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어증 환자의 명사 및 동사 구어 유창성 과제 유형에 따른 수행력 차이
Differential Performance on Noun- and Verb-Verbal Fluency Tasks in People with Aph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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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배경 및 목적:
구어 유창성 검사는 실시가 간편하지만 인지 및 언어 능력을 다양하게 평가할 수 있어, 실어증을 포함한 신경언어장애군에게 빈번하게 실시한다. 의미 및 동사 유창성 검사를 통해 실어증 환자의 명사와 동사 인출 능력을 분석하고자, 본 연구는 일반 성인 및 실어증 집단 간 구어 유창성 검사 유형(명사, 동사)에 따른 수행력을 비교하였다.
방법:
총 40명의 대상자(일반 20명, 실어증 20명)에게 명사 및 동사 유창성 검사를 실시했다. 명사 유창성 검사는 의미 유창성 검사의 ‘동물’ 범주로 하였다. 본 연구는 구어 유창성 검사 유형에 따른 두 집단 간 수행력을 비교하고, 각 집단별로 두 검사 유형 간 차이를 유의하게 예측하는 인구통계학적 및 인지적 변수가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또한, 각 유창성 검사 유형별로 두 집단을 유의하게 구분하는 산출 항목이 무엇인지 분석하였다.
결과:
실어증은 일반 성인에 비해 두 검사 모두에서 유의하게 낮은 정반응 수를 보였다. 두 집단 모두 명사 유창성보다 동사 유창성에서 유의하게 낮은 정반응 수를 보였다. 실어증에서 교육수준이 명사 유창성과 동사 유창성 정반응 수 간 차이를 유의하게 예측하였다. 명사 유창성에서 ‘치타’를 포함한 8개의 어휘가, 동사 유창성에서 ‘오다’를 포함한 18개의 어휘가 일반 집단을 구분하는 산출 항목으로 나타났다.
논의 및 결론:
실어증이 명사보다 동사 인출에 더 어려움을 나타낸다는 선행연구와 달리, 본 연구에서는 두 집단 간 명사와 동사 유창성에서의 차이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는 동사 유창성 검사가 통제된 동사 유형을 요구하지 않아, 명사에 비해 동사 인출의 어려움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는 구어 유창성 검사가 실어증 집단의 어휘 인출 특성을 평가하는 데 유용한 도구임을 시사한다.
Trans Abstract
Objectives
Verbal fluency tasks are widely administered to people with aphasia (PWA) as they are simple to administer and assess cognitive and linguistic abilities. This study aimed to analyze the noun and verb retrieval abilities of PWA and cognitively healthy adults (CHA) through noun and action (verb) fluency tasks.
Methods
A total of 40 participants (20 CHA and 20 PWA) completed noun and action fluency tasks. The noun fluency task was conducted using the “animals” category from a semantic verbal fluency task. This study compared group performances across task types and examined demographic and cognitive variables predicting noun-verb dissociation. Additionally, the study analyzed which items significantly predicted each group for on noun and action fluency task.
Results
PWA demonstrated significantly lower accuracy in both tasks compared to CHA. Both groups showed significantly lower accuracy in action fluency than in noun fluency. In PWA, education significantly predicted the noun-verb dissociation. In the noun fluency task, 8 words, including “cheetah,” and in the action fluency task, 18 words, including “come,” were identified as significant items for discriminating between the two groups.
Conclusion
Unlike previous studies suggesting that PWA experience greater difficulty retrieving verbs than nouns, this study found similar differences between noun and verb fluency across groups. This result is likely due to the action fluency task not requiring controlled verb types, which may have obscured the specific difficulty in verb retrieval. These findings suggest that verbal fluency tasks are a useful tool for assessing lexical retrieval characteristics in PWA.
실어증(aphasia)은 언어 습득 이후 뇌경색(cerebral infarction) 혹은 뇌출혈(cerebral hemorrhage)과 같은 뇌졸중(stroke)으로 인한 신경학적 손상에 의해 발생하는 언어장애이다. 이는 언어 산출(production) 및 이해(comprehension)를 포함한 다중 감각 처리 결손(multi-modality deficits)을 특징으로 한다(McNeil & Pratt, 2001). 2023년「생활 속 질병·진료행위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뇌경색 환자 수는 연평균 1.8%, 뇌출혈 환자 수는 1.2%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인당 진료비도 뇌경색 5.3%, 뇌출혈 4.4%의 연평균 증감률을 보였다. 특히 뇌경색 또는 뇌출혈 환자의 약 1/3은 실어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Pedersen et al., 2003), 이들의 언어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중요하다.
