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영어 이중언어 일반 아동과 한국어-영어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의 언어 경험에 따른 덩이짓기(chunking) 능력 비교
Comparison of Chunking Abilities Based on Language Experience Between Typically Developing and Language-Delayed Korean-English Bilingual Child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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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배경 및 목적
본 연구는 한국어-영어 이중언어 일반 아동과 언어발달지연 아동의 언어적 덩이짓기(chunking) 능력을 비교하고, 언어 경험이 덩이짓기 과제 수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방법
만 4-6세의 한국어-영어 이중언어 일반 아동 23명과 언어발달지연 아동 14명을 대상으로 단어목록회상 과제를 실시하였다. 어순(문장어순, 무선어순), 단어 수(3단어, 5단어, 7단어), 언어(한국어, 영어)를 변인으로 설정하고 수행률(정반응률)을 분석하였다. 아동의 부모에게는 이중언어 노출 및 사용 설문지 응답을 요청하였다.
결과
일반 아동이 언어발달지연 아동보다 높은 수행률을 보였고, 문장어순 조건이 무선어순 조건보다 우수하였다. 단어 수 증가에 따라 수행률은 감소하였으며, 한국어 과제에서 영어보다 수행률이 높았다. 이중언어 경험이 일반 아동의 수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반면, 언어발달지연 아동은 동시 노출 시간이 부정적 영향을 주었다.
논의 및 결론
이 연구는 언어적 덩이짓기 과제가 이중언어 아동의 언어발달 평가에 유용한 도구임을 시사한다. 또한, 언어 경험이 이중언어 아동의 수행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Trans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aimed to compare the linguistic chunking abilities of Korean-English bilingual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TD) and children with language delay (LD). It also examined the impact of language experience on chunking task performance. Chunking, a working memory domain, involves integrating new information with existing knowledge to expand memory capacity.
Methods
The study involved 23 bilingual TD children and 14 LD children aged 4 to 6 years. A word-list recall task was conducted, manipulating order (sentence vs. random), word count (3, 5, 7), and language (Korean, English). Parents completed the Bilingual Input and Output Survey. Task performance accuracy, analyzed as the percentage of correct responses, was evaluated using three-way mixed repeated-measures ANOVA and correlation analysis.
Results
TD children outperformed LD children, with higher accuracy in the sentence order condition compared to random order. Performance decreased with increasing word count and was better in Korean tasks than in English tasks. Time spent using and being exposed to each language positively influenced TD children’s performance. In contrast, simultaneous exposure to both languages negatively impacted LD children’s performance.
Conclusion
Linguistic chunking tasks are valuable for assessing bilingual children’s language development status. Language experience significantly affects chunking abilities, highlighting the need for tailored interventions for bilingual children with language delay.
이중언어 아동은 태어나서부터 청소년기까지 가장 역동적으로 의사소통 능력이 발달하는 시기에 두 개 이상의 언어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아동을 의미한다(Kohnert, 2008; 2010). 이중언어 아동은 두 언어를 학습할 때 각각의 체계를 따로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두 언어의 체계를 함께 구성해 나가기 때문에 언어의 전환(code switching), 간섭(interference), 침묵 시기(silent period), 손실(language loss) 등을 겪기도 한다(Hong & Yim, 2019). 따라서 한 언어만 평가를 한다면 이중언어 아동의 전반적인 언어 능력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동이 사용하는 모든 언어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표준화검사에서는 이중언어 아동의 두 언어 노출 시기와 기간 및 언어 발달과 배경지식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이중언어 아동이기에 나타나는 불균형적 언어 발달을 언어장애로 오인하기 쉽다(Hong & Yim, 2019; Yim, Kim, Han, Kang, & Lee, 2020). 따라서 이중언어 아동의 언어 평가에는 공식평가와 더불어 비공식평가도 함께 사용할 필요가 있다(Yim et al., 2020). 특히 이중언어 아동이 사용하는 두 언어의 노출 시기와 노출 기간은 아동의 언어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Anderson, Mak, Keyvani Chahi, & Bialystok, 2018; Pearson, Fernández, Lewedeg, & Oller, 1997; Thordardottir & Brandeker, 2013), 부모 보고형식의 평가도구를 이용하면 아동의 언어환경 및 경험을 보다 폭넓게 파악할 수 있다(Anderson et al., 2018; Rosenbaum & Simon, 2016; Thordardottir & Brandeker, 2013).
