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E-Submission | Sitemap | Contact Us |  
top_img
Commun Sci Disord > Volume 22(2); 2017 > Article
단어목록 회상을 통한 언어발달지체 아동과 일반아동의 덩이짓기 능력 연구

초록

배경 및 목적

덩이짓기는 장기기억을 활용하여 단기기억 용량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제로 알려져 있다. 본 연구는 문장 순과 무선 순의 단어목록 회상과 대칭 및 비대칭 조건의 시각과제 수행도를 통해 언어발달지체 아동과 일반아동의 덩이짓기 능력을 비교하고, 언어발달지체 아동들의 문장 따라말하기에서의 어려움이 이들의 덩이짓기 능력의 결함과 관련되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방법

만 5-7세 언어발달지체 아동 16명과 이들과 성별 및 연령을 일치시킨 일반아동 16명이 본 연구에 참여하였다. 연구과제는 각각 문장 순과 무선 순으로 배열된 단어목록 회상 과제와 대칭 조건 및 비대칭 조건의 매트릭스 과제를 실시하였다. 단어목록 회상과 매트릭스 과제는 각각 삼원혼합분산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과제간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Pearson 적률상관계수를 사용하였다.

결과

단어목록 회상에서 집단, 순서, 기억폭의 주효과 및 상호작용이 유의하였다. 매트릭스에서는 순서 및 기억폭의 주효과가 유의하였다. 일반아동은 단어목록 회상이, 언어발달지체 아동의 경우 매트릭스 과제가 어휘력과 유의미한 상관이 있었다.

논의 및 결론

언어발달지체 아동은 구문구조로 인한 이익을 취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이들의 덩이짓기 능력의 결함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일반아동은 문장 따라말하기가 언어능력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나 언어발달지체 아동은 전반적 인지능력 또는 단기기억력이 이 과제의 수행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Abstract

Objectives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find whether there is a difference in chunking skills between children with Language Delay (LD) and Typical Language Development (TD) in sentence repetition. LDs are known to have difficulties in sentence repetition. The study assumes that the task taps their chunking skills and tries to identify the performance differences between LD and TD.

Methods

A total of 32 children between 5 to 7 years of age participated in this study. Chunking skills were assessed by word list recall and a symmetric-asymmetric matrix task. Three-way mixed ANOVA was used to analyze group difference according to presentation type and span in each task. The 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 was used to find whether the tasks correlated with vocabulary skills.

Results

There were significant main effects in group, type and span in the recall task. Three-way interaction was also significant. Among the tasks, sentential order word list recall was correlated with vocabulary skills of TD, whereas LD showed correlation between the symmetric and asymmetric matrix and their vocabulary skills.

Conclusion

LDs have difficulties in utilizing their long-term memory by using chunking in a temporal situation, especially in auditory-verbal modality. Sentence repetition performances of TD are likely to be correlated with their language ability whereas the task performance of LD seems to be more closely associated with their nonverbal cognitive and general memory span.