구어 유창성 검사(verbal fluency task)는 인지 및 언어 과정을 광범위하게 평가하는 어휘 인출(retrieval) 검사로, 실어증을 포함한 신경언어장애군(neurogenic cognitive disorders)에게 널리 사용한다(Bose et al., 2017). 이 검사는 의미 유창성(semantic fluency), 글자 유창성(letter fluency), 그리고 동사 유창성(action(verb) fluency) 으로 구성되는데, 의미 유창성 검사는 동물(animal), 가게물건(supermarket) 등 특정 의미 범주에 해당하는 어휘를, 글자 유창성 검사는 특정 글자(예: ㄱ, ㅇ, ㅅ)로 시작하는 어휘를 산출하도록 한다. 그리고 동사 유창성 검사는 행동이나 움직임을 나타내는 어휘를 인출하는 검사로, 최근 일반 노년층(Kim et al., 2021; Lee et al., 2024; Park et al., 2024; Piatt et al., 2004; Yoo et al., 2023), 실어증 집단(Faroqi‐Shah & Milman, 2018), 경도인지장애군(Choi et al., 2020; Östberg et al., 2005), 그리고 치매 환자(Fisher et al., 2023; Paek & Murray, 2021) 등 신경언어장애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구어 유창성 검사는 제한시간 1분 동안 제시된 범주에 해당하는 어휘를 인출하며, 이 과정에서 시작(initiation), 모니터링(monitoring), 조직화(organization), 전환(shifting) 등 다양한 집행기능(executive function)을 사용한다(Aita et al., 2019; Amunts et al., 2020; Amunts et al., 2021; Bose et al., 2017; Henry et al., 2004).
기존 연구들은 실어증 환자가 인지적으로 건강한 성인보다 어휘 인출에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한다(Bastiaanse et al., 2016; Bose et al., 2022; Bose et al., 2017; Faroqi‐Shah & Milman, 2018; Kim et al., 2011). Bose 등(2017)은 실어증 집단과 인지적으로 건강한 일반 성인 각 34명을 대상으로 의미 유창성 검사를 ‘동물’ 범주로 실시했다. 실어증 집단은 일반 집단보다 유의하게 적은 동물 어휘를 산출했고, 평균 군집 크기(mean cluster size)가 작았으며, 전환(switching) 도 적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반 집단보다 실어증 집단이 군집 내 및 군집 간 쉼(pause)이 유의하게 긴 것으로 나타나, 실어증 환자들이 일반 집단에 비해 제한된 시간 내에 어휘를 탐색하고 인출하는 과정이 비효율적임을 시사한다. 또한, Bose 등(2022)도 실어증 14명과 일반 성인 24명에게 의미(동물) 및 글자 유창성(F, A, S) 검사를 실시하여, 두 검사 유형의 수행력(정반응 수, 평균 군집 크기, 전환 수)과 집행기능[e.g., 스트룹(stroop), 숫자 거꾸로 따라 외우기] 간의 관련성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실어증 집단은 일반 성인보다 낮은 정반응 및 전환 수를 보였고, 이는 글자 유창성 검사에서 더 두드러졌다. 또한, 실어증 집단은 어휘 인출 시 군집 내 및 군집 간 쉼이 일반 집단보다 유의하게 길었으며, 글자 유창성 검사의 군집 내 쉼이 짧을수록 스트룹 검사의 수행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794). 반면, 실어증 집단의 의미 유창성 검사와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인 집행기능 측정 변수는 없었고, 일반 집단에서는 의미 및 글자 유창성 검사에서 모두 없었다. 두 유창성 검사 유형 모두 어휘 인출 능력을 살펴볼 수 있으나, 검사 유형에 따라 집행기능과의 관련성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어증 집단이 명사보다 동사에 더 어려움을 보인다는 보고는 대면 이름대기(confrontation naming) (Bastiaanse et al., 2016; Crepaldi et al., 2006; Lee & Thompson, 2015), 그림 설명하기(picture description) (Gordon, 2008; Sung et al., 2016), 문장 완성하기(Abel et al., 2015; Bastiaanse et al., 2016)와 같은 산출 과제에서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이는 동사와 명사의 언어학적 특성 차이에 기인한다. 먼저 의미적인 측면에서 동사는 명사보다 더 복잡한 의미적 표상(semantic representation)을 요구한다. 구체명사(concrete noun)는 의미적 조직화(semantic organization)가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같은 범주 내에서 의미적 특징(semantic feature)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개’, ‘고양이’, ‘토끼’는 모두 동물, 포유류, 네 개의 다리라는 공통된 의미적 특징을 가진다. 