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스펙트럼장애 영유아의 자발화와 부모 체크리스트에서의 표현어휘 비교
A Comparison of Expressive Vocabulary in Spontaneous Language Sample and Parent Checklist of Young Children with Autism Spectrum Disorder
Article information
Abstract
배경 및 목적
본 연구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표현어휘 능력이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 방법에 따라 어떠한 차이를 갖는지를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방법
연구 참가자는 언어연령이 18-30개월 사이에 해당하는 자폐스펙트럼장애 10명과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언어연령을 일치시킨 전형적 발달 아동 10명, 총 20명이었다. 각 연구 참가자들로부터 한국판 맥아더-베이츠 의사소통발달평가(K M-B CDI) 어휘 목록과 자발화 분석을 통해 전체 표현어휘 수와 품사별 표현어휘 수를 측정하였다. 반복측정 이원분산분석을 통해 두 아동 집단의 전체 표현어휘 수와 품사별 표현어휘 수를 비교하였으며, 피어슨 상관분석을 통해 두 방법을 통해 측정된 측정치 간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결과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은 전형적 발달 아동들에 비해 부모 체크리스트에서는 표현어휘 수가 많았으나 실제 의사소통 상황에서 사용한 표현어휘 수에는 차이가 없었다. 부모 체크리스트에서는 5개 품사 모두 전형적 발달 아동들에 비해 표현어휘 수가 많았으나 자발화 분석에서는 체언과 용언 사용만 전형적 발달 아동들에 비해 많았으며, 수식언이나 독립언, 관계언 사용은 오히려 적었다. 또한 두 방법에서 공통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확인된 어휘 비율이 전형적 발달 집단에 비해 적었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를 통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이 알고 있는 어휘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의 어려움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부모 체크리스트뿐만 아니라 자발화 분석을 통해 실제 사용하는 어휘를 함께 살펴보아야 함을 시사하였다.
Trans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aims to examine the differences in vocabulary abilities in children with autism spectrum disorder (ASD) using a parent checklist and spontaneous language analysis.
Methods
Participants included 10 children with ASD, aged 18-30 months, and 10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matched for language age. Data were collected using the Korean version of the MacArthur-Bates Communicative Development Inventory (K M-B CDI) vocabulary checklist and spontaneous language analysis. The total number of vocabulary and the number of 5 word classes of vocabulary were measured and a repeated measures analysis of variance (ANOVA) and Pearson correlation analysis was performed to compare the two groups.
Results
Children with ASD demonstrated a higher total vocabulary according to the parent checklist compared to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However, there was no significant difference in the results of spontaneous language analysis. While the parent checklist indicated higher vocabulary across all five word classes for ASD children, spontaneous language analysis revealed that they predominantly used nouns and verbs, with fewer occurrences of determiners, independent words, and relational words. Moreover, the vocabulary overlap between the two methods was lower in the ASD group compared to the typically developing group.
Conclusion
This study highlights the challenges faced by children with ASD in appropriately using their known vocabulary. It emphasizes the importance of considering not only the parent checklist but also analyzing spontaneously used vocabulary in real communication situations. This integrated approach may provide valuable insights for developing personalized interventions and therapeutic strategies for language development in children with ASD.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는 사회적 상호작용 및 의사소통의 결함과 제한된 관심사, 반복적인 행동 및 활동을 핵심 증상으로 하는 뇌신경 발달 장애이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APA, 2013). 2000년대 초반까지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아동 인구 10,000명 중 4-5명 수준으로 약 0.04-0.05%의 낮은 출현율이 보고되었으나, 2000년대 중후반부터는 출현율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여 2021년에는 48명당 1명(미국 아동 인구 2.3%)의 매우 높은 출현율이 보고되고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핵심 증상과 더불어 다양한 발달적 문제를 동반하는데 그중 하나가 비전형적인 언어발달이라 할 수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중 약 20% 정도는 표준화된 언어검사에서 정상 범위의 언어발달을 보이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로 추정되나, 그 외에는 거의 모든 아동들이 말을 늦게 시작하고, 이후의 발달도 느리게 진행되는 등 생애 초기부터 언어발달에 지연을 보이며(Howlin, 2003; Le Couteur, Bailey, Rutter, & Gottesman, 1989), 일부는 평생 의미 있는 언어를 습득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된다(Kim, Paul, Tager-Flusberg, & Lord, 2014). 때문에 초기 언어발달 양상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을 조기에 선별하고, 이후 발달을 예후하는 주요 요인으로 간주된다(Zwaigenbaum et al., 2009).
