hou, Lai, Liu, & Yang, 2012). 측정값 중, 50 ms 미만의 값과 800 ms 초과하는 극단적인 고정시간 값들은 자료처리에서 제외하였다. 총 시선고정 시간(second)은 피험자의 시선고정이 발생한 시간의 총합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200 ms 이상 안구가 고정되었던 모든 순간을 더한 값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두 이야기에서 발생한 총 시선고정 시간의 평균을 사용하였다. 평균 시선고정 시간(ms)은 시선고정이 일어난 모든 시간을 시선고정이 일어난 횟수로 나눈 값이다. 즉, 한 번의 시선고정에서 평균적으로 시선이 머무른 시간을 의미한다.

자료 분석 및 처리

연구의 모든 통계적 분석은 SPSS version 21 (SPSS Inc., Chicago, IL, USA)을 사용하였다. 시선 추적기를 활용하여 분석한 이야기 읽기 처리과정에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원혼합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질문 유형에 따라 살펴본 이야기 읽기 이해력에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집단(2)×질문 유형(3)의 이원혼합 분산분석(two-way mixed ANOVA)을 실시하였다. 또한 이야기 읽기 이해력과 어휘능력 및 작업기억, 이야기 읽기 처리과정 간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Pearson 적률상관계수(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를 사용하였다.

연구결과

시선 추적기(Eye-Tracker)를 활용하여 분석한 두 집단의 읽기 처리과정 분석

시선 추적기를 활용한 집단 간 읽기 시간과 시선고정 횟수, 총 시선고정 시간, 평균 시선고정 시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원혼합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는 Table 2와 같다. 단순언어장애 아동 집단의 읽기 시간 평균은 114.19초로 일반아동 집단의 평균 78.94초보다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F(1,25) =11.75, p =.002). 또한, 단순언어장애 아동 집단의 시선고정 횟수는 153.96회로 일반아동의 시선고정 횟수 111.77회보다 유의하게 많았으며 (F(1,25) = 6.02, p =.021), 평균 시선고정 시간 또한 423.37 ms로 일반아동의 평균 시선고정 시간 375.25 ms보다 유의하게 긴 것으로 나타났다 (F(1,25) = 5.77, p =.024). 마지막으로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총 시선고정 시간은 67.20초로 일반아동의 총 시선고정 시간 42.70초보다 유의하게 긴 것으로 나타났다 (F(1,25) = 9.23, p=.008).
Table 2.
Reading process variables based on eye-tracking device
Characteristic SLI (N=12) TD (N=15) F
Reading time (sec) 114.19 (36.55) 78.94 (14.46) 11.75**
Number of fixation 153.96 (57.58) 111.77 (30.23) 6.02*
Total time of fixation (sec) 67.20 (29.76) 42.70 (13.12) 9.23**
Average of fixation time (ms) 423.37 (63.92) 375.25 (39.62) 5.77*

Values are presented as mean (SD).

SLI=specific language impairment; TD=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 p<.05

** p<.01.

Figure 1은 두 집단이 이야기 읽기 상황에서 시선이 어디에 머물러 있었는지 시각화하여 보여주는 Heat Map이다. 색으로 표시된 영역이 시선이 머문 영역을 의미하며, 초록색은 100 ms, 노란색은 200 ms, 빨간색은 300 ms 이상 시선고정이 발생한 영역이다. 단순언어장애 아동 집단의 경우 이야기의 전반부에서 시선이 집중적으로 머물렀으나 이야기의 중반 이후에는 시선이 머문 영역이 현저히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일반아동 집단의 경우에는 이야기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시선이 머무른 것을 볼 수 있다.
Figure 1.
Heat map analysis on both groups.
SLI=specific language impairment; TD=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csd-23-4-914f1.jpg

