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방법AD, NPH, PD로 진단받은 총 41명의 환자들과 건강한 일반노인 16명(통제 집단)을 대상으로 어휘인출과제를 실시하였다. 집단 간 어휘인출과제 수행력에 대해 정반응 점수, 오반응 점수, 무반응 점수, 반응시간, 오류유형, 오류해결률을 비교하였고, K-MMSE 점수와의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결과첫째, AD, NPH, PD 집단은 통제 집단보다 정반응 수가 유의하게 적었고 오반응 수는 유의하게 많았으며, PD 집단은 AD 집단보다 오반응을 유의하게 많이 보였다. 둘째, AD, NPH, PD 집단은 정반응 산출 시 반응시간이 통제 집단보다 유의하게 느렸다. 셋째, 네 집단 모두 의미오류를 유의하게 많이 보였고, 혼합오류를 가장 적게 보였다. 넷째, 세 환자 집단은 통제 집단보다 오류를 모니터링하고 수정하는 능력이 유의하게 낮았다. 다섯째, K-MMSE 점수는 어휘인출과제의 정반응 수와는 유의한 정적 상관이 있었던 반면, 오반응 수, 의미오류, 비관련오류와는 유의한 부적 상관이 있었다.
AbstractObjectivesThe aim of this study was to determine whether multifaceted analyses of a lexical retrieval task can provide meaningful information for the differential diagnosis of Alzheimer’s disease (AD), 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NPH), and Parkinson’s disease (PD).
MethodsA total of 41 patients diagnosed with AD, NPH, or PD and 16 healthy elderly adults (HE) were tested on a lexical retrieval task. Response scores, response times, error types, and the percentage of errors resolved were compared across groups, and a correlation analysis with the Korean Mini-Mental State Examination (K-MMSE) was performed.
ResultsFirst, the AD, NPH, and PD groups had significantly fewer correct responses and significantly more incorrect responses than the HE group. The PD group made significantly more incorrect responses than the AD group. Second, the AD, NPH, PD group had significantly slower reaction times for correct responses than the HE group. Third, all four groups showed significantly more semantic errors than other error types, and the least were mixed errors. Fourth, the three patient groups were significantly less able to monitor and correct errors than the HE group. Fifth, the K-MMSE score was significantly positively correlated with the number of correct responses and negatively correlated with the number of incorrect responses, semantic errors, and unrelated errors.
2024년 행정안전부 보고에 의하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수가 전체 주민등록인구 수의 19.51%를 차지하였다. 대한민국은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초고령화 사회의 진입을 앞두고 있으며, 이에 따라 노화로 인한 신체적 변화, 그로 인한 퇴행성 질병과 상태, 그 중 특히 기억장애와 인지장애를 초래하는 치매에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노인 코호트 자료에 의하면 한국 치매 유병률은 2003년 인구 10만 명당 178.11명에서 2015년 5,319.01명으로, 치매 발생률은 동일 기간 동안 126.41명에서 2,218.25명으로, 급속도로 증가하였다(Jang et al., 2021).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치매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의미 있는 학술적 성과들이 도출되고 있으나, 그럼에도 여전히 국내 현실에 맞는 치매 임상진료 지침의 개발 및 개정에 대한 노력은 부족한 실정이라는 비판도 존재한다(San Lee et al., 2022).
치매는 여러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초래될 수 있는데, 그 중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AD)은 전 세계 치매 환자의 50-7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치매 유형이다(Silagi, Bertolucci, & Ortiz, 2015).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인지 저하를 특징으로 보이며, 초기에는 주로 최근 기억에 문제를 보이다가 병이 진행되며 언어 기능, 판단력 등 다른 여러 인지 기능 장애를 동반하게 되고, 결국 모든 일상 생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치매와 AD를 동일한 개념으로 인식하는 경향도 있지만, 치매는 AD 이외 다른 퇴행성 질환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PD)인데, PD는 65세 이상 인구 2-3%에서 발병하는, AD 다음으로 흔한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Poewe et al., 2017). 중뇌 흑질의 도파민 신경세포의 점진적 사멸과 그로 인한 도파민 농도의 감소, 그 결과 초래된 기저핵의 기능 저하는 느린 운동, 휴식 시 떨림, 근육 강직, 보행장애, 언어장애, 인지장애 등의 증상을 발생시킨다(Lee, Heo, & Kim, 2020). PD에서 치매로 이행되는 비율은 약 30% (Aarsland, Pahlhagen, Ballard, Ehrt, & Svenningsson, 2011), PD 진단 후 5년 이내에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를 동반하는 비율은 20-57% (Williams-Gray, Foltynie, Brayne, Robbins, & Barker, 2007), PD 환자가 인지장애를 보일 확률은 약 50% (Kim, 2014)로 보고되었다. PD의 전형적인 운동 증상들이 나타난 이후 1년이 경과하고 나서 인지장애가 동반되면, 그때에는 파킨슨병 치매로도 진단할 수 있다(Kim, 2014).
