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발달에 따른 부모의 언어 입력 특성: 의미, 구문, 담화를 중심으로
Parental Linguistic Input and Language Development in Children with Cochlear Implants: Focusing on Semantics, Syntax, and Disco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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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배경 및 목적
본 연구는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발달 수준에 따른 부모의 언어입력 특성을 의미, 구문, 담화 차원으로 분석하고, 해당 변수가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방법
만 1-4세의 인공와우이식 아동과 부모로 구성된 34쌍을 대상으로 아동의 언어발달 수준에 따라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과 미달 집단으로 구분하였다. 부모-아동 상호작용을 20분 자유 놀이 상황에서 녹화하여, 부모의 언어 입력을 의미(전체낱말수, 다른낱말수), 구문(평균 발화길이, 발화당 절 수), 담화(평균 대화차례길이, 적정반응비율)로 분석하였다.
결과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 부모의 다른낱말수와 평균 발화길이, 적정반응비율이 언어발달 미달수준 집단 부모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 회귀분석 결과, 다른낱말수와 적정반응비율이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 연령을 예측하는 변수였다.
논의 및 결론
인공와우이식 아동을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과 미달 집단으로 구분하여 살펴보았을 때, 부모의 의미, 구문, 담화 요소에서 유의한 차이를 확인하였다. 그리고 부모가 사용하는 어휘의 다양성과 아동의 발화에 대한 적절한 반응은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 결과는 인공와우이식 아동 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 및 코칭 프로그램 개발에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Trans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examined the characteristics of parental linguistic input in children with cochlear implants (CIs) based on their language development levels. It focused on identifying semantic, syntactic, and discourse features of parental linguistic input that influence their children’s language development.
Methods
The study included 34 parent-child dyads, consisting of hearing parents and their young children with CIs aged 1-4 years. Participants were divided into two groups: language catch-up and non-catch-up groups, classified using standardized language assessments. Parent-child interactions were recorded during a 20-minute free play session, and parental linguistic input was analyzed in three dimensions: semantics (number of total words, number of different words), syntax (mean length of utterance in words, number of clauses per utterance), and discourse (mean turn length, proportion of well-timed turn).
Results
Parents of the catch-up group demonstrated higher lexical diversity and longer utterances compared to the non-catch-up group. They also exhibited significantly higher proportions of well-timed responses in discourse. Regression analysis revealed that lexical diversity and well-timed turn proportions were significant predictors of the language age of children with CIs.
Conclusion
The findings underscore the critical role of parental linguistic input, particularly in terms of lexical diversity and timely responses, in facilitating language development in children with CIs. These insights provide valuable implications for developing parent coaching programs aimed at enhancing facilitative language strategies tailored to young children with CIs.
인간은 타인과 상호작용하며 언어를 습득한다(Hoff, 2006). 특히 생후 첫 3년은 언어발달에 중요한 시기로, 이 시기 동안 아동은 주로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언어를 학습한다(Topping, Dekhinet, & Zeedyk, 2013). 따라서 초기 아동기 언어발달은 부모의 언어 입력을 중심으로 한 상호작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Cartmill et al., 2013; Huttenlocher, Haight, Bryk, Seltzer, & Lyons, 1991). 부모의 언어 입력은 다양한 방식으로 분석할 수 있다. 부모의 언어 입력의 양(quantity)과 질(quality) 모두 아동의 언어발달과 관련이 있다는 점은 공통적으로 보고되었으나, 양과 질의 정의와 구분 기준은 연구자에 따라 다르다(Anderson, Graham, Prime, Jenkins, & Madigan, 2021). 그러므로 양과 질 중 어느 하나를 이분법적으로 강조하기보다는, 언어의 내용과 형식이 상호작용하는 복합적 체계를 고려해야 한다(Toe, Rinaldi, Caselli, Paatsch, & Church, 2016). 이러한 맥락에서 부모의 언어 입력을 의미(semantics), 구문(syntax), 담화(discourse)의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세 영역은 서로 독립적이라기보다 언어 체계 내에서 밀접히 연관되어 상호작용한다(Salinas, 2001). 따라서 부모의 언어 입력이 아동의 언어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통합적이고 다차원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의 언어 입력은 의미론적 측면에서 양적 변수인 전체낱말수(Number of total words, NTW)와 질적 변수인 다른낱말수(Number of different words, NDW)로 분석이 가능하다(Anderson et al., 2021). 부모의 어휘 사용은 아동의 어휘발달을 예측하는 주요한 변수로, 부모가 아동에게 이른 시기부터 다양한 어휘 자극을 제공하는 것이 아동이 학령전기가 되었을 때의 높은 어휘 능력을 예측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Huttenlocher et al., 1991; Pace et al., 2022; Weizman & Snow, 2001). 그리고 구문론적 측면에서 부모의 언어 입력은 평균 발화길이(Mean length of utterance in words, MLU-w)와 발화당 절 수(Number of clauses per utterance)로 분석할 수 있다. 부모는 아동의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발화길이를 점진적으로 세밀하게 조정(fine-tune)하며(Murray, Johnson, & Peters, 1990), 발화길이는 전통적으로 평균 발화길이나 평균 형태소길이 등을 통해 분석한다. 부모의 평균 발화길이는 아동의 언어발달과도 관련이 높지만(Fusaroli, Weed, Fein, & Naigles, 2019; Hoff & Naigles, 2002; Rowe, Levine, Fisher, & Goldin-Meadow, 2009), 발화길이 자체만으로 구문적 복잡성을 직접적으로 측정하지는 못한다(Sandbank & Yoder, 2016). 따라서 발화당 절 수를 분석함으로써, 발화 내 구문적 복잡성을 평가할 수 있다(Silvey, Demir-Lira, Goldin-Meadow, & Raudenbush, 2021). 부모의 구문적 언어 입력은 아동의 언어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 영향은 아동의 언어발달 수준, 맥락, 입력의 유형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아동의 언어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복잡한 문법 구조를 사용할 경우, 오히려 아동의 이해를 방해할 가능성이 있음이 일부 연구에서 보고된 바 있다. 반면, 부모가 아동의 현재 언어 수준보다 약간 더 복잡한 구문 구조를 사용하여 점진적으로 확장(input scaffolding)해 나갈 때, 아동의 구문발달을 효과적으로 촉진할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Hoff & Naigles, 2002; Rowe et al., 2009). 이와 관련하여, Hoff & Naigles (2002)는 부모가 18-29개월 아동에게 긴 발화로 언어 입력을 제공할 경우, 이후 아동의 어휘 발달을 예측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Rowe 등(2009)은 부모의 평균 발화길이가 아동의 평균 발화길이를 예측한다고 밝혔으며, Fusaroli 등(2019)은 부모가 2-5세 아동에게 긴 발화로 대화할 경우, 아동이 이후 더 많은 전체낱말수, 다른낱말수를 산출할 뿐만 아니라 길이가 더 긴 발화를 산출한다고 밝혔다.
