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단계별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저빈도 이름대기 능력: 베타 아밀로이드 침착에 따른 비교
Clinical Stage-Specific Low-Frequency Naming Ability in Alzheimer’s Disease: Comparison according to Beta-Amyloid Depos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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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배경 및 목적
본 연구는 알츠하이머병(Alzhiemer’s disease, AD)의 질병연속체적 특성을 고려하여 임상적 진단명과 베타 아밀로이드(beta-amyloid, Aβ)의 침착 여부를 모두 반영하여 인지장애 집단을 분류하고, 저빈도 단어 대면이름대기 과제를 통해 의미지식 손상을 확인하였다.
방법
Aβ 침착 소견이 음성(-)인 주관적 인지 저하(subjective cognitive decline, SCD)인 자 64명과 기억성 경도인지장애(amnestic mild cognitive impairment, aMCI) 환자 101명, Aβ 침착 소견이 양성(+)인 aMCI 환자 68명과 AD 환자 105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이들을 대상으로 저빈도 단어 대면이름대기 과제를 실시하고, 집단별 정반응 수, 오류 유형에 따른 오류 빈도, 단서반응률의 집단 간 차이를 분석하였다.
결과
과제 수행력은 SCD보다 aMCI에서, aMCI보다 Aβ+ AD에서 저하되었다. 오류 및 단서반응률 분석 결과, AD의 진행 과정에서 의미지식의 결함이 심화되어 목표와 무관하거나 무반응하는 오류가 증가하였고, 단서반응률도 저하되었다.
논의 및 결론
저빈도 단어를 활용한 대면이름대기 과제는 적은 수의 단어만으로도 효율적으로 인지장애 집단을 감별할 수 있었다. 또한 aMCI 단계에서의 이름대기장애는 의미-어휘 체계로의 접근 능력 결함이 두드러지는 반면, AD 단계에서의 이름대기장애는 의미-어휘 체계의 구조적 손상이 두드러졌다. 이는 저빈도 단어 이름대기가 AD의 조기 진단과 진행과정에서 의미지식의 손상 정도의 평가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Trans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aimed to examine semantic knowledge impairment across the Alzheimer’s disease (AD) continuum by classifying cognitive impairment groups based on both clinical diagnosis and the presence of beta-amyloid (Aβ) deposition, and by employing a low-frequency word confrontation naming task.
Methods
Participants included 64 individuals with Aβ negative subjective cognitive decline (SCD), 101 patients with Aβ negative amnestic mild cognitive impairment (aMCI), 68 patients with Aβ positive aMCI, and 105 patients with Aβ positive AD. All participants completed a low-frequency word confrontation naming task. Group differences were analyzed for the number of correct responses, number of errors by error type, and cueing response rates.
Results
Naming performance declined progressively from SCD to aMCI and from aMCI to Aβ+ AD. Analysis of errors and cueing response rates revealed that, with disease progression, deficits in semantic knowledge became more pronounced, leading to increased unrelated or no response errors and reduced responsiveness to cues.
Conclusion
The low-frequency word naming task efficiently discriminated among cognitive impairment groups using a small set of stimuli. Naming impairment at the aMCI stage primarily reflected difficulty accessing the semantic-lexical system, whereas impairment at the AD stage reflected structural damage within that system. These findings suggest that low-frequency word naming provides valuable information for assessing the degree of semantic degradation and may serve as a clinically useful tool for the early detection and monitoring of AD progression.
현 시점인 2025년에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율이 20%를 넘어서면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되었다(Ministry of the Interior and Safety, 2025). 고령인구의 증가는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고, 이들을 관리하고 치료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 역시 사회·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노인성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Kang, Kim, Hoogendijk, & Jung, 2023), 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AD)의 유병률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Kim, Kim, & Choi, 2025). AD는 가장 대표적인 치매의 원인 질환으로(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5), 신경세포 안팎에 베타 아밀로이드(beta-amyloid, Aβ)와 같은 비정상적인 물질이 축적되는 것이 핵심 병리적 특징이다(Kim, 2014). 이러한 병리적 축적으로 인해 뇌의 구조적, 기능적 퇴화와 함께 인지기능의 저하가 나타난다(Hardy & Selkoe, 2002). 과거에는 AD의 이러한 해부생리학적 병리 소견이 주로 사후 부검을 통해서만 확인 가능하였고 AD를 임상 증상과 병리 소견이 일치하는 ‘임상-병리학적 실체(clinichttps pathological entity)’로 전제하였기 때문에, 생전에 AD의 진단은 주로 객관적인 인지 저하 및 일상생활 능력의 장애와 같은 임상적 증상에 기반하여 이루어졌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1980; McKhann et al., 1984). 그러나 뇌영상기법의 발달로 생체 내에서 Aβ의 침착 여부가 확인 가능해지고 AD의 임상-병리학적 대응 관계가 항상 일관되지 않음이 밝혀졌다. 이에 2011년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Aging, NIA)와 미국 알츠하이머협회(Alzheimer’s Association, AA)는 생물학적 표지자의 진단적 활용 가능성을 제시한 이후(Jack Jr et al., 2011), AT(N) 체계를 통해 임상 증상과 무관한 ‘biological AD’를 연구 프레임워크로 정의한 데 이어(Jack Jr et al., 2018), 2024년에는 AD의 임상적 정의와 생물학적 정의를 통합하여, 임상 진단 과정에서도 생물학적 표지자의 활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연구와 임상 모두에 적용 가능한 통합적 진단 기준을 마련하였다(Jack Jr et al., 2024). AD 진단 기준의 변화와 함께, 이를 근거로 최근의 연구들에서도 임상적 소견과 생물학적 표지자에 대한 병리적 소견을 모두 반영하여 연구 대상을 구분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특정 표지자에 따른 집단 간의 수행 차이를 전제하기보다는 동일한 임상적 진단명을 갖는 집단 내에 존재할 수 있는 병리적 이질성을 통제함으로써 연구결과의 높은 내적타당도를 확보하고, AD의 병인과 임상 증상 간의 관계를 보다 정밀하게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을 제공한다.