질문의 유형에 따라 살펴본 집단 간 이야기 읽기 이해력

이야기 읽기 이해검사에서 나타난 두 집단의 수행을 사실적 정보이해와 텍스트 연결 추론, 빠진 정보 추론 3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두 집단의 이야기 읽기 이해 점수의 평균 및 표준편차의 기술통계 결과를 Table 3에 제시하였다. 질문 유형에 따른 이야기 읽기 이해력에 집단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원혼합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이야기 읽기 이해 수행에 대한 집단에 대한 주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F(1,25) = 24.55, p =.000). 즉, 일반아동 집단의 읽기 이해력 총점의 평균이 12.87로 단순언어장애 아동 집단의 평균 7.08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문 유형에 따른 주효과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F(1,25) = 37.74, p =.000). 질문유형에 따른 주효과가 어떤 질문 유형의 차이로부터 유발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Bonferroni 사후분석을 실시한 결과, 세 질문 유형 모두에서 유의미한 (p < .001) 차이가 나타났다. 즉, 피험자들은 사실적 정보 이해(M=12.86, SD = 4.79), 텍스트 연결 추론(M=10.03, SD = 4.82), 빠진 정보 추론(M= 7.04, SD = 4.10) 질문 유형 순서대로 유의하게 높은 점수를 획득하였다. 반면, 집단과 질문 유형 간 이차상호작용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F(2, 50) = 2.95, p =.062). 두 집단의 평균 점수를 비교했을 때, 빠진 정보 추론에 대한 집단 간 차이(3.92)에 비하여 사실적 정보 이해에 대한 집단 간 차이와(6.55) 텍스트 연결 추론에 대한 집단 간 차이(6.88)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는 유의하지 않았다. 즉, 단순언어장애 아동이 세 질문 유형에서 일반아동에 비해 비슷하게 낮은 수행을 보였다.
Table 3.
Reading comprehension results by conditions
  SLI (N=12) TD (N=15) F
Literal information 9.58 (4.21) 16.13 (3.39) 2.492**
Text-connecting inference 6.58 (2.02) 13.47 (4.17) 8.323**
Gap-filling inference 5.08 (2.58) 9.0 (4.33) 5.088**

Values are presented as mean (SD).

SLI=specific language impairment; TD=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 p<.01.

