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전기 언어발달지연아동의 대화 최장발화와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 분석을 통한 임상적 유용성 탐색
Extending Clinical Effectiveness of MLU to Longest Utterances in Conversation and Story Retelling Contexts for Preschool LD Child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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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배경 및 목적
언어평가를 실시할 때는 표준화된 언어검사뿐만 아니라 실제 의사소통 상황에서 아동의 발화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균발화길이(MLU)와 최장발화길이(LLU)는 언어발달의 중요한 지표로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언어발달지연아동을 판별하는 데에 유의한 척도로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임상현장에서는 발화 분석을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어 효율적인 분석 방안에 대한 탐색이 필요하다.
방법
만 5세반 일반아동 25명과 언어발달지연아동 25명을 대상으로 자연스러운 대화와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를 수집하였다. 대화의 전체 50발화 MLUe (평균어절길이), MLUm (평균형태소길이)과 최장 5개 발화의 LLUe (최장어절길이), LLUm (최장형태소길이)를 분석하였고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의 발화 수와 MLUe, MLUm을 분석하였다. 두 집단 간 모든 측정치의 차이를 살펴보고, 단계적 판별분석을 실시하였다.
결과
모든 측정치에서 두 집단 간 차이가 유의하여 언어발달지연아동이 일반아동보다 유의하게 짧고 적은 발화를 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LUm,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 수, 이야기 회상산출 MLUm이 두 집단을 96% 정확하게 분류하는 유의한 판별요인으로 나타났다.
논의 및 결론
발화길이가 만 5-6세에도 언어발달지연아동의 진단적 지표로서 유의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추후 언어발달지연아동의 발화길이에 대한 종단관찰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또한 대화의 최장 발화와 이야기 회상 산출 발화 분석의 유용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발화 분석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임상현장에서 시간적 경제성을 확보하며 발화 분석을 실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Trans Abstract
Objectives
When conducting language assessments, it is essential to collect language samples from children in natural communication settings alongside standardized language tests. Mean Length of Utterances (MLU) and Length of Longest Utterances (LLU) serve as important indicators of language development and are significant measures for identifying children with language delay (LD). However, language sample analysis (LSA) is not widely utilized in clinical practice, underscoring the need for developing efficient methods for its application.
Methods
This study involved 25 typically developing (TD) children and 25 children with LD aged 5-6 years in preschool. Natural conversational utterances and story retelling utterances were collected. For conversational samples, MLU-eojeol (MLUe), MLU-morpheme (MLUm) for the 50 utterances and the LLU-eojeol (LLUe), LLU-morpheme (LLUm) for the longest 5 utterances were analyzed. For story retelling samples, the total number of utterances, MLUe, and MLUm were analyzed. Differences in all measures between the two groups were examined, and stepwise discriminant analysis (SDA) were conducted to distinguish between TD and LD.
Results
Significant differences were found between TD and LD in all measures. SDA identified LLUm, the number of story retelling utterances, and story retelling MLUm as significant discriminant factors, classifying the two groups with 96% accuracy.
Conclusion
This study demonstrated that length of utterances remains a reliable indicator for identifying LD at ages 5-6 and emphasized the importance of longitudinal observation of length of utterances in LD. Additionally, it confirmed the effectiveness of analyzing the longest utterances and story retelling utterances. A time-efficient approach to LSA in clinical settings using computer programs was also proposed.
일반적으로 언어발달지연 아동을 평가할 때는 표준화된 검사도구를 사용하여 아동의 언어 능력이 또래에 비해 지연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그러나 아동의 자연스러운 의사소통 능력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덜 구조화된 상황에서 아동의 말·언어 샘플을 수집하는 것이 필요하다(Paul, Norbury, & Gosse, 2018). 아동의 발화를 분석하는 것은 실제 의사소통 상황에서 아동이 표현하는 언어 능력을 확인하고 아동의 강약점과 언어장애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중요하다(Price, Hendricks, & Cook, 2010). 조음음운장애, 유창성장애, 실어증, 치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발화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말소리 발달, 유창성, 담화 특성 등을 살펴보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언어치료의 평가와 중재 과정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Chon & Lee, 2019; Chon, Ko, & Shin, 2004; Ha & Hwang, 2013; Ha, Seol, So, & Pae, 2016; Ha & Sim, 2008; Im, Kwon, & Sim, 2001; Ingram & Ingram, 2001; Kwon, Kim, Choi, Na, & Lee, 1998; Lee, Lee, & Hwang, 2012; Nicholas & Brookshire, 1993; Shriberg & Kwiakowski, 1982; Sohn & Park, 2008; Yaruss, 1999; Yim, Park, Cheon, Lee, & Lee, 2015; Yoon, Kim, & Kim, 2013).