생애 초기의 언어발달은 주로 표현어휘 발달로 대표된다. 낱말 표현은 이 시기의 아동들에게 의사소통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 될 뿐만 아니라 이후 구문이나 문법발달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Braginsky, Yurovsky, Marchman, & Frank, 2015). 때문에 초기 언어발달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게 표현어휘 발달은 주요 연구의 주제가 되어 왔다.
한두낱말 수준의 초기 언어발달기에 있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초기 표현어휘 발달 연구들은 이 시기의 아동들이 아직 너무 어리거나 언어표현이 많지 않아서, 구조화된 언어 검사는 적절히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에(Lee, 2019), 주로 Communicative Development Inventory (CDI; Fenson et al., 1993)의 어휘 목록과 같은 부모 체크리스트를 활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표현 어휘의 양적 변화가 어떠한지, 그리고 어떠한 어휘들을 먼저 습득하거나 상대적으로 늦게 습득하는지(Bates et al., 1994; Choi, Seo, & Pae, 2001; Fenson et al., 1994; Lee, Chang, Choi, & Lee, 2009; Pae, Chang, Kwak, Seong, & Shim, 2004)를 통해 발달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연구들은 대체로 18개월경에 50개 전후의 어휘를, 그리고 24개월경에는 200-300개의 낱말을 표현한다고 보고하였다. 그리고 초기에는 주로 사물이름과 같은 명사 중심의 낱말을 표현하나, 점차 행위를 표현하는 동사, 상태를 표현하는 형용사 표현이 증가하고, 체언이나 용언을 수식하는 수식언들은 상대적으로 뒤늦게 표현한다고 보고하였다(Lee, 2019).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의 초기 표현어휘 발달 연구는 상대적으로 많지는 않으나, 대부분 전형적 발달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부모 체크리스트를 활용하여 수행되었다(Charman, Drew, Baird, & Barid, 2003; Ellis Weismer et al., 2011; Jiménez, Haebig, & Hills, 2021; Luyster, Lopez, & Lord, 2007; Rescorla & Sayfer, 2013; Shin & Lee, 2008). 먼저 CDI를 사용하여 취학전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의 표현어휘 수와 범주별 어휘구성이 어떠한지 살펴본 Charman 등(2003)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의 표현 어휘 수는 생활연령이 같은 또래 규준에 비해 유의하게 적었으나 인지능력을 일치시킨 전형적 발달 아동들과 유사한 패턴을 보여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의 표현어휘가 느리지만 전형적 발달을 하는 아동들과 유사하게 발달한다고 보고하였다. Charman 등(2003)의 연구를 확장 연구한 Luyster 등(2007)도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이 표현어휘 수는 전형적 발달 아동들에 비해 유의하게 적었으나 어휘 범주에 따른 표현어휘 수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는 비슷한 결과를 보고하였다. CDI 어휘 목록을 활용하여 의미범주별 표현어휘 수와 정신상태용어(Psychological State Terms) 표현어휘 수를 살펴본 Ellis Weismer 등(2011)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영유아들이 표현어휘 수를 일치시킨 말 늦은 아동과 비교하였을 때 부모가 보고한 의미범주별 표현어휘 수와 정신상태용어 표현어휘 수 모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고 보고하였다. Jiménez 등(2021)의 연구에서도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은 표현어휘 수를 일치시킨 말 늦은 아동과 전형적 발달 아동과 비교하였을 때 명사와 동사비율, 의미범주별 어휘 수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음을 보고하여 앞선 선행연구들과 유사한 결과를 보고하였다. CDI 외에도 부모 체크리스트 검사인 LDS(The Language Development Survey; Rescorla, 1989)를 사용한 Rescorla와 Sayfer (2013)의 연구에서도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의 의미범주별, 어휘범주별 표현어휘 수를 검사 규준과 비교해보았을 때,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은 검사 규준과 유사한 의미범주별, 어휘범주별 어휘 수를 보였으며 주로 명사가 높은 비율로 보고되었다고 강조하였다.