부모가 아동에게 적절하게 반응하고 아동을 의사소통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전략은 아동의 언어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Hoff & Naigles, 2002). 따라서 부모의 언어 입력은 단순한 양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담화적 측면에서도 분석할 필요가 있다(Pace et al., 2022). 이러한 분석을 위해 평균 대화차례길이(Mean turn length, MTL)와 적정반응비율(Proportion of well-timed turn)이 주요한 평가 지표로 사용될 수 있다. 평균 대화차례길이(MTL)는 부모와 아동 간의 대화가 얼마나 길고 지속적인지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이다. 일반적으로 부모의 평균 대화차례길이가 지나치게 길 경우 아동의 주도적 발화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으며, 반대로 지나치게 짧을 경우 상호작용이 단절될 가능성이 있다. 선행연구에서는 부모의 평균 대화차례길이가 아동의 언어발달과 관련이 있으며, 특히 부모가 아동의 발화 수준에 맞춰 적절한 대화차례길이를 유지할 때 아동의 담화 참여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Ferjan Ramírez, Lytle, & Kuhl, 2020; Romeo et al., 2018). 적정반응은 부모가 아동의 발화에 시간적으로 적절하게 반응하는 정도를 평가하는 지표로, 아동의 발화 직후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부모의 발화를 의미한다(Preza & Hadley, 2024). 적정반응비율이 높은 경우, 부모와 아동 간의 대화가 원활하게 이어지며, 이는 아동이 주고받기(give-and-take) 구조를 학습하는 데 도움을 준다(Pace et al., 2022). 특히, Stern, Maltman과 Roberts (2017)는 부모의 반응 타이밍이 아동의 단어 습득과 문장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한 바 있다. 아동이 담화적 맥락 내에서 언어를 습득한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Hoff, 2006), 부모가 담화를 어떻게 주도하고 조율하는지는 아동의 언어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와 같이 평균 대화차례 길이는 부모와 아동 간의 대화의 질과 흐름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이며, 적정반응비율은 부모가 아동에게 적절한 시점에 반응함으로써 아동의 담화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신생아청각선별검사(newborn hearing screening test)의 도입으로 난청 영유아의 조기 진단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Chung, Oh, & Park, 2020), 고도(severe) 난청으로 진단받은 경우 인공와우이식을 받게 된다(Blebea et al., 2022). 이에 따라, 인공와우이식 아동 부모의 언어 입력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임상 현장에 적용하려는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었다. 국내 연구는 주로 인공와우이식 아동 부모와 건청 아동 부모 간 언어 입력 차이를 비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Lee, Park, Shim과 Lee (2022)는 인공와우이식 아동 부모가 건청 아동 부모보다 발화수는 유의하게 많지만 평균 발화길이는 짧고, 언어촉진기술 사용비율이 낮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Lee, Lee와 Lee (2023)는 1년 동안의 종단 연구를 통해 인공와우이식 아동 부모와 건청 아동 부모간 질적 언어 입력(예: 다른낱말수)에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음을 밝혔다. 이처럼 인공와우이식 아동 부모는 건청 아동 부모와는 다른 방식으로 언어 입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인공와우이식 아동 집단은 말지각, 말, 언어발달에서 개인 간 차이(individual difference)가 크며, 수행력 편차 또한 크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Burkholder & Pisoni, 2003; Pisoni, Cleary, Geers, & Tobey, 1999). 따라서, 인공와우이식 아동 부모의 언어 입력을 단순히 건청 아동 부모와 비교하는 것만으로는 인공와우이식 아동 부모의 언어 입력 특성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 그리고 부모와 아동은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Chapman, 2000; Cox & van Dijk, 2013), 아동의 언어발달 수준에 따라 부모의 언어 입력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건청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에서도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과 정상수준미달 집단 부모의 언어 입력은 상이한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Paul & Elwood, 1991; Vigil, Hodges, & Klee, 2005). 그러나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발달 수준에 따른 부모의 언어 입력을 분석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발달 수준에 따라 부모의 언어 입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하고, 이러한 언어 입력이 아동의 언어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다면 임상 현장에서 매우 유용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인공와우이식 아동을 언어 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과 정상수준미달 집단으로 구분하고, 부모의 언어 입력을 의미, 구문, 담화 영역에서 분석하여 집단 간 차이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또한,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발달을 예측하는 부모의 언어입력 변수가 무엇인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에 따른 구체적인 연구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공와우이식 아동과 부모의 상호작용에서 부모 언어 입력의 의미적 변수(전체낱말수, 다른낱말수)가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과 정상수준미달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둘째, 인공와우이식 아동과 부모의 상호작용에서 부모 언어 입력의 구문적 변수(평균 발화길이, 발화당 절 수)가 언어발달 정상 수준도달 집단과 정상수준미달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셋째, 인공와우이식 아동과 부모의 상호작용에서 부모 언어 입력의 담화적 변수(평균 대화차례길이, 적정반응비율)가 언어발달 정상 수준도달 집단과 정상수준미달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넷째, 인공와우이식 연령, 인공와우 사용기간, 부모의 언어 입력 변수,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연령 간에는 상관관계가 어떠한가?