자발화 수집을 통해 측정할 수 있는 평균발화길이(mean length of utterance, MLU)는 학령전기 아동의 생활연령과 높은 상관을 가지며(Miller & Chapman, 1981), 언어장애의 진단적 지표로도 사용된다(Rice et al., 2010). MLU는 언어발달, 특히 구문발달을 예측하는 좋은 지표로 언급되지만 MLU가 약 2.50-3.00 정도를 넘어간 이후에는 언어발달의 좋은 예측요인은 아니라는 선행연구도 있다(Rondal, Ghiotto, Bredart, & Bachelet, 1987; Scarborough, Rescorla, Tager-Flusberg, Fowler, & Sudhalter, 1991). Jung과 Yoon (2013)의 연구에서도 MLU가 어린 연령의 아동을 평가할 때 민감한 척도라고 하였으며, 국내에서도 주로 2-4세 아동을 대상으로 MLU를 평균형태소길이(MLUm), 평균낱말길이(MLUw), 평균어절길이(MLUe) 등의 여러 언어적 단위로 다양하게 분석하고자 하는 연구들이 이루어져 왔다(Chung, 2013; Jung & Yoon, 2013; Kim, 1997; Yoon, Kim, Kim, Chang., & Cha, 2013).
언어발달지연 아동은 일반 아동에 비해 짧은 MLU를 가지기 때문에 4세 이후에도 MLU가 언어발달의 좋은 지표로서 역할을 한다고 보고되고 있다(Lee & Kim, 1999; Rice et al., 2010).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자발화에 대한 국내외 연구를 종합하여 메타분석을 실시한 Yim, Choen, Lee와 Jeong (2015)의 연구에서도 단순언어장애 아동은 일반 아동보다 유의하게 짧은 발화길이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나 MLU가 언어발달장애를 선별하기 위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하였다. Grinstead 등(2013)의 연구에서도 MLUw가 단순언어장애 아동을 81% 정확하게 판별하며, MLUw와 문법 선택 과제를 함께 입력하면 단순언어장애 아동을 100% 정확하게 판별한다고 보고하였다. 국내에서도 MLU가 청각장애로 인해 언어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만 5세 집단을 100% 정확하게 판별하였고, 발화길이 척도 중 MLUw와 MLUm이 일반 집단과 청각장애로 인한 언어발달장애 집단을 가장 잘 판별해주는 척도로 보고된 바 있다(Kim & Lee, 2000).
발화 수집의 중요성을 많은 연구에서 언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임상현장에서 언어발달지연 아동을 평가할 때 발화 분석을 제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국내 연구에서는 언어치료사의 52.4%가 발화 분석을 하지 않는다고 응답하였고(Lee et al., 2020), 그 이유로는 시간부족이 가장 크게 언급되었다(Lee Choi, Oh, Yoon, & Kim, 2020; Oh, Yoon, & Lee, 2020). 마찬가지로 국외에서도 발화 분석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공통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발화 분석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언급하고 있다(Kemp & Klee, 1997; Pavelko, Owens Jr, Ireland, & Hahs-Vaughn, 2016; Westerveld & Claessen, 2014). 따라서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발화 분석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탐색이 매우 필요한 실정이다.