AD 환자들은 질환의 초기 단계부터 광범위한 인지 영역에서 결함을 보이는데, 특히 기억 영역에서 일관되게 가장 큰 결함을 보인다. 모든 형태의 기억이 AD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받으므로(Bäckman, Small, & Fratiglioni, 2002), 기억력 손상은 AD의 감별진단에 있어 중요한 임상적 지표가 된다. 장기기억 중 의미기억은 개념에 대한 지식, 단어와 그 의미, 세상에 대한 본질적인 지식이 영구적으로 저장된 체계이다. 의미기억에 저장된 지식은 우리가 사물을 인식하고 그 명칭을 인출하는 인지 과정에서 자동적으로 검색 및 활성화되어 실제적인 언어 산출로 이어진다(Chertkow & Bub, 1990). 따라서, 의미기억이 손상된 환자는 병의 초기부터 단어나 사물, 사람에 대한 적절한 명칭을 대지 못하는 이름대기장애를 보이며, 이들의 언어장애는 음운적, 구문적, 화용적 측면보다는 의미적 측면에서 두드러진다(Lee & Kim, 2011). 이에 임상에서는 AD 환자의 의미기억 손상을 확인하기 위해 대면이름대기 검사를 널리 활용한다. AD로 인한 의미기억의 손상을 대면이름대기 과제를 통해 살펴본 선행 연구들에 따르면, AD 환자들의 과제 수행력은 일반 노인에 비해 현저히 저하되었다(Appell, Kertesz, & Fisman, 1982; Kirshner, Webb, & Kelly, 1984). 성공적으로 대면이름대기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제시된 그림 또는 사물을 인식하고 그 형상에 대한 외형적인 특징을 파악한 후, 의미 체계(semantic system)에 저장된 사물의 개념 또는 기능과 같은 의미적 정보를 얻어 사물의 고유 속성을 파악한다. 이후 말 산출 어휘집(speech output lexicon) 단계에서 의미에 해당하는 적절한 어휘와 연결되고, 음소 단계(phoneme level)에서 어휘에 맞는 음소가 선택되어 실제적인 단어로 산출된다(Ellis & Young, 1996). 어떤 단계가 손상되는가에 따라 이름대기 장애의 양상은 달라질 수 있는데(Caramazza & Hillis, 1990), 다수의 연구자들은 AD 환자들의 대면이름대기 수행력 결함이 의미 체계의 손상에서 기인한다는 견해를 제시한다(Balthazar, Cendes, & Damasceno, 2008; Bayles & Tomoeda, 1983; Hodges, Salmon, & Butters, 1992).
현재로서는 치매를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나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치매를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히 관리함으로써 치매 관련 의료 및 돌봄 비용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고, 환자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여겨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치매의 전구 단계로 알려진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 수준에서 진단하고 개입하는 것은 임상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니며, 이에 따라 MCI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 또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MCI는 객관적으로 인지기능의 저하가 확인되었으나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는 단계로, 이들의 언어적 결함은 초기 AD 환자와 유사하게 의미적 측면에서 두드러진다(Taler & Phillips, 2008). 그러나 대면이름대기 과제 수행력의 경우, MCI 환자들의 수행력이 일반 노인에 비해 유의하게 저하되어 대면이름대기 과제가 두 집단을 유의미하게 변별할 수 있다고 보고하는 입장(Byeon, 2020; Choi, Sung, Jeong, & Kwag, 2013)과 MCI 집단의 수행력이 일반 노인과 유의한 차이가 없다는 입장(Adlam, Bozeat, Arnold, Watson, & Hodges, 2006; Testa et al., 2004; Willers, Feldman, & Allegri, 2008)이 병존한다. 더 나아가, MCI 집단을 Aβ 침착 여부에 따라 구분하여 대면이름대기 수행력을 비교한 연구들에서도 일관되지 않은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두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없다고 보고한 반면(Allegri et al., 2021; Clarens et al., 2022), 다른 연구에서는 오히려 Aβ 가 침착된 MCI 집단에서 더 나은 대면이름대기 수행력을 보였다고 보고하여(Lim et al., 2013) 결과가 혼재되어 있다.
이처럼 연구마다 상이한 결과가 보고되는 이유로는, 과제로 제시되는 단어의 빈도가 치매 환자의 대면이름대기 수행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Kirshner et al., 1984; Tippett, Meier, Blackwood, & Diaz-Asper, 2007). 고빈도 단어일수록 더 어린 연령에서 습득되고, 일상에서 자주 반복적으로 사용되어 의미 체계 내에서 견고한 표상을 가지고 있다(Wilson, Bacon, Fox, Kramer, & Kaszniak, 1983). 따라서 고빈도 단어는 저빈도 단어에 비해 치매 발병 이후에도 AD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적게 받으며(Wilson et al., 1983), 고빈도 단어에 있어서는 MCI 환자들과(Adlam et al., 2006) AD 환자들이(Randolph, Lansing, Ivnik, Cullum, & Hermann, 1999) 일반 노인만큼 정확하게 응답할 수 있다는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AD 환자들과 유사하게 의미적 측면에서 언어기능의 감퇴가 두드러지나, 그 소실의 정도가 미묘한 수준에 그칠 수 있는 MCI 환자들을 일반 노인과 정확하게 감별진단하기 위해서는 저빈도 단어를 활용한 대면이름대기 과제가 더 적절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빈도 단어 대면이름대기 과제를 활용하여 인지장애 집단 간 대면이름대기 수행력을 비교한 연구들이 보고되었으며, 이를 통해 저빈도 단어 과제가 인지장애 감별에 활용될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연구 집단의 임상적 또는 병리적 특성을 체계적으로 통제하지 않았다는 한계점을 가진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MCI 집단과 비교하여 치매 집단의 저빈도 단어 이름대기 수행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An, Shin, Bae, Seo, & Na, 2024; Moon et al., 2024). 