AD와 PD만큼 높은 유병률을 보이지는 않지만, 치매의 원인 중 5-6%를 차지하고 고령 인구에서의 유병률이 .5-3%로 보고된 정상 압수두증(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NPH)에 대해서도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Martín-Láez, Caballero-Arzapalo, López-Menéndez, Arango-Lasprilla, & Vázquez-Barquero, 2015). NPH는 뇌척수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뇌실이 비대해지고 그 결과 뇌실과 인접해 있는 중추신경계에 압박을 가하게 되는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NPH는 특히 조기 진단이 중요한데, 그 이유는 대부분의 퇴행성 질환이 불가역적인 것에 반해 NPH는 발병 초기 뇌실복강 단락술(ventriculoperitoneal shunt)과 같은 수술을 통해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가역적 질환이기 때문이다. NPH의 주요 증상으로 보행장애, 요실금, 점진적 인지 기능 장애 등이 보고되었으나(Shprecher, Schwalb, & Kurlan, 2008), 다른 퇴행성 뇌질환들과 비슷한 임상 양상을 보이거나 또는 증상이 모호한 경우가 많아 진단이 쉽지 않은 질환이기도 하다(Williams & Malm, 2016). 최근의 연구에서는 NPH가 AD와 뇌혈관 맥동(redistribution of intracranial pulsatility), 뇌척수액 순환 장애(impairments in CBF), 글림프 기능 장애(reduced glymphatic clearance)에서 공통된 병리적 연속선 상에 있으며, 어떤 병리학적 기전이 더 두드러지는가에 따라 한 질환이 다른 질환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보고되기도 하였다(Mani et al., 2024).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NPH와 PD 환자군은 초기 주요 증상으로 운동 결함뿐 아니라 인지 또는 언어 기능의 결함을 보일 수 있다(Aarsland et al., 2011; Chung, 2018; Kim, 2014, Kim, Park, Kang, Yoon, & Ha, 2024; Lee et al., 2020; Mani et al, 2024; Williams-Gray et al., 2007). 그럼에도 그 정도가 피질 치매만큼 두드러지지 않아 이들의 인지와 언어 기능에 대해서는 AD 만큼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인지와 언어 기능의 결함이 PD와 NPH 환자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표준화 검사에서 나타난 것보다 심각할 수 있는 만큼(Chung, 2018; Smith & Caplan, 2018), 심층적 평가를 통해 두 환자 집단에 대해서도 인지와 언어 기능을 보다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Cho et al., 2024). 뿐만 아니라 AD, NPH, PD는 초기에는 변화가 두드러지지 않고 질환들 간 증상이 유사하여 조기 감별진단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Jeong et al., 2022). 주요 임상적 증상이 중복되며 인지장애를 동반하는 질환들에게서 가장 복잡한 고차인지 기능인 언어 기능의 결함 여부와 언어결함의 질적 차이를 비교하는 것은 각 질환의 변별적 특성을 파악하는 데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Cho et al, 2024; Picascia et al., 2019). 언어활동은 기저의 여러 인지 단계와 과정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최종적으로 표출되는 결과물인 만큼 동일한 언어과제에 대해 질환마다 다양한 양상을 보일 수 있으며, 이는 질환의 감별 진단을 위한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언어능력 평가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검사인 대면이름대기(confrontation naming) 과제를 이용하여 AD, NPH, PD 환자 간 수행 양상의 차이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대면이름대기는 사물 또는 그림을 보여주고 대상자로 하여금 스스로 해당 이름을 떠올려 말하도록 하는 과제로, 손상 정도에 따라 다양한 수준과 양상을 보일 수 있다(Kim et al., 2024). 이에 한국판 간이정신상태검사 2판(Korean-mini mental state examination, 2nd Edition, K-MMSE-2; Kang, Jang, Kim, & Korean Dementia Association, 2020), 파라다이스 한국판 웨스턴 실어증 검사 개정판(Paradise Korean Western aphasia battery revised, PK-WAB-R; Kim & Na, 2012) 등 인지 또는 언어능력을 평가하는 대부분의 표준화 검사에 이름대기 검사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 검사들은 인지장애 또는 언어장애를 선별하는 데에는 매우 유용하나, 앞서 언급한 유사한 신경 퇴행성 질환들을 감별하는 데에는 정보가 다소 제한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기존 이름대기 검사와 검사 방식과 분석 방법에 있어 차이가 있는, Dell, Schwart, Martin, Saffran과 Gagnon (1997)이 제안한 어휘인출과제를 제작하여, 이를 이용해 대상자들의 어휘인출능력을 평가, 비교해 보고자 하였다.