발화 분석을 실시할 때 발화를 어떻게, 얼마나 수집할 것인가는 계속해서 논의가 되어 왔다. 발화를 수집할 때는 대화, 이야기, 설명하기, 그림 보고 말하기 등의 다양한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그 중 이야기는 고급화된 구문을 유도하기 위한 좋은 방법으로 언급되고 있으며(Kim & Lee, 2008; Pavelko et al., 2016), Westerveld와 Claessen (2014)의 연구에서는 호주 언어치료사들의 54%가 발화를 수집할 때 간단한 3컷 그림의 이야기를 사용한다고 하였다. 다음으로 발화를 얼마나 수집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러 연구에서 발화 시점, 발화 수집 시간, 발화 크기에 따라 MLU의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고하였으며, 전통적인 50-100발화보다 적은 발화로도 효율적으로 MLU를 분석할 수 있고 중재 목표를 설정하거나 중재 효과를 파악하는 것에 유용하다고 언급하였다(Casby, 2011; Chung 2013; Heilmann, Nockerts, & Miller, 2010).
자발화 분석을 통해 MLU뿐만 아니라 아동이 산출한 가장 긴 발화의 길이를 분석할 수도 있다. 최장발화길이(length of longest utterances, LLU)는 아동이 가장 길게 산출한 일정 수의 발화만을 분석하기 때문에 발화 표본의 크기에 영향을 받지 않아 일반적으로 전체 발화 길이를 평균하여 산출하는 MLU보다 안정적이다(DeMaris & Jackins, 2016). LLU를 분석할 때는 주로 3개 또는 5개 발화가 사용된다. 그러나 발화 수에 상관없이 국내외 연구에서 LLU가 MLU에 더하여 언어발달의 유의한 척도라고 보고되고 있다(DeMaris & Jackins, 2016; Ezeizabarrena & Garcia Fernandez, 2018; Kim, 1997; Smith & Jackins, 2014). Wu (2020)의 연구에서는 5-6세 언어발달장애 아동의 언어 능력을 평가할 때 MLU와 5개 발화의 LLU가 유용하다고 언급하였다.
그 동안의 국내 연구들은 주로 만 2-4세 아동을 대상으로 놀이나 대화 상황에서 발화를 수집하여 MLU를 분석한 연구가 대부분이며, 만 5-6세 아동을 대상으로 하여 대화와 이야기 발화의 MLU를 모두 함께 살펴본 연구가 제한적이다. 또한 MLU뿐만 아니라 LLU를 함께 분석한 연구도 부족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만 5세 반에 재원 중인 일반 아동과 언어발달지연 아동을 대상으로 자연스러운 대화에서 수집한 50발화의 MLU와 가장 긴 5발화의 LLU가 두 집단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고, 이야기 회상산출을 통해 수집한 이야기 발화 수와 MLU가 두 집단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대화와 이야기 회상산출에서 수집된 발화 분석 지표가 두 집단을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임상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발화 분석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1. 자연스러운 대화에서 수집된 발화길이(MLUe, MLUm, LLUe, LLUm)가 집단(일반 아동, 언어발달지연 아동)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2. 이야기 회상산출에서 수집된 발화 수와 발화길이(MLUe, MLUm)가 집단(일반 아동, 언어발달지연 아동)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3. 자연스러운 대화와 이야기 회상산출에서 수집된 발화 분석 지표가 만 5세 반 일반 아동과 언어발달지연 아동을 판별할 수 있는가?
연구방법
연구대상
강원특별자치도 소재의 유치원 만 5세 반에 재원 중인 일반 아동 25명(남 8명, 여 17명), 언어발달지연 아동 25명(남 16명, 여 9명)이 참여하였다. 일반 아동은 수용·표현 어휘력 검사(Receptive & expressive vocabulary test, REVT; Kim, Hong, Kim, Jang, & Lee, 2009)의 수용어휘와 한국어 핵심언어 임상평가 유치원판(Korean version of clinical evaluation of language fundamentals-Preschool2, K-CELFPres2; Pae, Yoon, Seol, & Jang, in press)의 표현어휘, 형태소구조, 문장이해, 문장 따라말하기에서 모두 –1 SD 이상의 수행력을 보이는 아동이었다. 언어발달지연 아동은 5개의 언어검사 중 3개 이상에서 –1 SD 미만에 속하는 아동이었다. 두 집단 모두 한국 비언어 지능검사(Korean version of comprehensive test of nonverbal intelligence second edition, K-CTONI-2; Park, 2014)의 도형척도에서 지능지수 80 이상으로 인지 능력에 어려움이 없는 아동이었다. 대상자들의 생활연령과 5개 언어 과제의 원점수에 대한 기술통계를 Table 1에 제시하였다. 두 집단 간 차이를 독립표본 t-검정으로 살펴본 결과, 일반 아동과 언어발달지연 아동 간 연령의 차이는 없었으며, 언어발달지연 아동은 5개의 언어 과제에서 모두 일반 아동에 비해 유의하게 낮은 수행력을 보였다(Table 1).