문장 따라말하기는 임상 현장에서 아동들의 언어 문제를 선별하는 유용한 도구로 활용되어 왔다(Lee, Heo, & Jhang, 2015; Newcomer & Hammill, 1997; Semel, Wiig, & Secord, 2006). 신경학적 손상이 없으나 문법적 결함, 어휘 재인, 비언어적 과제 수행에 어려움을 보이는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경우에도 일반아동에 비해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에서 낮은 수행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Archibald & Joanisse, 2009; Conti-Ramsden, Botting, & Faragher, 2001; Hwang, 2012; Smolík & Vávrů, 2014; Stokes, Wong, Fletcher, & Leonard, 2006; Yim, Kim, & Yang, 2016). 그러나 이 과제가 측정하는 영역에 대하여서는 여전히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들은 문장 따라말하기가 대상자의 언어능력을 반영한다고 여기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이것이 아동들의 언어에 국한된(language-specific) 능력을 측정하기 때문인지 또는 언어습득 및 처리에 영향을 끼치는 작업기억과 같은 전반적인 기저 기능을 측정하기 때문인지에 대하여서는 의견이 나뉜다. 언어능력을 측정한다는 입장에서는 문장 따라말하기가 언어 자극을 가지고 언어의 입력, 처리, 산출의 과정을 거치는 과제이므로 이를 일반적인 기억능력보다는 언어능력을 측정하는 과제로 여긴다(Klem et al., 2015). 반면 작업기억과 같은 전반적 기억용량을 측정한다는 관점에서는 비록 이것이 언어적 자극과 처리과정을 사용하나 기본적으로는 단기기억과제라는 점에 주목하여 언어적 작업기억이라는 항목으로 이를 작업기억 과제에 포함시키고 있다(Alloway, Gathercole, Willis, & Adams, 2004; Baddeley, Hitch, & Allen, 2009).
최근에는 새롭게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를 Baddeley의 작업기억 요소 중 하나인 일화적 완충기(episodic buffer) 및 이 영역이 담당한다고 여겨지는 덩이짓기 능력을 측정하는 과제로 간주하기도 한 다(Alloway et al., 2004; Baddeley et al., 2009; Baddeley & Wilson, 2002; Boyle, Lindell, & Kidd, 2013). 일화적 완충기는 장기기억과 작업기억 사이, 또한 시공간 작업망과 음운적 루프 사이에서 다차원적 정보를 통합된 일화(episode) 또는 덩이(chunk)로 만들어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장치이다(Baddeley, 2000). 일화적 완충기를 포함한 모델이 기존 Baddeley의 3요인 작업기억 모델과 구분되는 점은 작업기억 수행도에 있어 장기기억과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영향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에 있다(Baddeley, 2000, 2002). 때문에 대상자가 이미 알고 있는 언어적 지식을 단기기억 수준으로 인출하여 활용하여야 하는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가 이러한 요인의 기능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Baddeley et al., 2009; Boyle et al., 2013; Petruccelli, Bavin, & Bretherton, 2012).
덩이짓기(chunking)는 주어지는 정보들을 모아 하나의 처리 단위로 구성하는 것으로 이는 사전 지식을 통해 단기 수준에서 처리 가능한 용량이 얼마나 확장될 수 있는지를 설명해 준다(Gobet et al., 2001; Mathy & Feldman, 2012). 덩이의 정의는 연구마다 다르나 공통적으로 장기기억과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는 단기 기억의 용량 단위로 여겨진다(Cowan, 2001; De Groot, 1965; Miller, 1956). Miller (1956)는 한 번에 기억할 수 있는 단기기억의 용량을 7±2의 덩이로 제시하며 단기기억의 용량을 개별 단위가 아닌 덩이 수로 측정할 것을 주장하였다. Cowan (2001)의 경우 덩이를 내적으로는 강한 연관성이 있으나 덩이 간에는 상대적으로 약한 연관성을 보이는 개념의 군집으로 정의하며 4개의 덩이가 단기기억의 용량이라고 제시하였다. 언어에서의 덩이도 마찬가지인데 언어 사용자가 언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조직화한 그룹의 크기를 의미하며 개인의 언어적 지식에 따라 낱말에서 문단 수준까지 차이가 난다(Nation, 2001). 언어적 덩이는 작은 단위가 모여 큰 단위를 형성하는 특성상 문자(letter), 형태소(morpheme), 단어(word), 연어(collocation) 등 기존 언어의 위계적 구조와 상응하게 된다(Ellis, 1996, 2003). 문장 따라말하기가 덩이짓기 내지는 일화적 완충기를 측정하는 과제로도 사용되는 이유는 한 번에 암기 가능한 인공단어 목록보다 훨씬 많은 문장자극 내 단어를 효과적으로 회상하기 위해서는 문장에 포함된 음운적, 의미적, 구조적 표상을 장기기억으로부터 불러오고 이를 기억 가능한 개수의 덩이로 통합하는 과정이 수반되기 때문이다(Alloway et al., 2004; Boyle et al., 2013).
그러나 문장 따라말하기 수행도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보편적인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를 통해서는 덩이짓기 능력을 연구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먼저 이 과제는 사용되는 언어자극의 복잡도와 난이도에 따라 과제 수행도가 달라진다. 어휘의 경우 구체어(concrete word)가 추상어(abstract word)보다 높 은 회상률을 보였으며(Allen & Hulme, 2006; Walker & Hulme, 1999), 단어 빈도가 높고 어휘의 음운 이웃 크기가 클수록 높은 회상률을 보였다(Allen & Hulme, 2006). 한국어의 경우 격조사(case marker) 유무에 따른 수행도 차이가 있어, 격조사를 포함하지 않은 순수부사어 조건보다 부사격조사를 포함한 조건에서 단순언어장애 아동들이 일반아동에 비해 유의하게 낮은 문장 따라말하기 수행도를 보였다(Lee, Choi, & Hwang, 2014). 구문에 따른 수행도 차이도 있었는데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경우 단문 및 접속복문보다 내포복문에서 낮은 수행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Ahn & Kim, 2000). 또한 작업기억의 요소 중에서는 음운적 루프(phonological loop), 집행기능(executive function), 기억폭(short-term memory span), 처리속도(processing speed)가 이 과제의 수행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Alloway et al., 2004; Kail, 1994).
때문에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 내 요소를 통제하거나 다른 과제 수행도와의 비교분석 또는 요인분석을 통해 일화적 완충기 및 덩이짓기 능력을 측정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다. Alloway 등(2004)에서는 작업기억 과제들의 요인분석을 통하여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가 중앙 집행기(central executive) 및 음운적 루프와 연관은 있으나 독립된 요인이며 이러한 결과가 일화적 완충기의 존재를 설명한다고 주장하였다. 과제의 내적 구성요소를 통제한 Baddeley 등(2009)의 경우 성인을 대상으로 어휘지식과 음운적 루프, 기억폭을 통제한 제한적 문장 기억폭(constrained sentence span) 과제를 문장 순 배열과 무선 배열로 조건을 나누어 연구하였으며 문장 순에서 나타나는 단기기억 용량의 이익이 대상자의 덩이짓기 능력에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처럼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는 언어장애 아동을 선별하는 임상적 유용성이 있으나 이 과제가 측정하는 요소들 중 어떤 요소가 언어장애 아동과 일반아동의 수행도 차이를 주요하게 야기하는지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문장 따라말하기가 최근 대두되는 관점인 일화적 완충기 및 덩이짓기 능력을 반영한다는 가설을 통해 언어발달지체 아동과 일반아동 간 이 능력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를 수정하여 기억폭과 배열조건을 비교할 수 있도록 제작한 단어목록 회상을 사용하여 언어발달지체 아동들이 문장 순과 무선 순으로 각각 제시되는 단어목록에서 보이는 수행도가 기억폭이 증가하면서, 또한 일반아동들과 비교할 때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살펴보려 한다. 더불어 시각 과제인 대칭-비대칭 조건의 공간 기억폭 과제를 통해 이들의 언어적 및 청각적 양상에서 보이는 차이와 경향이 비언어적 및 시각적 양상에서도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인지를 알아보며, 해당 과제가 각 집단에서 수용 및 표현어휘력과 어떤 상관을 보이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연구질문은 다음과 같다.
  • (1) 단어목록 회상 과제의 낱말 수 증가(3 vs. 5 vs. 7)에 따른 집단 간(LD vs. TD) 어순 조건(sentential order vs. random order)의 정반응률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 (2) 대칭-비대칭 매트릭스 과제의 기억폭 증가(3 vs. 4 vs. 5)에 따른 집단 간(LD vs. TD) 대칭-비대칭 조건(symmetric order vs. asymmetric order)의 정반응률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 (3) 단어목록 회상 및 대칭-비대칭 매트릭스는 언어발달지체 및 일반아동의 어휘 능력과 유의한 상관이 있는가?