아동의 일화적 완충기의 덩이짓기 능력(chunking)을 측정 및 예측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는 문장 따라말하기 및 단어목록회상 과제가 있다(Cho & Yim, 2020; Hong & Yim, 2019). 일화적 완충기는 작업기억 4요인 모델의 구성요소 중 하나로, 4요인 작업기억 모델은 작업기억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상위 체계 요소인 중앙집행기능(central executive)과 이와 협응하는 하위 체계의 요소들로 구성된다(Baddeley, 2000). 하위 체계는 음운적 기억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음운 루프(phonological loop), 시공간적 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시공간 스케치패드(visuospatial sketchpad), 그리고 음운 루프와 시공간 스케치패드 사이에서 시각적, 음운적 정보를 결합하는 일화적 완충기(episodic buffer)로 구성되며 상위 체계인 중앙집행기능(central executive)이 단기기억과 작업기억을 통합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Baddeley, 2000). 일화적 완충기의 중요한 역할은 새로운 정보들을 기존 정보와 통합하여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덩이(chunk)를 만들어주는 덩이짓기(chunking)라고 볼 수 있다(Baddeley, Hitch, & Allen, 2009). 덩이짓기 능력에 대한 연구는 주로 단일언어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하였기 때문에(Chun & Yim, 2017; Kim & Yim, 2023) 덩이짓기 능력을 판별하기 위한 단어목록회상 과제가 이중언어 아동 중 언어발달지연 아동을 판별하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다(Cho & Yim, 2020). Cho와 Yim (2020)은 한국어 단일언어 정상발달 아동, 언어발달지연 아동과 한국어-영어 이중언어 정상 발달 아동을 대상으로 단어목록회상 과제를 시행하여 한국어 단어회상목록 과제가 아동의 언어발달지연을 판별하는 데에 유용함을 확인하였다. Baddeley 등(2009)은 기존의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보다 덩이짓기 능력을 더욱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문장폭 기억 과제(constrained sentence span)를 도입하였다. 문장폭 기억 과제는 단어를 문장어순 또는 무선어순으로 배열한 후 대상자에게 따라 말하게 하는 과제로, 연구결과, 대상자들은 문장어순으로 배열된 과제에서 더 높은 수행력을 보였다. 이는 기존 장기기억의 일부로 구성된 문장어순에 관한 지식이 덩이짓기를 통해 단기기억 용량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Baddeley et al., 2009). 많은 선행연구에서 언어발달지연 아동이 정상발달 아동보다 유의하게 낮은 언어적 덩이짓기 능력을 보인다고 보고하였는데, 이는 언어발달지연 아동의 일화적 완충기의 용량이 정상발달 아동보다 부족한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Boyle, Lindell, & Kidd, 2013; Cho & Yim, 2020; Chun & Yim, 2017; Gathercole, Pickering, Ambridge, & Wearing, 2004; Kim & Yim, 2023; Petruccelli, Bavin, & Bretherton, 2012).
예를 들어, Chun과 Yim (2017)은 문장어순과 무선어순으로 구성된 한국어 단어목록회상 과제를 통해 만 5-7세 일반 아동과 언어발달지체 아동의 덩이짓기 능력을 비교하였다. 연구결과, 문장어순에서는 단어 수가 증가할수록 언어발달지체 아동과 일반 아동의 수행도 차이가 유의하게 커졌지만 무선어순에서는 단어 수에 따른 집단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문장어순으로 구성된 단어목록을 회상하기 위해서는 이전에 쌓여온 언어의 구문 구조에 대한 장기기억을 활용하게 되는데, 일반 아동의 경우 언어발달지체 아동과 달리 이러한 장기기억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Baddeley et al., 2009). 즉, 무선어순의 경우에는 장기기억의 도움 없이 긴 문장을 덩이짓지 못하고 따로따로 기억해야 하기 때문에 단어 수가 증가할수록 회상률이 낮아지지만, 문장어순의 경우에는 단어 수가 증가한다고 해도 기존에 가지고 있던 구문구조에 관한 장기기억의 도움을 받아 덩이짓기가 가능해질 수 있다. 따라서 일반 아동의 경우 문장어순 단어목록회상 과제의 단어 수가 증가하여도 회상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Cho와 Yim (2020)은 만 4-6세 한국어-영어 이중언어 일반 아동과 한국어 단일언어 일반 아동 및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덩이짓기 능력을 비교하였다. 연구결과, 한국어 단어목록회상 과제에서 단순언어 장애 아동 집단이 다른 두 집단보다 유의하게 낮은 수행력을 보였으며, 한국어 일반 아동 집단과 이중언어 일반 아동 집단의 경우 문장어순이 무선어순보다 평균 정반응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고 보고되었다. 또한 한국어 단어목록회상 과제에서의 단어 수가 증가할수록 세 집단 모두 수행력이 감소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앞서 진행된 다른 연구들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일반 아동에 비해 단순언어장애 아동이 덩이짓기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Boyle et al., 2013; Cho & Yim, 2020; Chun & Yim, 2017; Gathercole et al., 2004; Kim & Yim, 2023; Petruccelli et al., 2012). 따라서 한국어-영어 언어발달지연 아동 집단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영어 단어목록회상 과제를 실시하고, 수행률 차이를 분석한다면 이중언어 아동의 언어발달지연을 파악하는 데에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Cho & Yim, 2020).
선행연구에 따르면 언어 경험은 이중언어 아동의 언어발달 및 평가와 밀접하게 연관되며(Andreou, Tsimpli, Masoura, & Agathopoulou, 2021; Yim et al., 2020), 이중언어 아동의 언어 환경 및 경험이 일화적 완충기를 측정하는 과제의 수행도를 예측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Thordardottir & Brandeker, 2013). 특히, 이중언어 일반 아동은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보다 덩이짓기 과제의 수행력이 낮은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Armon-Lotem, 2017; Thordardottir & Brandeker, 2013; Pratt, Peña, & Bedore, 2021). 예를 들어, Thordardottir와 Brandeker (2013)는 만 5세의 프랑스어 단일언어 일반 아동 및 단순언어장애 아동, 프랑스어-영어 이중언어 일반 아동 및 단순언어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와 영어-프랑스어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 수용어휘력 검사, 그리고 아동의 언어 경험에 대한 부모 보고 형식의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부모 보고 형식의 설문지는 이중언어 아동이 가정 및 교육기관에서 상호작용할 때 사용하는 언어, 상호작용 대상 및 언어 노출, 사용 시간 등에 대한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연구결과, 이중언어 정상발달 아동이 해당 언어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의 수행력이 높았으나,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의 수행력은 과제 길이와 상관없이 언어 경험과 큰 관련이 없었다. 그리고 이중언어 정상발달 아동은 비단어 및 문장 따라말하기에서 이중언어 단순언어장애 아동보다 높은 수행력을 보였다(Thordardottir & Brandeker, 2013).