연구도구 및 자료수집
모든 검사는 아동과 검사자가 1:1로 대면하여 이루어졌으며, 총 9명의 검사자가 참여하였다. 모든 검사자는 언어병리학 석사 이상의 학위 소지자였으며, 언어재활사 경력이 평균 10.9년이었다. 모든 검사자들은 자료를 수집하기 전에 두 차례에 걸쳐 발화 수집과 전사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받았다. 자연스러운 대화와 이야기 회상산출에서 수집된 발화의 예시는 Appendix 1에 제시하였으며, 자료수집 절차는 다음과 같다.
자연스러운 대화
네 가지 주제의 공통된 장난감(소꿉놀이, 동물, 공사장, 블록)을 활용한 놀이 상호작용에서 약 20분간 아동의 자연스러운 대화 발화를 수집하였고, 책을 이용한 책 상호작용에서 약 5분간 아동의 자연스러운 대화 발화를 수집하였다. 책 상호작용의 경우 아동이 책의 내용을 읽는 발화는 제외하였고 책과 관련된 내용으로 대화한 발화만을 포함하였다. 검사자는 최대한 아동의 놀이와 발화를 따라가며 의문사를 활용한 개방형 질문(예: 어떻게 할까?, 누구랑 해?, 무슨 맛이야?)과 중립적인 반응(예: 와, 응, 그렇구나)을 통해 아동의 발화를 수집하였다. 수집된 발화는 모두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녹음되었으며, 검사자가 발화 수집 일주일 이내에 녹음파일을 듣고 전사하였다. 전사 시 감탄사나 간투사만으로 이루어진 발화는 제외하였으며, ‘네, 응, 어, 아니야’ 등과 같은 대답하기 기능으로 산출한 발화는 첫 번째로 산출한 발화만 포함하였다. 반복, 수정 등의 발화는 제외하였고, 계속해서 낱말을 나열하는 경우 두 번째 낱말까지만 발화에 포함하고 나머지는 제외하였다. 검사자가 전사한 파일을 본 연구자가 확인하여 아동의 연속적인 발화 중 완전 이해 가능한 50발화를 선정하여 한국어 발화 분석기(Korean language analysis, KLA; Pae, Ha, & So, 2024)로 분석 가능하도록 자료를 코딩하였다. KLA는 전사자가 컴퓨터에 아동의 발화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객관적인 측정치를 산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기계적으로 아동의 발화를 분석하기보다 전사자가 아동의 언어 특성을 고려하여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고, 아동의 객관적인 언어발달 측정치를 쉽고 빠르게 제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Ha et al., 2016). KLA 분석을 위해 발화의 낱말 경계는 ‘띄어쓰기’, 형태소 경계는 ‘/’로 분리하여 자료를 코딩하였다. 코딩한 자료를 통해 자연스러운 대화 50발화의 평균어절길이(MLUe)와 평균형태소길이(MLUm)을 산출하였다. 또한 아동의 전체 50발화 중 가장 형태소길이가 긴 최장 발화 5개를 선정하여 KLA로 가장 긴 최장 발화 5개의 MLUe와 MLUm을 산출하고, 이를 최장어절길이(LLUe)와 최장형태소길이(LLUm)로 사용하였다.