반면, 동사는 의미적 조직화가 덜 구조화되어 있고, 공유하는 의미적 특징이 상대적으로 적다(Behrend, 1988; Vinson & Vigliocco, 2002). 예를 들어, ‘먹다’, ‘마시다’, ‘빨다’는 모두 행동을 나타내고 입이라는 신체부위와 관련이 있지만, 명사만큼 구체적이고 일관된 의미적 조직을 형성하지 않는다. 이러한 특성으로 의미적 결손(semantic deficits)을 가진 실어증 집단이 명사보다 동사에서 더 어려움을 보인다. 또한, 동사는 명사보다 맥락 의존성(context dependency)이 높고, 다의어(polysem)와 동음이의어(homonym)가 많아 언어처리의 복잡성을 증가시킨다. 예를 들어, ‘빨다’는 ‘사탕을 빨다,’ ‘옷을 빨다’와 같이 여러 의미로 사용이 가능하다. 이처럼 동사는 문맥에 따라 의미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어, 명사보다 동사 사용에서 인지적 부담이 증가한다(Breedin et al., 1998).
구문론적 측면에서의 동사는 형태-구문론적 활용(morphosyntactic inflections)을 통해 문법적 기능(grammatical functions) 을 전달한다. 동사는 어미 활용을 통해 문장에서 시제(tense), 태(voice) 등 문법적 정보를 전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동사는 논항(argument)의 수와 유형을 결정하는 논항 구조(argument structure)를 가지며, 동사에 따라 논항 구조가 달라진다. 이러한 동사의 구문론적 특성은 논항 산출이 필요하지 않은 동사 이름대기 과제에서도 논항 수에 따른 수행력 차이를 나타내, 실어증 집단은 논항 수가 많은 동사일수록 더 높은 오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Kim & Thompson, 2000; Thompson, 2003). 즉, 동사가 지닌 구문론적 복잡성(syntactic complexity)으로 인해 실어증 집단은 명사보다 동사 산출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보인다(Bak, 2013; Kim & Thompson, 2000).
실어증 집단의 명사와 동사 간 산출 능력의 차이를 대면 이름대기(Bastiaanse et al., 2016; Crepaldi et al., 2006; Lee & Thompson, 2015), 그림 설명하기(Gordon, 2008; Sung et al., 2016) 등으로 살펴본 것에 비해 구어 유창성 과제로 살펴본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다(Faroqi-Shah & Milman, 2018). Faroqi-Shah와 Milman (2018)은 실어증 27명과 일반 성인 40명에게 의미 유창성(명사)의 ‘동물’, 글자 유창성의 ‘F, A, S’, 그리고 동사 유창성을 실시했다. 그 결과, 실어증 집단은 일반 집단보다 모든 유창성 검사에서 낮은 정반응 수와 군집 수를 보였다. 또한, 일반 집단과 실어증 집단 간 수행력 차이는 명사(동물)에서 가장 큰 반면, 동사 유창성에서는 가장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면 이름대기 연구들에서 보고한 바와 같이 실어증 집단이 명사보다 동사에서 현저히 낮은 수행력을 보인다는 것과 상반된 결과였다(Bastiaanse et al., 2016; Lee & Thompson, 2015). 대면 이름대기나 문장 완성하기 과제의 경우, 통제된 동사 유형을 산출해야 하는 과제인 반면, 동사 유창성 검사는 산출 가능한 동사 유형에 제한이 없다. 따라서 검사 목적과 유형에 따라 실어증 집단의 동사 산출 능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구어 유창성 검사로 명사와 동사 산출 능력 간 차이를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동사 유창성 검사가 경도인지장애군(Choi et al., 2020),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Davis et al., 2010; McDowd et al., 2011; Paek & Murray, 2021), 파킨슨병 환자(Piatt et al., 1999) 등 다양한 신경언어장애군에서 실시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실어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부족하다(Faroqi-Shah & Milman, 2018). 동사 유창성 검사도 의미 및 글자 유창성 검사만큼 신경언어장애군의 언어 및 인지 능력 저하를 민감하게 감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Henry et al., 2004), 실어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꾸준히 보고될 필요성이 있다. 또한, 구어 유창성 검사로 실어증 집단의 명사와 동사 간 인출 능력의 차이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유창성과 동사 유창성 검사를 실어증 집단에게 실시하고, 검사 유형 간 수행력을 비교할 필요성이 있다. 이에 따른 연구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집단(일반, 실어증) 간 구어 유창성 검사 유형(명사, 동사)에 따른 수행력 차이가 유의한가?