Fleckstein, Prévost, Tuller, Sizaret과 Zebib (2016)은 문장 따라 말하기 과제가 이중언어 아동의 단순언어장애 여부를 판별하는 유용한 도구가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만 5세에서 만 8세의 프랑스어-아랍어, 프랑스어-영어를 사용하는 이중언어 아동을 대상으로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와 부모 보고 형식의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설문조사에는 아동의 언어발달정도, 가정 및 기타 교육기관에서의 언어 노출 시간, 부모의 언어 능숙도 등이 포함되었다. 연구결과, 이중언어 정상발달 아동의 문장 따라말하기 수행력이 이중언어 단순언어장애 아동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그리고 이중언어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낮은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 수행력은 언어 노출 정도와 상관 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러한 선행연구들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이중언어 정상발달 아동의 경우 언어 경험이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 수행도와 강한 상관도를 보였으나 이중언어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다(Fleckstein et al., 2016; Thordardottir & Brandeker, 2013). 이러한 결과는 이중언어 단순언어장애 아동이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에 나타난 언어적 형태를 충분히 이해하고 구별해내어 덩이를 짓는 언어적 덩이짓기 능력을 이중언어 정상발달 아동에 비해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Armon-Lotem, 2017; Pratt et al., 2021).
이제까지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던 한국어-영어 이중언어 아동의 언어발달지연을 판별할 수 있는 도구로서의 단어목록회상 과제의 유효성을 살펴보고 이중언어 아동의 다양한 언어적 경험과의 관련성을 알아보기 위해서 본 연구는 두 집단 간(이중언어 일반 아동,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 일화적 완충기의 언어적 덩이짓기 능력을 비교하고자 한다. 일화적 완충기를 측정하는 과제의 경우 언어적 덩이짓기(chunking) 과제인 단어회상목록 과제를 어순(문장어순, 무선어순), 단어 수(3단어, 5단어, 7단어), 언어(한국어, 영어)에 따라 두 집단이 수행력 차이를 보이는지 확인하고자 한다. 또한, 부모가 보고하는 이중언어 아동의 이중언어 사용 및 노출 설문지(Bilingual input output survey, BIOS; Yim, in press)를 통해 파악한 아동의 언어 경험이 단어회상목록 과제 수행도와 어떠한 상관관계를 보이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연구문제1. 두 집단(이중언어 일반 아동,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 간 언어적 덩이짓기 과제의 어순 조건(문장어순, 무선어순), 언어(한국어, 영어) 및 단어 수 증가(3단어, 5단어, 7단어)에 따른 수행력(정반응률)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연구문제2. 각 집단(이중언어 일반 아동,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 내 언어 경험(한국어, 영어, 한국어와 영어 동시 사용시간 및 노출시간)과 언어적 덩이짓기 과제(한국어, 영어 단어목록회상)의 수행력(정반응률) 간의 상관관계는 어떠한가?
연구방법
연구대상
국내(한국) 및 해외(미국, 캐나다)에 거주하는 만 4-6세 한국어-영어 이중언어 일반 아동 23명(4;2-6;6, 국내 거주 21명, 해외 거주 2명; 남아 13명, 여아 10명), 한국어-영어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 14명(4;1-6;5, 국내 거주 13명, 해외 거주 1명; 남아 7명, 여아 7명) 총 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이중언어 일반 아동 선정기준
한국어-영어 이중언어 일반 아동의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한국 및 외국에서 출생하여 가정에서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으며, 2) 가정 또는 유치원에서 제2 언어(영어)에 1년 이상 지속적으로 노출이 되었고, 3) 수용 ·표현어휘력 검사(Receptive and expressive vocabulary test, REVT; Kim, Hong, Kim, Jang, & Lee, 2009) 중 수용어휘력 검사 후 오반응 문항을 영어로 시행한 합산점수와 Peabody picture vocabulary test-4th ed (PPVT IV; Dunn & Dunn, 2007) 수용어휘력 검사 후 오반응 문항을 한국어로 시행한 합산점수 결과가 모두 -1 SD 이상에 속하고, 4) 한국 카우프만 간편인지검사 2 (Kaufman brief intelligence test 2nd edition, K-BIT-2; Moon, 2020)의 비언어성 지능 점수가 -1 SD (85점) 이상이며, 5) 부모 보고형 아동 언어 능력 평가도구(KBPR; Han & Yim, 2018)를 통해 부모로부터 아동의 현재 언어발달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된 아동을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 선정기준
한국어-영어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의 선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1) 한국 및 외국에서 출생하여 한국어를 가정에서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으며, 2) 가정 또는 유치원에서 제2 언어(영어)에 1년 이상 지속적으로 노출이 되었고, 3) 수용 ·표현어휘력 검사(REVT; Kim et al., 2009) 중 수용어휘력 검사 후 오반응 문항을 영어로 시행한 합산점수와 PPVT IV (Dunn, & Dunn, 2007) 수용어휘력 검사 후 오반응 문항을 한국어로 시행한 합산점수 결과가 모두 -1.25 SD 미만에 속하고, 4) 한국 카우프만 간편인지검사 2 (K-BIT-2; Moon, 2020)의 비언어성 지능 점수가 -1 SD (85점) 이상이며, 5) 부모 보고형 아동 언어 능력 평가도구(KBPR; Han & Yim, 2018)를 통해 부모로부터 언어발달지연에 대한 보고를 받았으나, 임상적 수준의 감각(시청각), 정서 및 행동, 운동발달의 이상을 보이지 않는 아동을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을 선정하는 데에는 두 언어의 어휘 개념 여부를 평가하는 합산점수 방식(Pearson, Fenández, & Oller, 1993)을 사용했는데 이를 적용하는 경우 이중언어 아동을 언어발달지연으로 과잉 진단하는 오류를 줄일 수 있다(Kayser, 1995; Peña, Bedore, & Kester, 2015; Yim, Chung, Han, Baek, & Lim, 2022).