다섯째,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연령에 영향을 미치는 유의한 변수는 무엇인가?
연구방법
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자는 난청 클리닉이 운영되는 의료기관 및 청각언어중재 기관을 통해 모집되었다. 연구자는 협력 기관의 담당자를 통해 연구 목적과 절차가 상세히 기술된 안내문을 배포하였으며, 연구에 관심이 있는 부모가 연구팀에 직접 참여 의사를 밝히는 방식으로 대상자를 모집하였다. 연구 참여 전, 연구자는 부모에게 연구의 목적, 절차, 예상되는 이점과 잠재적 위험성, 개인정보 보호 방안 등을 포함한 연구 설명서를 제공하고, 충분히 구두 설명을 진행한 후 서면 동의를 획득하였다. 또한, 연구 참여는 자발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참여자는 연구 중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음을 사전에 안내하였다. 연구의 모든 절차는 이화여자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사전 승인(No. ewha-202309-0031-01)을 받은 후 진행되었다. 이러한 절차를 통해 인공와우이식 아동과 부모 한 명으로 구성된 부모-아동 34쌍(부 4, 모 30)이 모집되었다. 인공와우이식 아동은 (1) 생활연령이 만 1-4세 사이에 속하며, (2) 일측 또는 양측 인공와우이식을 받았으며, (3) 인공와우 사용기간이 3개월 이상이며, (4) 부모 보고에 의해 청력을 제외한 감각 및 발달 등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된 아동을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본 연구는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발달 수준에 따라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과 정상수준미달 집단으로 구분하였다.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의 경우, 영유아 언어발달 검사(Sequenced Language Scale for Infants, SELSI; Kim, Kim, Yoon, & Kim, 2003)에서 언어전반점수가 표준편차 -1 SD 이상에 속하거나 취학전 아동의 수용언어 및 표현언어 발달 척도(Preschool Receptive-Expressive Language Scale, PRES; Kim, Sung, & Lee, 2003) 결과 통합언어발달연령이 생활연령과 1세 미만 차이를 보이는 ‘정상 범위’ 또는 1세 이상 높게 산출된 ‘다소 빠른 언어발달’에 해당하는 아동으로 구성하였다. 전체 대상자 중 15명의 아동이 이 집단에 포함되었다. 언어발달 정상수준미달 집단은 SELSI 결과에서 언어전반점수가 표준편차 -2 SD 이하에 속하거나 PRES 결과에서 통합언어발달연령이 생활연령보다 2세 이상 낮은 ‘언어장애’에 속하는 아동으로 선정하였다. 총 19명의 아동이 이 집단에 포함되었다. 각 집단에 선정된 아동의 정보는 Table 1에 제시하였다.
집단 간 동질성 검정을 실시한 결과, 생활연령(F(1,32)=3.121, p>.05), 인공와우이식 연령(F(1,32) =.469, p>.05), 인공와우 사용기간(F(1,32) =2.691, p>.05)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언어연령(F(1,32)=36.255, p<.001)에서는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두 집단의 부모의 경우 (1) 해당 아동의 주 양육자로, (2) 인지 및 청력기관에 문제가 없고, (3) 최종 학력은 고등학교 졸업 이상이며, (4) 검사가 진행된 연도의 보건복지부 중위소득 및 차상위 계층 기준에 의거해 일반 집단 이상에 속하는 가정의 부모를 대상자로 선정하였다(Table 2). 집단 간 주 양육자의 성별, 학력, 소득에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카이제곱 검정(chi-squared test)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집단 간 주 양육자의 성별(χ2 =.064, p>.05), 학력(χ2 =.585, p>.05), 소득(χ2 =1.678, p>.05)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자료수집
본 연구는 언어 검사와 부모-아동 상호작용 평가로 구분하여 다음과 같은 절차로 진행되었다. 언어 검사에서는 연구에 참여한 아동의 생활연령 범위가 21-46개월로, 하나의 언어검사 도구만으로 모든 대상자를 평가하기 어려워 SELSI와 PRES를 사용하여 평가를 진행하였다. 서로 다른 언어검사 도구를 사용한 경우, 검사결과를 원점수로 비교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통 기준인 언어연령을 활용하여 결과를 도출하였다(Lee et al., 2023). 생활연령이 35개월 이하인 아동의 언어능력은 SELSI를 통해 측정하였으며, 생활연령이 36개월 이상일 경우에는 PRES를 사용하였다.