그러나 해당 연구들에서는 치매 집단에 AD와 피질하 혈관성 치매(subcortical vascular dementia, SVaD)를 모두 포함하여 치매 집단 내의 병리적 이질성이 배제되지 않았다. 또한, MCI는 임상적으로 기억장애의 여부에 따라 기억성 경도인지장애(amnestic mild cognitive impairment, aMCI)와 비기억성 경도인지장애(nonamnestic mild cognitive impairment, naMCI)로 구분되고(Petersen et al., 2014), aMCI는 naMCI보다 치매로 이환될 가능성이 높다(Jansen et al., 2015).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기의 연구들에서는 MCI 집단의 하위 유형을 구분하지 않아, MCI 집단 내 임상적 이질성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MCI 집단의 하위유형을 aMCI로 한정하여 진행된 연구들에서는 aMCI 집단의 수행력이 일반 노인(Won, Yoon, & Na, 2017)이나 주관적 인지 저하(subjective cognitive decline, SCD) 집단(Chin et al., 2020)보다 낮았다. 그러나 이 연구들 또한 MCI 집단에서 AD의 생물학적 표지자로 여겨지는 Aβ의 침착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전히 집단 간 병리적 수준의 이질성이 남아 있다. 이에 반해, Aβ의 침착 여부로 MCI 집단을 둘로 구분하여 살펴본 연구(Moon et al., 2025)에서는 집단 간 저빈도 단어 이름대기 수행력에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는데, 해당 연구 역시 MCI의 임상적 하위 유형을 구분하지 않아, MCI 집단 내 임상적 이질성이 혼재되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연구 목적 측면에서, 상기의 선행연구들은 대부분 저빈도 단어 이름대기 과제가 포함된 태블릿 기반의 디지털 인지검사 도구의 유용성을 밝히는 데 초점을 두었으므로 집단 간 저빈도 단어 이름대기 수행력의 차이에 대한 질적 분석을 시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양적 분석 결과만으로는 이름대기장애의 신경심리학적 기전이나 장애 양상을 면밀하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그간 AD 환자들의 이름대기장애의 기전에 대한 우세한 가설은 이들의 기능 저하가 의미 체계 자체의 구조적 붕괴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Hodges et al., 1992). 그러나 일부 연구자들은 AD 환자들의 이름대기장애는 의미 체계 내부의 결함으로 설명될 수 없으며, 의미적 처리 이후 어휘 체계(lexical system)에 접근하여 적절한 음운 어휘를 인출해 내는 능력의 결함으로 인한 것으로 본다(Funnell & Hodges, 1991). 이와 같은 상반된 견해를 고려할 때, AD로 인한 의미기억 손상의 정도뿐만 아니라 그 기전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대면이름대기 과제 수행력에 대한 질적 분석을 통해 병의 진행과정에서 그 양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면이름대기 과제 수행 시 나타나는 오류 유형 분석을 통해 AD의 이름대기장애 양상을 질적으로 살펴본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음운적 오류는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목표 어휘와 의미적으로 관련이 있거나 상위 범주 또는 유사한 범주에 속하는 오류가 많았다(Kim, Kim, & Na, 1997; Lee & Kim, 2011). 또한 AD의 중증도에 따라서도 오류 유형에 차이가 있었는데, 발병 초기에는 의미적 오류가 높은 비율로 나타나 의미·어휘 체계에 접근하는 능력의 결함을 시사한 반면, 중증도가 심화될수록 시지각 오류와 비연관 오류의 비율이 유의하게 증가하여 의미 체계 자체의 손상을 시사하였다(Chenery, Murdoch, & Ingram, 1996; Kim et al., 1997). 오류 유형뿐만 아니라 단서반응률 또한 이름대기장애의 기능적 결함의 기전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 오류 반응 시에 제공되는 단서가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의미기억이 상대적으로 보존되어 있어야 하므로(Chertkow & Bub, 1990), 단서 제공 후의 정반응률도 AD로 인한 이름대기장애의 기전 및 양상을 확인하는 변별적 지표가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본 연구에서는 임상적 진단명과 AD의 생물학적 표지자로 여겨지는 Aβ의 침착 여부를 모두 반영하여 인지장애 집단을 세분화하고, 인지-언어적 측면에서 이들의 의미기억 손상을 확인하기 위해 저빈도 단어를 사용하여 대면이름대기 검사를 실시하였다. 그리고 정반응 수와 더불어 이름대기장애의 신경심리학적 기전과 AD의 진행과정에서의 의미기억 결함의 양상을 확인하기 위해 집단에 따른 오류 범주 및 하위 유형별 빈도와 단서반응률을 비교·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1) 저빈도 단어 이름대기 과제의 정반응 수에 집단 간 차이가 있는가?
2) 저빈도 단어 이름대기 과제에서 나타나는 오류 범주 및 오류 하위 유형별 빈도에 집단 간 차이가 있는가?
3) 오반응 이후 제시된 단서 제시에 따른 정반응률에 집단 간 차이가 있는가?