연구방법

연구대상

본 연구는 만 5-7세 언어발달지체 아동 16명(남10명, 여6명)과 이들과 성별 및 연령을 일치시킨 일반아동 16명(남10명, 여6명)으로 구성된 총 32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다음 조건에 일치하는 경우 언어발달지체 아동으로 선정하였다. (1) 수용 ·표현어휘력검사(Receptive & Expressive Vocabulary Test, REVT; Kim, Hong, Kim, Jang, Lee, 2009) 결과 수용 또는 표현어휘력이 −1.25 SD 미만인 아동으로, (2) 한국판 카우프만 아동용 지능검사(Korean Kaufman Assessment Battery for Children, K-ABC; Moon & Byun, 2003)의 동작성 지능의 표준점수가 85점(−1 SD) 이상이며, (3) 부모 및 교사에 의해 보고되어지는 신경, 감각, 신체 및 기타 정서적 영역의 어려움이 없는 아동으로 선정하였다.
언어발달지체 아동과 성별 및 연령을 일치시킨 일반아동의 경우 (1) 수용 ·표현어휘력검사(REVT; Kim et al., 2009) 결과 수용 및 표현어휘력 모두 정상범주(−1 SD 이상)인 아동으로, (2) 한국판 카우프만 아동용 지능 검사(K-ABC; Moon & Byun, 2003)의 동작성 지능의 표준점수가 85점(−1 SD) 이상이며, (3) 부모 및 교사에 의해 보고되어지는 신경, 감각, 신체 및 기타 정서적 영역의 어려움이 없는 아동으로 선정하였다.
각 집단의 통제가 잘 이루어졌는지 알아보기 위해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한 결과, 수용어휘력(t = 4.601, p < .001) 및 표현어휘력(t = 5.200, p < .001)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 생활연령 및 동작성 지능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대상 아동들의 생활연령, 동작성 지능, 수용 및 표현어휘력의 평균 및 표준편차는 Table 1과 같다.
Table 1.
Participants’ characteristics
Characteristic LD (n = 16) TD (n = 16) t
Age (mo) 77.19 (7.926) 77.19 (6.997) .000
Performance IQa 99.63 (10.366) 104.81 (5.947) 1.736
Receptive vocabularyb (raw score) 57.88 (11.430) 82.31 (17.906) 4.601**
Expressive vocabularyb (raw score) 61.75 (13.279) 83.63 (10.334) 5.200**

Values are presented as mean (SD).

LD = children with language delay; TD = children with typical language development.

a Korean Kaufman Assessment Battery for Children (Moon & Byun, 2003),

b Receptive & expressive vocabulary test (Kim, Hong, Kim, Jang, & Lee, 2009).

** p <.001.

연구과제

단어목록 회상(Word List Recall)

본 과제는 Ahn과 Kim (2000)의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에서 사용된 문장 자극을 Baddeley 등(2009)의 제한된 문장 기억폭 과제의 패러다임에 맞게 일부 발췌 및 수정하여 제작하였다. 검사문항은 3어절 단문, 5어절 단문, 5어절 접속복문, 7어절 접속복문으로 이루어진 총 26문항이며 이 중 문장 순 배열이 13문항, 무선 순 배열이 13문항이다. 본 연구에서 문장 순 배열이란 낱말목록을 실제 문장의 어순으로 배열하여 제시하는 조건으로 조사가 없고 단음조로 제시되는 것을 제외하면 실제 문장과 동일하다. 반면 무선 순 배열은 문장 순에서 사용되는 낱말과 동일한 낱말을 사용하되 문장으로 여겨지지 않도록 이를 섞어 재배열하였다. Ahn과 Kim (2000)의 문장 자극과 이에 해당하는 본 과제 조건에 대한 비교 예시는 Table 2와 같다.
Table 2.
Examples of word list recall compared to the sentence repetition items of the previous study (Ahn & Kim, 2000)
Sentence repetition (Ahn & Kim, 2000) Word list recall
〈Sentence〉 〈Sentential order〉
[ʌmma
-ga ʃicaŋ -esʌ sakwa -ɾɨl cogɨm sajo] [ʌmma ʃicaŋ sakwa cogɨm sajo]
mom [NOM] market [LOC] apple [ACC] some buy mom, market, apple, some, buy
‘Mom buys some apples at the market.’ 〈random order〉
[sajo ʃicaŋ cogɨm sakwa ʌmma]
buy, market, some, apple, mom

NOM = normative case marker; LOC = locative case marker; ACC = accusative case marker.

일반적인 문장 따라말하기와 달리 사용되는 모든 문항에서 격조사를 생략하였는데 이는 한국어의 격조사로 발생하는 부분적 어순 자유로 인해 무선 순 배열에서 문장으로 용인 가능한 배열이 빈번히 나타나는 현상을 통제하며(Shin, 2007), 더불어 격조사의 유무와 유형 차이로 인한 수행도 차이 또한 통제하기 위함이다(Lee et al., 2014). 사용되는 문장구조는 단문과 접속복문으로 제한하였는데 이는 Ahn과 Kim (2000)에서 일반아동과 단순언어장애 아동 모두 해당 두 구문구조에서는 유의한 수행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해당 연구에서 집단 간 유의한 차이를 보인 내포복문의 경우 문장 순 조건에서 구문구조의 난이도로 인한 수행도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제외하였다.
평가는 두 블록으로 나누어 처음 블록에서 절반을 수행한 후 두 번째 블록에서 남은 절반의 문항을 수행한다. 문항을 두 블록으로 나눈 것은 동일 문장으로 만들어진 문장 순과 무선 순의 문항을 연이어 접하여 학습효과가 일어나는 것을 통제하며 아동의 피로감으로 인한 수행도 저하를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첫 블록에서 문장 순으로 제시되는 문항은 두 번째 블록에서는 무선 순으로 제시되었다. 반대로 첫 블록에서 무선 순으로 제시되었던 자극은 두 번째에서는 문장 순으로 제공되었다. 제시 자극의 내용은 Appendix 1과 같다.

대칭-비대칭 매트릭스(Symmetric-Asymmetric Matrix)

본 과제는 선행연구(Gathercole & Pickiering, 2000; Hong & Yim, 2014; Huntley, Bor, Hampshire, Owen, & Howard, 2011)의 컴퓨터용 공간 기억폭 과제를 적용 및 수정하여 제작되었다. 컴퓨터 모니터에 4×4 배열의 흰색 정사각형 16개가 제시되며 이 중 기억폭에 따른 개수별로 파란색으로 순차적으로 점등된다. 검사자가 모니터에 과제를 한 문항씩 제시하면 피검사자는 제시되는 파란색이 점등되는 순서를 잘 기억했다가 해당 점등이 끝나면 동일한 순 서로 모니터를 누르도록 한다. 검사의 기억폭은 3, 4, 5개로 점차 증가한다. 각 기억폭마다 대칭 순서로 제시되는 문항 4개와 비대칭적으로 제시되는 문항 4개의 총 8개 문항으로 구성되며 총 문항은 24개이다. 대칭 순서와 비대칭 순서는 한 문항씩 서로 번갈아 제시된다. 제시되는 각 문항의 예시는 Figure 1과 같다.
Figure 1.
Presentation examples of symmetric-asymmetric matrix.
csd-22-2-233f1.gif

연구절차

모든 실험은 아동의 가정 또는 교육기관에서 검사자와 아동이 일대일로 참여한 상황에서 진행되었다. 먼저 수용 ·표현어휘력검사(REVT; Kim et al., 2009)와 한국판 카우프만 아동용 지능검사(K-ABC; Moon & Byun, 2003)의 동작성 하위검사를 실시하여 언어발달지체 또는 일반아동으로 선별한 뒤 본 과제를 실시하였다. 실험 시간은 선별검사와 본 과제를 모두 포함하여 약 1시간 가량 소요되었다.