부모-아동 상호작용 평가는 부모와 아동이 상호작용하기에 편안하고 조용한 공간에서 20분 동안 실시하였다. 상호작용 평가 전 연구자는 본 연구의 목적과 절차, 예상 소요시간, 데이터 수집 방법, 데이터 보관 방법 등을 부모에게 충분히 설명하였다. 이후 부모와 아동을 독립된 공간으로 안내한 뒤 녹화 및 녹음 준비를 진행하였다. 녹화는 총 3대의 카메라(GoPro HERO8, 연구자 개인 핸드폰 2대)를 사용하였으며, 녹음은 부모와 아동의 옷에 각각 1대의 녹음기(SONY ICD-TX660)를 부착하여 진행하였다. 녹음과 녹화를 위한 준비를 완료한 후, 연구자는 상호작용 평가 절차를 간단히 안내하며, 노래 부르기, 영어 사용하기, 마이크 만지기 등의 행동은 자제할 것을 요청하였다. 이후 “20분 동안 여기에 있는 장난감을 가지고 집에서 노는 것처럼 자유롭게 놀아주세요.”라는 최소한의 지시만 제공하고 해당 공간을 벗어나 부모와 아동이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장난감은 병원놀이 세트, 부엌놀이 세트, 야채 및 과일 모음, 소리가 나지 않는 블록, 아기놀이 세트, 목욕놀이 세트, 뽀로로유치원 장난감으로 구성되었으며, 부모와 아동이 자유롭게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자료분석
자료분석은 20분 상호작용 중 초반 5분과 후반 5분을 제외한 10분의 시간에 대해 진행하였다. 먼저, 부모에게 부착된 녹음기의 녹음파일을 네이버 클로바노트(CLOVA Note)를 사용하여 자동 전사를 진행한 후, 연구자가 원본 음성 데이터와 대조하며 철저한 검토 및 수정 과정을 거쳐 최종 전사본을 완성하였다. 이를 통해, 자동 전사의 초기 오류를 보정하고, 연구의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발화를 구분하는 기준은 Lee 등(2022)과 Lee 등(2023)의 연구에서 제시한 발화 구분 기준을 연구 목적에 맞게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모든 발화는 Computerized Language ANalysis (CLAN) 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CHAT (Codes for the Human Analysis of Transcripts) 규칙에 따라 코딩되었다. 부모의 의미적, 구문적, 담화적 언어 입력을 살펴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절차를 사용하였다. 부모의 언어 입력 중 전체낱말수, 다른낱말수, 평균 발화길이는 CLAN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발화당 절 수는 Microsoft Excel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계산하였으며 평균 대화차례길이와 적정반응비율은 Praat 6.2.23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발화 간 길이를 측정한 뒤, 해당 정보를 Microsoft Excel 프로그램에 정리한 후 계산하였다.
의미적 변수 분석
의미적 변수는 CLAN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완성된 전사본 내의 낱말은 Lee 등(2022)과 Lee 등(2023)의 연구에서 제시한 ‘낱말 구분 원칙’을 참고하여 구분하였다. 전체낱말수는 구분된 낱말을 모두 원형으로 변환한 후 CLAN 프로그램의 명령어(mlu -t%mor 파일이름.cha)를 사용하여 자동으로 계산하였다. 다른낱말수는 CLAN 프로그램의 명령어(freq +t*SP01 파일이름.cha)를 사용하여 자동으로 계산하였다.
구문적 변수 분석
구문적 변수 중 평균 발화길이는 전체낱말수를 전체발화수로 나눈 값으로, CLAN 프로그램으로 전체낱말수를 계산할 때 자동으로 산출된다. 따라서 명령어는 전체낱말수를 계산할 때와 동일한 명령어(mlu -t%mor 파일이름.cha)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발화당 절 수를 산출하기 위해 완성된 전사본을 Microsoft Excel 프로그램에 정리한 후, 발화별로 절의 유형과 빈도를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 도입한 절 분석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어에서는 주격 조사가 생략될 수 있으며(Lee, 2015), 이는 대화에서 더욱 빈번하게 나타난다(Lee, 2009).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발화 내에서 주격조사가 생략되었더라도 절 구조를 갖추었다면 이를 하나의 절로 간주하였다. 둘째, 발화는 종결어미의 실현만으로는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Lee, 2015).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억양과 같은 비언어적 기준을 추가로 활용하여 발화를 구분하였다. 발화당 절 수는 앞서 기술한 절 구분 원칙과 기준에 따라 구분된 전체 절 수를 전체발화수로 나누어 계산하였다.
담화적 변수 분석
평균 대화차례길이 분석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완성된 전사본을 Microsoft Excel 프로그램에 정리하였다. 이후, Praat 6.2.23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부모에게 부착된 녹음기의 녹음파일을 업로드하고 부모-부모 발화 간 시간 간격이 3초 이상인지 확인하였다. 이후, 발화 간 시간 정보를 Excel 프로그램에 정리된 전사본에 수기로 기재하였다. 발화 간 시간 간격 확인이 완료된 후, Appendix 1에 제시한 ‘대화차례 구분 원칙’을 참고하여 부모의 대화차례를 구분하였다. 최종적으로 부모의 전체발화수를 부모의 대화차례 수의 합으로 나누어 부모의 평균 대화차례길이를 계산하였다.
적정반응비율은 Preza와 Hadley (2024)가 제시한 적정반응 기준을 연구 목적에 맞게 수정하여, 아동 발화 즉각반응, 부모 발화 후 기다리기, 부모 발화 후 정교화하기로 구분하였다. 부모가 아동에게 몇 초 내에 반응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연구에 따라 상이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3초를 기준으로 적정반응을 구분하였다(Mc-Gillion et al., 2013; Preza & Hadley, 2024). 구체적인 구분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아동이 발화한 후 부모가 3초 내에 발화하였을 때를 적정반응으로 구분하되, 아동의 발화와 중첩되는 부모 발화는 적정반응에서 제외하였다. (2) 부모 발화 후 기다리기는 부모가 발화 후 3초 이상 아동의 반응을 기다린 후, 다시 부모가 대화차례를 이어 나갔을 때 적정반응으로 구분한다. (3) 부모 발화가 연속되어 나타날 때, 아동이 이해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상황(예: 단어나 구를 모방 후 문장으로 확장, 기존 문장을 확장 또는 대비되는 성질을 설명, 아동의 주의집중과 사회적 참여를 유도하는 발화 등)에서는 3초 이내에 발화하더라도 적정반응으로 간주한다.