연구방법
연구대상
본 연구는 만 50세 이상의 성인 총 338명(남:여=132:206)을 대상으로 하였다. 대상자들은 Aβ 침착 소견이 음성인 SCD 집단 64명(남:여=22:42)과 Aβ- aMCI 집단 101명(남:여=45:56), Aβ 침착 소견이 양성인 Aβ+ aMCI 집단 68명(남:여=25:43)과 Aβ+ AD 집단 105명(남:여=40:65)의 네 집단으로 구성되었다. 대상자들은 모두 서울 소재의 퇴행성질환 전문병원에 내원하여 신경과 전문의로부터 임상적 진단을 받았다. Aβ의 침착 여부는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Amyloid PET)을 시행한 병원의 핵의학과 의사가 영상을 1차 판독하였으며, 이후 대상자가 내원한 해당 병원의 신경과 전문의가 2차로 판독하여 최종 진단에 반영하였다. 각 집단의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Aβ+ AD 집단은 NIA-AA (Jack Jr et al., 2018)의 기준에 따라 1) 가능 알츠하이머병(probable AD)으로 확인된 자; 2) 환자나 보호자가 주관적으로 인지기능 저하를 호소하며; 3) 서울신경심리검사 2판(Seoul Neuropsychological Screening Battery-Second Edition, SNSB-II; Kang, Jahng, & Na, 2012)을 실시하여 연령 및 교육년수에 해당하는 규준점수가 16%ile 미만으로 확인된 자; 4) 한국형 도구적 일상생활 활동(Korean-Instrumental Activities of Daily Living, K-IADL; Kang et al., 2002)으로 확인한 결과, 인지기능 저하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으며; 5) Amyloid PET을 통해 Aβ 침착 소견이 양성(+)으로 확인된 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Aβ+ aMCI 집단은 Petersen 등(2014)의 기준에 따라 1) 환자나 보호자가 주관적으로 인지기능 저하를 호소하며; 2) SNSB-II를 실시하여 언어적 기억력검사(Seoul Verbal Learning Test, SVLT) 점수나 Rey Figure Test의 지연회상(delayed recall) 점수가 16%ile 미만으로 나타나 하나 이상의 인지 영역에서 인지기능 저하를 보이는 자; 3) K-IADL로 확인한 결과,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여 치매 기준에 포함되지 않으며; 4) Amyloid PET을 통해 Aβ 침착 소견이 양성(+)으로 확인된 자로 선정하였다. Aβ- aMCI 집단은 Aβ+ aMCI 집단과 1)에서 3)까지의 모든 조건이 동일하되 Amyloid PET을 통해 Aβ 침착 소견이 음성(-)으로 확인된 자로 선정하였다. SCD 집단은 1) 대상자가 주관적인 인지기능 저하를 호소하였으나 건강선별설문지(Christensen, Multhaup, Nordstrom, & Voss, 1991)를 실시한 결과, 정신적·신경학적 질환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자; 2) SNSB-II를 실시하여 연령 및 교육년수에 기초한 규준점수가 16%ile 이상으로 인지기능이 정상 규준에 해당하는 자; 3) 한국판 단축형 노인우울척도(Korean version of the Geriatric Depression Scale-Short-form, SGDS-K; Kee, 1996)를 실시한 결과, 8점 미만으로 나타나 우울 수준이 정상에 해당하며, 4) 아포지단백E (Apolipoprotein E)의 ε4 유전자형을 보유하지 않은 자; 5) Amyloid PET을 통해 Aβ 침착 소견이 음성(-)으로 확인된 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네 집단의 성별과 연령, 교육년수, 한국판 간이 정신상태 검사(Korean Version of Mini-Mental State Examination, K-MMES; Kang, 2006) 점수, 임상치매척도(Clinical Dementia Rating scale, CDR)에 대한 정보를 Table 1에 제시하였다. 네 집단 간 성별 분포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카이제곱 검정을 실시한 결과, 집단 간 성별 분포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χ2 =2.063, p=.559). 네 집단의 연령, 교육년수, K-MMSE 점수, CDR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일원배치 분산분석(one-way ANOVA)을 실시한 결과, 네 집단의 연령(F(3,334)=1.147, p=.330)과 교육년수(F(3,334)=0.683, p=.563)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K-MMSE 점수(F(3,334)=132.695, p<.001)와 CDR (F(3,334)=70.590, p<.001)에서는 집단 간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Tukey HSD 사후 검정 결과, K-MMSE 점수는 Aβ- aMCI (p=.003), Aβ+ aMCI (p<.001), Aβ+ AD (p<.001) 집단이 SCD 집단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Aβ- aMCI와 Aβ+ aMCI 집단 간의 점수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으나(p=.100), Aβ+ AD 집단의 점수가 두 aMCI 집단의 점수보다 낮았다(p<.001). CDR은 Aβ+ AD 집단이 SCD, Aβ- aMCI, Aβ+ aMCI 집단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나(p<.001), 세 집단 간에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자료수집 도구
본 연구의 자료수집을 위해 15문항으로 이루어진 저빈도 단어이름대기검사(Difficult Naming Test, DNT; Na & Yoon, in press)를 사용하였으며, 이는 다음의 단계를 통해 개발되었다. 저빈도 단어 기준과 어휘 빈도 사전에 근거하여 선정된 100개의 단어에 해당하는 그림을 보고 전문가 및 일반 성인이 그림의 적절성을 평가하였다. 그 후 일반 노인 30명을 통해 그림의 안면타당도와 문항내적 일관성 신뢰도 값(Cronbach’s α 계수)이 낮은 단어를 제외하여 60개의 단어를 선정하였다. 이 60개의 단어에 대한 정답률은 MCI와 일반 노인(Healthy Elderly, HE) 집단 대상의 연구(Won et al., 2017)를 통해 확인되었다. 해당 정답률에 근거하여 두 집단을 가장 잘 구별해주는 30문항이 다음과 같은 절차에 따라 선별되었다. 첫째, 각 단어당 두 집단의 정반응/오반응 분포의 차이에 대하여 카이제곱 검정을 실시하였다. 둘째, 각 단어당 두 집단 간 정반응 비율 차이에 대하여 독립표본 t-검정(independent t-test)을 실시하여 집단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는 단어를 제외하였다. 셋째, 하나의 그림에 대하여 다수의 정답이 산출되는 단어(예: 인공위성, 돌고래, 꽹과리, 처마)는 제외하였다. 넷째, HE 집단에서도 정반응률이 40% 이하이면서 집단 간 순위 차이가 25 이상인 경우 해당 단어를 제외하였다. 다섯째, MCI 집단에서도 정반응률이 70% 이상이면서 집단 간 순위 차이가 25 이상인 경우 해당 단어를 제외하였다. 상기의 과정을 통해 최종 선정된 30개의 단어에 대한 문항내적일관성 신뢰도 값(Cronbach’s α 계수)은 .914이었다. 그리고 최종 선정된 30개의 단어를 다시 문항난이도가 낮은 단어부터 높은 단어 순으로 배열하였으며 이때 음소적 힌트를 배제하기 위하여 앞 항목의 마지막 초성이 다음 항목의 초성과 같은 경우 순서를 변경하였다. 최종적으로 나열된 30개의 단어 목록을 짝수형과 홀수형으로 분류하여 각 유형당 15개의 단어 목록이 되도록 하였다. 제작된 도구 중 본 연구에서는 DNT의 홀수형 검사 단어 목록을 활용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자료수집 절차
검사는 독립된 공간에서 진행되었으며, 검사를 실시하기 전 검사자는 구어로 “지금부터 그림들을 보여드릴 건데 평소에 자주 사용하지 않는 단어로 이루어져 있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잘 보시고 그림의 이름을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준비되셨으면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지시사항을 전달하였다. 태블릿을 통하여 대상자에게 선화로 된 그림을 제시하였으며, 그림이 제공되는 동시에 15초 동안 자동 녹음이 되도록 설정하였다. 현장에서 검사자는 동시에 대상자의 반응을 검사 기록지에 작성하였다. 연구의 모든 절차는 공용기관 생명연구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사전승인(P01-202306-01-033)을 받은 후 진행하였다.