둘째, 각 집단에서 구어 유창성 유형 간 차이를 유의하게 예측하는 인구통계학적(e.g., 연령, 교육수준) 및 인지적 변수(e.g., 작업기억)는 무엇인가?
셋째, 구어 유창성 검사 유형별(명사, 동사) 두 집단(일반, 실어증)을 구분하는 산출 항목은 무엇인가?
연구방법
연구대상
본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는 총 40명으로, 실어증 20명과 연령 및 교육수준을 일치시킨 일반 성인 20명으로 하였다. 본 연구는 이화여자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모든 대상자로부터 동의를 획득한 후 진행되었다(No. 2022-0146).
실어증의 선별기준은 다음과 같다: (1) 좌뇌의 피질 및 피질하 부위의 뇌졸중에 기인한 언어장애를 보이는 자, (2) 파라다이스 한국판 웨스턴 실어증 검사 개정판(Paradise Korean-Western Aphasia Battery-Revised, PK-WAB-R) (Kim & Na, 2012)에 따라 실어증으로 분류된 자, (3) 발병 후 6개월 이상인 자, (4) 검사 지시문에 대한 이해 및 구어 반응이 가능하도록 PK-WAB-R에서 실어증 중증도가 경도(mild)에서 중도(moderate)에 해당하는 자, (5) 발병 이전 뇌 손상 및 기타 신경학적 질환이 없었던 자, (6) 발병 전 손잡이가 오른손잡이었던 자, (7) 연령 및 교육수준 차이가 수행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초등학교 졸업 이상이면서 만 75세 이하인 자(Kang et al., 2000), 그리고 (8) 교정 시력 및 청력이 정상인 자로 하였다.
일반 성인의 선별기준은 다음과 같다: (1) 실어증 집단과 연령 및 교육수준이 일치하는 자, (2) 건강선별설문지(Health Screening Questionnaire) (Christensen et al., 1991)에서 의학적 및 신경학적 병력이 보고되지 않은 자, (3) 한국판 간이 정신상태 진단 검사 (Korean-Mini Mental State Examination, K-MMSE) (Kang, 2006)에서 연령 및 교육연수 대비 16%ile 이상의 정상 범주에 해당하는 자, 그리고 (4) 서울신경심리검사(Seoul Neuropsychological Screening Battery 2nd Edition, SNSB-II) (Kang et al., 2012)의 하위 검사인 서울 구어 학습 검사(Seoul Verbal Learning Test)의 즉각회상(immediate recall) 점수가 연령 및 교육수준 대비 16%ile 이상 정상 범주에 해당하는 자로 선정하였다. 선별기준에서 제외된 정상 성인은 없었다.
두 집단의 작업기억(working memory)을 측정하기 위해 SNSB-II (Kang et al., 2012)의 일부인 숫자 바로 따라 외우기(Digit Span Testforward, DF)와 숫자 거꾸로 따라 외우기(Digit Span Test-backward, DB)를 실시하였다. DF와 DB는 각 기억폭(span)마다 1차와 2차 시행이 있는데, 본 연구는 모든 기억폭에서 2차 시행까지 실시하였고, 1차와 2차 시행 모두 오반응했을 때 검사를 중단하였다. DF의 기억폭은 3에서 9, DB의 기억폭은 2에서 8까지로, 각 7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대상자가 정반응한 시행은 각 1점으로 채점하여, DF와 DB 점수를 각각 산출하였고(0-14점), 대상자의 작업기억 점수는 DF와 DB를 합산한 값으로 하였다(0-28점). 두 집단의 기술통계 결과는 Table 1에, 실어증 집단의 정보는 Table 2에 제시하였다.