적정반응비율을 산출하기 위해, 완성된 전사본을 Microsoft Excel 프로그램에 정리하고, Praat 6.2.23 프로그램에서 부모의 녹음 파일을 업로드하여 아동-부모 발화 간 및 부모-부모 발화 간 시간 간격이 3초 이상인지 확인하였다. 평균 대화차례길이를 계산할 때 부모-부모 발화 간 시간 간격은 이미 확인되었으므로, 적정반응비율 계산 시에는 추가적으로 아동-부모 발화 간 시간 간격만 확인하였다. 모든 발화 간 시간 정보는 Excel에 정리된 전사본에 수기로 기재하였으며, Appendix 2의 ‘부모의 적정반응 구분 기준’을 참고하여 부모의 적정반응을 유형별로 구분하였다. 다만 부모의 적정반응은 선행 발화에 대한 반응이기 때문에, 전사본 내에서 부모가 가장 먼저 발화를 개시했을 경우 해당 발화는 적정반응으로 구분할 수 없었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유형별 적정반응 횟수의 합을 부모가 가장 먼저 발화한 경우를 제외한 부모의 발화수로 나누어 적정반응비율을 계산하였다.
신뢰도
본 연구에서는 평가자 내 신뢰도와 평가자 간 신뢰도를 각각 측정하였다. 평가자 내 신뢰도를 측정하기 위해 전체 자료의 약 20%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무작위로 선정하여 분석하였다. Pearson 상관계수를 통해 신뢰도를 산출한 결과, 전체낱말수(r=1.000, p<.001), 다른낱말수(r=.999, p<.001), 평균 발화길이(r=.983, p<.001), 발화당 절 수(r=.974, p<.05), 평균 대화차례길이(r=1.000, p<.001), 적정반응비율(r=.991, p<.001) 모두에서 강한(strong) 상관관계가 나타났다(Dancey & Reidy, 2007). 이는 평가자 내 신뢰도가 매우 높은 수준임을 보여준다. 평가자 간 신뢰도는 전체 자료의 약 20%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대상으로 제1저자와 언어병리학 석사과정생 1명이 독립적으로 분석하여 측정하였다. 평가는 부모-아동 상호작용 영상과 음성 데이터를 토대로 발화 전사본을 작성하는 것부터 시작되었으며, Pearson 상관계수를 통해 신뢰도를 산출하였다. 분석 결과, 전체낱말수(r=.999, p<.001), 다른낱말수(r=.782, p<.05), 평균 발화길이(r=.980, p<.001), 발화당 절 수(r=.850, p<.05), 평균 대화차례길이(r=.996, p<.001), 적정반응비율(r=.977, p<.001)에서 강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Dancey & Reidy, 2007). 이러한 결과는 평가자 간 신뢰도 또한 매우 높은 수준임을 나타낸다.
자료의 통계적 처리
본 연구에서는 IBM SPSS Statistics version 29 (IBM Co., Armonk, NY, USA)를 사용하여 통계 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과 정상수준미달 집단 간에 부모의 전체 낱말수, 다른낱말수, 평균 발화길이, 발화당 절 수, 평균 대화차례길이, 적정반응비율에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각각 일원배치분산분석(One-way B/S ANOVA)을 실시하였다. 적정반응비율의 경우, 추가적으로 집단 간에 유형별(아동 발화 즉각반응, 부모 발화 후 기다리기, 부모 발화 후 정교화하기) 적정반응비율에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일원배치분산분석(One-way B/S ANOVA)을 실시하였다. 둘째, 인공와우이식 연령, 인공와우 사용기간, 부모의 언어 입력 변수와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연령 간의 상관을 분석하기 위해 피어슨 상관계수(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 분석을 실시하였다. 셋째,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연령에 영향을 미치는 유의한 변수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단계적 중다회귀분석(stepwise multiple regression)을 실시하였다.
연구결과
부모의 의미적 언어 입력
부모의 전체낱말수와 다른낱말수에 대한 두 집단의 기술통계 결과는 Table 3에 제시하였다.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과 정상수준미달 집단 간에 전체낱말수와 다른낱말수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일원배치분산분석을 각각 실시한 결과, 다른낱 말수(F(1, 32)=5.601, p=.024)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나, 전체낱말수(F(1, 32)=.069, p=.795)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Figure 1).

Descriptive statistics on parental linguistic input in the semantic dimension across catch-up and non-catch-up group

Parental linguistic input in the semantic dimension for children with cochlear implants. (A) Number of total words, (B) number of different words. NTW=number of total words; NDW=number of different words; Non-catch-up=children with cochlear implants who have not reached normal language development levels; Catch-up= children with cochlear implants who have reached normal language development levels.
부모의 구문적 언어 입력
부모의 평균 발화길이, 발화당 절 수에 대한 두 집단의 기술통계 결과는 Table 4에 제시하였다.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과 정상수준미달 집단 간에 평균 발화길이, 발화당 절 수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일원배치분산분석을 각각 실시하였다. 그 결과, 평균 발화길이(F(1, 32)=4.958, p=.033)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나, 발화당 절 수(F(1, 32)=3.914, p=.057)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Figure 2).

Descriptive statistics on parental linguistic input in the syntactic dimension across catch-up and non-catch-up group

Parental linguistic input in the syntactic dimension for children with cochlear implants. (A) Mean length of utterance in words, (B) number of clauses per utterance.
MLU-w=mean length of utterance in words; Non-catch-up=children with cochlear implants who have not reached normal language development levels; Catchup=children with cochlear implants who have reached normal language development levels.
부모의 담화적 언어 입력
부모의 평균 대화차례길이, 적정반응비율에 대한 두 집단의 기술통계 결과는 Table 5에 제시하였다.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과 정상수준미달 집단 간에 평균 대화차례길이, 적정반응비율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일원배치분산분석을 각각 실시하였다. 그 결과, 평균 대화차례길이(F(1, 32)=6.505, p=.016), 적정반응비율(F(1, 32)=16.460, p<.001)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Figure 3).