자료분석
Brookshire (1970)의 연구 기준에 따라 대상자가 15초 동안 반응이 없는 경우, 다음 문항으로 넘어갔으며, 태블릿을 통해 자동 녹음된 15초 이내의 반응만을 채점하였다. 저빈도 단어 대면이름대기 과제를 통해 각 집단별 정반응 수, 오류 범주 및 하위 유형별 빈도, 단서반응률을 비교· 분석하였다.
대상자가 15초 이내에 자발적으로 정확한 목표 어휘를 산출하거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등록된 방언 또는 동의어(예: 톱니바퀴→기어/치차, 채찍→채, 경첩→정첩)로 답한 경우에만 정반응으로 처리하였다. 대상자가 자가수정하는 경우, 마지막 반응으로 결과를 분석하였다. 녹음된 음성파일을 확인하여 대상자의 반응보다 단서가 미리 제시된 경우, 단서 이후의 첫 반응을 기준으로 채점 및 오류 분석하였다. 정반응한 문항은 각 1점으로 DNT의 총점은 15점이다. 오류 분석 기준은 Won 등(2017)의 연구의 분석 기준을 수정·보완하였으며, 오류 범주 및 하위 유형별 정의와 예시를 Appendix 1에 제시하였다. 오류 범주는 총 6가지로 대별하였고, 오반응이 목표 어휘와 시각적으로 비슷한 경우 ‘시지각 오류’, 의미적으로 비슷한 경우 ‘의미적 오류’, 시각적/의미적으로 모두 비슷한 경우 ‘시지각 및 의미적 오류’로 분류하였다. 목표 어휘와 관련 없는 어휘로 답변하는 경우 ‘비연관 오류’로, 목표 어휘를 정조음 하지 못한 경우 ‘음운적 오류’로 분류하였다. 이외에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답변은 ‘기타 오류’로 분류하였다. ‘시지각 및 의미적 오류’와 ‘비연관 오류’를 제외한 4가지 오류 범주를 다시 하위 유형으로 세분화하였는데, ‘시지각 오류’는 ‘무관 시지각 오류’, ‘전체/부분 오류’, ‘단순묘사’로 나누었고, ‘의미적 오류’는 ‘상위 오류’, ‘대등 오류’, ‘설명’, ‘부정확한 설명’, ‘비표준어’로 구분하였다. ‘음운적 오류’는 ‘음소착어’, ‘타단어화 음소착어’, ‘신조어’, ‘음절 생략’으로 분류하였고, ‘기타 오류’는 ‘Don’t Know (DK)’, ‘No Response (NR)’, ‘삽입어’로 세분하였다. 단서반응률의 경우, 검사 상황상 단서를 제공받지 못했던 대상자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정반응 및 오류 분석의 대상자 수와는 차이가 있었다. 대상자의 오반응 이후 검사자가 단서를 제시하는 경우, 단서 이후 반응이 정반응인 경우 1점, 오반응인 경우 0점을 부여하고 단서 이후의 정반응률을 계산하였다. 채점 및 오류 분석에 대한 신뢰도 측정을 위하여 제1연구자와 언어병리학 전공 석사과정생인 제2연구자가 채점 및 오류 분석 기준에 따라 전체 자료의 10%를 무작위로 추출하여 분석을 진행하였으며, 검사자 간 정오반응 채점 일치율은 100%, 오류 분석 일치율은 96.37%였다. 채점자 간 일치하지 않는 항목에 대해서는 채점자 간 논의를 통하여 합의하고 최종 결과에 반영하였다.
통계처리
본 연구의 통계 처리를 위하여 SPSS 29.0 (Statistical Package for the Social Science, Version 29.0) 프로그램(IBM Corp., Armonk, NY)을 사용하였다. 집단 간 총 정반응 수, 오류 범주 및 하위 유형별 오류 빈도, 단서반응률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하여 일원 배치 분산분석(one-way ANOVA)을 사용하였다. 집단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경우, Tukey HSD를 사용하여 사후검정을 실시하였다.
연구결과
집단에 따른 저빈도 단어 이름대기 수행력 차이
집단에 따른 저빈도 단어 이름대기 과제의 정반응 수(F(3,334) = 44.343, p<.001)에서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사후검정 결과, 정반응 수는 SCD 집단이 Aβ- aMCI 집단(p<.001), Aβ+ aMCI 집단(p<.001), Aβ+ AD 집단(p<.001)보다 유의하게 많았다. Aβ- aMCI 집단과 Aβ+ aMCI 집단의 정반응 수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p=.912), 두 aMCI 집단의 정반응 수가 Aβ+ AD 집단보다 유의하게 많았다(p<.001) (Table 2).