국내에서 수행된 Shin과 Lee (2008)도 CDI 어휘 목록을 활용하여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의 표현어휘 능력을 언어연령을 일치시킨 전형적 발달 아동들과 비교하였는데,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이 언어연령을 일치시킨 아동들에 비해 표현어휘 수가 유의하게 더 많았으며, 품사별로는 명사에서만 유의하게 표현어휘 수가 많았고 다른 품사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고 보고하였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생활연령이 같은 또래에 비해서는 표현어휘 발달이 느리나 언어능력이 유사한 더 어린 전형적 발달 아동들에 비해서는 오히려 좋은 편이었으며, 이는 명사 표현어휘 수가 더 유의하게 많았기 때문이었다고 결론지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의 초기 표현어휘 발달에 대한 선행연구들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이 생활연령이 같은 또래에 비해서는 표현어휘 수가 유의하게 적으나 표현어휘 수나 인지능력을 일치시킨 전형적 발달 아동들이나 표현어휘 수를 일치시킨 말 늦은 아동과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Charman et al., 2003; Luyster et al., 2007; Ellis Weismer et al., 2011; Jiménez et al., 2021; Rescorla & Sayfer, 2013), 언어연령을 일치시킨 전형적 발달 아동들에 비해서는 오히려 유의하게 표현어휘 수가 많았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Shin & Lee, 2008). 또한 어휘 종류에 따라서는 명사에서 언어 수준이 같은 아동들에 비해 더 많은 표현어휘 수를 보였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으나 대체로 전형적 발달 아동이나 말 늦은 아동과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부모 체크리스트를 활용한 선행연구들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의 표현어휘 발달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CDI와 같은 부모 체크리스트는 아동이 각 어휘를 한 번이라도 산출하면 표현하는 것으로 체크하기 때문에 목록에 있는 어휘를 실제 의사소통 상황에서 사용하고 있는지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해 주지는 못한다. 특히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은 사회적 의사소통에서의 결함으로 인해 실제 습득한 언어능력을 의사소통 상황에서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주문제로 보고된다. Thurber와 Tager-Flusberg (1993)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이 알고 있는 어휘를 제한적으로 사용하며 상황에 따라 적절하고 다양한 어휘를 구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부모 체크리스트로 확인된 표현어휘 능력이 실제 어휘 사용 능력을 잘 반영해 주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자발화 분석은 아동이 자발적으로 산출한 언어 표본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부모 체크리스트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아동의 실제 언어 사용 능력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Kim, 2014). 즉, 아동이 자신의 어휘 목록에 있는 어휘를 실제 의사소통 상황에서 어느 정도 사용하는지, 주로 사용하는 어휘는 어떠한 어휘인지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앞에서도 서술하였듯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언어 습득만이 아니라 언어 사용의 문제가 두드러지므로 이들의 표현어휘 발달도 단지 습득한 어휘의 양적 측면만이 아니라 사용의 관점을 함께 고려해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이상과 같은 배경하에 언어표현이 한두낱말 수준인 초기 언어발달기에 있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부모 체크리스트인 한국판 맥아더베이츠 의사소통 발달평가(Korean MacArthur Bates Communication Inventories, K M-B CDI; Pae & Kwak, 2011)의 어휘 목록과 자발화 분석을 통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의 표현어휘를 측정하여 각각에서 나타나는 표현어휘 양상이 어떠한 차이를 갖는지를 언어 수준을 일치시킨 전형적 발달 아동들과 비교하여 살펴보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연구 참가자
본 연구의 참가자는 언어연령이 18-30개월 사이에 있으며 언어표현이 한두낱말 수준에 해당하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10명, 전형적 발달을 하는 아동 10명, 총 20명의 아동이었다. 언어적 의사소통기로 전환하기 시작한 한 낱말 표현기에서 낱말조합기(Lee, 2019) 사이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기 위해 영유아 언어발달검사(Sequenced Language Scale for Infants, SELSI; Kim, Kim, Yoon, & Kim, 2003) 결과 표현언어 등가연령이 12-30개월 사이에 해당하는 아동으로 하였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소아정신과 전문의에 의해 자폐스펙트럼장애로 진단을 받은 아동 중 사회적 의사소통 설문지(Social Communication Questionnaire, SCQ; Yoo, 2008) 검사 결과 자폐스펙트럼장애 선별기준인 15점 이상이며, 한국형 아동기 자폐증 평정척도(Korean Childhood Autism Rating Scale 2, K CARS 2; Lee, Yoon, & Shin, 2019) 검사 결과 진단기준인 30점 이상에 해당하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전형적 발달 아동은 주 양육자에 의해 전반적인 발달에 결함이 없다고 보고되었으며, 한국 영유아 발달선별검사(Korean Developmental Screening Test for Infants and Children, K-DST)에서 모든 영역이 정상발달 범위에 해당하는 아동들로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과 개별적으로 비교하여 SELSI 표현언어 능력이 ±2개월 이내에 있는 아동을 포함하였다. 또한 자폐스펙트럼장애 선별검사인 SCQ에서 10점 미만에 해당하여 자폐스펙트럼장애 기준에서 제외되는 아동만을 포함하였다. 연구 참가자 정보는 Table 1과 같다.