Descriptive statistics on parental linguistic input in the discourse dimension across catch-up and non-catch-up group

Parental linguistic input in the discourse dimension for children with cochlear implants. (A) Mean turn length, (B) proportion of well-timed turn. MTL=mean turn length; Non-catch-up=children with cochlear implants who have not reached normal language development levels; Catch-up= children with cochlear implants who have reached normal language development levels.
추가적으로 집단 간에 부모의 유형별 적정반응비율을 살펴보았으며, 이에 대한 기술통계 결과는 Table 6에 제시하였다. 집단 간에 부모의 유형별 적정반응비율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확인하기 위하여 일원배치분산분석을 실시한 결과, 아동 발화 즉각반응(F(1, 32)=26.917, p<.001), 부모 발화 후 기다리기(F(1, 32)=6.227, p=.018)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나, 부모 발화 후 정교화하기(F(1, 32)=3.001, p=.093)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Figure 4).

Descriptive statistics on parental linguistic input in the discourse dimension for proportion of well-timed responses by parental response type across catch-up and non-catch-up group
부모의 언어 입력 변수와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연령 간의 관련성
인공와우이식 연령, 인공와우 사용기간, 부모의 언어 입력과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연령 간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Pearson 상관계수를 측정한 결과는 Table 7과 같다. 그 결과, 언어연령은 인공와우 사용기간(r=.477, p=.002), 다른낱말수(r=.502, p=.001), 발화당 절 수(r=.453, p=.004), 평균 대화차례길이(r=-.490, p=.002), 적정반응비율(r=.693, p=.000) 간에 유의한 상관이 있었다.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연령을 예측하는 부모의 언어 입력 변수
본 연구에서는 피어슨 상관분석에서 아동의 언어연령과 유의한 상관이 확인된 인공와우 사용기간, 다른낱말수, 발화당 절 수, 평균 대화차례길이, 적정반응비율을 독립변수로 설정하고,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연령을 종속변수로 하여 단계적 중다회귀분석(stepwise multiple regression)을 실시하였다. 회귀식을 도출하기에 앞서 다중공선성 진단을 실시한 결과, 모형 1의 분산팽창요인(Variance Inflation Factor, VIF)은 1.204, 모형 2의 VIF는 1.232로 나타나 다중공선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잔차 분석 결과 Durbin-Watson값은 1.225로 나타나, 잔차의 독립성 요건을 충족함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독립변수 간 상관관계를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변수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최적의 회귀 모델을 구성하였다. 분석 결과, 모델 1에서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연령을 유의하게 예측하는 변수는 적정반응비율로 나타났다. 적정반응비율은 아동의 언어연령에 대해 약 48.1%를 유의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F(1,32)=29.631, R2=.481, p<.001). 추가적으로 다른낱말수가 모델에 포함되었을 때 설명력이 약 18.8% 증가하여, 총 설명력은 66.9%로 나타났다(F(2,31)=31.258, R2=.669, p<.001) (Table 8).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만 1-4세의 인공와우이식 아동을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과 정상수준미달 집단으로 구분하여, 부모-아동 상호작용에서 부모의 의미적 언어 입력(전체낱말수, 다른낱말수), 구문적 언어 입력(평균 발화길이, 발화당 절 수), 담화적 언어 입력(평균 대화차례길이, 적정반응비율)을 비교하였다. 또한, 인공와우이식 연령, 인공와우 사용기간, 인공와우이식 아동 부모의 언어 입력 변수가 아동의 언어연령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는지 살펴보고, 아동의 언어연령을 예측하는 주요 변수를 탐색하였다. 이에 대한 결과와 논의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본 연구에서는 부모의 의미적 언어 입력 측면에서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과 언어발달 정상수준미달 집단 간 부모의 전체낱말 수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다른낱말수는 정상수준도달 집단이 유의하게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건청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Paul & Elwood, 1991; Vigil et al., 2005)와 동일한 결과로, 부모의 언어 입력에서 질적인 요소가 아동의 언어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 다른낱말수는 발화의 의미적인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는 변수라는 점을 고려할 때(Heilmann, Nockerts, & Miller, 2010),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 부모는 아동의 언어능력에 맞추어 의미적으로 더 다양한 어휘를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부모가 많은 양의 언어 입력을 제공한다고 해서 반드시 다양한 어휘 자극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선행연구(Weizman & Snow, 2001)와도 일치하는 결과이다. 비슷한 전체 낱말수와 적은 다른낱말수는 부모가 동일한 어휘를 반복해서 사용하는 양상을 반영하며(Kim & Kim, 2002; Lee et al., 2023), 이는 언어발달 정상수준미달 집단 부모가 아동의 언어 이해를 높이기 위해 동일한 단어를 반복 사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부모의 언어 입력 특성은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어휘 습득을 돕기 위한 자연스러운 전략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난청 아동 부모는 자녀가 자신의 말을 들었는지 확신하지 못해 발화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으며(Dirks, Stevens, Sigrid, Frijns, & Rieffe, 2020), 특히 인공와우이식 아동 부모는 아동의 언어 능력이 향상된 이후에도 건청 아동 부모에 비해 단단어 발화를 더 빈번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Odijk & Gillis, 2021). 인공와우이식 아동이 어휘를 처리하고 어휘의 개념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반복적인 언어 입력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Wang, Jung, Bergeson, & Houston, 2020), 동일 발화의 반복은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발달을 유도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전략일 수 있다. 그러나 부모가 다양한 낱말을 사용할수록 발화의 구조가 정교화되고, 이야기의 주제가 더욱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McDonnell, Friel–Patti, & Rollins, 2003). 이러한 질적으로 풍부한 언어 입력은 아동의 언어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Anderson et al., 2021). 특히, 아동의 발화를 적절히 확장(extension)하고 수정(modification)하는 전략은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Nittrouer, Lowenstein, & Antonelli, 2020). 따라서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 부모는 발화를 단순히 반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수정하거나 확장하는 전략을 사용해 다양한 낱말을 사용하였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아동에게 더욱 풍부한 언어 입력을 제공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부모의 구문적 언어 입력 측면에서 평균 발화길이는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이 정상수준미달 집단보다 유의하게 길었지만, 발화당 절 수는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Cunningham, Siegel, Van der Spuy, Clark와 Bow (1985)의 연구에 따르면, 아동이 수용언어와 표현언어 모두 지체된 경우, 부모의 평균 발화길이는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아동 부모와 표현언어지체 아동 부모의 평균 발화길이보다도 짧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는 부모가 아동의 언어 산출 능력보다는 이해하는 능력에 맞춰 평균 발화길이를 조정한다는 점을 시사한다(Cunningham et al., 1985). 따라서 본 연구에서 언어발달 정상수준미달 집단 부모의 평균 발화길이가 유의하게 짧게 나타난 것은 해당 집단의 부모가 아동의 표현언어뿐 아니라 수용언어도 전반적으로 많이 지체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결과는 난청 아동 부모는 아동의 언어 능력이 지체된 경우 자신의 발화를 단순하게 조정한다는 선행 연구(Ambrose, Walker, Unflat-Berry, Oleson, & Moeller, 2015)와도 일치한다.