집단에 따른 오류 범주 및 하위 유형별 빈도 차이
오류 범주에 따른 집단별 오류 빈도를 확인한 결과, 시지각 오류 (F(3,334)=6.325, p<.001), 의미적 오류(F(3,334)=10.679, p<.001), 비연관 오류(F(3,334) =5.250, p=.001), 음운적 오류(F(3,334) =2.804, p=.040), 그리고 기타 오류(F(3,334)=30.408, p<.001)에서 집단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오류 범주별 사후검정 결과, 시지각 오류는 SCD 집단이 Aβ- aMCI 집단(p=.018), Aβ+ aMCI 집단(p=.003), Aβ+ AD 집단(p<.001)보다 유의하게 적었으며 세 집단 간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1<2=3=4). 의미적 오류에서도 SCD 집단이 Aβ- aMCI 집단(p=.003), Aβ+ aMCI 집단(p<.001), Aβ+ AD 집단(p<.001)보다 유의하게 적었으며 세 집단 간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1<2=3=4). 비연관 오류에서는 Aβ+ AD 집단의 비연관 오류 수가 SCD 집단(p=.006), Aβ- aMCI 집단(p=.007), Aβ+ aMCI 집단(p=.038)보다 유의하게 많았고, 세 집단 간의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1=2=3<4). 음운적 오류의 경우 사후 검정에서는 특정 집단 간의 평균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다. 기타 오류는 Aβ+ AD 집단보다 SCD 집단, Aβ- aMCI 집단, Aβ+ aMCI 집단이 그 빈도가 적었고(p<.001), 세 집단 간 평균 차이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1=2=3<4) (Table 3).
오류 범주별로 하위 유형에 따른 오류 빈도의 집단 간 차이를 살펴본 결과, 시지각 오류에서는 전체/부분 오류(F(3,334)=7.442, p< .001)와 단순 묘사(F(3,334)=3.698, p=.012)에서 집단 간 평균 차이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후검정 결과, 전체/부분 오류는 SCD 집단이 Aβ- aMCI 집단(p=.029), Aβ+ aMCI 집단(p<.001), Aβ+ AD 집단(p<.001)보다 유의하게 적었고 세 집단 간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1<2=3=4). 단순 묘사는 Aβ+ AD집단이 SCD 집단(p=.036), Aβ- aMCI 집단(p=.039)보다 유의하게 높았고, 두 집단 간 평균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1=2<4). 의미적 오류에서는 상위 오류(F(3,334)=3.236, p=.022), 대등 오류(F(3,334)=2.646, p=.049), 설명(F(3,334) =2.640, p=.049), 부정확한 설명(F(3,334) =10.298, p< .001)에서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사후검정 결과, 상위 오류는 SCD 집단이 Aβ+ AD 집단보다 유의하게 적었고(p=.020), 나머지 집단 간에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대등 오류는 SCD 집단이 Aβ+ aMCI 집단보다 유의하게 적었고(p=.031), 나머지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설명의 경우 사후검정에서는 특정 집단 간의 평균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다. 부정확한 설명은 SCD 집단이 Aβ- aMCI 집단(p=.045), Aβ+ AD 집단(p<.001)보다 유의하게 적었고, Aβ- aMCI 집단이 Aβ+ AD 집단보다 유의하게 적었다(p=.009) (1<2<4). Aβ+ aMCI의 경우 Aβ+ AD보다 유의하게 적었으나(p=.011), 다른 집단과의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음운적 오류의 경우 하위 유형에 따라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기타 오류에서는 NR (F(3,334)=8.255, p<.001)과 삽입어(F(3,334)= 28.673, p<.001)에서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사후검정 결과, NR은 Aβ+ AD 집단보다 SCD 집단(p<.001), Aβ- aMCI 집단(p=.003), Aβ+ aMCI 집단(p=.006)이 적었고 세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1=2=3<4). 삽입어에서도 동일한 양상으로 SCD 집단, Aβ- aMCI 집단, Aβ+ aMCI 집단보다 Aβ+ AD 집단의 오류 빈도가 높았고(p<.001), 세 집단 간의 유의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1=2=3<4) (Table 3).
집단에 따른 단서반응률 차이
단서반응률에 대한 집단 간 차이를 확인한 결과, 집단에 따라 반응률의 차이가 유의하였다(F(3,313)=14.381, p<.001). 사후검정을 실시한 결과, SCD 집단의 단서반응률이 Aβ- aMCI 집단(p=.001), Aβ+ aMCI 집단(p=.002), Aβ+ AD 집단(p<.001)보다 높았다. 두 aMCI 집단 간 유의한 차이는 없었으나(p=1.000), Aβ- aMCI 집단(p=.009)과 Aβ+ aMCI 집단(p=.027) 모두 Aβ+ AD 집단보다 단서반응률이 높았다(Table 4).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인지장애 집단의 의미기억 결함의 양상을 확인하기 위해 저빈도 단어 대면이름대기 과제의 반응을 양적 및 질적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에 대한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DNT 과제의 정반응 수는 인지장애의 진행 단계에 따라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고빈도 단어일수록 그 표상이 의미 체계 내에서 중심부에 위치하고(De Deyne & Storms, 2008) 다른 단어와 더 많은 연결을 가지는(Liu, De Deyne, Jiang, & Lupyan, 2023) 반면에, 저빈도 단어는 덜 친숙하고, 의미 체계 내에서도 주변부에 위치하며 다른 단어와의 연결성이 낮다. 인간의 인지 발달 과정에서는 의미지식이 중심부부터 확립되어 점차 주변부로 분화되면서 정교화되지만, 치매에서는 이 과정이 역전되어 의미 체계 내에서 미세한 가지 구조를 가지는 의미지식부터 소실되고 점차 더 굵은 가지에 속하는 지식이 소실된다(Rogers & McClelland, 2004). 즉, 본 결과는 친숙성(familiarity)이 낮은 의미지식일수록 인지 손상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더 취약함을 시사한다. 또한, 본 연구결과는 일반 노인, Aβ- aMCI, Aβ+ aMCI, AD 집단을 대상으로 한국판 보스턴 이름대기 검사(Korean version-Boston Naming Test, K-BNT; Kim & Na, 1997)를 실시하여 대면이름대기 과제 수행력을 비교한 Kim 등(2019)의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 표준화된 공식 검사도구인 K-BNT는 광범위한 난이도의 단어 60개로 구성된 반면, DNT는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저빈도 단어 15개만을 제시함으로써 짧은 시간 안에 인지장애 환자의 언어적 취약성을 민감하게 드러낼 수 있다. 따라서, 단어 개수가 K-BNT의 1/4 수준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인지장애 집단을 효율적으로 감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DNT는 환자의 검사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신속하고 실용적인 선별 도구로서 임상적으로 높은 가치를 가진다. 특히, SCD와 aMCI 간의 정반응 수 차이가 유의하였던 점은, AD의 전임상 단계로 여겨지는 aMCI를 정상 노인과 변별하는 데 있어 DNT가 AD 조기 진단의 측면에서 임상적 가치가 높은 검사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둘째, 집단에 따른 오류 범주별 빈도의 차이를 비교한 결과, 오류 범주에 따라 집단 간 수행 양상이 상이하게 나타났다. 시지각 오류와 의미적 오류는 인지장애가 있는 두 aMCI 집단과 Aβ+ AD 집단 전반에서 SCD 집단에 비해 두드러졌으나, aMCI 단계 이후에는 임상 단계에 따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즉, 시지각 오류와 의미적 오류는 인지장애의 존재 자체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오류 유형임을 시사하였다. 반면, 비연관 오류와 기타 오류는 Aβ+ AD 단계에서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여, 인지장애가 심화된 단계에서 나타나는 오류 유형으로 볼 수 있겠다. 이러한 결과는 오류 범주에 따라 인지장애의 진행 과정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점이 상이함을 시사한다.