이야기 읽기 이해력과 어휘능력 및 작업기억, 이야기 읽기 처리과정 간 상관관계

두 집단의 이야기 읽기 이해력과 어휘능력 및 작업기억, 읽기 처리과정 간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Pearson 상관계수를 산출하였다. 분석 결과, 이야기 읽기 이해력은 수용어휘력 (r =.703, p< .01)과 표현어휘력 (r =.633, p < .01) 사이에 강한 정적 상관관계가 나타났으며, 읽기 시간 (r = -.407, p< .05), 시선고정 횟수 (r = -.412, p< .05), 총 시선고정 시간 (r = -.438, p < .05)과 부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읽기 이해과제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한 아동일수록 수용 및 표현어휘력이 높은 경향을 보이며 읽기 시간 및 시선고정 횟수가 짧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수용어휘력은 표현어휘력 (r =.88, p < .05)과 숫자 거꾸로 따라말하기 (r =.48, p < .05) 사이에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읽기 시간 (r = -.49, p < .01)과 총 고정시간 (r = -.39, p < .05)과는 부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표현어휘력은 숫자 거꾸로 따라 말하기와 강한 정적 상관관계 (r =.52, p < .01), 읽기 시간과는 부적 상관관계 (r = -.44, p < .05)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시선 추적기를 활용하여 읽기 처리과정의 특성을 분석하여 단순언어장애 아동이 일반아동과 비교하여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 확인하였다. 또한 읽기 이해력을 질문의 유형별로 살펴보고 읽기 이해력과 읽기 처리과정 어휘능력 및 작업기억 간 상관관계를 확인하였다.
첫째, 단순언어장애 아동은 일반아동에 비해 이야기를 읽는 데 유의하게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였으며, 평균 시선고정 시간과 총 시선고정 시간이 유의하게 긴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총 시선고정 횟수 또한 일반아동에 비해 유의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텍스트의 난이도가 높고, 읽기에 어려움이 있을수록 읽기 시간과 시선고정 횟수, 시선고정 시간이 증가한다는 대부분의 선행연구(Ashby et al., 2005; Chace et al., 2005; Choi, 2012; Koh et al., 2010; Lefton, Nagle, Johnson, & Fisher, 1979; McConkie et al., 1991; Park, 2012; Rayner, Chace, Slattery, & Ashby, 2006)와 같은 결과이다. 단순언어장애 아동은 같은 텍스트를 읽더라도 각각의 어휘와 문장, 문단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고 시선을 한 곳에 오래 고정시키게 된다. 그 결과, 읽기 시간과 평균 시선고정 시간, 총 시선고정 시간이 길어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또한 단순언어장애의 아동이 보이는 특징 중 하나인 낮은 어휘력 때문에 단순언어장애 아동은 일반아동에 비해 같은 텍스트 안에서 처리해야 할 어휘가 더 많을 것이고 그에 따라 시선고정 횟수와 총 시선고정 시간이 증가하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시선이 어디에 머물렀는지 시각화하여 보여주는 Heat Map을 통해 단순언어장애 아동은 이야기의 앞부분에서 대부분의 시선이 머무른 반면, 후반부에서는 시선이 많이 머물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이야기 전반에 시선의 머무름이 나타난 일반아동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단순언어장애 아동이 이야기를 읽는 과정에서 텍스트의 전반부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정보처리를 한 반면, 후반부에서는 읽기 집중도가 떨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나아가 단순언어장애 아동이 이야기 후반부에 대한 이해가 불충분했으며, 그 결과 단순언어장애 아동이 추론 질문뿐만 아니라 사실적 정보 이해 과제에서도 어려움을 보였을 것이라 예상한다. 이를 통해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낮은 읽기 이해력의 원인 중 하나가 주의집중, 과제집착임을 예측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실증적 증거를 바탕으로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읽기 중재 시, 아동 개개인에게 적절한 길이의 글을 활용함으로써 중재의 효과를 증진시킬 것이라고 기대한다.
두 집단의 이야기 읽기 이해력을 분석한 결과, 단순언어장애 아동은 일반아동에 비해 이야기 읽기 이해 과제에서 유의하게 더 낮은 수행을 보였으며, 세 유형의 질문에서도 모두 낮은 수행력을 보였다. 두 집단은 사실적 정보 이해에서 가장 높은 수행력을 보였으며, 텍스트 연결 추론, 빠진 정보 추론 순으로 유의하게 높은 수행을 보였다. 질문 유형과 집단 간 이차 상호작용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통해,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낮은 읽기 이해력이 추론능력의 결함뿐만 아니라 명시적으로 나타난 정보를 습득하는 사실적 정보 이해의 어려움도 원인이 됨을 확인되었다. 또한, 사실적 정보 이해에서 보인 어려움으로 인해, 이야기의 전반적인 내용과 개인의 배경지식을 결합해야 하는 높은 수준의 추론 과제에서도 매우 낮은 수행력을 보였다. 두 집단은 사실적 정보 이해, 텍스트 연결 추론, 빠진 정보 추론 유형 순서대로 높은 수행을 보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추론이 단순언어장애 아동뿐만 아니라 일반아동에게도 어려운 과제임을 보여주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치한다(Bishop & Adams, 1992; Ellis Weismer, 1985; Jeong, 2009). 질문 유형과 집단에 대한 이차상호작용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단순언어장애 아동이 세 질문 유형에서 일반아동에 비해 비슷하게 낮은 수행을 보인 결과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단순언어장애 아동이 일반아동에 비해 특히 추론능력에서 어려움을 보인다는 선행연구(Ellis Weismer, 1985; Merritt & Liles, 1987; Yun, 2004)와는 다른 결과이다. 이는 단순언어장애 아동이 추론 과제뿐만 아니라, 명시적인 정보를 습득하는 낮은 수준의 처리과정에서도 50% 이하의 정답률을 보인 결과이다. 단순히 단순언어장애 아동이 빠진 정보 추론에서 가장 낮은 이해력을 보인 것을 근거로 중재의 목표를 추론에 초점을 맞춘다면 적절치 못한 목표일 것이다. 연구에서 보여준 단순언어장애 아동은 사실적 정보 이해에서도 일반아동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행을 보였다. 피험자가 이야기를 보면서 검사자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상황임을 고려했을 때, 명시적으로 정보가 드러난 사실적 정보 이해 과제는 매우 쉬운 과제이다. 그럼에도 사실적 정보 이해에서 현저히 낮은 수행을 보인 단순언어장애 아동은 정보처리 과정에서 효율적으로 정보를 획득하지 못하고 단순히 글자를 읽는 행위에 그쳤다고 해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 읽기 이해력과 수용 및 표현어휘력 사이에 강한 정적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즉, 어휘력과 작업기억 능력이 이야기 읽기 이해력을 설명하는 유의한 예측 변인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같은 결과는 읽기 이해력이 언어능력 및 어휘력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선행연구(Cain et al., 2004; Currie & Cain, 2015; Hwang et al., 2007; Yovanoff, Duesbery, Alonzo, & Tindal, 2005)와 일치한다. 반면, 작업기억 과제인 숫자 거꾸로 따라 말하기와 매트릭스는 약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여 읽기 이해력과 작업기억 간 강한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선행연구(Daneman & Carpenter, 1980; Engle, Cantor, & Carullo, 1992)의 연구 결과와 일치하지 않았다. 이는 과제의 난이도가 실험 대상에게 상대적으로 어려워 두 집단 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복잡한 인지과정인 담화수준의 읽기능력을 설명하기 확인하기 위해서는 경쟁적 언어처리(Competing Language Processing Task, CLPT; Gaulin & Campbell, 1994)와 같은 높은 수준의 언어적 작업기억 과제가 더 유의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반면, 읽기 시간과 시선고정 횟수, 총 시선고정 시간과 읽기 이해력 사이에 부적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즉, 읽기 이해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아동일수록 읽기 시간 및 시선고정 시간이 짧고 시선고정 횟수가 적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이를 통해 높은 읽기 이해력을 보이는 아동은 효율적인 읽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단순언어장애 아동이 보이는 독해 처리과정의 패턴을 장애의 원인에 의한 것이라고 쉽게 단정지을 수는 없다.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읽기 처리과정의 패턴이 그들의 언어적 문제가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언어 문제를 지닌 장애군을 시선 추적기를 통해 판별하고 연구를 바탕으로 중재의 근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상 독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가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국외에서는 이미 1950년대부터 정상 독자와 장애군의 안구 운동 양상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한국어는 영어와 달리 독자적인 표기 체계와 어순, 문법형태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가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먼저, 정상 독자의 독해 처리과정에 대한 결과가 충분히 축적되고 일정한 기준이 생긴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언어 장애군의 읽기 부진의 원인과 양상을 다면적으로 평가하고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본 연구는 학령기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읽기 이해력과 읽기 처리과정을 분석하는 연구로 읽기 시간과 시선 고정이 주된 시선 추적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요인이였다. 그러나 후속 연구에서는 더 다양한 요인을 포함하여 대상자에 대한 언어 영역별 평가와 회귀(regression), 도약(saccade) 등 읽기 처리과정 요인을 포함한다면 다각적이고 의미 있는 질적 연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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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ndices