이야기 회상산출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를 수집하기 위해 한국어 이야기 평가(KONA, Kwon, Jin, & Pae, 2016)의 그네이야기와 공이야기를 사용하였다. 검사는 표준화된 검사 매뉴얼에 따라 그네이야기와 공이야기 순서로 진행하였다. 각 이야기에 해당하는 그림카드 5장을 아동에게 제시한 뒤 검사자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후 그림카드를 제거하고 아동에게 이야기를 다시 회상하여 말해볼 것을 요청하였다. 아동이 3초 이상 스스로 이야기를 시작하지 못할 경우, 각 이야기의 첫 문장을 들려주고 이어서 아동이 이야기 하도록 유도하였다(예: 민이랑 민이 엄마랑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어요. 그리고?). 아동이 회상산출한 이야기 발화는 모두 스마트폰으로 녹음되었다. 검사자가 검사 실시 후 일주일 이내에 녹음파일을 듣고 아동의 이야기 발화를 전사하였으며, 표준화된 검사 매뉴얼에 따라 T-unit 단위로 발화를 나누어 전사하였다.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는 그네이야기와 공이 야기에서 수집된 발화를 모두 합하여 분석하였다. 검사자가 전사한 파일을 KLA에서 분석 가능하도록 본 연구자가 낱말 경계와 형태소 경계를 나누어 자료를 코딩하였다. 이후 KLA를 사용하여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의 총 발화 수와 MLUe, MLUm을 산출하였다.
신뢰도 분석
본 연구자와 언어병리학전공 석박사통합과정에 재학 중인 대학 원생 1명이 20% (10명)의 자료를 임의로 선정하여 낱말과 형태소 경계 분리에 대한 자료 코딩 신뢰도를 확인하였다. 대화 50발화 자료 코딩 신뢰도는 평균 97.19%, 이야기 회상산출 자료 코딩 신뢰도는 평균 99.66%로 나타났다.
통계처리
자연스러운 대화와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에서 분석된 언어발달지연 아동과 일반 아동의 발화길이 측정치와 이야기 총 발화 수가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독립표본 t-검정(independent t-test)을 실시하였다. 또한 자연스러운 대화와 이야기 회상산출을 통해 수집된 발화 분석 지표가 언어발달지연 아동과 일반 아동을 판별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단계적 판별분석(stepwise discriminant analysis)을 실시하였다. 모든 통계처리는 SPSS 29.0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연구결과
자연스러운 대화에서 수집된 발화길이의 집단 간 차이
대화에서 수집된 발화길이가 두 집단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하였다. Table 2에 나타난 바와 같이 언어발달지연 아동은 MLUe, MLUm과 LLUe, LLUm이 모두 일반 아동에 비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야기 회상산출에서 수집된 발화길이의 집단 간 차이
이야기 회상산출에서 수집된 발화 수와 발화길이가 두 집단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하였다. Table 3에 나타난 바와 같이 언어발달지연 아동은 일반 아동에 비해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의 MLUe, MLUm이 모두 짧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 수도 유의하게 적었다.
자연스러운 대화와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를 중심으로 한 판별분석
대화의 MLUe 및 MLUm, 최장 5개 발화의 LLUe 및 LLUm,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 MLUe 및 MLUm, 그리고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 수를 독립변수로 투입하였을 때, 두 집단의 유의한 판별요인은 대화의LLUm,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 수,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 MLUm 순으로 나타났다. 대화의 LLUm만 포함되었을 때 모형의 예측력은 .519였으며, 단계별로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 수,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 MLUm이 추가되며 모형의 예측력이 .661, .711로 각각 14.2%, 5% 향상되었다(Table 4). 따라서 대화의 LLUm이 두 집단을 판별하는 데 가장 많은 기여를 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 수와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 MLUm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형에 포함된 독립변수들에 의해 두 집단이 어느 정도 정확하게 분류될 수 있는지 살펴본 결과(Table 5), 일반 집단을 일반 집단으로 분류하는 특이도가 96%, 언어발달 지연 아동을 언어발달지연 아동으로 분류하는 민감도도 96%로 나타나 전체 아동을 96% 정확하게 분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χ2 = 57.665, Wilks’ Lambda=.289, p<.001).