자료수집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전형적 발달 아동 모두 관련 인터넷 카페나 치료 교육기관 등을 통해 연구 참가자 모집을 공고하였으며, 참여 의사를 밝힌 참가자에게 연구자가 직접 보호자와 통화하여 연구 목적 및 절차를 다시 설명하여 참여 의사를 재확인하였다. 참여 의사가 확인된 참가자들에게는 대상자 선별 검사인 K-CARS 2와 SCQ, SELSI를 먼저 우편 또는 전자메일로 보냈으며 회수된 결과가 대상 아동 기준에 적합한 경우에 연구자가 직접 아동을 방문하여 본 검사인 부모 체크리스트를 활용한 표현어휘 검사와 자발화 수집 절차를 진행하였다.
먼저 부모 체크리스트를 통한 표현어휘 검사는 한국판 유아용 맥아더 베이츠 의사소통발달 평가(K M-B CDI; Pae & Kwak, 2011)의 어휘 목록을 사용하였다. K M-B CDI는 영아용과 유아용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18-36개월 아동용인 유아용 검사를 사용하였다. 유아용 검사는 낱말이 소리, 탈 것 등 총 24개의 어휘 범주에 총 641개의 낱말이 포함되어 있다. 연구자는 먼저 보호자에게 K M-B CDI 검사 작성 방법을 설명한 후 검사를 작성하게 하였으며, 보호자가 검사 작성 중에는 아동과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며 아동과의 친밀감을 형성하였다.
자발화 표본은 연구자가 아동과 약 20분 정도 놀이 시간을 가져 아동과의 친밀감이 어느 정도 형성된 이후 수집을 시작하였다. 자발화 표본은 영유아 자발화 표본 수집에 흔히 사용되는 책보기와 장난감놀이 두 가지 절차를 활용하여 수집하였다(Kim, Oh, & Lee, 2022; Lee & Lee, 2021; Shim, Kim, & Lee, 2022). 자료 수집에 활용한 동화책과 장난감은 K-CSBS DP (Lee, Lee, & Choi, 2023)에 포함되어 있는 동화책 3권, 소꿉놀이 세트와 인형이었으며, 여기에 연구자가 2권의 동화책과 가족인형 세트를 추가하여 활용하였다. 책보기와 장난감놀이 순서는 아동의 선호도를 고려하여 무작위 순서로 진행하였다. 책보기와 장난감놀이 모두 최대한 아동의 자발적 언어 표본을 수집하기 위해 질문이나 지시는 최소화하고 아동이 개시한 발화를 되풀이 해주는 반응적 절차를 통해 진행하였다. 먼저 아동에게 그림책이나 장난감을 보여 주어 아동이 먼저 선택하고 발화를 개시할 기회를 제공하였으며, 아동이 발화를 먼저 시작하지 않는 경우에는 검사자가 정해진 절차를 토대로 아동의 행동이나 보고 있는 그림을 언급해주면서 발화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아동이 먼저 개시한 발화에는 자연스럽게 아동의 말을 되풀이하여 대화차례를 받아주듯이 반응해주었으며 발화가 이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또?”, “얘는?”과 같이 의미를 첨가하지 않는 중립적인 방식으로 질문을 제공하여 촉진하였다(Lee & Lee, 2021; Shim et al., 2022).
각 아동별로 발화자료를 수집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라포 형성을 위한 시간을 제외하고 1시간 정도였으며, 자료수집에 대한 모든 절차는 녹음 및 녹화되었다.