Appendix 1.

이야기 읽기 과제

Story 1

서울에 사는 철수는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다. 철수의 아버지는 지하철에서 일하지만, 식구가 많아 가난하게 살았다. 그래서 아버지는 낮에는 지하철에서 일하고, 밤에는 집에서 편지봉투에 주소 쓰는 일을 하였다. 아버지는 점점 건강이 나빠지셨고, 철수는 아버지를 돕고 싶었다.
아버지는 밤 12시까지 일을 하고 잠자리에 드셨다. 철수는 아버지께서 방에 들어가시면, 부엌으로 갔다. 철수는 아버지가 쓰신 것처럼 편지봉투에 주소를 써 나갔다. 처음엔 떨렸지만, 봉투를 쓰는 일에 열중하다 보면 걱정도 까맣게 잊어버렸다.
다음 날, 아버지는 철수가 쓴 줄도 모르고 주소를 많이 썼다고 좋아하셨다. 매일 밤, 일을 하다 보니 철수는 학교에 지각을 하고, 졸기가 일쑤였다. 철수는 아버지께 심하게 꾸지람을 들었다. 아버지는 철수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철수는 슬펐지만, 그 일을 그만 둘 수가 없었다.
어느 날 밤, 몰래 주소를 쓰던 철수는 바닥에 책을 떨어트리고 깜짝 놀랐다. 아무도 깬 기척이 없자 철수는 다시 봉투 쓰는 일에 몰두하였다. 한편, ‘우르르 탁’ 하는 큰소리에 놀란 아버지는 부엌으로 오셨고, 철수를 보게 되었다. 아버지는 철수의 뒤로 다가가 철수를 꽉 껴안아 주었다. 철수는 아버지께 용서해 달라고 했고, 아버지는 철수를 장한 아들이라고 말하였다. 아버지와 철수는 서로 깊은 사랑을 느끼며 꼭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Story 2