논의 및 결론
만 5세 반에 재원 중인 일반아동과 언어발달지연아동을 대상으로 자연스러운 대화와 이야기 회상산출에서 수집한 발화의 평균발화길이(MLU)와 최장발화길이(LLU)를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언어발달지연 아동이 일반 아동에 비해 모든 발화길이 지표에서 유의하게 짧은 발화길이를 보였다. 일반 아동은 자연스러운 대화에서 MLUe가 5.27, MLUm이 8.85, LLUe가 12.90, LLUm이 21.88로 나타났으며,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의 MLUe는 5.27, MLUm은 10.15로 나타났다. 언어발달지연 아동의 경우, 자연스러운 대화에서 MLUe가 3.40, MLUm이 5.35, LLUe가 7.50, LLUm이 11.86으로 나타났으며,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의 MLUe는 4.07, MLUm은 7.63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발화길이가 4세 보다 높은 연령에서도 언어발달지연 유무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이며, 언어발달을 확인하는 유의한 지표라는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한다(Lee & Kim, 1999; Kim & Lee, 2000; Rice et al., 2010).
반면, 아동의 발화길이가 어느 정도 발달한 약 4세 이후에는 MLU 지표가 언어발달에 유의한 지표가 아니라는 선행연구도 있다(Jung & Yoon, 2013; Rondal et al., 1987; Scarborough, 1991). 이러한 상반된 결과는 대상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MLU가 어린 연령까지만 언어발달의 유의한 척도라고 보고한 선행연구는 대부분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언어적 어려움을 가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은 MLU가 보다 높은 연령에서도 언어발달의 좋은 지표로서 역할을 한다고 보고하고 있다(Lee & Kim, 1999; Rice et al., 2010; Rice, Redmond, & Hoffman, 2006). Eisenberg, Fersko와 Lundgren (2001)은 MLU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것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하였지만, 실제로 아동의 MLU가 짧은 경우 언어장애 진단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특히 LLU는 일반 아동보다 언어발달이 느린 아동의 MLU를 예측하는 유의한 변인이다(Smith & Jackins, 2014). 언어발달이 이루어짐에 따라 LLU는 MLU를 넘어서서 언어발달에 대한 추가적인 통찰을 제공하며, MLU와 함께 언어발달을 살펴보는 데에 좋은 지표가 된다(De-Maris & Smith, 2016). 본 연구는 5-6세 언어발달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한 Wu (2020)의 연구와 동일하게, 한국의 5-6세 아동도 언어발달지연 유무에 따라 MLU와 LLU의 유의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MLU와 LLU가 만 5-6세에도 언어발달지연 아동을 평가할 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 수도 언어발달지연 아동과 일반 아동 간 유의한 차이를 보였는데, 일반 아동은 이야기 회상산출 시 약 11개 발화를 산출한 반면, 언어발달지연 아동은 약 6개 발화를 산출하였다. 즉 언어발달지연 아동은 일반 아동과 똑같은 상황에서도 산출하는 발화의 수 자체가 적다는 것을 보여준다. Yim, Park 등(2015)의 연구에서도 언어발달지체 아동이 일반 아동에 비해 동일한 대화 조건에서 발화 수가 유의하게 적었다고 보고된 바 있다. 언어발달지연 아동은 일반 아동에 비해 발화길이뿐만 아니라 발화의 수 자체도 적을 수 있어 발화길이뿐만 아니라 산출하는 발화 수에 대한 양적인 측면의 고려도 함께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야기는 자발적으로 산출하는지, 이야기를 미리 듣고 회상하여 산출하는지에 따라 수행력의 차이를 보일 수 있으나(Chung et al., 2023), 본 연구에서는 회상산출을 통한 이야기 발화만을 살펴보았기 때문에 추후에는 이야기 산출 방법에 대한 고려도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자연스러운 대화와 이야기 회상산출에서 수집된 발화를 중심으로 판별분석을 실시하였을 때, 대화의 LLUm이 언어발달지연 아동과 일반 아동을 판별하는 가장 유의한 변인으로 나타났다. 추가적으로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 수,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 MLUm이 유의한 판별 요인으로 나타났다. 대화의 최장 5개 발화의 LLUm과 10개 발화 내외의 이야기 MLUm이 두 집단을 판별하는 데 유의한 변인으로 나타난 것은 적은 발화로도 임상적으로 유용하게 발화 분석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한 선행연구와 일치하는 결과이다(Casby, 2011; Chung, 2013). DSM-5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Fifth Edition;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에 따르면, 언어장애(Language disorder)는 언어 능력에 대한 표준화된 검사 점수뿐만 아니라 개인의 과거력, 다양한 상황에서의 직접적인 임상적 양상 관찰을 모두 종합하여 진단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상현장의 언어치료사들은 언어장애를 평가할 때 발화 분석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으며, 발화 분석을 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시간 부족이라고 보고하였다(Kemp & Klee, 1997; Lee et al., 2020; Oh et al., 2020; Westerveld, & Claessen, 2014). 