자료의 통계적 처리

본 연구의 모든 통계적 처리는 SPSS ver. 21 (SPSS Inc., Chicago, IL, USA)을 사용하여 실시하였다. 단어목록 회상 수행도는 통계적 처리에 앞서 각 배열조건과 기억폭별로 전체 낱말수 중 정반응한 낱말의 개수를 백분율(%)로 환산하였다. 대칭-비대칭 매트릭스의 경우 각 배열조건과 기억폭별로 전체 문항 수 중 정반응한 문항의 개수를 백분율(%)로 환산하였다. 집단 간 단어목록 회상의 배열 조건에서 기억폭에 따른 수행도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삼원혼합분산분석(three-way mixed ANOVA)을 실시하였다. 또한 집단 간 대칭-비대칭 매트릭스의 배열 조건에서 기억폭에 따른 수행도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삼원혼합분산분석(three-way mixed ANOVA)을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본 과제와 아동의 어휘력 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Pearson 적률상관계수(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를 사용하였다.

연구결과

집단 간 단어목록 회상 과제의 차이

단어목록 회상 과제에 대한 언어발달지체 아동과 일반아동의 수행도는 Figure 2와 같다. 먼저 집단에 대한 주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F(1,30) = 24.302, p < .001). 즉 언어발달지체 아동들이 일반아동에 비해 따라말하기 정반응률이 유의하게 낮게 나타났다. 집단 내 요인 중 순서에 대한 주효과도 유의하였다(F(1,30) =192.018, p < .001). 즉 문장어순의 정반응률 평균이 무선어순의 평균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순서와 집단의 2차 상호작용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F(1,30) =.710, p>.05). 기억폭의 주효과도 유의하여(F(2,60) =187.901, p < .001), Bonferroni를 이용한 사후검정 결과 3어절의 평균이 5어절 및 7어절의 평균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며(p<.001), 5어절의 평균이 7어절 평균보다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p < .001). 또한 기억폭과 집단의 2차 상호작용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F(2,60) = 9.496, p < .001). 이에 기억폭과 집단의 2차 상호작용에 대하여 LMATRIX 및 MMATRIX 명령문을 이용한 사후검정 결과 3어절의 집단 간 차이가 5어절 및 7어절에 비해 유의하게 작았다(p < .005). 순서와 기억폭의 2차 상호작용 또한 유의하였다(F(2,60) =15.129, p < .001). 이에 MMATRIX를 이용한 사후검정 결과, 5어절에서의 순서 간 차이는 3어절에 비해 유의하게 컸으며(p < .05), 7어절에서의 순서 간 차이도 3어절 및 5어절에 비해 유의하게 큰 것으로 나타났다(p < .001; p < .05). 또한 순서와 기억폭, 집단의 3차 상호작용이 유의하게 나타났다(F(2,60) = 9.398, p < .001). 이에 각 순서별로 이원분산 분석(two-way ANOVA)을 이용한 사후검정 결과, 유의한 3차 상호 Asymmetric order Symmetric order 작용은 문장어순에서의 어절과 집단의 유의한 2차 상호작용으로 인해 나타났다(F(2,60) =18.640, p< .001). 즉 문장어순에서 5어절에서의 집단에 따른 수행도 차이가 3어절에서의 차이보다 컸으며(p<.001), 7어절에서의 집단에 따른 수행도 차이가 3어절에서의 차이보다 컸다(p < .001). 반면 무선어순에서는 3차 상호작용을 일으킨 유의한 집단과 기억폭의 2차 상호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p>.05). 두 집단의 단어목록 회상 과제의 평균 및 표준편차에 대한 기술통계는 Table 3과 같다.
Figure 2.
Word list recall performance by group, order and span.
LD=children with language delay; TD=children with typical language devel-TD=children with typical language development.
csd-22-2-233f2.gif
Table 3.
Descriptive statistics of word list recall by span and order
Span LD TD
Sentential order 3 89.06 (11.67) 93.75 (9.86)
5 57.71 (18.49) 87.29 (5.34)
7 50.52 (21.88) 80.95 (13.13)
Random order 3 75.00 (16.39) 92.23 (6.95)
5 44.17 (17.70) 65.61 (14.46)
7 31.85 (17.62) 50.89 (11.63)

Values are presented as mean (SD).

LD = children with language delay; TD = children with typical language development.

집단 간 대칭-비대칭 매트릭스 과제의 차이

대칭-비대칭 매트릭스 과제에 대한 언어발달지체 아동과 일반아동의 수행도는 Figure 3과 같다. 먼저 집단에 따른 주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F(1,30) = 3.641, p>.05). 즉 언어발달지체 아동 집단의 평균이 일반아동 집단의 평균보다 유의하게 낮지 않았다. 집단 내 요인으로는 순서에 대한 주효과가 유의하였다(F(1,30) =55.418, p < .001). 즉 대칭 순서의 평균 정반응률이 비대칭 순서의 평균보다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순서와 집단의 2차 상호작용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F(1,30) = 2.670, p>.05). 기억폭에 대한 주효과가 유의하여(F(2,60) = 67.715, p < .001), Bonferroni를 이용한 사후검정 결과, 기억폭 3개의 정반응률 평균이 기억폭 4개의 정반응률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며(p < .001), 기억폭 4개의 정반응률 평균은 기억폭 5개의 정반응률 평균보다 유의하게 높았다(p < .001). 또한 기억폭과 집단의 2차 상호작용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F(2,60) = 6.224, p < .01). 이에 기억폭과 집단의 2차 상호작용에 대하여 LMATRIX 및 MMATRIX를 이용한 사후검정 결과, 기억폭 3개 수준에서의 일반아동이 언어발달지체 아동에 비해 수행도가 높았던 정도가 기억폭 4개와 기억폭 5개에서의 두 집단의 수행도 차이에 비해 유의하게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p < .05, p < .01). 또한 순서와 기억폭의 2차 상호작용이 유의하였다(F(2,60) = 5.541, p< .01). 이에 MMATRIX 를 이용한 사후검정 결과, 유의한 2차 상호작용은 기억폭 5개에서 대칭 순서가 무선 순서에 비해 높은 수행도를 보인 정도가 기억폭 3개에서의 순서 차이보다 유의하게 컸던 것(p < .01), 또한 기억폭 4개에서의 순서에 따른 수행도 차이가 기억폭 5개에서보다 유의하게 컸던 것에서 기인하였다(p < .05). 반면 순서와 기억폭, 집단의 3차 상호작용은 유의하지 않았다(F(2,60) =.318, p>.05). 두 집단의 대칭-비대칭 매트릭스 과제 평균 및 표준편차에 대한 기술통계는 Table 4와 같다.
Figure 3.
Symmetric-asymmetric matrix performance by group, order and span.
LD=children with language delay; TD=children with typical language development.
csd-22-2-233f3.gif
Table 4.
Descriptive statistics of symmetric-asymmetric matrix by span and order
Span LD TD
Symmetric order 3 43.75 (34.76) 79.69 (22.76)
4 46.88 (36.37) 57.81 (23.89)
5 15.63 (23.94) 21.88 (25.62)
Asymmetric order 3 37.50 (32.91) 57.81 (28.46)
4 15.63 (23.94) 20.31 (26.17)
5 3.13 (12.50) 3.13 (8.54)