다음으로, 각 오류 범주에 대하여 집단에 따른 하위 유형별 빈도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였다. 시지각 오류의 하위 유형 중 전체/부분 오류 빈도는 SCD 집단보다 인지장애 집단에서 높았다. 사물 인식 과정에서는 사물의 각 부분을 단위체로 인식하고, 이들 특징을 통합하여 하나의 사물로 인식하게 된다(Ellis & Young, 1996). 본 연구에서 사용된 DNT 과제의 그림 자극 또한 사물의 특정 부분(예: 총의 ‘방아쇠’)을 목표 어휘로 설정하되, 의미적 맥락 제공을 위해 사물의 전체를 제시하고, 목표 어휘에 해당하는 부분을 화살표 등으로 표시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따라서, 정반응을 위해서는 제시된 그림 속 사물을 인식하는 동시에, 주의를 사물 전체에 둘 것인지 특정 부분에 둘 것인지 적절히 배분하는 하향식(top-down) 주의 조절 능력이 요구된다. 이때, 주의 초점이 과도하게 그림 전체로 확장되거나, 특정 부분에 국소적으로 고정되는 경우에 전체/부분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하향식 주의 조절 능력은 주로 전두-두정 네트워크에 의해 매개되는데(Noudoost, Chang, Steinmetz, & Moore, 2010), 이 네트워크의 기능적 연결성은 AD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Zhao, Lu, Metmer, Li, & Lu, 2018). 또한 이 네트워크는 Aβ와 관련된 기능적 변화 및 인지 저하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Boyle et al., 2024; Oh et al., 2015). 따라서 본 연구에서 SCD 집단에 비해 인지장애 집단의 전체/부분 오류가 많았던 점은 AD로 인한 인지기능의 손상과 Aβ의 침착으로 해당 네트워크의 연결성이 저하되면서 시지각 통합 및 주의 배분 조절 능력이 불안정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전체/부분 오류가 시각 정보의 통합 및 주의 배분 조절 과정의 결함을 반영하는 오류 유형이라면, 단순 묘사(예: 고인돌 → “큰 나무가 그냥 받쳐있는 거 같은데”)는 제시된 그림자극의 시각적 형태나 부분적 특징을 인식하고 이를 언어적으로 표현할 수는 있으나, 부분 단위의 시각 정보가 하나의 통합된 객체 수준의 표상으로 전이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반영하는 오류 유형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시각적 특징의 통합 및 공간적 조직 과정은 두정-후두엽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영역은 AD의 핵심 병리 소견이 확인되는 뇌 영역과도 해부학적으로 관련이 있다(Isella et al., 2022; Rehan, Giroud, Al-Yawer, Wittich, & Phillips, 2021). 즉, 본 연구에서 AD 집단에서 현저히 증가한 단순 묘사는 AD의 해부학적 병리 특성과 연관된 두정-후두엽 네트워크의 기능 저하로 인해 시각적 통합 및 공간 정보 조직 과정의 손상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겠다.
의미적 오류의 하위 유형 중 상위 오류, 대등 오류, 부정확한 설명에서 집단 간 상이한 양상이 나타났다. Rosch (1975)에 따르면, 의미 지식 내에서 개념은 위계적 범주 구조(hierarchical structure)를 가지며, 이 중 가장 자연스럽게 범주화되는 수준은 기본 수준(basic level)이다. 기본 수준의 어휘(예: 개, 의자)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고 범주 내에서도 전형적인(prototypical) 개념이며, 범주 내의 다른 개념과 많은 속성을 공유한다. 이에 반해, 구체적이고 기본 수준보다 사용 빈도가 낮은 하위 수준(subordinate level)의 개념(예: 푸들, 안락의자)은 사용이 제한적이므로, 인지 저하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더 취약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SCD 집단보다 Aβ+ AD 집단에서 상위 오류(예: 잠수함→배)가 더 빈번했던 본 연구의 결과는, Aβ+ AD 집단이 저빈도 하위 수준 개념으로의 접근이 현저히 어려워지면서 보다 전형적이고 고빈도이며, 인지 저하에도 견고한 표상을 보존하는 개념에 접근하게 되면서 기본 수준의 개념으로 대체되어 산출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SCD 집단보다 Aβ+ aMCI 집단에서 대등 오류(예: 고슴도치→너구리)가 두드러진 결과는, 의미 체계의 전반적인 구조는 비교적 보존된 상태에서 개별 표상 간의 미세한 변별 및 선택 과정이 불안정해지기 시작한 질병 초기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즉, 대등 오류는 의미 정보의 활성화 자체는 가능하나, 의미-어휘 단계에서 정확한 개념을 선택하여 접근하는 능력의 결함으로 인해 목표 개념과 동일한 범주 내에서 공통된 속성을 공유하는 다른 개념으로 혼동하는 현상으로 해석 가능하다. 한편, 부정확한 설명은 임상 단계가 진행됨에 따라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상위 오류와 대등 오류는 비록 오류를 보이더라도 활성화된 의미 정보를 어휘 체계로 연결하여 의미적으로 연관된 어휘를 산출하는 오류 유형으로 해석된다. 그에 반해, 부정확한 설명은 목표 개념과 부분적으로 연관된 의미 정보를 포함하더라도 그 내용이 개념적으로 왜곡되거나 불완전하게 산출되는 오류로, 활성화된 의미 정보를 어휘 체계와 연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의미 표상 자체의 손상이 동반된(Gallant, Lavoie, Hudon, & Monetta, 2019; Kim et al., 1997) 오류 유형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의 결과는 의미 표상의 질적 저하가 질병의 진행 과정에서 점차 심화되며, 부정확한 설명이 AD의 질병 연속체적 특성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오류 유형일 가능성을 제시한다.