일반적으로 부모의 절 사용은 아동의 구문구조 이해 및 산출 능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Huttenlocher, Vasilyeva, Cymerman, & Levine, 2002), 부모가 시간이 지날수록 문장당 절 수를 많이 사용하여 복잡한 언어 입력을 제공하는 것이 아동의 언어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되었다(Silvey et al., 2021). 그러나 본 연구에서 집단 간 발화당 절 수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던 것은 부모의 절 사용에 대한 인식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어 절의 용어와 체계에 대해서는 완벽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Ham, 2020), 이는 통사 단위로서 절 구조의 복잡성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Huttenlocher, Waterfall, Vasilyeva, Vevea와 Hedges (2010)의 연구에서도 부모가 사용하는 절의 다양성이 아동의 절 다양성을 예측하지 못하였으며, 아동의 절 다양성도 부모의 절 다양성을 예측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가 자신이 사용하는 절 구조를 명확히 인지하지 못할 수 있고, 나아가 아동이 이해하거나 산출하는 절 구조에 대해서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한국인은 대화 상황에서 통사적으로 복잡한 내포문 구조를 사용하는 것이 어렵다고 보고된 바 있으며(Bae, Choi, & Kim, 2013), 이는 대화 상황에서 부모가 절 구조를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 참여한 인공와우이식 아동 부모는 아동의 언어능력과 같은 요인에 따라 절 사용을 세밀하게 조절하지 않았기 때문에, 집단 간 발화당 절 수에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부모의 담화적 언어 입력 측면에서는,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이 정상수준미달 집단보다 평균 대화차례길이가 유의하게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건청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선행 연구(Vigil et al., 2005)에서도 언어발달 정상수준미달 집단에 비해 정상수준도달 집단의 대화차례길이가 더 짧게 나타난 결과와 일치한다. Pace 등(2022)의 연구에서도 언어발달이 느린 아동이 정상발달 아동에 비해 절반 정도 적은 양의 발화를 산출하였으며, 이에 따라 부모가 대화차례를 주고받을 기회가 줄어들었다고 보고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의 대화차례길이가 아동의 의사소통 참여율에 의해 조절된다는 점을 시사한다(Pace et al., 2022). 따라서 본 연구에 참여한 언어발달 정상수준미달 집단 아동은 느린 언어발달로 인해 부모와의 상호작용에서 구어로 활발히 참여하지 못했으며, 이에 따라 부모가 대화를 주도하는 비율이 높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아동은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성인에 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Rose, 1983), 부모가 자녀의 반응을 성급히 요구하면 적절하지 않은 피드백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ITTT (It Takes Two to Talk)와 같은 부모교육 프로그램에서도 OWL (Observe, Wait, and Listen) 전략을 강조하며, 부모가 아동의 반응을 기다리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Pepper & Weitzman, 2004). 실제로 난청 아동의 경우, 부모나 성인이 대화를 주도하기보다는 아동이 대화에 활발히 참여할 때 언어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되었다(Ambrose, VanDam, & Moeller, 2014). 따라서 난청 부모의 긴 대화차례길이를 자연스러운 담화 전략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가 난청 아동의 반응을 기다리며, 아동 중심의 대화 참여를 유도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언어발달을 지원하는 데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부모의 적정반응비율은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이 정상수준미달 집단보다 유의하게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정반응비율을 유형별로 살펴본 결과,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이 정상수준미달 집단보다 아동 발화 즉각반응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어휘발달이 빠른 아동 부모가 어휘발달이 느린 아동 부모보다 자녀의 발화에 빠르게 반응한다는 선행연구(Marklund, Marklund, Lacerda, & Schwarz, 2015)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이처럼 부모가 아동에게 즉각적이고 일관된 반응을 보이는 민감성(sensitivity)은 아동의 언어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Bornstein et al., 2020). 따라서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 부모는 아동의 발화에 시간적으로 적절하게 반응하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아동의 언어발달을 도모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이 정상수준미달 집단에 비해 부모 발화 후 기다리기 비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언어발달 정상수준미달 집단 부모는 아동의 반응을 기다리기보다는 대화를 주도하고(Conti-Ramsden, 1990), 아동의 주의를 집중시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Van Balkom, Verhoeven, & van Weerdenburg, 2010). 본 연구에 참여한 언어발달 정상수준미달 집단 부모는 대화차례를 길게 점유하며 전반적으로 아동을 대화에 참여시키기보다는 스스로 대화를 주도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두 집단 간 부모 발화 후 정교화하기 비율에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두 집단 모두 부모발화 후 정교화하기 유형에서 가장 낮은 적정반응비율을 보였는데, 이는 인공와우이식 아동 부모의 담화 전략 특성과 관련이 있다. 건청 아동 부모에 비해 인공와우이식 아동 부모는 언어촉진기술을 적게 사용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Lee et al., 2022; Lee et al., 2023), 난청 아동 부모는 자녀가 인공와우이식을 받기 전에도 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발화를 적게 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Su & Roberts, 2019). 