두 집단의 생활연령 및 비언어성 지능의 통제가 잘 이루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한 결과 Table 1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두 집단의 생활연령(p>.05)및 비언어성 지능(p>.05)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또한 집단 간 한국어 수용 어휘력 점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며(p<.001), 영어 수용어휘력 점수에서도 집단 간 차이가 유의하여(p<.001),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이 이중언어 일반 아동에 비해 한국어 및 영어 수용 어휘력 점수가 유의하게 낮은 것을 확인하였다.
실험과제
단어목록회상 과제(Word list recall task)
한국어-영어 이중언어 일반 아동과 언어발달지연 아동 모두에게 한국어와 영어 단어목록회상 과제를 실시하였다. 한국어 단어목록회상 과제는 Chun과 Yim (2017)의 연구 과제를 사용하였고, 영어 단어목록회상 과제는 Cho와 Yim (2020)의 연구 과제를 사용하였다. 두 과제 모두 각 26문항으로 3단어 단문, 5단어 단문과 접속복문, 7단어 접속복문으로 구성되었으며 문장어순 배열이 13문항, 무선어순 배열이 13문항으로 두 어순 배열을 번갈아 실시하였다. 문장어순 배열조건의 경우 아동이 기존에 파악하고 있는 구문구조 지식을 이용하여 언어적 덩이짓기 전략을 사용하기에 비교적 용이하나, 무선어순 배열조건의 경우 무선적 배열로 인해 덩이짓기 전략을 사용하기 어렵다(Cho & Yim, 2020). 한국어 단어목록회상 과제의 경우 격조사의 유무로 인한 수행도 차이를 통제하고, 격조사로 인해 무선어순 배열이 문장으로 오인될 수 있는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문항에서 격조사를 생략하였다(Chun & Yim, 2017).
검사자는 먼저 아동에게 녹음된 문장을 잘 듣고, ‘삐’ 소리가 나오면 들었던 순서대로 단어를 말하도록 지시하였으며 아동이 제시된 전체 단어목록을 회상하는 데 어려움을 보일 경우, 기억나는 단어만 말하도록 지시하였다. 과제 진행 과정을 설명한 이후에 문장어순과 무선어순 각각 한 문항씩을 연습문제로 들려준 뒤 아동이 똑같이 따라 말하도록 하였으며, 그 자리에서 기록 후 추후에 다시 검토되었다. 본 과제는 Chun과 Yim (2017), Cho와 Yim (2020)의 연구에서 제시한 채점방식에 따라 한 개의 단어당 1점을 기준으로 하여, 아동이 해당 단어를 따라했을 경우 1점, 생략 또는 변형할 경우 0점으로 처리하였다. 생략의 경우 제시된 단어를 아동이 말하지 않은 경우를 뜻하며, 변형의 경우 제시된 단어를 다른 단어로 바꾸어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생략과 변형 오류 횟수는 독립적으로 계산되었으며 제시된 단어목록 중 생략된 단어가 없고 단어가 추가된 경우에는 변형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이에 3단어는 3점 만점, 5단어는 5점 만점, 7단어는 7점 만점으로 계산하였다. 또한 순서를 바꿀 경우, 추가적으로 1점을 더 감점하였다. 채점 후 각 단어 수 및 어순 조건별로 점수를 합산한 뒤, 백분율로 산출하였다.
이중언어 사용 및 노출 설문지(BIOS)
본 연구에서는 이중언어 아동의 언어환경 및 언어 경험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 부모가 보고하는 이중언어 아동의 이중언어 사용 및 노출 설문지(BIOS; Yim, in press)를 일부 수정하여 사용하여 사용하였다. 언어환경 부모 설문지의 주요 내용은 부/모의 모국어, 부/모의 영어 능력, 아동이 가정에서 영어 사용을 시작한 연령, 일과 시간 중 한국어/영어에 노출된 시간 및 한국어와 영어에 동시에 노출된 시간, 일과 시간 중 한국어/영어를 사용하는 시간 및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시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설문 결과는 Table 2와 같이 두 집단 간 영어노출 및 사용 시작연령, 한국어, 영어, 한국어와 영어 동시 사용 및 노출 시간의 평균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p>.05).