어휘인출과제는 그림자극을 이용해 단어찾기(word finding)를 유도한다는 점은 여타 대면이름대기 검사와 동일하지만, 평가의 초점이 대상자들의 어휘집 총량(vocabulary size) 또는 최종 이름대기 성공률이라기보다 기저 어휘인출 처리과정이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Kim et al., 2024). 대상자로 하여금 제시한 그림의 이름을 말하게 하는 것은 기존 검사들과 동일하지만, 오반응을 보이더라도 단서를 제공하지 않고 스스로 고쳐 말하더라도 대상자의 첫 반응을 점수화한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 내에 목표 단어를 말하더라도 첫 반응이 정반응이 아니면 0점으로 처리하고, 이후 즉각적으로 산출한 오반응에 대해 오류분석을 실시한다. 대상자가 보인 오류는 시각적 분석 이후 언어처리 단계로 넘어오며 활성화된 화자의 기저 인지상태를 반영하므로, 이는 어휘인출과정 상 화자가 겪는 기저 결함을 시사할 수 있다(Dell et al., 1997; Ha & Sim, 2011; Kim et al., 2024). 이 같은 이유로, 어휘인출과제는 기존 대면이름대기 검사보다 처리능력에 초점을 둔 역동적인 검사로 간주되기도 한다(Kim et al., 2024).
오류유형을 분석하는 것은 대상자의 인지상태를 질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뿐 아니라 그 결과를 중재계획 수립에 적극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Song & Park, 2003). 즉, 화자가 보이는 오류유형은 기저 인지처리 과정 중 어떤 단계가 손상되었는지를 유추하게 해주며, 따라서 이를 기반으로 촉진이 필요한 인기 기능의 범위와 순서를 보다 효율적으로 계획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Meier et al., 2020)를 참고하여 의미오류(semantic error), 음운오류(phoneme error), 혼합오류(mixed error), 비관련오류(unrelated error)로 오류유형을 네 가지로 분류하였고, AD, NPH, PD 집단의 오류유형 양상이 일반 노인 집단(healthy elderly, HE)과 상이한지, 세 집단 간 다른 양상을 보이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더불어 목표 단어도, 틀린 반응도 하지 않은 무반응의 경우에도 화자의 인지상태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있다. 관련하여, 어휘를 떠올릴 때 최종적으로 비단어(nonword)가 선택된 경우 화자는 그것이 틀린 대답임을 내적으로 감지하여 이를 말하지 않고 ‘모르겠다’고 하기 때문에 무반응은 암묵적인 비단어오류로 간주할 수 있다는 가설(Baars, Motley, & MacKay, 1975), 언어처리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느린 경우 제한된 시간 동안에는 아무런 반응도 측정되지 않기 때문에 무반응은 병리적으로 느린 처리속도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Ha & Sim, 2011) 등 무반응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가설과 검증이 요구되며, 따라서 본 연구에서도 대상자들의 반응을 정반응, 오반응과 더불어 무반응으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어휘인출과제의 또 다른 특징은 어휘인출에 소요된 반응시간 측정이 분석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과제 수행 시 보인 반응시간은 개인의 인지처리속도를 대표할 수 있으며, 인간의 신경계에서 발생하는 정보처리(자극 식별, 반응 선택, 반응 프로그래밍)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이해하는 중요한 수단이다(Khodadadi, Fakhari, & Busemeyer, 2014). 또한 인지처리속도는 고차원적 인지수행능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반응시간은 화자의 인지상태 또는 인지손상을 민감하게 예측하게 해주는 변수이기도 하다(Kim & Kim, 2021). 대부분의 연구들이 정반응에 한해 반응시간을 살펴본 것에 반해 본 연구에서는 오반응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는데, 그 이유는 오반응의 경우 억제능력 저하라는 부정적 측면과 더불어 정답은 아니지만 정답과 상당히 가까운 의미 있는 정보의 빠른 활성화라는 긍정적 측면에서의 해석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반응시간 분석 시 정반응과 오반응을 구분하여 측정하였고 이에 대해 집단 간 비교를 실시하였다.