연구과제 및 절차
본 연구는 2가지 연구과제를 실시하였다. 첫째, 명사 유창성 검사를 실시하였다. 이는 SNSB-II에 있는 통제단어연상검사(Controlled Oral Word Association Test)의 하위 검사인 의미 유창성 검사(semantic fluency test)의 ‘동물’ 범주로 하였다. 검사자는 대상자에게 “제가 ‘시작’하면 동물의 이름을 가능한 빠르게 많이 말씀해 주세요. 준비되셨습니까? 시작.”(Park & Sung, 2024, p. 15)이라는 지시문을 제공하였다. 둘째, 동사 유창성 검사를 실시하기 위해 검사자는 대상자에게 다음과 같은 지시문을 제공하였다. “사람들이 하는 동작이나 움직임에 관한 단어를 가능한 많이 말씀해 주세요. 예를 들어, ‘먹다’, ‘마시다’와 같은 단어가 해당합니다. ‘먹다,’ ‘먹고 있다,’ ‘먹었다’ 와 같이 동일한 단어를 바꿔서 말하는 것은 피해주세요. 가능한 문장이 아닌 단어로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사람들이 하는 동작이나 움직임에 관한 단어 하나를 예로 들어서 말해 보시겠어요?”(Park et al., 2024, p. 23)
대상자가 응답한 반응이 적절한 동사일 경우, “좋습니다. 이제 60초 동안 사람들이 하는 동작이나 움직임을 나타내는 단어를 가능한 많이 말씀해 주십시오”(Park et al., 2024, p. 23)라는 추가 지시문을 제공하였다.
대상자가 산출한 모든 반응을 기록하였고, 각 반응 당 1점을 제공하여 총 점수를 산출하였다. 오반응은 다음과 같은 기준에 따라 처리하였다. 먼저 명사 유창성 검사에서의 ‘동물’ 범주의 경우, (1) 반복 산출한 단어 제외, (2) 동물이 아닌 단어 제외[예: 종이(0)], (3) 상위범주어와 하위범주어를 모두 산출한 경우 상위범주어 제외[예: 새(0)-공작(1)-비둘기(1)], (4) 성체와 새끼를 모두 산출한 경우 두 번째 반응 제외[예: 닭(1)-병아리(0)], (5) 같은 동물인데 서로 다른 언어로 산출한 경우 두 번째 반응 제외[예: 악어(1)-alligator(0)], (6) 가상 동물인 경우 제외[예: 용(0)], 그리고 (7) 불명료한 발화인 경우에 제외하였다. 그러나 멸종 동물(예: 공룡)은 정반응으로 포함시켰다. 동사 유창성 검사의 경우, (1) 반복 산출한 단어 제외, (2) 동사가 아닌 단어 제외[예: 잠(0)], 그리고 (3) 불명료한 발화인 경우에 제외하였다.
통계적 처리
본 연구는 집단(일반, 실어증) 간 유창성 검사 유형(명사, 동사)에 따른 수행력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이원 혼합 분산 분석(two-way mixed analysis of variance)을 실시하였다. 또한, 각 집단에서 구어 유창성 수행력 간 차이를 유의하게 예측하는 인구통계학적(e.g., 연령, 교육수준) 및 인지적 변수(e.g., 작업기억)는 무엇인지 살펴보기 위해 단계적 다중 선형 회귀분석(stepwise multiple linear regression) 을 실시하였다. 구어 유창성 유형 간 차이는 ‘(명사 유창성 검사 정반응 수)-(동사 유창성 검사 정반응 수)’로 계산하였다. 이원 혼합 분산 분석 및 단계적 다중 선형 회귀분석은 IBM Statistical Package for the Social Sciences 29.0 버전으로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각 유창성 검사에서 두 집단을 가장 구분하는 산출 항목이 무엇인지 살펴보기 위해 R 통계분석 소프트웨어(R Core Team, 2020)의 ‘glmnet’ 패키지를 사용하여 Penalized 회귀분석 중 하나인 Least Absolute Shrinkage and Selection Operator (LASSO)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Tibshirani, 1996, 2018).