옛날 어느 날 번갯불과 벼락이 쳐서 산의 큰 바위를 갈라놓았다. 바위는 굴러 떨어져 어느 산골짜기 냇가에 박혀 버렸다. 몇십 년이 지나서 좋은 돌을 찾던 할아버지가 바위를 발견하였다. 할아버지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 차가운 물로 몸을 씻고 정성 들여 돌을 깎았다. 마침내 무서운 사자 한 마리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돌사자를 보물이 있는 큰 절 앞에 가져다 놓았다.
어느 날, 섬나라의 도둑 떼가 쳐들어왔다. 그들이 보물을 훔쳐 달아나려고 하자 돌사자에게서 벼락치는 소리가 났다. 그들은 무서워서 금불상을 내던지고 절에 불을 지르고 도망쳐 버렸다. 얼마 후, 마을사람들은 잿더미 속에서 금불상을 찾아서 가져가 버렸다. 몇백 년이 흐른 뒤, 절터는 대나무 숲으로 변하였다. 밭을 일구던 농부가 돌사자를 발견하여 그것을 골동품가게에 팔았다. 어느 봄날, 먼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귀한 물건을 사러 골동품가게에 찾아왔다. 그중엔 섬나라 도둑들 나라에서 온 사내도 있었다.
그는 돌사자를 아주 싼값에 샀고, 주인의 마음이 바뀔 새라 얼른 도망쳐 나왔다. 택시 운전사를 재촉하여 가고 있을 때, 돌사자가 사내를 무섭게 노려보는 것 같았다. 그 때, 사내의 눈앞에 갑자기 짐을 가득 실은 트럭이 다가왔다. 순간 벼락치는 소리와 함께 택시에서는 번쩍 불꽃이 튀었다. 돌사자는 택시에서 튕겨져 나가 하늘 높이 솟았다가 땅속 깊이 박혀버리고 말았다.
Appendix 2.

이야기 읽기 이해력 판단 과제

질문유형 번호 Story 1 Story 2
문제 문제
사실적 정보 질문 1 철수의 아버지는 낮에는어디서 일을 하나요? 할아버지는 돌을 깎기전에 어떤 행동을 하였나요?
  2 아버지는 몇 시에 주무시나요? 보물을 홈치던 도둑들은무서워서 어떻게 했나요?
  3 철수는 왜 학교에지각을 하고 학교에서 졸았을까요? 몇백 년 두ᅵ,
  4 아버지는 철수가 어떤사람이 되길 바라셨나요? 먼 나라에서 온 사람들은귀한물건을사러 어디에 갔나요?
  5 몰래 주소를 쓰던 철수는왜 깜짝 놀랐나요? 돌사자를 산 사람은 어느나라에서 왔나요?
텍스트 연결 추론 1 철수의 아버지는 왜 낮에도밤에도 일을 했을까요? 번개와 벼락을 맞은 바위는어디에 박혀버렸나요?
  2 철수는 언제 봉투에 주소를썼을까요? 바위를 발견한 할아버지는바위로 무엇을 만들었나요?
  3 철수는 어디서 봉투에주소를 썼을까요? 섬 나라의 도둑들은 왜보물을 홈치 다7 ᅡ 도망을 갔나요?
  4 아버지는 왜 철수를 혼내셨나요? 몇백 년 두I,
  5 아버지는 주소를 쓰는철수를 보고 어떻게 하셨나요? 돌사자를 산사내는 가게에서나와무엇을 탔나요?
빠진 정보 추론 1 아버지는 왜 봉투를 많이썼다고 좋아하셨을까요? 마을 사람들은 왜 돌사자를큰 절 앞에 가져 다 놓았을까요?
  2 아버지의 건강이 점점나빠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도둑들이 금불상을 홈치려고했을 때,
  3 철수는 왜 주소 쓰는 일을계속 했을까요? 돌사자는 왜 살아있는것처럼 보였을까요?
  4 아버지가 부엌에 나오셨을때, 돌사자를 산 사람은 왜택시운전사를 재촉했을까요?
  5 아버지는 왜 철수를 장한아들이라고 칭찬했을까요? 택시를 타고 가던 사내에게마지막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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