더 나아가 오류를 스스로 모니터링하여 수정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도 화자의 인지처리능력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있다. 활성화 확산모형에 기초를 둔 내적수정가설에 의하면, 화자는 발화 산출 전 또는 발화 계획 단계에서 의도한 발화의 내용과 형식이 적절한지를 내적으로 모니터링하는데,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되면 발화를 최종적으로 산출하기 전 내적으로 수정을 하게 된다(Sim, 2003). 반대로 음운계획이 이미 실현되어 발화가 산출된 후 발생한 오류를 수정하는 것을 외적 오류라고 하는데, 이는 화자의 청각적 이해력과 외적 모니터링 능력을 기반으로 한다(Postma & Kolk, 1997). 실험 상황에서 내적 모니터링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오류해결률을 통해 대상자들의 외적 모니터링 능력을 평가하였다. 첫 반응에서는 오류를 보였지만, 외적 모니터링 과정을 거쳐 목표 단어로 수정한 화자는 그렇지 않은 화자보다 어휘인출 수행력이 우수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상과 같이 살펴보았듯이, 본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어휘인출과제 수행의 다각적 분석이 AD, NPH, PD의 진단에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지, 더 나아가 AD, NPH, PD를 감별할 수 있는 핵심 반응변수를 도출할 수 있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지 기능의 수준에 유의한 차이가 없는 AD, NPH, PD 환자 집단과 건강한 일반 노인(healthy elderly, HE) 집단(통제 집단)을 대상으로 어휘인출과제를 실시하였고, 그 수행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은 연구 질문을 다뤄보고자 한다. 첫째, 네 집단 간 정반응, 오반응, 무반응의 빈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둘째, 네 집단 간 정반응과 오반응의 반응시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셋째, 각 집단에서 오류유형별 발생률은 어떠한가? 넷째, 네 집단 간 오류해결률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다섯째, K-MMSE-2 점수와 어휘인출과제 수행력 간 유의한 상관이 있는가?
연구방법연구대상본 연구는 칠곡경북대학교병원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진행되었다(IRB승인번호: 2019-01-006-010). 연구대상은 60세 이상 성인 총 57명(남 22명, 여 35명)으로, AD 집단 9명, NPH 집단 14명, PD 집단 18명, HE 집단 16명으로 구성되었다. 모든 대상자는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과제수행을 위한 시각 및 청각 기능에 문제가 없는 자들로, 각 집단의 구체적인 대상자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AD 집단DSM-5 진단 기준에 따라, 첫째, 기억장애와 인지장애(실어증, 실행증, 실인증, 실행기능 장애 중 하나)가 존재하고, 둘째, 기억장애와 인지장애가 사회적 기능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하고, 셋째, 다른 중추 신경계 질환이 부재하고, 넷째, 섬망 증상을 배제할 수 있고, 다섯째, 대상자가 보이는 인지장애가 다른 정신과 질환에 의해 더 잘 설명되지 않고, 여섯째, 치매임상척도(Clinical dementia rating, CDR; Choi et al., 2001)의 점수가 0.5에서 1 사이이며, 일곱째, 임상적 소견,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등의 뇌 영상 검사 및 신경심리학적 평가 결과를 토대로 신경과 전문의에 의해 AD라고 진단받은 자였다.
NPH 집단
Relkin, Marmarou, Klinge, Bergsneider와 Black (2005)의 진단 기준에 따라, 첫째, 40세 이후 점진적으로 증상이 발현하여 최소 3-6개월간 동일 증상이 지속되었고, 둘째, MRI 등 뇌영상에서 뇌실 확장 소견이 확인되었고, 셋째, 임상 양상에 있어 확실한 보행장애와 함께 인지기능장애 또는 배뇨장애가 존재하고, 넷째, 뇌척수액압의 증가 소견이 없고(70-245 mmH2O), 다섯째, 임상 증상이나 영상 소견을 설명할 만한 다른 질환이 부재하며, 여섯째, 임상적 소견 및 MRI 등의 뇌영상 판독 결과를 토대로 신경과와 신경외과 전문의에 의해 NPH라고 진단받은 자 중 뇌실복강단락술(ventriculoperitoneal shunt)을 받기 전 환자였다.