LASSO 로지스틱 회귀분석은 중요도가 낮은 변수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변수를 자동적으로 선택하여, 각 집단에서 산출된 서로 다른 단어의 수가 매우 많거나 집단 간 단어 수의 차이가 클 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Henderson et al., 2024). 이 분석 방법은 예측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델 매개변수를 통제하여 일부 회귀 계수를 0으로 축소한다(Wang et al., 2021). 회귀 계수가 0으로 축소된 변수는 예측에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여 모델에서 제외하는 반면, 0이 아닌 계수를 가진 변수는 유의미한 예측 변수로 나타난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상대적인 예측력으로 두 집단을 구분하는 변수를 채택한다(Kristinsson et al., 2021). 집단변수는 종속변수가 일반 집단(1)에 속하는지 혹은 아닌지(0)를 나타내도록 “이항(binomial)”으로 설정하고(Wang et al., 2021), 본 연구에서는 실어증 집단이 0에 해당하였다. 독립 변수는 각 검사에서 산출한 전체 어휘 목록으로 하였다. LASSO 모델은 샘플 내 4겹 교차 검증 방식을 사용하여 추정하였다(Henderson et al., 2024).
연구결과
집단 간 유창성 검사 유형에 따른 수행력 차이
집단(일반, 실어증) 간 검사 유형(명사, 동사)에 따른 수행력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이원혼합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Figure 1). 그 결과, 집단 간 주효과가 유의하여[F(1, 38)=105.194, p<.001), 일반 집단의 수행력(M=17.18, SD=5.29)이 실어증 집단의 수행력(M=6.05, SD=3.86)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그리고 검사 간 주효과도 유의하였다[F(1, 38)=32.265, p<.001]. 명사 유창성 검사의 평균 수행력(M=13.73, SD=7.09)이 동사 유창성 검사(M=9.50, SD=6.85)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그러나 집단과 검사 유형 간 이차 상호 작용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F(1, 38)=.001, p=.973].
구어 유창성 수행력 간 차이를 유의하게 예측하는 인구통계학적 및 인지적 변수
일반 및 실어증 집단에서 구어 유창성 유형 간 차이를 유의하게 예측하는 인구통계학적(e.g., 연령, 교육수준) 및 인지적 변수(e.g., 작업기억)가 무엇인지 살펴보기 위해 각 집단별로 단계적 다중 선형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종속변수는 구어 유창성 유형 간 차이(명사 유창성 검사 정반응 수에서 동사 유창성 정반응 수를 뺀 값)로 넣었고, 독립변수는 두 집단 공통적으로 연령, 교육수준, 작업기억을 포함하였다. 추가적으로 일반 집단은 K-MMSE를 독립변수에 투입하였고 실어증 집단은 실어증 중증도를 나타내는 PK-WAB-R의 AQ를 투입하였다. 그 결과, 일반 집단에서 구어 유창성 유형 간 차이를 유의하게 예측하는 변수가 없었던 반면, 실어증 집단은 교육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F(1, 14)=9.062, p=.009, R2=.393].
구어 유창성 검사에서 두 집단을 유의하게 구분하는 어휘
명사 유창성 검사에서 두 집단을 구분하는 산출 항목이 무엇인지 살펴보기 위해 LASSO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종속 변수는 집단(일반 vs. 실어증), 독립 변수는 두 집단에서 산출한 모든 동물 명사 116개였다(일반 101개, 실어증 59개, 공통 44개). 그 결과, 일반 집단과 실어증 집단을 구분하는 표본 내 4겹 교차 검증 정확도는 87.5%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계수는 ‘치타(.9299)’로, 일반 집단에서 20명 중 13명(65%)이 산출한 반면, 실어증 집단에서는 20명 중 3명이 산출하였다(15%). 이는 ‘치타’를 일반 집단이 실어증 집단보다 50% 높은 산출율을 보인다는 결과이며, 전체 계수 결과는 Appendix 1에 제시하였다.