자발화 표본 전사
수집된 발화자료는 연구자가 1주일 이내에 전사를 실시하였다. 전사 시 발화 구분 기준은 Kim (1997)의 발화 구분 기준에 대등 연결어미로 연결된 단순 나열형 복문은 두 개의 절 이후에는 구분하도록 한 Owens (2010)의 기준을 추가하여 활용하였다.
전사된 자료는 자발화 분석에서 50개의 발화를 발췌하여 분석한 선행연구들(Kim et al., 2022; Lee & Lee, 2021; Lee et al., 2023; Shim et al., 2022)을 참고하여 본 연구에서도 전체 발화 중 도입부와 마무리 부분을 제외한 50개의 발화를 분석에 포함하였다. 50개의 발화는 책 보기 활동과 놀이 상호작용에서 각각 연속된 25발화를 추출하였다. 일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반향어를 보였는데, 본 연구에서는 반향어는 제외하고 아동이 자발적으로 산출한 발화만을 포함하였다. 반향어는 선행연구(Chung, 2010; Prizant & Duchan, 1981)의 기준에 따라 구분하였다.
자료분석 및 측정
부모 체크리스트 표현어휘 수
부모 체크리스트에서 체크된 전체 표현어휘의 수를 측정하고, 국어의 5가지 품사(체언, 용언, 수식언, 독립언, 관계언)로 분류하여 각 품사별 표현어휘 수를 측정하였다. K M-B CDI 유아용의 어휘 목록은 총 24개의 범주로 어휘를 분류하고 있으므로 이를 국어의 5가지 품사(체언, 용언, 수식언, 독립언, 관계언)로 재분류하여 사용하였다(Chang, Jeon, Shin, & Kim, 2013; Shin & Lee, 2008). 재분류 하는 과정에서 총 641개의 항목 중 하나의 품사로 이루어지지 않은 3개의 어휘(예: 안돼, 하지마, 안해)와 어미에 해당하는 17개의 어휘(예: -다, -지, -고, -서 등)를 제외하여 연구에 포함한 어휘는 총 621개 어휘였다. 언어병리학 전공 박사과정생의 일치율을 통해 어휘 분류의 신뢰도를 살펴본 결과 99.19%로 나타났다.
자발화 분석에서의 표현어휘 수
자발화 분석에서도 부모 체크리스트에서와 같이 전체 표현어휘 수와 품사별 표현어휘 수 두 가지를 측정하였다. 발췌한 50개의 발화를 먼저 형태소로 나누고 품사 주석을 달았으며, 이를 분류하여 전체 표현어휘 수, 품사별 표현어휘 수를 측정하였다.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 공통 포함/미포함 표현어휘 비율
아동 집단별로 아동이 자발화에서 사용한 표현어휘가 부모 체크리스트로 모두 확인 가능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에서 공통으로 포함/미포함하는 표현어휘 수와 비율을 측정하였다.
신뢰도
신뢰도 평가자는 언어재활사 2급 자격증을 소지한 언어병리학과 대학원생 2명이었다. 연구자는 전체 자료의 20%에 해당하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전형적 발달 아동 자료를 각각 2개씩 총 4개의 자료를 무작위로 선정하여 독립적으로 분석하도록 하였다. 자발화 분석에 대한 신뢰도는 연구자와 신뢰도 평가자 간 일치율(분석 결과가 일치한 어휘 수/일치 어휘수+불일치 어휘 수×100)로 측정하였다. 그 결과, 자발화 분석에 대한 전체 신뢰도는 98.29%였다.
통계분석
표현어휘 수에 대한 아동 집단과 평가방법의 주효과와 상호작용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아동 집단을 피험자 간 변수로 평가방법을 피험자 내 변수로 하여 2×2 반복측정 이원분산분석(repeated twoway ANOVA)을 실시하였다. 또한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에서의 표현어휘 간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Pearson 상관관계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결과
두 아동 집단의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에서의 전체 표현어휘 수 비교
자폐스펙트럼장애 집단은 전형적 발달 영유아 집단에 비해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표본에서 모두 표현어휘 수가 많았으며, 두 집단 모두 부모 체크리스트에서 표현어휘 수가 많았다(Table 2, Figure 1). 아동 집단과 표현어휘 측정 방법을 독립변수로 반복측정 이원분산분석을 실시한 결과, 평가방법의 유의한 주효과가 있었으며(F(1,18)=34.809, p<.001), 아동 집단의 유의한 주효과와 아동 집단과 평가방법의 유의한 상호작용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Tables 2, 3).