Values are presented as mean (SD).

LD = children with language delay; TD = children with typical language development.

두 집단의 과제 간 상관관계

언어발달지체 아동의 과제 간 상관관계

수용어휘와 유의한 상관을 보인 요인으로는 동작성 지능(r =.852), 표현어휘(r =.724), 매트릭스 대칭조건(r =.702)이 있었다. 표현어휘와 유의한 상관을 보인 요인은 동작성 지능(r =.533), 수용어휘(r = .724), 매트릭스 대칭조건(r =.586) 및 비대칭조건(r =.598)이 있었다. 단어목록 회상(문장, 무선)과 수용 및 표현어휘와는 유의한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단어목록 회상 문장 순 조건과 무선 순 조건의 과제 내 상관관계(r =.858)가 있었다. 또한 매트릭스 대칭조건은 비대칭조건과 과제 내 조건 간 상관관계(r =.769)가 나타났다. 매트릭스는 대칭조건과 비대칭조건 모두 동작성 지능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났으며(r =.781, r =.526), 비대칭조건의 경우 단어목록 회상 문장 순과도 유의한 상관이 있었다(r =.538). 언어발달지체 아동 집단의 전체 과제 간 상관계수는 Table 5와 같다.
Table 5.
The correlation coefficient among tasks in children with language delay
Performance IQa Receptive vocabularyb Expressive vocabularyb Sentential recall Random recall Symmetric matrix
Receptive vocabularyb .852** - - - - -
Expressive vocabularyb .533* .724** - - -
Sentential recall .252 .231 .369 - - -
Random recall .239 .358 .398 .858** - -
Symmetric matrix .781** .702** .586* .329 .268 -
Asymmetric matrix .526* .482 .598* .538* .489 .769**

a Korean Kaufman Assessment Battery for Children (Moon & Byun, 2003)

b Receptive & expressive vocabulary test (Kim, Hong, Kim, Jang, & Lee, 2009).

* p <.05,

** p <.01.

일반아동의 과제 간 상관관계

일반아동 집단에서 수용어휘와 유의한 상관을 보인 요인으로는 동작성 지능(r =.527), 표현어휘(r =.827), 단어목록 회상 문장 순(r =.704) 및 무선어순(r =.540)이 있었다. 표현어휘와 유의한 상관을 보인 요인은 동작성 지능(r =.592), 수용어휘(r =.827), 단어목록 회상 문장 순(r =.569)으로 나타났다. 그 외 단어목록 회상 문장 순과 무선 순의 과제 내 조건 간 상관관계가 나타났다(r =.563). 매트 릭스 대칭조건의 경우 단어목록 회상 무선 순(r =.512) 및 매트릭스 비대칭조건(r =.664)과 유의한 상관이 있었다. 일반아동 집단의 전체 과제 간 상관계수는 Table 6과 같다.
Table 6.
The correlation coefficient among tasks in children with typical language development
Performance IQa Receptive vocabularyb Expressive vocabularyb Sentential recall Random recall Symmetric matrix
Receptive vocabularyb .572* - - - - -
Expressive vocabularyb .592* .827** - - - -
Sentential recall .334 .704** .569* - - -
Random recall -.020 .540* .478 .563* - -
Symmetric matrix -.053 .354 .358 .202 .512* -
Asymmetric matrix -.162 .268 .051 .033 .448 .664*

a Korean Kaufman Assessment Battery for Children (Moon & Byun, 2003)

b Receptive & expressive vocabulary test (Kim, Hong, Kim, Jang, & Lee, 2009).