연구절차
본 연구의 모든 실험과제는 과제 수행에 방해를 받지 않을 수 있는 조건에서 실시하였으며, 해외 또는 지방에 거주하는 일부 아동의 경우 비대면으로 웹 기반 화상 시스템인 줌(Zoom)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여 언어검사, 인지검사 및 연구 과제에 참여하였다. 수용, 표현 어휘력 검사(REVT; Kim et al., 2009) 중 수용어휘력 검사, PPVT IV (Dunn & Dunn, 2007) 수용어휘력 검사, 그리고 한국 카우프만 간편인지검사 2 (K-BIT-2; Moon, 2020)의 비언어성 하위 영역 검사를 통해 이중언어 아동 중 언어발달지연 아동과 일반 아동을 선별하였다. REVT와 PPVT 모두 해당 검사의 표준화된 어휘로 우선 실시하였으며, 아동이 모른다고 응답하거나 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다른 언어로 아는지 질문한 후 합산하는 합산점수(conceptual scoring) 채점방식이 적용되었다. 그리고 본 검사인 한국어 및 영어 단어회상목록 과제를 수행하였다. 아동의 부모님은 부모 보고형 아동 언어 능력 평가도구(KBPR; Han & Yim, 2018) 및 이중언어 사용 및 노출 설문지(BIOS; Yim, in press)를 작성하였다. 대면 조건(n=22)의 평균 생활연령은 62.59개월(SD=9.374), 비대면 조건(n=15)의 평균 생활연령은 60.60개월(SD=9.295)이었다. 비언어성 지능의 경우, 대면 조건의 평균은 107.27 (SD=12.525), 비대면 조건의 경우 113.133 (SD=10.534)이었다. 한국어 수용어휘력 점수의 경우 대면 조건은 평균 55.86점(SD=27.430), 비대면 조건의 경우 60.26점(SD=29.932)이었으며, 영어 수용어휘력 점수의 경우 대면 조건은 74.41점(SD=37.496), 비대면 조건의 경우 75.13점(SD=30.710)이었다. 집단 간 통제가 잘 이루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한 결과, 조건 간 연령(p>.05), 비언어성 지능 점수(p>.05), 한국어 수용어휘력 점수(p>.05) 및 영어 수용어휘력 점수(p>.05)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기에 대면 및 비대면 조건과 상관없이 이중언어 일반 아동과 언어발달지연 아동 집단을 구분하여 진행하였다.
통계적 처리
본 연구에서 사용된 자료는 모두 SPSS ver. 29 (SPSS Inc., Chicago, IL, USA)를 사용하여 통계적 처리를 실시하였다. 먼저, 두 집단(이중언어 일반 아동,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 간 언어적 덩이짓기 과제(한국어, 영어 단어목록회상)의 단어 수 증가(3단어 vs. 5 단어 vs. 7단어)가 어순 조건(문장어순 vs. 무선어순)에 따라 수행력(정반응률)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삼원 혼합 반복 측정 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두번째로,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 집단 내, 일반 아동 집단 내 언어 경험과 언어적 덩이짓기 과제 점수 간에 유의한 상관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Pearson 적률상관계수(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를 사용하여 상관분석을 진행하였다.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 집단 내, 일반 아동 집단 내 각각 언어 경험(한국어 노출 및 사용시간, 영어 노출 및 사용시간, 영어와 한국어 동시 노출 및 사용시간)과 언어적 덩이짓기 과제(한국어, 영어 단어목록회상)의 수행력(정반응률) 간에 유의한 상관이 있는지 확인하였다.
연구결과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과 일반 아동의 단어목록회상 과제 단어 수 증가 및 언어에 따른 어순 조건 수행도 차이
한국어-영어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과 일반 아동의 어순 조건, 언어 및 단어 수 증가에 따른 한국어 단어목록회상 과제 정반응률 평균과 표준편차는 Tables 3, 4와 같다.

Descriptive statistics for the accuracy rates (unit: %) of the two groups in the Korean word list recall task under the sentence order condition, according to the increase in word count (3 words, 5 words, 7 words) and language (Korean, English)

Descriptive statistics for the accuracy rates (unit: %) of the two groups in the Korean word list recall task under the random order condition, according to the increase in word count (3 words, 5 words, 7 words) and language (Korean, English)
문장어순 조건 과제 정반응률의 경우, 일반 아동의 한국어 3단어 조건 평균은 91.30 (SD=11.91), 한국어 5단어 조건 평균은 71.74 (SD=19.61), 한국어 7단어 조건 평균은 52.17 (SD=24.72)이었으며, 영어 3단어 조건 평균은 87.68 (SD=17.92), 영어 5어절 조건 평균은 61.45 (SD=24.43), 영어 7어절 평균은 33.95 (SD=22.16)였다. 언어발달지연 아동의 한국어 3단어 조건 평균은 68.45 (SD=24.93), 한국어 5단어 조건 평균은 45.00 (SD=19.90), 한국어 7단어 조건 평균은 42.52 (SD=23.06)였으며, 영어 3단어 조건 평균은 72.62 (SD=31.98), 영어 5어절 조건 평균은 35.00 (SD=19.99), 영어 7어절 평균은 23.47 (SD=19.18)이었다.
무선어순 조건 과제 정반응률의 경우, 일반 아동의 한국어 3단어 조건 평균은 83.90 (SD=18.32), 한국어 5단어 조건 평균은 51.74 (SD=20.45), 한국어 7단어 조건 평균은 33.13 (SD=19.45)이었으며, 영어 3단어 조건 평균은 77.54 (SD=24.03), 영어 5어절 조건 평균은 41.59 (SD=21.05), 영어 7어절 평균은 25.05 (SD=17.48)였다. 언어발달지연 아동의 한국어 3단어 조건 평균은 59.52 (SD=27.32), 한국어 5단어 조건 평균은 35.71 (SD=19.32), 한국어 7단어 조건 평균은 27.55 (SD=17.03)였으며, 영어 3단어 조건 평균은 66.07(SD=33.88), 영어 5어절 조건 평균은 30.00 (SD=16.22), 영어 7어절 평균은 19.05 (SD=12.80)이었다.