PD 집단United Kingdom Parkinson’s Disease Society Brain Bank의 임상 기준에 따라, 첫째, MRI 등의 뇌영상 검사에서 도파민 수치의 부족이 확인되었고, 둘째, 도파민 치료에 양성 반응을 보이고, 셋째, 임상 양상에 있어 진전, 강직, 서동 등 신체 운동기능장애가 존재하고, 넷째, 진행성 핵상마비(progressive supranuclear palsy), 다기관 위축(multiple systemic atrophy) 등의 파킨슨증후군(parkinsonism) 또는 약물 등에 의한 증후성 파킨슨증(symptomatic parkinsonism)을 배제할 수 있고, 다섯째, 임상적 소견 및 MRI 등의 뇌 영상 판독 결과를 토대로 신경과 전문의에 의해 특발성 파킨슨병(idiopathic Parkinson’s disease)으로 진단받았으며, 여섯째, 호엔야르 척도(Hoehn Yahr Scale) 1-2단계에 해당하는 자들이었다. PD 진단은 의학적 절차와 진전, 강직, 서동 등 신체 운동기능 관련 임상 소견에 근거하여 이루어지므로, 행동검사에 기반한 인지 저하 여부는 선정기준에 포함하지 않았다.
HE 집단HE 집단의 기준은 첫째, 전문의에 의한 진단 이력이 부재하고, 둘째, 한국판 간이정신상태검사 2판(Korean-mini mental state examination, 2nd Edition, K-MMSE-2; Kang et al., 2020) 결과 인지 기능이 정상 범주(연령 및 교육년수 대비 16%ile 이상)에 속하고, 셋째, 한국형 노인우울검사(Korean form of geriatric depression scale; Jung, Kwak, Joe, & Lee, 1997)에서 14점 미만의 점수를 획득하였으며, 넷째, 초기 인터뷰 설문 문항 중 뇌, 심장, 폐 및 성대 관련 질환 여부, 고혈압 여부, 3년 이내 전신마취 수술 이력, 틀니 착용 여부 문항에서 모두 ‘아니오’라고 대답한 자였다.
AD, NPH, PD 환자의 경우 각 집단의 대상자 기준에 부합하더라도 기타 뇌 질환을 동반하지 않는지 신경과 또는 신경외과 전문의가 한 번 더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동반 질환이 의심될 경우 연구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실험에 착수한 이후라도 과제 진행에 영향을 줄 정도로 주의집중력, 의사소통능력, 인지능력 등이 저하되어 있는 환자의 경우 실험을 중단하고 연구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네 집단의 연령, 성별, 교육년수, K-MMSE 점수 및 AD 집단의 CDR 척도에 대한 평균과 표준편차는 Table 1과 같다. Kruskal-Wallis 검정을 실시한 결과 연령과 교육년수에는 집단 간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으나, K-MMSE-2 점수에는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었다(p<.001). 사후분석 결과 AD, NPH, PD 집단은 HE 집단보다 점수가 유의하게 떨어졌으나(p<.001), AD, NPH, PD의 세 집단 간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p>.05). 카이제곱검정 결과 네 집단 간 성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실험과제본 연구에서 사용한 어휘인출과제는 Kim 등(2024)의 연구에서 사용한 과제와 동일한 것으로, 구체적인 과제 제작 절차는 해당 논문에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총 문항수는 30개로, 목표 단어의 음절길이는 2음절어 5개, 3음절어 13개, 4음절어 11개, 5음절어 1개였고, 의미범주는 자연물 14개(동물 4개, 곤충 2개, 조류 2개, 식물 2개, 과일 2개, 채소 2개)와 인공물 16개(가정(욕실)용품 2개, 주방용품 3개, 기타도구 4개, 기타인공물 3개, 탈것 2개, 악기 2개)로 구성되었다(Appendix 1). 단어의 이미지는 셔터스톡(Shutterstock) 사이트에서 실물 사진을 유료로 다운받아 사용하였으며, 대상자의 시선 분산을 막기 위해 목표 단어 그림 외에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고 배경은 흰색으로 제작하였다.
실험절차모든 대상자는 조용하고 독립된 공간에서 연구자와 일대일로 실험을 진행하였다. 본 실험에 앞서 모든 대상자들에게 K-MMSE-2를 실시하였고, 이후 대상자들에게 실험절차를 설명하고 연습문제를 수행해보도록 하였다. 대상자가 지시사항을 충분히 이해하였다고 판단되면 전산화 어휘인출과제 시스템을 사용하여 총 30개 단어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였다. 각 목표 단어별 최대 반응 허용시간은 15초였다.