* p <.05,

** p <.01.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언어발달지체 아동과 일반아동의 덩이짓기 능력에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더불어 언어적 및 단기기억적 측면에서 문장 따라말하기의 수행도 차이를 최소화한 단어목록 회상을 실시하고, 비언어적 과제인 대칭-비대칭 매트릭스 수행과의 비교를 통해 언어발달지체 아동을 변별하는데 유용한 것으로 알려진 문장 따라말하기의 수행도가 덩이짓기 능력을 반영하는지를 알아보려 하였다. 장기기억을 이용한 단기 수준의 기억단위 통합인 덩이짓기를 용이하게 하는 조건으로 단어목록 회상에서는 구문구조, 대칭-비대칭 매트릭스 과제에서는 대칭성을 설정하였다.
연구 결과, 문장 조건에서는 어절수가 증가할수록 언어발달지체 아동과 일반아동의 수행도 차이가 유의하게 커졌지만 무선 조건에서는 어절수에 따른 집단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즉 일반아동의 경우 문장 순에서 기억폭이 증가하면서 회상률이 감소하는 정도가 무선 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는데 이는 장기기억에 내재된 구문구조에 효과적으로 접근하고 활용하여 회상에 필요한 인지적 부하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Baddeley et al., 2009). 무선 조건에서는 기억해야 할 덩이의 수가 문장구조로 인한 장기기억의 이익이 없이 기억폭에 따라 비례하기 때문에 회상률이 어절수의 증가와 함께 일정하게 감소한다. 반면 문장 조건에서는 처리해야 하는 어절수가 많더라도 해당 문장구조를 하나의 덩이로 처리할 수 있다면 용량에 대한 부하가 무선 조건에 비해 훨씬 적기 때문에 일반아동의 경우 기억폭이 증가하여도 비교적 회상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언어발달지체 아동의 수행도는 본 연구의 일반아동 및 선행연구에서 나타난 정상 성인의 수행도(Baddeley et al., 2009)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본 연구의 언어발달지체 아동의 경우 전반적으로 무선 조건보다 문장 순에서 더 높은 수행도를 보이지만 기억폭이 증가하면서 회상률이 감소하는 정도가 조건과 관계 없이 유사하였다. 즉 문장 조건에서 일반아동만큼 자신이 알고 있는 구문구조로 인한 장기기억의 이익을 충분히 얻지 못하고 기억하여야 하는 용량의 증가에 따라 마치 무선적 단어목록을 회상할 때와 같이 기억폭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언어발달지체 아동들이 문장 순의 단어목록에서 일반아동과 달리 기억폭 증가에 따라 회상률을 유지하지 못한 이유로는 먼저 이들의 덩이짓기 능력 내지는 일화적 완충기의 결함 때문일 수 있다(Petruccelli et al., 2012). 해당 과제에 사용된 구문구조 및 어휘가 대상 연령인 만 5-7세 아동이라면 습득을 완료한 것으로 가정함에도(Ahn & Kim, 2000), 무선 배열과 같이 회상률 감소를 보이는 것은 이들이 장기기억 내 존재하는 구문구조를 하나의 덩이로 인출하여 작업기억 용량을 증진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또한 이처럼 어휘 및 구문 난이도로 인한 차이를 최소화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건에 따른 집단 차이가 유의한 수준까지 발생하는 것은 이들의 보편적인 문장 따라말하기 수행도에도 덩이짓기 능력의 차이가 반영되어 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 다른 이유로는 이들의 느린 정보처리 속도가 있을 수 있다(Weismer & Hesketh, 1996). 구문구조로 인한 기억용량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들리는 말소리를 언어정보로 처리한 뒤 이와 유사 또는 동일한 장기기억 내 구문구조를 상기하여야 한다(Baddeley et al., 2009). 그러나 만일 언어발달지체 아동이 구문구조를 인출하는 과정 또는 말소리를 인식하는 과정에서의 소요시간이 길어 음운적 정보를 유지하지 못하고 일부 소실한다면 최대 1개의 문장구조로 여겨질 수 있는 문장 순 단어목록이 주어-목적어, 또는 주어-서술어 등의 더 작은 단위로 분절되어 인식될 것이다. 이러한 경우 문장 순서로 제시되는 조건의 이익을 얻기는 하지만, 그 효율성의 정도가 해당 단어목록을 하나의 문장까지로 인식할 수 있는 일반아동에 비해 떨어지게 될 것이다.
한편 대칭-비대칭 매트릭스 과제에서는 단어목록 회상에서 나타났던 집단, 순서, 기억폭의 3차 상호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즉 기억폭이 증가할수록 일반아동과 언어발달지체 아동의 조건별 수행도 차이가 증가하는 현상이 시각 과제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더불어 단어목록 회상에서는 가장 큰 집단 차와 조건별 수행도 차이를 보인 기억폭이 모두 가장 난이도가 높았던 7어절 수준으로 일치하였던 반면, 매트릭스에서는 집단별 수행도 차이가 가장 컸던 기억폭은 기억폭 3개 수준, 조건별 수행도 차이가 가장 컸던 기억폭은 기억폭 4개 수준으로 불일치하였다. 또한 단어목록 회상과는 달리 매트릭스에서는 기억폭이 가장 컸던 자극 개수 5개 수준에서 언어발달지체 아동뿐 아니라 일반아동도 대칭여부와 관계없이 회상에 어려움을 보였다. 이것은 언어발달지체 아동의 작업기억에서의 어려움이 시각 과제보다 구어청각적 양상에서 두드러지는 것처럼(Vugs, Cuperus, Hendriks, & Verhoeven, 2013), 덩이짓기 및 장기기억 인출의 어려움 또한 시각적 양상보다는 구어청각적 양상에서 현저하거나 내지는 구어적 양상에 국한되어 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러나 만약 시각적 양상에서도 덩이짓기가 구어청각적 양상과 같이 나타날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가정한다면 후속 연구에서는 본 연구의 시각 자극을 순차적(sequential)이 아닌 동시적(simultaneous)으로 제공하였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이는 청각적 양상의 경우 기제 자체가 자극을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데 특화된 반면 시각은 주로 동시에 제시되는 여러 자극을 하나의 장면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시각적 기억 과제는 동시적 자극이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에 근거한 것이다(Frick, 1985; Kahneman & Henik, 1977). 덩이짓기가 장기기억의 활용을 통해 단기기억용량의 효율을 도모하는 기제라면 해당 감각기관이 기존에 가장 익숙하게 정보를 인식 및 산출하는 방식, 즉 청각 자극의 경우 순차적, 시각 자극의 경우 동시적 제시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해당 능력을 효과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이다.
한편 집단에 따른 주효과를 볼 때, 언어발달지체 아동 집단의 평균이 일반아동 집단의 평균보다 낮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언어발달지체 아동들의 시각적 작업기억의 결함이 구어청각적 양상에서의 결함에 비해 그 정도가 심각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Vugs 등(2013)에 따르면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구어적 작업기억의 결함은 시공간적 작업기억의 결함과 비교할 때 2배에서 최대 3배 클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본 연구에서 시각적이며 비구어적 과제인 대칭-비대칭 매트릭스가 구어적 과제인 단어목록 회상과 달리 집단 차가 유의하지 않게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이 같은 결과는 본 연구에서 언어발달지체 아동을 선별한 기준이 수용 또는 표현어휘력 중 한 개 이상의 영역에서의 손상인 것으로 정의한 것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시공간 작업기억 능력에 대한 메타 연구에서 언어장애를 두 개 이상의 언어영역의 손상으로 정의한 경우 높은 효과 크기(d = 0.70)를 보였으나 한 개의 영역만 손상되어도 언어장애로 간주한 경우 비교적 낮은 효과 크기(d = 0.32)를 보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Vugs et al., 2013).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두 개 이상의 언어영역에서 어려움을 보이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본 연구과제를 실시하여 본 연구 결과와 비교해 본다면 이러한 결과가 언어 손상의 정도와 관련된 것인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순서 조건의 주효과를 볼 때, 대칭 순서의 평균 정반응률이 비대칭 순서의 평균보다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선행연구들의 결과와 일치한다(Huntley et al., 2011; Rossi-Arnaud, Pieroni, & Baddeley, 2006).
상관관계의 경우, 언어발달지체 아동 집단에서는 수용과 표현어휘력에서 모두 시각적 과제인 매트릭스 과제 수행도와의 상관이 나 타난 반면, 단어목록 회상은 수용 및 표현어휘와 유의한 상관이 없었다. 일반아동의 경우 수용 ·표현어휘력 모두 단어목록 회상 과제의 문장 조건과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즉 일반아동은 어휘능력과 문장 순의 단어목록 회상, 나아가 문장 따라말하기 수행도가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언어발달지체 아동의 경우 어휘력과 유의한 상관을 보인 요인이 시각 과제였으며 이러한 시각 대칭 및 비대칭 조건 수행도는 일반아동과 달리 동작성 지능과도 유의한 상관을 보였다. 이는 단순언어장애 아동들의 시각 작업기억이 수용어휘력을 유의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난 Yim, Yang과 Kim (2015)의 결과와도 일부 일치한다. 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어휘력과 시각 과제, 동작성 지능의 유의한 상관관계는 이들의 어휘력 또는 이를 뒷받침하는 능력이 언어특정적이기보다는 아동의 전반적 인지 능력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이들의 단어목록 회상 문장 순 조건과 어휘력이 유의한 상관을 보이지 않은 것은 이들의 문장 따라말하기 수행도와 어휘력 및 언어능력과의 관계가 일반아동에 비해 긴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본 연구는 문장 따라말하기의 측정영역이 무엇이며 이것이 덩이짓기 능력을 반영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단어목록 회상 과제를 통해 문장 순과 무선 순으로 나누어 각 기억폭별로 언어발달지체 아동과 일반아동의 수행도를 살펴보았다. 그러나 동사, 목적어와 같은 문장의 필수 구성요소에 대한 회상률은 부사어와 같은 부가어(adjunct)의 회상률과 다르다고 알려져 있으며 특히 부가어의 경우 구문구조 지식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절차적 기억(procedural memory)과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가 있다(Poll, Miller, & Janet, van Hell, 2016).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본 연구의 배열 조건에 더불어 문장의 구성요소를 구분하여 회상률을 본다면 언어발달지체 아동의 덩이짓기 특성이 절차적 기억과는 어떤 상호작용을 보이는지 살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본 연구의 단어목록 회상에서는 선행연구의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와 같이 3세 아동들이 회화에서 사용하는 수준의 낱말을 사용하였고, 구문구조의 경우 2–3세 아동들에게서 높은 빈도로 나타나며 선행연구에서 유의한 집단차를 보이지 않았던 단문 및 접속복문만을 사용하여 낱말 및 구문 난이도에서 기인한 수행도 차이를 최대한 통제하고자 하였다(Ahn & Kim, 2000). 그러나 언어발달지체 아동의 경우 일반아동에 비해 전반적으로 언어능력이 낮은 집단이기 때문에 이러한 통제 시도에도 불구하고 언어능력 차이로 인한 해당 과제의 수행도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이러한 언어능력 차이를 더욱 통제할 수 있는 추가적인 방법을 모색해볼 필요성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또한 단어목록 회상과 유사한 패러다임의 대칭-비대칭 매트릭스 과제를 통해 구어청각적 양상에서 나타나는 경향이 비언어적 양상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나는 현상인지를 알아보려 하였다. 그러나 단어목록 회상의 경우 언어적인 동시에 청각적인 과제이며 대칭-비대칭 매트릭스의 경우 비언어적이며 시각적인 과제로 두 과제에서 보이는 차이가 감각 양상의 차이로 인한 것인지 언어적 여부에 의한 차이인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감각 양상과 언어적-비언어적 양상을 적절히 배치하여 이러한 과제 수행의 차이가 어디에서 주로 기인하는지 살피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상관분석을 통해 본 과제들 중 아동의 어휘력과 상관을 보이는 과제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그러나 본 과제 외의 다른 작업기억 과제 또는 언어적 과제와 병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본 연구과제의 수행도가 작업기억 과제들과 상관을 보이는지 또는 언어적 과제들과 상관을 보이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후속 연구에서는 다른 과제들을 더 병행하여 상관분석을 실시하여 본다면 문장 따라말하기가 어떤 능력과 더 관련이 있는지 파악하는 데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FERENCES