두 아동 집단의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에서의 품사별 표현어휘 수 비교
ASD 집단과 TD 집단 모두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에서 체언에서 가장 많은 표현어휘 수를 보였다. 두 집단 모두 부모 체크리스트는 체언, 용언, 수식언, 독립언, 관계언 순으로 자발화 분석에서는 체언, 용언, 수식언, 관계언, 독립언 순으로 많은 표현어휘 수를 보였다(Table 4, Figure 2).
반복측정 이원분산분석 결과, 모든 어휘범주들에서 평가방법의 유의한 주효과가 나타났으며, 아동 집단 주효과와 집단과 평가방법의 유의한 상호작용 효과는 체언에서만 나타났다(Table 5). 체언에서 나타난 상호작용 효과에 대한 사후분석 결과 ASD 집단(t=9.020, p<.001)과 TD 집단(t=2.391, p<.05) 모두 자발화 분석보다 부모 체크리스트에서 더 많은 표현어휘 수를 보였으나, 부모 체크리스트에서는 ASD 집단이 유의하게 많은 표현어휘 수를 보인 반면(t=-2.593, p<.05) 자발화 분석에서는 집단 간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Table 6, Figure 2).
두 아동 집단의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에서의 표현어휘 상관관계
각 아동 집단별로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에서의 표현어휘 간의 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 ASD 집단은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에서의 표현어휘 간의 상관은 .106-.571로 모두 정적상관을 보였으나 유의하지 않았다. TD 집단은 독립언을 제외한 모든 어휘 범주에서 정적상관을 보였으며 체언, 용언, 수식언, 관계언과 전체 어휘에서 .693-.831로 유의한 상관을 보였다(Table 7).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의 표현어휘 평가 결과 일치도
각 아동 집단별로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에서의 표현어휘 평가 결과 일치도를 확인하기 위해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에서 공통으로 포함/미포함하는 표현어휘가 차지하는 비율을 측정하였다. 분석 결과, 자폐스펙트럼장애 집단에서는 자발화에서 사용하는 어휘 중 약 74%가 부모 체크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는 어휘였으며, 포함되어 있지 않은 어휘가 약 26%였다. 반면, 전형적 발달 집단에서는 자발화에서 사용하는 어휘 중 약 84%가 부모 체크리스트에 있는 어휘였으며, 포함되어 있지 않은 어휘는 약 15% 정도였다(Table 8, Figure 3).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을 통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의 표현어휘를 측정하고 이를 초기 언어발달기에 있는 언어 수준을 일치시킨 전형적 발달 아동들과 비교하여 살펴보았다.
두 아동 집단의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에서의 전체 표현어휘 비교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전체 표현어휘 수가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 두 방법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언어연령을 일치시킨 전형적 발달 영유아 집단과 비교하여 살펴보았다. 연구결과, 평가방법에 따른 유의한 주효과가 나타났으나, 아동 집단에 따른 주효과와 아동 집단과 평가방법에 따른 상호작용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 평가방법에 따른 주효과는 부모 체크리스트로 측정된 표현어휘 수가 자발화 분석을 통해 측정된 표현어휘 수에 비해 거의 7배 많게 측정된 것으로 인해 비롯되었다. 아동들이 어휘 목록에 있는 어휘를 실제 의사소통 상황에서 모두 사용하는 것은 아니므로 부모 체크리스트에서 유의하게 많은 어휘가 측정된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가 아동 집단에 따라서는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평가방법과 아동 집단 간의 상호작용 효과를 살펴본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으나 유의 확률 값이 .055로 유의 수준에 근접한 결과를 보였다. 즉, 자폐스펙트럼장애 집단은 부모 체크리스트로 측정한 표현어휘 수가 자발화 분석을 통해 측정된 표현어휘 수의 약 9배였던 반면, 전형적 발달 집단은 약 5배 정도로 나타나 자폐스펙트럼장애 집단에서 평가방법에 따른 차이가 전형적 발달 집단에 비해 두 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이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이 전형적 발달 아동들에 비해 표현어휘 목록에 있는 어휘를 실제 상황에서 사용하는 데에 제한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일 수 있다. Thurber와 Tager-Flusberg (1993)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내러티브 산출 연구에서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이 상황에 따라 적절하고 다양한 어휘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이 동일한 언어수준을 갖는 전형적 발달 아동에 비해 자신의 어휘 목록에 있는 어휘들을 제한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을 확인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동 집단에 따른 주효과 역시 유의하지 않았으나 이 역시 유의 확률 값이 .073으로 유의수준에 가까운 결과를 보였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집단이 전형적 발달 집단에 비해 표현어휘 수가 1.8배 정도 많았다. 