자료처리그림을 보여주자마자 산출한 대상자의 최초 반응을 점수화하였다. 그림자극 외에 다른 단서는 전혀 제공하지 않은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목표 단어를 산출한 경우만 정반응으로 처리되어 1점을 받았다. 그 이외 반응은 모두 0점으로 처리되었는데, 이때 오반응이라도 대상자의 첫 반응은 오류 분석을 위해 반응 전체를 정확하게 기록하도록 하였다. ‘모르겠어요’, ‘생각이 안 나네’, ‘아는 건데’ 등의 의미 없는 반응은 무반응으로 기록하였다. 대상자의 반응은 정반응, 오반응, 무반응의 총 세 가지로 분류되었으며, 첫 반응이 모두 목표 단어일 경우 30점 만점을 받게 된다. 정반응과 오반응에 대해 반응시간을 측정하였는데, 반응시간은 그림자극 제시 시점부터 대상자의 발화시작 시점까지의 소요시간을 의미한다. 두 명의 연구자가 Praat 음성분석 프로그램을 이용해 개별적으로 반응시간을 측정하였고, 두 연구자 간 측정값이 불일치하는 경우 합의를 통해 100% 일치도에 도달한 이후 최종값을 기록하였다.
오류반응은 Meier 등의 연구(2020)를 참고하여 의미오류, 음운 오류, 혼합오류, 비관련오류의 네 가지 오류유형으로 분류하였다. 의미오류는 목표어와 의미적으로 비슷한 단어를 산출한 경우(애벌레→‘누에’) 또는 올바른 개념을 설명한 경우(애벌레→‘잎을 갉아먹고 사는 건데’)이고, 음운오류는 목표어와 음운적으로 비슷한 단어(복숭아→‘봉숭아’) 또는 비단어를 산출한 경우(복숭아→‘복순자’)이다. 혼합오류는 목표어와 의미 및 음운적으로 유사한 단어를 산출한 경우(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이고, 비관련오류는 목표어와 의미 및 음운적으로 관련 없는 단어를 산출한 경우(성냥→‘공’), 의미 및 음운적으로 관련 없는 개념을 설명한 경우(바람개비→‘빨래할 때 쓰던 건데’), 시지각적 오류(실로폰 → ‘무지개’) 등이다. 오류 유형별 빈도를 기록한 후, 오류해결률 분석을 위해 오반응을 보인 항목에서 주어진 시간(15초) 내에 대상자 스스로 고쳐 말해 목표 단어를 최종적으로 산출한 경우를 별도로 표시해 두었다. 오류유형별 발생률은 전체 오반응 수에 대한 각 오류유형별 비율을 백분율로 구한 값이고, 오류해결률은 전체 오반응 수에서 스스로 오류를 해결한 단어 수의 비율을 백분율로 구한 값이다.
통계분석자료의 통계처리는 SPSS (Statistic Package for the Social Science, version 27.0 for Window)를 사용하였다. 네 집단 간 정반응, 오반응, 무반응 빈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정반응과 오반응 반응시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오류해결률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Kruskal-Wallis 검정을 실시하였다. 사후분석이 필요한 경우, 다중비교로 인한 1종 오류의 발생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Bonferroni correction을 적용하여 유의수준은 .005로 낮추어 해석하였다. 오류유형별 발생률에 대해서는, 전체 오류 수뿐 아니라 각 오류유형의 발생빈도가 집단 간, 대상자 간 제각각 상이하였기 때문에, 각 집단 내에서 오류유형의 발생률에 대한 기술통계 분석을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K-MMSE와 어휘인출과제 수행력의 상관관계 분석을 위해서는 Pearson 적률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결과네 집단 간 정반응, 오반응, 무반응 빈도 비교AD, NPH, PD, HE 집단의 정반응, 오반응, 무반응 빈도 평균값과 표준편차는 Table 2에, 총 30개 단어에 대한 정반응, 오반응, 무반응 비율은 Figure 1에 제시하였다.
네 집단 간 정반응, 오반응, 무반응 빈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Kruskal-Wallis 검정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정반응(H=34.676)과 오반응(H=36.472)에서는 집단 간 차이가 유의하였으나(p<.001), 무반응의 집단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H=7.774, p>.05). 사후분석 결과, 정반응의 경우 AD, NPH, PD 집단과 HE 집단 간 차이가 유의하였고(p<.005), 오반응의 경우 AD, NPH, PD 집단과 HE 집단 간, AD 집단과 PD 집단 간 차이가 유의하였다(p<.005). 즉, 세 환자 집단은 통제 집단인 HE 집단보다 정반응은 유의하게 적고 오반응은 유의하게 많았으며, 환자 집단 중 PD 집단의 경우 AD 집단보다 오반응이 유의하게 많았다.