어순 조건 간 집단별 차이는 다음과 같다. 문장어순 조건의 경우 일반 아동은 모든 조건에서 언어발달지연 아동보다 정반응률이 높았으며, 무선어순 조건에서도 일반 아동이 언어발달지연 아동보다 정반응률이 높았으나, 문장어순 조건보다는 전반적으로 평균이 낮았다. 언어 조건의 경우, 일반 아동의 경우 전반적으로 한국어에서 영어보다 높은 정반응률을 보였으나, 언어발달지연 아동의 경우, 3단어 조건에서는 문장어순과 무선어순 모두에서 영어 정반응률이 한국어보다 높았다. 단어 수 조건의 경우, 두 집단 모두 단어 수가 증가할수록 정반응률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문장어순 및 무선어순 조건에서 실시한 두 집단의 단어목록회상 과제의 언어, 단어 수에 따른 정반응률(%)을 Figure 1에 제시하였다.

Accuracy rates (%) of the word list recall task according to language and word count in the two groups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TD; children with language delay=LD) under the sentence order and random order conditions.
집단 간 문장어순 조건에서의 수행능력 비교
문장어순 조건의 경우, 삼원혼합 반복측정 분산분석을 통해 주효과 및 상호작용 효과를 검정한 결과, 집단의 주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여, 일반 아동(M=66.60, SD=22.15)이 언어발달지연 아동(M=47.83, SD=22.77)보다 높은 정반응률을 보였다(F(1, 35)=14.183, p<.01).
언어에 따른 주효과도 유의미하였으며, 이는 한국어 조건(M=64.30, SD=22.84)에서 두 집단 모두 영어 조건(M=54.40, SD=24.04)보다 높은 정반응률을 보였음을 나타낸다 (F(1, 35)=8.951, p<.01).
단어 수에 따른 주효과도 유의미하였으며(F(2, 70) =116.453, p<.001), 단어 수가 증가함에 따라 두 집단 모두 정반응률이 감소하였다. 일반아동의 경우 3단어 조건에서 평균 89.49 (SD=15.21), 5단어 조건에서 평균 66.60 (SD=22.15), 7단어 조건에서 평균 43.06 (SD=23.47)이었으며, 언어발달지연 아동의 경우 3단어 조건에서 평균 70.53 (SD=28.64), 5단어 조건에서 평균 40.00 (SD=19.95), 7단어 조건에서 평균 33.00 (SD=21.21)이었다. Bonferroni를 적용해 사후검정한 결과, Table 5에 나타난 바와 같이, 3단어 조건이 5단어 조건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정반응률을 보였고(p<.001), 3단어 조건이 7단어 조건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정반응률을 보였으며(p<.001), 5단어 조건이 7단어 조건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정반응률을 보였다(p<.001). 언어와 단어 수 간 상호작용 효과는 유의미하였으며(F(2, 70)=6.145, p<.01) 이에 언어와 단어 수 간 상호작용과 단어 수와 집단 간 상호작용에 대한 사후 검정을 Bonferroni를 적용해 분석하였다. Table 5에 나타난 바와 같이, 언어와 단어 수 간 상호작용의 사후분석 결과, 3단어 조건에서는 한국어와 영어 간 정반응률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았으나(p>.05), 5단어 조건에서는 한국어가 영어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정반응률을 보였다(p<.05). 7단어 조건에서도 한국어가 영어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정반응률을 보였다(p<.001). 단어 수와 집단 간 상호작용 효과도 유의미하였다(F(2, 70)=4.408, p<.05). 이는 단어 수 조건에 따라 두 집단 간 정반응률 차이가 다르게 나타났음을 의미한다. Bonferroni를 적용해 단어 수와 집단 간 상호작용에 대한 사후검정을 진행한 결과, Table 5에 나타난 바와 같이, 3단어 조건에서는 일반 아동의 평균 89.49 (SD=15.21)이 언어발달지연 아동 평균 70.53 (SD=28)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p<.05). 5단어 조건에서는 일반 아동의 평균 M=66.60 (SD=22.15)이었으며 언어발달지연 아동은 평균 40.00 (SD=19.95)을 보였다. 두 집단 간 차이는 유의미하였다(p<.01). 7단어 조건에서 일반 아동은 평균 43.06 (SD=23.47), 언어발달지연 아동은 평균 33.00 (SD=21.21)을 보였으며, 두 집단 간 차이는 유의미하였다(p<.05).
언어, 단어 수, 집단 간 삼원 상호작용 효과는 유의미하지 않았다(F(2, 70)=.376, p>.05).
집단 간 무선어순 조건에서의 수행능력 비교
무선어순 조건에서 언어(한국어, 영어), 단어 수(3, 5, 7), 집단(일반 아동, 언어발달지연 아동)에 따른 정반응률의 차이를 평가하기 위해 삼원혼합 반복측정 분산분석을 실시한 결과, 집단에 따른 주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여, 일반 아동(M=53.83, SD=20.58)이 언어발달지연 아동(M=39.63, SD=21.23)보다 높은 정반응률을 보였다(F(1, 35)=7.238, p<.05).