동사 유창성 검사에서 두 집단을 구분하는 산출 항목이 무엇인지 살펴보기 위해 LASSO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독립 변수는 두 집단에서 산출한 모든 동사 171개였다(일반 143개, 실어증 60개, 공통 32개). 일반 집단과 실어증 집단을 구분하는 표본 내 4겹 교차 검증 정확도는 100%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계수는 ‘오다(1.2010)’로, 일반 집단에서 20명 중 6명(30%)이 산출한 반면, 실어증 집단에서 는 산출한 대상자가 없었다(0%). 이는 ‘오다’를 일반 집단이 실어증 집단보다 30% 높은 산출률을 보인다는 결과이며, 전체 계수 결과는 Appendix 1에 제시하였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집단(일반, 실어증) 및 검사 유형(명사, 동사)에 따라 구어 유창성 수행력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또한, 각 집단별로 구어 유창성 수행력 간 차이를 유의하게 예측하는 인구통계학적(e.g., 연령, 교육수준) 및 인지적(e.g., 작업기억)변수가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명사 및 동사 유창성 검사에서 각 집단을 구분하는 산출 항목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첫째, 실어증 집단이 일반 성인보다 명사 및 동사 유창성 수행력이 모두 유의하게 낮았고, 두 집단 모두 명사 유창성보다 동사 유창성에서 더 낮은 수행력을 보였다. 이 결과들은 선행연구와 일치한다(Bastiaanse et al., 2016; Faroqi-Shah & Milman, 2018). 그러나 선행연구와 달리 본 연구는 집단과 검사 유형 간의 이차 상호작용은 유의하지 않았다. Faroqi-Shah와 Milman (2018)은 일반 및 실어증 집단에게 동물(명사), 글자, 동사 유창성 검사를 실시했는데, 모두 집단과 검사 유형 간 이차 상호작용이 유의했다. 이들은 세 가지 검사 유형 중 동물(명사)에서 일반 및 실어증 간 차이가 가장 컸고, 동사에서 가장 작았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의 기술통계 결과에 따르면, 명사 유창성에서 두 집단 간 차이는 평균 10.15였고, 동사 유창성에서는 평균 11.10으로 나타나, 검사 유형 간 차이가 비슷하였다. 오히려 동사 유창성에서의 차이가 조금 크게 나타나, 영어권 결과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본 연구에서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한국어에서는 명사에 ‘-하다’를 결합하여 경동사(light verb)를 산출할 수 있다(Kim & Sung, 2021). Faroqi-Shah와 Milman (2018)의 연구에서 실어증 집단이 일반 집단보다 경동사 산출 비율이 높았던 점을 고려했을 때, 한국어의 특성으로 인해 본 연구에서는 두 집단 간 이차 상호작용이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후속연구에서는 실어증 집단의 동사 산출 특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의미적 가중치(semantic weight)에 따른 동사 유형 간 차이를 질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Breedin et al., 1998).
둘째, 각 집단별로 구어 유창성 유형 간 차이를 유의하게 예측하는 인구통계학적(e.g., 연령, 교육수준) 및 인지적 변수(e.g., 작업기억)가 무엇인지 살펴봤을 때, 일반 집단은 유의한 예측변수가 없었던 반면, 실어증 집단은 교육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실어증 집단에서는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명사 유창성에서의 수행력이 높지만, 동사 유창성에서는 낮은 경향성을 보였다. 그러나 교육수준이 명사 및 동사 유창성 정반응 수와 상관관계는 없었다(명사: r=.351, p=.129; 동사: r=-.238, p=.312).