네 집단 간 오류해결률 비교오류해결률의 평균과 표준편차는 AD 집단 15.92% (17.59), NPH 집단 17.56% (14.89), PD 집단 17.67% (12.14), HE 집단 35.11% (20.38)이었다. 집단 간 오류해결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알아보기 위해 Kruskal-Wallis 검정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 집단 간 차이가 유의하였다(H=8.979, p<.05). 사후분석 결과, AD, NPH, PD 집단은 HE 집단보다 오류해결률이 유의미하게 낮았으나(p<.001), 다른 집단 간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p>.05).
K-MMSE 점수와 어휘인출과제 수행력 간 상관관계K-MMSE와 어휘인출과제 정반응 수, 무반응 수, 각 오류유형별 빈도 간 상관분석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는 Table 5과 같다. 정반응수는 K-MMSE 점수와 유의한 정적 상관을, 무반응 수는 K-MMSE 점수와 유의한 부적 상관을 보였고(p<.01), 오류에서는 의미오류와 비관련오류가 K-MMSE 점수와 유의한 부적 상관을 나타내었다(p<.05). K-MMSE 점수와의 상관계수는 정반응 수가 .597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의미오류(r=-.515), 무반응 수(r=-.401), 비관련오류(r=-.322) 순으로 나타났다.
논의 및 결론본 연구에서는 AD, NPH, PD, HE의 네 집단을 대상으로 어휘인출과제를 실시하여 그 수행력을 다각도로 비교하였다. 그 결과 첫째, AD, NPH, PD의 세 환자 집단은 HE 집단보다 정반응은 유의하게 적었고, 오반응은 유의하게 많이 산출하였으며, 특히 PD 집단은 AD 집단보다 유의하게 많은 오반응을 보였다. 둘째, 정반응의 경우 AD, NPH, PD 집단의 반응시간이 HE 집단보다 유의하게 느렸으나, 오반응에서는 집단 간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셋째, 네 집단 모두 의미오류를 가장 높은 빈도로, 혼합오류를 가장 낮은 빈도로 보였으며, 집단 간 오류유형 분포 양상은 전반적으로 유사하였다. 넷째, AD, NPH, PD 집단은 HE 집단보다 오반응을 자발적으로 해결하여 목표 단어로 수정하는 오류해결률을 유의하게 적게 보였다. 마지막으로, K-MMSE-2와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 정반응 수는 상관계수 .597로 가장 높은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였고, 그 다음은 의미오류, 무반응 수, 비관련오류 순으로 유의한 부적 상관이 관찰되었다.
이상과 같은 연구결과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분석을 실시하든 어휘인출과제의 수행결과는 AD, NPH, PD 집단을 HE 집단으로부터 선별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반응 점수와 오반응 점수 모두에서 세 환자 집단과 통제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었으며, 이러한 결과는 모든 인지의사소통장애 환자들이 이름대기 오류를 보인다는 보편적 결론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Ha & Sim, 2011). 또한 AD, NPH, PD 환자의 뇌손상 기전이 각각 다르다는 것을 고려할 때, 어휘인출 시 요구되는 인지처리 과정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며, 따라서 어떤 뇌 영역이 손상되어도 어휘인출 수행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선행연구의 결과를 재차 확인할 수 있다(Dell et al., 1997).
정반응 산출 시에는 반응시간 분석을 통해서도 세 환자 집단을 HE 집단으로부터 선별할 수 있었다. 이는 명사 산출 시 반응시간 측정을 통해 인지장애 환자를 선별할 수 있다는 선행연구(Kim, 2022)와 동일한 결과이다. 피질 치매로 분류되는 AD의 경우, 전두엽 집행 기능의 저하로 인해 목표 어휘의 최종 산출까지 소요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Park & Kim, 2021). 피질하 치매 환자들은 언어 자체의 손상보다도 주의력 결핍, 집행 기능 저하, 처리속도 감소와 같은 인지처리의 문제로 인해 이차적으로 언어활동에 제한을 받게 된다는 연구결과들(Cho et al., 2024; Kim et al., 2024, Picascia et al., 2019)에 근거할 때, NPH와 PD 집단은 어휘처리과정 중 외부 또는 내부 요인에 의해 방해를 받았을 가능성, 그로 인해 목표 단어에 근접하지 못하고 관련 없는 정보로 주의가 분산되었을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반응시간은 전두엽의 다양한 신경시스템, 그 중 특히 특히 브로드만 영역 24, 32를 포함한 상내측(superior medial, SM) 신경시스템에 의해 통제를 받는다는 연구결과(Stuss et al., 2005)에 근거할 때, NPH 환자의 경우에는 뇌측실 확장으로 인해 이와 인접해 있는 상내측 영역을 포함한 주변 신경시스템이 압박을 받았고, 이로 인해 유의하게 느린 반응시간을 보였을 수 있다. 기저핵 기능 저하가 원인인 PD 환자의 경우에도 전두엽과의 연결경로 생성에 손상을 보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유의하게 느린 반응시간을 보였을 수 있다(Cha, Park, & Pyun, 2007).