비연관 오류, 기타 오류의 하위 유형에 속하는 NR과 삽입어는 나머지 집단에 비해 Aβ+ AD 집단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aMCI 단계에서 이미 의미지식 구조의 약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으나(Guidi, Paciaroni, Paolini, Scarpino, & Burn, 2015), 이들의 이름대기장애는 주로 의미-어휘론적 처리 과정의 결함에서 기인하여 의미적 오류가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Willers et al., 2008). 그러나 AD로 진행될수록 의미지식 구조의 붕괴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면서, 의미적 오류와 더불어 목표 어휘와 의미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어휘 및 발화를 산출하거나, 무반응하는 오류가 더욱 빈번해진다(Lin et al., 2014; Moreaud, David, Charnallet, & Pellat, 2001; Salehi, Reisi, & Ghasisin, 2018; Silagi, Bertolucci, & Ortiz, 2015). 따라서, Aβ+ AD 집단에서 비연관 오류와 기타 오류의 하위 유형(NR, 삽입어)이 빈번하였던 결과는 이들이 의미-어휘 체계로의 접근 능력뿐만 아니라 의미지식 자체의 붕괴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었음을 시사한다.
셋째, 단서반응률은 정반응 수와 동일하게 SCD 집단에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두 aMCI 집단이 높았으며, Aβ+ AD 집단에서 가장 낮았다. 이름대기 과제에서 제공되는 단서는 의미 체계와 어휘 체계 간의 연결을 활성화시켜 목표 어휘로의 접근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Neils, Brennan, Cole, Boller, & Gerdeman, 1988; Python, Pellet Cheneval, Bonnans, & Laganaro, 2021; Stimley & Noll, 1991). 따라서 단서반응률이 높다는 것은 의미지식 체계의 구조 자체는 보존되어 있어, 단서를 통해 의미 체계와 어휘 체계 간 연결을 효과적으로 활성화함으로써 목표 어휘에 성공적으로 도달할 수 있음을 뜻한다. 그리고 이름대기장애가 주로 의미-어휘 체계로의 접근 문제에서 기인하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본 연구의 SCD 집단에서 가장 높은 단서반응률이 관찰된 결과는 이들은 의미지식이 온전히 보존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어휘 체계로의 접근 과정에서의 효율성도 상대적으로 양호함을 보여준다. 반면 aMCI 집단은 SCD보다는 단서반응률이 낮았는데, 앞서 오류 유형에 따른 결과를 함께 고려해볼 때 이들의 의미지식 자체의 손상은 경미한 수준이나 의미-어휘 체계로의 접근 효율성은 저하된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Aβ+ AD 집단에서 현저히 낮았던 단서반응률은 의미지식 구조의 붕괴가 이미 상당히 진행되어, 단서 제공을 통해 어휘 체계로의 접근을 촉진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목표 어휘의 활성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는 임상적 진단명과 AD의 생물학적 표지자(biomarker) 로 여겨지는 Aβ의 침착 여부를 모두 반영하여 체계적으로 인지장애 집단을 분류하고, 이들의 저빈도 단어 대면이름대기 과제 수행력을 다각적으로 분석 및 비교하였다. 특히 본 연구는 대규모 연구 대상자를 확보함으로써, 연구결과의 일반화 가능성을 높이고 임상 현장에서의 AD 진단 및 예측 모델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본 연구의 네 집단은 연령과 교육년수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로써 인구학적 요인으로 인한 혼입 효과를 최소화하여 연구결과의 높은 신뢰성과 내적타당도를 확보하고, 본 연구의 결과가 인지-언어학적 측면 결함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높은 임상적 가치를 가진다. Aβ의 침착 여부와 관계없이 aMCI 집단 모두가 SCD 집단보다 수행력이 저하되어, 기존의 고빈도 단어 위주의 검사도구에서는 변별이 불가하였던 SCD 집단과 aMCI 집단 간의 대면이름대기 수행력의 차이를 DNT로 포착할 수 있었던 결과는 AD의 전임상 단계에서 조기 진단을 위한 선별 도구로서 DNT의 임상적 타당성을 입증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또한 정반응 수뿐만 아니라 집단에 따른 오류 양상 및 단서반응률의 차이를 확인함으로써 어휘인출 결함의 기전이 대면이름대기를 위한 정보 처리 과정 중 어느 단계의 손상을 시사하는지 체계적으로 확인하였다. 그러나 aMCI의 하위 집단 간 DNT 정반응 수, 오류 양상, 단서 반응률에서 차이가 없었던 결과는 해당 집단에서는 DNT 수행이 Aβ의 침착 여부보다는 인지-언어 처리 과정의 기능적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추후 연구를 통해 처리 속도 관련 지표를 포함한 다양한 수행 지표를 종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aMCI의 하위 집단 간의 Aβ의 침착에 따른 변별 가능성을 보다 정밀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겠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횡단적 연구 설계를 기반으로 집단 간 수행 양상을 비교하였으므로, 개인 수준에서의 인지-언어 기능 경과를 직접적으로 확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둘째, 단서 유형을 구분하여 단서반응률을 분석하지 않았다. 향후 연구에서는 의미 단서와 음운 단서를 구분하여 반응 특성을 비교함으로써 대면이름대기 수행 과정에서의 어휘 접근 결함과 의미 체계 손상의 기전을 보다 명확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후속 연구에서는 다양한 뇌영상기법을 병행하여, 인지-언어 기능의 부전과 해부생리학적인 변화 간의 관련성을 함께 탐색하여 보다 정확하고 통합적으로 해석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