따라서 본 연구와 선행연구의 결과는 인공와우이식 아동 부모가 아동의 언어발달 수준과 상관없이 다양한 담화 전략 중에서도 발화를 질적으로 정교하게 구조화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언어발달 정상수준도달 집단 부모가 언어발달 정상수준미달 집단 부모보다 유의하게 높은 적정반응비율을 보였으며, 반응 유형별로 부모가 사용하는 담화 전략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인공와우 사용기간, 부모의 다른낱말수, 발화당 절 수, 평균 대화차례길이, 적정반응비율과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연령 간에 유의한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아동이 인공와우를 사용한 기간뿐만 아니라 부모의 언어 입력의 질적인 측면과 담화적인 요소가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연령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의미적 언어 입력 측면에서 부모의 다른낱말수는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연령과 유의한 상관이 있었는데, 이는 부모의 다른낱말수가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능력과 유의한 상관이 있다는 선행연구(Cruz, Quittner, Marker, DesJardin, & CDaCI Investigative Team, 2013)와 일치한다. 또한, 난청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Bowdrie, Lind-Combs, Blank, & Holt, 2023)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보고한 바 있다. 이는 전체낱말수와 같은 언어 입력 총량보다 다양한 어휘를 포함한 질적으로 풍부한 언어 입력이 아동의 언어발달에 더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Anderson et al., 2021). 구문적 언어 입력 측면에서 발화당 절 수는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연령과 유의한 상관이 있었다. 이는 발화의 길이를 단순히 늘리는 것보다 구문적으로 복잡한 문장을 포함해 발화하는 방식이 아동의 언어발달과 관련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부모가 산출한 절 수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상관관계는 신중히 해석할 필요가 있으며, 부모의 절 사용이 아동의 언어발달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단정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담화적 언어 입력 측면에서 부모의 평균 대화차례길이가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 연령과 부적 상관을 보였다. 이는 대화차례 횟수와 난청 아동의 언어능력 간의 관계를 보고한 선행연구(Ambrose et al., 2014)와 일치한다. 또한, 부모의 적정반응비율 역시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 연령과 유의한 상관이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가 아동에게 신속하고 적절하게 반응하는 전략이 아동의 언어능력과 관련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부모의 즉각적인 반응 전략이 난청 아동의 언어발달과 연관된다는 선행연구(Giallini et al., 2021; Madigan et al., 2019)와 동일한 맥락을 공유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단계적 중다회귀분석을 통해 아동의 언어연령을 예측하는 주요 변수를 탐색하였다. 그 결과 적정반응비율이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연령을 약 48.1% 유의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더해 다른낱말수가 18.8%의 설명력을 추가하여 총 66.9%의 예측력을 보였다. 즉,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연령을 가장 잘 설명하는 변수는 적정반응비율이었으며, 다른 낱말수가 이를 보완하여 설명력을 증가시켰다. 아동은 대화 맥락 속에서 언어를 습득하며, 부모는 아동에게 언어습득 기회를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파트너이다(Hoff, 2006). 그러나 건청 부모-난청 아동의 의사소통 모드는 일치하지 않고(Roberts, 2019), 고도 이상의 난청 아동은 인공와우이식을 받았더라도 언어발달의 지연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Rinaldi, Baruffaldi, Burdo, & Caselli, 2013; Välimaa, Kunnari, Laukkanen‐Nevala, Lonka, & National Clinical Research Team, 2018). 따라서 건청 부모와 난청 아동 간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이 어려워질 수 있으며(Vaccari & Marschark, 1997), 이는 난청 아동이 대화에 참여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Rinaldi et al., 2013). 본 연구에서 적정반응은 부모가 대화 시간을 적극적으로 조절하여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반응으로 정의되었다. 부모가 시간적으로 적절한 반응을 보일 경우, 아동의 언어발달을 촉진시킬 수 있으며, 아동이 대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Stern et al., 2017). 따라서 적정반응비율이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연령을 약 48% 예측했다는 본 연구의 결과는, 자연스러운 담화 맥락을 조성하는 것이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발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와 같이 본 연구는 부모의 의미, 구문, 담화적 언어 입력을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부모가 시간적으로 적절하게 반응하는 전략이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발달을 촉진하는 핵심 요인임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임상 현장에서 난청 아동 부모의 담화적 언어 입력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해 왔기 때문에, 본 연구의 결과는 부모교육 및 코칭 프로그램에서 담화적 언어 입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다루는 전략을 포함해야 한다는 점을 제언한다. 이러한 본 연구의 의의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제한점 및 후속 연구에 대한 제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인공와우이식 아동만으로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향후 다양한 청력 손실 수준을 지닌 난청 아동으로 대상자를 확대하여 부모의 언어 입력 특성을 분석한다면 청력 수준에 따른 부모의 언어 입력 양상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본 연구는 건청 아동 집단을 포함하지 않았다. 후속연구에서는 건청 아동을 포함하여 건청 아동과 인공와우이식 아동 간 부모의 언어 입력 차이를 비교함으로써, 보다 정교한 분석과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표준화된 언어검사만으로 집단을 구분하였으나, 후속연구에서는 말지각 검사와 같은 검사를 추가적으로 포함하여 집단 간 차이를 보다 다각도로 확인하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