언어에 대한 주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F(1, 35) = 3.522, p>.05).
단어수에 따른 주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으며(F(2, 34) = 122.897, p<.001) 단어 수가 증가함에 따라 두 집단 모두 정반응률이 감소하였다. 일반 아동의 경우 3단어 조건에서 평균 80.72 (SD=21.37), 5단어 조건에서 평균 46.67 (SD=20.75), 7단어 조건에서 평균 29.09 (SD=18.49)였으며, 언어발달지연 아동의 경우 3단어 조건에서 평균 62.80 (SD=30.78), 5단어 조건에서 평균 32.86 (SD= 17.84), 7단어 조건에서 평균 23.30 (SD=15.06)이었다. 단어 수 간의 평균 차이에 대한 Bonferroni 사후검정 결과, Table 6에 나타난 바와 같이, 3단어 조건이 5단어 조건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정반응률을 보였고(p<.001), 3단어 조건이 7단어 조건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정반응률을 보였으며(p<.001), 5단어 조건이 7단어 조건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정반응률을 보였다(p<.001). 언어와 단어 수의 상호작용 효과는 유의미하지 않아 언어 간 정반응률 차이는 단어 수에 따라 변하지 않았다. 언어(한국어, 영어)에 따른 주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F(1, 35) =3.522, p>.05). 언어와 단어 수 간의 상호작용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으며(F(2, 70)= 1.638, p>.05) 단어 수와 집단 간의 상호작용 효과는 유의미하지 않았다(F(2, 70)= 2.137, p>.05). 언어, 단어 수, 집단 간 삼원 상호작용 효과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F(2, 70)=.832, p>.05).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과 일반 아동의 각 집단 내 언어 경험과 단어회상목록 과제 수행력의 상관관계
이중언어 일반 아동과 언어발달지연 아동의 각 집단 내 변인인 언어 경험(한국어, 영어, 한국어와 영어 동시 사용시간 및 노출시간), 언어적 덩이짓기 과제(단어목록회상 과제) 수행력 간의 상관관계 상관분석을 Tables 7, 8과 같이 실시하였다.

The correlation between language experience (Korean, English, simultaneous usage time of Korean and English, and exposure time) and word list recall task performance in bilingual children with language delay

The correlation between language experience (Korean, English, simultaneous usage time of Korean and English, and exposure time) and word list recall task performance in typically developing bilingual children
먼저,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의 언어 경험(한국어, 영어, 한국어와 영어 동시 사용시간 및 노출시간)과 단어회상목록 과제 간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Pearson 적률상관계수를 사용하여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의 경우, 한국어 영어 동시 노출 시간은 영어 무선어순 5단어 조건과 유의한 부적 상관(r=-.806)이 나타났다.
다음으로, 이중언어 일반 아동의 언어 경험(한국어, 영어, 한국어와 영어 동시 사용시간 및 노출시간)과 언어적 덩이짓기 과제(한국어, 영어 단어목록회상) 간 유의한 상관계가 나타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Pearson 적률상관계수를 사용하여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이중언어 일반 아동의 경우 한국어 노출시간은 한국어 문장어순 5단어 조건과 유의한 정적 상관(r=.419)이 나타났다. 또한 영어 무선어순 3단어 조건과도 유의한 부적 상관(r=-.416)이 나타났다.
한국어 사용시간의 경우, 영어 문장어순 5단어 조건과 유의한 부적 상관(r=-.525)이 나타났다. 영어 무선어순 3단어 조건과도 유의한 부적 상관(r=-.461)이, 문장어순 7단어 조건과도 유의한 부적 상관(r=-.419)이 나타났다.
영어 노출시간의 경우, 영어 문장어순 5단어 조건(r=.606), 영어 문장어순 7단어 조건(r=.510), 영어 무선어순 3단어 조건(r=.437), 영어 무선어순 7단어 조건(r=.434)에서 유의한 정적 상관이 나타났다.
영어 사용시간의 경우, 한국어 문장어순 7단어 조건과 유의한 부적 상관(r=-.447)이 나타났다. 영어 문장어순 7단어 조건과는 유의한 정적 상관(r=.448)이 나타났다.
한국어와 영어 동시 사용시간과 노출시간의 경우, 단어목록회상 과제의 정반응률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한국어-영어 이중언어 일반 아동과 언어발달지연 아동의 언어적 덩이짓기(chunking) 능력을 비교하고, 언어 경험이 덩이짓기 과제 수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를 위해 한국어 및 영어 단어목록회상 과제를 사용하여 문장어순과 무선어순 조건에서의 수행력을 측정하고, 단어 수(3, 5, 7단어)에 따른 변화를 분석하였다. 또한, 부모 보고를 통해 아동의 이중언어 사용 및 노출 환경을 평가하여, 언어 경험이 수행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하였다.