Ahn, JS., & Kim, YT. (2000). The effect of syntactic complexity on sentence repetition performance and intelligibility between specific language impairment and normal children. Korean Journal of Speech Science. 7, 249–262.

Allen, R., & Hulme, C. (2006). Speech and language processing mechanisms in verbal serial recall. Journal of Memory and Language. 55, 64–88.
crossref
Alloway, TP., Gathercole, SE., Willis, C., & Adams, AM. (2004). A structural analysis of working memory and related cognitive skills in young children. Journal of Experimental Child Psychology. 87, 85–106.
crossref
Archibald, LM., & Joanisse, MF. (2009). On the sensitivity and specificity of nonword repetition and sentence recall to language and memory impairments in children. Journal of Speech, Language, and Hearing Research. 52, 899–914.
crossref
Baddeley, A. (2000). The episodic buffer: a new component of working memory?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4, 417–423.
crossref
Baddeley, AD. (2002). Is working memory still working? European Psychologist. 7, 85–97.
crossref
Baddeley, AD., Hitch, GJ., & Allen, RJ. (2009). Working memory and binding in sentence recall. Journal of Memory and Language. 61, 438–456.
crossref
Baddeley, A., & Wilson, BA. (2002). Prose recall and amnesia: Implications for the structure of working memory. Neuropsychologia. 40, 1737–1743.
crossref
Boyle, W., Lindell, AK., & Kidd, E. (2013). Investigating the role of verbal working memory in young children's sentence comprehension. Language Learning. 63, 211–242.
crossref
Conti-Ramsden, G., Botting, N., & Faragher, B. (2001). Psycholinguistic markers for specific language impairment (SLI). Journal of Child Psychology and Psychiatry. 42, 741–748.
crossref
Cowan, N. (2001). The magical number 4 in short-term memory: a reconsideration of mental storage capacity. Behavioral and Brain Science. 24, 87–185.
crossref
De Groot, AD. (1965). Thought and choice in chess. Hague: Mouton Publishers.