실제로 아동과의 대화를 수집하고 전사하여 연속된 50발화 표본을 분석하는 것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본 연구는 컴퓨터화된 KLA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자동으로 아동의 발화를 분석하였다. 또한 아동이 대화 시 가장 길게 산출한 5개 발화의 LLU와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의 MLU를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발화 분석의 의의가 있음을 보여줌으로서, 시간이 부족한 임상 현장에 KLA를 활용한 효율적인 발화 분석 방안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무조건적으로 적은 발화를 수집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연구 목적일 경우 175개 이상의 발화가 필요하며, 어휘 정보를 분석하려면 100발화가 더 명확하다고 한다(Cole, Mills, & Dale, 1989; Gavin, & Giles, 1996). 또한 상호작용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약 150발화를 수집한 연구도 있다(Yim, Park et al., 2015). 이는 발화 수집 시 목적에 따라 적절한 발화 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는 최장 5개 발화의 LLU와 평균 6-10개 발화의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의 MLU가 언어발달지연 아동을 판별하는 유의한 지표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대화에서 관찰된 아동의 최장발화와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는 아동이 산출할 수 있는 고급한 구문 구조를 가진 발화이다. 즉 아동의 고급한 발화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최장 5개 발화나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와 같은 짧은 발화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발화 분석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의 의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내에서는 주로 만 2-4세에 초점을 맞춰 MLU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본 연구는 연령을 만 5-6세로 확장하여 MLU를 살펴봄으로써, MLU가 만 5-6세에도 언어발달지연 아동을 확인하는 지표로서 유의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Rice 등(2010)의 연구에서는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MLU를 만 2세 후반부터 9세까지 종단적으로 관찰하여 단순언어장애아동의 연령별 MLU 발달 준거를 확립하고 MLU가 단순언어장애의 진단적 지표로 타당하다고 제안하였다. 국내에서도 이와 같이 종단적으로 언어발달지연 아동의 MLU를 추적 관찰하며 MLU가 진단적 지표로서 어느 시기까지 타당한지에 대한 후속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본 연구는 일반적인 MLU 분석 외에 대화의 최장 발화와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와 같은 아동의 고급한 발화 분석의 유용성을 보여주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추후에는 다른 연령대에서도 대화의 최장 발화 LLU와 이야기 회상 산출 발화 MLU가 언어발달의 유용한 척도로 사용될 수 있을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최장 발화, 이야기 회상산출 발화와 같은 적지만 고급한 발화의 임상적 유용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자동 발화 분석 컴퓨터 프로그램(예: KLA)을 활용하여 임상현장에서 시간적 경제성을 확보하며 발화 분석을 실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시간이 부족한 임상현장에서 본 연구 결과를 통해 효율적인 발화 분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더 많은 언어재활사들이 발화 분석을 실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임상현장에서 쉽고 효율적으로 발화 분석을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후속 연구들이 다양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구조화된 표준화 검사와 함께 덜 구조화된 발화 수집을 활용하여 언어발달지연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면, 임상현장에서 발화 분석이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