논의 및 결론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과 일반 아동의 단어목록 회상 과제 단어 수 증가 및 언어에 따른 어순 조건별 수행도 차이를 살펴보면 문장어순 조건과 무선어순 조건 모두에서 단어 수가 증가할수록 정반응률이 감소하였으며, 이는 과제의 복잡성이 아동의 수행에 중요한 요인임을 나타낸다(Cho & Yim, 2020). 특히, 일반 아동은 언어발달지연 아동보다 우수한 수행을 보였으며, 이러한 차이는 특정 단어 수 조건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언어발달지연 아동이 일화적 완충기의 용량 부족으로 인해 덩이짓기 능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기존 연구와 일치한다(Boyle et al., 2013; Kim & Yim, 2023). 단어목록회상 과제는 한국어와 영어 모두 동일하게 격조사를 제거하여 구성되었으며, 무선어순 조건의 경우 문장어순에서 사용되는 낱말과 동일한 낱말을 사용하되 문장으로 여겨지지 않도록 재배열되었다(Cho & Yim, 2020; Chun & Yim, 2017). 무선어순 조건에서는 언어와 단어 수의 상호작용이 유의미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어와 영어는 어순 체계가 상이하므로, 무선어순 조건에서 각 언어가 동일한 방식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해석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한국어는 주어-목적어-동사(SOV) 구조를 기본으로 하며, 문법적 요소(격조사 등)를 통해 문장 의미를 파악하는 반면, 영어는 주어-동사-목적어(SVO) 구조를 따르며 어순이 중요한 단서로 작용한다(Kim, 2012). 따라서, 무선어순 조건에서 한국어와 영어가 각각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받았을지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연구에서 사용한 무선어순 조건의 설계 근거를 고려했을 때, 한국어에서는 격조사를 제거하여 무선어순을 구성했기 때문에 의미 파악이 더 어려워졌을 가능성이 있으며, 영어에서는 문장의 기본 구조가 재배열되었을 때 의미 유추가 어려워졌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연구에서는 무선어순이 각 언어에서 어떠한 인지적 부담을 유발하는지에 대해 보다 정교한 실험 설계를 통해 분석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문장어순 조건에서는 언어와 단어 수 간의 상호작용이 유의미하여, 특히, 5단어와 7단어 조건에서 한국어 조건으로 단어목록회상 과제를 실시했을 때 영어보다 높은 정반응률을 보였으나, 3단어 조건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연구에 참여한 아동의 모국어가 한국어였기 때문에, 영어와 비교했을 때 장기기억에 저장된 한국어 구문 구조 지식을 통해 짧은 시간 내에 덩이를 짓는 것이 수월했음을 보여준다(Baddeley et al., 2009). 이는 문장의 구조 관련 지식이 아동의 정반응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Chun & Yim, 2017; Petruccelli et al., 2012). 즉, 한국어에서 높은 수행을 보인 것은 단순히 문장어순 조건의 영향뿐만 아니라, 아동들의 언어 경험과 우세 언어 영향이 결합된 결과일 수 있다. 더욱이, 아동의 거주 환경(국내 및 해외 거주)이 한국어와 영어의 수행 차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에서 해외 거주 아동과 국내 거주 아동을 구분하지 않고 분석하였지만, 해외(미국, 캐나다) 거주 아동은 일상적으로 영어에 더 많이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국어와 영어 수행 차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Fleckstein et al., 2016).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거주 환경(국내 및 해외 거주)과 언어 사용 비율(한국어 및 영어)을 추가적인 조절 변인으로 포함하여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한국어 수행이 우세한 이유가 단순히 문장 구조적 특성 때문인지, 아니면 아동의 언어 경험과 환경적 요인 때문인지 보다 명확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과 일반 아동의 각 집단 내 언어 경험과 단어회상목록 과제 수행력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언어발달지연 아동은 이중언어 환경에서의 언어 경험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향이 나타났다(Fleckstein et al., 2016; Pratt et al., 2021; Thordardottir & Brandeker, 2013). 특히, 한국어와 영어 동시 노출 시간이 많을수록 영어 무선어순 5단어 조건에서 수행이 저하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이중언어 동시 노출 환경에서 두 언어를 병행 처리해야 하는 부담이 언어발달지연 아동에게는 중간 단어 수의 L2과제의 작업 기억의 과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는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이 일반 아동과 달리, 언어 경험을 통해 쌓은 구문적 정보를 활용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선행연구들의 결과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Armon-Lotem, 2017; Fleckstein et al., 2016). 특히, 이중언어 동시 노출 시간이 많을수록 과제 수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향은 이들이 정보 처리 및 통합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나타낸다(Fleckstein et al., 2016). 이러한 결과는 언어발달지연 아동이 두 언어의 구문 구조와 장기 기억을 통합하여 덩이짓기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함을 보여준다(Armon-Lotem, 2017). 일반 아동은 상대적으로 두 언어 경험을 각각의 과제 수행에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작업 기억과 구문 구조의 도움을 받아 높은 수행력을 보였다. 일반 아동의 경우 특정 언어의 노출 및 사용 시간은 해당 언어 과제 수행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고, 반대로 다른 언어의 과제 수행에는 상대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일반 아동의 경우 언어 경험이 문장 따라말하기 수행력과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던 Fleckstein 등(2016) 및 Thordardottir와 Brandeker (2013)의 연구결과와 일치하며, 일반 아동이 각 언어의 작업기억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과제 수행 중 구문 구조와 장기기억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Baddeley et al., 2009; Fleckstein et al., 2016; Thordardottir & Brandeker, 2013). 이러한 결과는 이중언어 언어발달지연 아동을 위한 중재 프로그램 설계 시 작업 기억과 언어 경험의 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특히, 이중언어 아동의 언어 경험을 상세히 파악한 후 각 언어의 구문 구조를 활용한 전략적 중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문장어순과 같은 구문구조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과제를 사용해 작업 기억의 부담을 줄이고, 아동의 덩이짓기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함께 실시하여 아동의 언어적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Chun & Yim, 2017; Thordardottir & Brandeker,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