자발화 분석에서의 표현어휘 수는 거의 비슷했으므로 이러한 결과는 부모 체크리스트로 측정된 표현어휘 수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Shin과 Lee (2008)도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부모 체크리스트로 표현어휘 수를 측정하였을 때 생활연령을 일치한 전형적 발달 또래에 비해서는 유의하게 적었으나 언어연령 일치 아동들에 비해서는 유의하게 많았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러한 결과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이 또래에 비해서는 표현어휘 능력이 부족하나, 전반적인 표현언어 능력을 일치하여 비교하였을 때 부모 체크리스트로 측정한 표현어휘의 양은 상대적으로 많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두 아동 집단의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의 품사별 표현어휘 비교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 두 방법으로 측정한 표현어휘 수가 품사에 따라서는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마찬가지로 언어연령을 일치시킨 전형적 발달 영유아 집단과 비교하여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5가지 품사 모두에서 평가방법의 유의한 주효과가 나타났다. 즉, 모든 품사에서 부모 체크리스트로 측정한 표현어휘 수가 자발화 분석으로 측정한 표현어휘 수에 비해 많았다. 반면, 아동 집단에 따른 주효과와 아동 집단과 평가방법의 상호작용 효과는 체언에서만 나타났다. 즉, 자폐스펙트럼장애 집단이 전형적 발달 집단에 비해 체언 표현어휘 수가 유의하게 많았으며, 이러한 차이는 자발화 분석 결과가 아닌 부모 체크리스트 측정 결과에 의한 것임을 보여준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은 참조하는 바가 명확한 구체 명사를 더 쉽게 습득한다는 것은 여러 연구들을 통해서 보고되었다(Ellis Weismer et al., 2011; Jimenez et al., 2021; Lee & Heo, 2013; Rescorla & Sayfer, 2013). 체언의 대부분을 명사가 차지하므로 본 연구의 결과는 이러한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관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또한 체언에서의 표현어휘 수 역시 전체 표현어휘 수와 마찬가지로 자발화 분석 결과가 아닌 부모 체크리스트에서의 차이로 인한 것으로, 이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이 다른 품사에 비해 표현어휘 목록에 포함하고 있는 낱말들은 많으나 의사소통 상황에서는 소수 제한된 어휘만을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아동 집단과 평가방법에 따른 유의한 상호작용 효과는 없었으나, 부모 체크리스트에서는 모든 품사에서 자폐스펙트럼장애 집단이 전형적 발달 집단에 비해 더 많은 표현어휘 수를 보인 반면, 자발화 분석에서는 체언과 용언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집단이, 수식언, 독립언, 관계언에서는 전형적 발달 집단이 더 많은 표현어휘 수를 보였다. 수식언에는 체언이나 용언을 꾸며주는 관형어나 부사어가 포함되며, 독립언에는 주로 감정이나 의지를 표현하는 감탄사가, 관계언에는 조사가 포함되며, 주로 문장의 의미를 풍부하게 하고, 화자의 감정이나 의도를 전달하는 기능을 담당한다(Lee, 2015). 자폐 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이 부모 체크리스트에서는 이 세 품사의 표현어휘 수가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자발화 분석에서는 더 적은 표현어휘 수가 나타난 결과는 이들이 주로 내용어 중심의 표현을 하며, 상대적으로 의사소통 상황에서 대상이나 행동을 꾸며주거나, 감정 또는 의지를 표현하는 면에서 제한되기 때문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두 아동 집단의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 표현어휘 간의 관계