선행연구에서 명사 및 동사 유창성 정반응 수가 실어증 중증도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하지만(Faroqi‐Shah & Milman, 2018; Roberts & Dorze, 1994), 본 연구에서는 실어증 중증도와 명사 유창성의 정반응 수(r=.087, p=.715) 및 동사 유창성의 정반응 수(r=.388, p=.091)와 상관관계가 없었다. 또한, 두 유창성 검사 유형 간 차이를 유의하게 예측하는 변수로도 실어증 중증도가 나타나지 않았다(r=-.215, p=.362). 본 연구결과는 연구 대상자 수가 집단별로 20명이기 때문에 작은 표본크기로 인한 결과인지 혹은 단순히 정반응 수만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운 실어증의 특징이 한국어에 있는지는 후속연구에서 중요하게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셋째, 명사 및 동사 유창성 검사에서 일반 성인과 실어증을 구분하는 산출 항목이 명사 유창성에서 8개, 동사 유창성에서 19개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실시한 LASSO 회귀 분석은 두 집단을 가장 잘 변별하는 산출 항목이 무엇인지 채택하는 것으로, 한 집단에서 여러 명의 대상자가 산출한 어휘이면서 다른 집단에서는 산출을 전혀 하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적게 산출한 어휘를 채택한다. 본 연구에서 두 집단을 구분하는 산출 항목은 모두 실어증 집단에 비해 일반 집단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산출된 어휘였다. 실어증 집단의 경우, 명사 유창성에서 59개의 어휘 중 15개는 일반 집단에서 산출되지 않은 고유한(unique)한 항목이었다. 그러나 15개 모두 1-2명의 실어증 대상자만이 산출하여, LASSO 회귀분석 결과 유의한 산출 항목으로 채택된 것이 없었다. 또한, 동사 유창성에서도 실어증 집단의 산출 항목 중 60개 중 28개가 고유한 산출 항목이었으나 1-3명의 실어증 대상자만이 산출하여, 유의하게 채택된 산출 항목이 없었다. 이는 한 집단에서만 고유하게 산출된 특정 항목이더라도 집단 내에서 산출 빈도가 너무 낮을 경우, 그 집단을 대표하는 어휘가 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Sung, Scimeca, Li, Shin과 Kiran (2025)은 영어권 및 한국어권에서 일반 성인과 실어증 집단에게 명사(동물) 유창성 검사를 실시하고 각 집단별로 언어권의 고유한 산출 항목을 살펴보기 위해 LASSO 회귀 분석을 실시했다. 이 연구에서는 일반 집단과 실어증 집단 모두에서 각 언어권 별로 특정 산출 항목 계수가 높게 나타나는 동물이 달랐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일반 집단에서는 두 언어권을 구분하는 산출 항목이 ‘닭’이었던 반면, 실어증 집단에서는 ‘호랑이’로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언어권 내에서 일반 집단과 실어증 집단을 구분하는 산출 항목을 살펴보지는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일반 집단에서 실어증 집단보다 더 많이 산출된 어휘가 두 집단을 구분하는 주요 산출 항목으로 나타났으나, 반대로 실어증 집단에서 더 많이 산출된 어휘는 두 집단을 구분하는 산출 항목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두 집단 간 인지적 및 언어적인 수준이 차이가 크기 때문에 실어증 집단의 산출 항목 유형과 총 빈도가 상대적으로 적어, LASSO 회귀 분석으로 유의한 예측 변수를 찾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는 일반 및 실어증 집단을 대상으로 명사 및 동사 유창성 검사를 실시하여, 두 검사 유형(명사, 동사)에 따라 집단 간 수행력을 비교하였다. 실어증 집단은 명사 및 동사 유창성 모두 일반 집단에 비해 낮은 정반응 수를 보였고, 실어증 집단의 교육수준이 명사 및 동사 유창성 수행력 간 차이를 유의하게 예측하였다. 또한, 명사 유창성 검사에서 ‘치타’를 비롯한 7개의 어휘가, 동사 유창성에서 ‘오다’를 비롯한 18개의 어휘가 일반 집단을 실어증 집단으로부터 유의하게 구분하는 예측 산출 항목으로 나타났다. 실시가 간편한 구어 유창성 검사로 실어증 집단의 명사 및 동사 인출 능력에 따른 차이를 살펴보고, 각 집단에서 산출한 어휘로 두 집단을 구분하는 산출 항목를 살펴봤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동사 유창성 검사를 질적(qualitative) 분석을 통해 동사 유형과 군집 등 다양한 측면에서 실어증 집단의 동사 산출 특성을 보다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의미적 가중치에 따른 실어증 중증도별 동사 유창성 검사 수행력의 차이를 분석하고, Lancaster 감각운동 강도 규준(sensorimotor strength norms)을 활용하여 동사의 감각운동적 속성에 따른 군집 형성을 탐구한다면, 실어증 집단의 동사 산출 양상을 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