Ellis, NC. (1996). Sequencing in SLA. Studies in Second Language Acquisition. 18, 91–126.
crossref
Ellis, NC. (2003). Constructions, chunking, and connectionism: the emergence of second language structure. The Handbook of Second Language Acquisition. 14, 63–101.
crossref
Frick, RW. (1985). Testing visual short-term memory: simultaneous versus sequential presentations. Memory & Cognition. 13, 346–356.
crossref
Gathercole, SE., & Pickering, SJ. (2000). Assessment of working memory in six-and seven-year-old children. Journal of Educational Psychology. 92, 377–390.
crossref
Gobet, F., Lane, PC., Croker, S., Cheng, PC., Jones, G., Oliver, I., & Pine, JM. (2001). Chunking mechanisms in human learning.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5, 236–243.
crossref
Hong, H., & Yim, D. (2014). Working memory subsystems and receptive vocabulary in children with specific language impairment. Journal of Speech & Hearing Disorders. 23, 35–44.
crossref
Huntley, J., Bor, D., Hampshire, A., Owen, A., & Howard, R. (2011). Working memory task performance and chunking in early Alzheimer's disease. The British Journal of Psychiatry. 198, 398–403.
crossref
Hwang, M. (2012). Sentence repetition as a clinical marker of specific language impairment in Korean-speaking preschool children. Korean Journal of Communication Disorders. 17, 1–14.

Kahneman, D., & Henik, A. (1977). Effects of visual grouping on immediate recall and selective attention. In S. Dornic (Ed.), Attention and Performance VI: Proceedings of the Sixth International Symposium on Attention and Performance. (pp. 307–332). Hillsdale, NJ: Lawrence Erlbaum Associates.

Kail, R. (1994). A method for studying the generalized slowing hypothesis in children with specific language impairment. Journal of Speech, Language, and Hearing Research. 37, 418–421.
crossref
Kim, YT., Hong, GH., Kim, KH., Jang, HS., & Lee, JY. (2009). Receptive & expressive vocabulary test (REVT). Seoul: Seoul Community Rehabilitation Center.

Klem, M., Melby-Lervåg, M., Hagtvet, B., Lyster, SAH., Gustafsson, JE., & Hulme, C. (2015). Sentence repetition is a measure of children's language skills rather than working memory limitations. Developmental Science. 18, 146–154.
crossref
Lee, J., Choi, S., & Hwang, M. (2014). Production of case-markers during sentence repetition in Korean children with specific language impairment. Communication Sciences & Disorders. 19, 477–485.
crossref
Lee, Y., Heo, H., & Jhang, S. (2015). Language Scale for School-aged Children (LSSC). Seoul: Hakjisa.

Mathy, F., & Feldman, J. (2012). What's magic about magic numbers? Chunking and data compression in short-term memory. Cognition. 122, 346–362.
crossref
Miller, GA. (1956). The magical number seven, plus or minus two: some limits on our capacity for processing information. Psychological Review. 63(2):81–97.
crossref
Moon, SB., & Byun, CJ. (2003). Korean Kaufman Assessment Battery for Children (K-ABC). Seoul: Hakjisa.

Nation, IPS. (2001). Learning vocabulary in other language.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Newcomer, PL., & Hammill, DD. (1997). TOLD-P3: Test of Language Development Primary. Austin, TX: Pro-Ed.

Petruccelli, N., Bavin, EL., & Bretherton, L. (2012). Children with specific language impairment and resolved late talkers: working memory profiles at 5 years. Journal of Speech, Language, and Hearing Research. 55, 1690–1703.
crossref
Pieroni, L., Rossi-Arnaud, C., & Baddeley, A. (2011). What can symmetry tell us about working memory? In A. Vandierendonck, A. Szmalec (Eds.), Spatial working memory. (pp. 145–158). New York: Psychology Press.

Poll, GH., Miller, CA., & van Hell, JG. (2016). Sentence repetition accuracy in adults with developmental language impairment: interactions of participant capacities and sentence structures. Journal of Speech, Language, and Hearing Research. 59, 302–316.
crossref
Rossi-Arnaud, C., Pieroni, L., & Baddeley, A. (2006). Symmetry and binding in visuo-spatial working memory. Neuroscience. 139, 393–400.
crossref
Semel, EM., Wiig, EH., & Secord, W. (2006). CELF 4: Clinical Evaluation of Language Fundamentals. San Antonio, TX: Pearson.

Shin, SI. (2007). A study of tendency and the factors of word order variation in Korean. Journal of Korean Linguistics. 50, 213–239.

Smolík, F., & Vávrů, P. (2014). Sentence imitation as a marker of SLI in Czech: disproportionate impairment of verbs and clitics. Journal of Speech, Language, and Hearing Research. 57, 837–849.
crossref
Stokes, SF., Wong, AM., Fletcher, P., & Leonard, LB. (2006). Nonword repetition and sentence repetition as clinical markers of specific language impairment: the case of Cantonese. Journal of Speech, Language, and Hearing Research. 49, 219–236.
crossref
Vugs, B., Cuperus, J., Hendriks, M., & Verhoeven, L. (2013). Visuospatial working memory in specific language impairment: a meta-analysis. Research in Developmental Disabilities. 34, 2586–2597.
crossref
Walker, I., & Hulme, C. (1999). Concrete words are easier to recall than abstract words: evidence for a semantic contribution to short-term serial recall.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Learning, Memory, and Cognition. 25, 1256–1271.
crossref
Weismer, SE., & Hesketh, LJ. (1996). Lexical learning by children with specific language impairment: effects of linguistic input presented at varying speaking rates. Journal of Speech, Language, and Hearing Research. 39, 177–190.
crossref
Yim, D., Kim, YT., & Yang, Y. (2016). Exploring the utility of verbal and visuospatial working memory for identifying children with language impairment. Communication Sciences & Disorders. 21, 193–205.
crossref
Yim, D., Yang, Y., & Kim, S. (2015). Domain-specific working memory performance in children with and without specific language impairment. Communication Sciences & Disorders. 20, 13–23.
crossref

Appendices

Appendix 1.

Word list recall scoring sheet

단어목록 회상 과제 기록지
csd-22-2-233i1.gif
Editorial office contact information
Department of Speech Pathology, College of Rehabilitation Sciences, Daegu University,
Daegudae-Ro 201, Gyeongsan-si, Gyeongsangbuk-do 38453, Republic of Korea
Tel: +82-502-196-1996   Fax: +82-53-359-6780   E-mail: kjcd@kasa1986.or.kr

Copyright © by Korean Academy of Speech-Language Pathology and Audiology.
About |  Browse Articles |  Current Issue |  For Authors and Reviewers
Developed in M2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