각 아동 집단별로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을 통한 표현어휘 간의 상관 분석을 실시한 결과, 전형적 발달 집단에서는 체언, 용언, 수식언, 관계언과 전체어휘에서 r=.69-.83 수준의 유의한 상관을 보인 반면, ASD 아동은 두 평가방법을 통해 측정한 측정치들 간에 유의한 상관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전형적 발달 아동들은 부모가 체크리스트를 통해 보고한 표현어휘가 많을수록 자발화에서 실제 표현하는 어휘도 많은 반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은 부모가 보고한 표현어휘 정도가 실제 자발화 표현에서의 어휘 표현 정도를 잘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학습된 어휘가 실제 사용으로 잘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역시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제한된 표현어휘 능력이 습득한 어휘의 양적 차이(Charman et al., 2003; Luyster et al., 2007; Shin & Lee, 2008)를 보인 것에 비해 습득된 어휘를 상황에 따라 적절하지 못하는 것(Thurber & Tager-Flusberg, 1993)과도 밀접하게 관련됨을 확인해 준다. 이러한 결과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의 표현어휘 평가나 중재 시 단순히 어휘 목록을 증가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실제 사용 정도를 평가하고 이를 중재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두 아동 집단의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 표현어휘 평가 결과 일치도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 결과가 두 아동 집단의 표현어휘 평가 결과를 얼마나 일관되게 측정하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을 통해 공통으로 포함/미포함하는 표현어휘가 차지하는 비율을 측정하였다. 분석 결과,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에서 공통으로 포함/미포함하는 표현어휘가 차지하는 비율을 측정한 결과, 전형적 발달 집단에서는 자발화 표본에서 사용하는 어휘 중 약 84%가 부모 체크리스트에 있는 어휘였으며, 포함되어 있지 않은 어휘는 약 15% 정도였던 반면, 자폐스펙트럼장애 집단에서는 자발화 표본에서 사용하는 어휘 중 부모 체크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는 어휘가 약 74%, 포함되어 있지 않은 어휘가 약 26%로 자발화 표본에서 부모 체크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어휘 사용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함되어 있지 않은 어휘들은 주로 특정 동물명, 탈 것, 색깔명(예: 트리케라톱스, 가오리, 팬더, 두더지, 덤프트럭, 잠수함, 지하철, 노랑, 초록색 등) 등이었으며, 이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의 핵심 문제 중 하나인 제한된 관심사가 초기 표현어휘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시기의 아동들이 일반적으로 습득하는 어휘를 중심으로 아동의 표현어휘를 평가하는 경우 실제 사용하는 표현어휘를 모두 반영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자발화 분석을 통해 사용하고 있는 어휘를 함께 확인해야 함을 시사한다.
이상으로 표현어휘를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을 통해 한 두낱말 수준의 초기 언어발달기에 있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표현어휘 특성을 언어연령을 일치시킨 전형적 발달 영유아와 비교하여 살펴보았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은 전형적 발달 아동들에 비해 부모 체크리스트에서는 표현어휘 수가 2배 이상 더 많았던 것에 비해 실제 의사소통 상황에서 사용한 표현어휘 수는 유사한 어휘 수를 보였다. 부모 체크리스트에서는 5개 품사 모두 전형적 발달 아동들에 비해 표현어휘 수가 많았으나 자발화 분석에서는 체언과 용언 사용만 전형적 발달 아동들에 비해 많았으며, 수식언이나 독립언, 관계언 사용은 오히려 적었다. 또한 두 방법에서 공통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확인된 어휘 비율이 전형적 발달 집단에 비해 적었다. 이러한 결과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의 표현어휘 능력을 습득한 어휘의 양적 측면뿐만 아니라 사용의 측면에서 고려해야 함을 시사하며, 평가 시 반드시 언어검사와 더불어 자발화 분석을 병행해야 하며, 중재 시에도 단순히 어휘 레퍼토리만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용 능력 향상을 함께 고려해야 함을 다시 확인해 준다.
본 연구는 기존에 보고된 초기 언어발달기에 있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의 표현어휘 특성을 확인하고, 나아가 표현어휘 특성이 평가 방법, 즉 부모 체크리스트와 자발화 분석에 따라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추후 후속연구에서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이 사용하는 어휘들의 관계가 어떠한지, 언어발달이 진행됨에 따라 이러한 양상이 어떻게 변화해가는지를 확장 연구한다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의 언어발달을 이해하고, 나아가 언어 중재를 계획할 때에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