그러나 오반응을 보일 때에는 HE 집단도 세 환자 집단만큼 느린 반응시간을 보여, 네 집단 간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오반응을 보일 때의 오류유형 발생 양상도 네 집단 간 전반적으로 유사하였는데, 집단에 상관없이 모든 대상자들은 오류유형 중 의미오류를 가장 빈번하게 보였다. 이는 대상자를 달리하여 유사한 연구를 진행하였던 선행연구들에서도 이미 확인된 것으로, 실어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Ha와 Sim의 연구(2011)와 말소리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한 Kim과 Ha (2018)의 연구에서도 장애 여부 및 장애 종류와 상관없이 어휘인출 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오류는 의미오류였으며, 장애 집단은 의미오류의 양이 통제 집단보다 유의하게 더 많았다. 어휘의 의미표상은 단일 개념이 아닌 다수의 개념들로 구성되어 있고 각 개념들은 복잡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 말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화자라면 어떤 방식으로든 이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는데, 그 과정에서 활성화된 정보들이 서로 방해요소로 작용하면 유사한 의미를 가진 다른 단어를 잘못 선택하거나 목표 단어에 도달하지 못하고 관련 개념을 설명하는 실수를 흔히 보일 수 있다(Dell et al., 1997). 환자군은 이러한 오류를 정상인보다 양적으로 많이 보일 수 있지만, 발생 양상에는 질적으로 차이가 없음을 본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 중 가장 흥미로운 결과는 오반응 수 비교에서 PD 집단과 AD 집단 간 변별적 차이를 관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두 집단은 정반응 수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오반응 수는 AD 집단보다 PD 집단에서 유의하게 많이 발생하였다. 관련하여,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AD 집단에서 상대적으로 무반응 수가 증가하였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Table 2, Figure 1). AD 집단이 이름대기과제에서 무반응을 유의하게 많이 보인다는 것은 Williamson, Adair, Raymer와 Heilman의 연구(1998)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해당 연구에서는 무반응을 AD 환자의 독특한 특성으로 제안하기는 하였으나, 이에 대한 신경생리학적 기전을 명쾌하게 설명하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하였듯이 어휘의 여러 의미표상들 간 복잡한 네트워크와 활발한 활성화라는 언어심리학적 이론에 근거할 때, 무반응을 보인 AD 환자의 경우 의미 네트워크의 감소된 활성화 또는 지연된 활성화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illiamson 등의 연구(1998)에서도 무반응이 내포할 수 있는 기저의 인지상태는 매우 다양할 수 있으므로 단정적인 해석은 지양해야 한다고 언급한 만큼, 무반응의 의미에 대해서는 추후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AD에서 무반응 빈도의 증가, 그로 인한 AD와 PD의 오반응 빈도의 유의한 차이 발생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두기에는, 충분하지 않는 대상자 수, 특히 AD 집단에서의 적은 대상자 수라는 본 연구의 연구방법 상 한계점을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모든 집단에서 충분한 대상자 수를 확보한 후속연구를 통해 이에 대한 결론을 도출하여야 할 것이다.
그 밖에도 본 연구에서는 오류해결율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는데, AD, NPH, PD 환자 집단은 HE 집단보다 본인의 오류를 스스로 모니터링하여 수정하는 능력이 유의하게 떨어졌으며, 이는 외적 모니터링 능력 또한 인지결함의 유의미한 지표로 간주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오반응이 더 많았기에 오류를 수정할 기회 또한 더 많았음에도 통제 집단만큼 오류를 수정하지 못했다는 본 연구의 결과는 AD, NPH, PD 환자군의 내적 언어처리 과정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있다. 개념들을 활성화하고 언어정보를 형성하는 언어처리의 전 과정에서 목표 정보 이외에 활성화된 다른 정보들은 그것이 틀린 정보임을 빠르게 감지하고 억제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반복하여 최종적으로 목표 단어 인출에 성공하게 되는데, 모니터링 능력이 부족한 경우 틀린 정보를 감지하고 못하고 결국 오반응을 산출할 가능성이 크다(Postma & Kolk, 1993). 따라서 어휘인출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본인의 오류를 스스로 감지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능력이 기본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세 환자 집단의 어휘 중재 시 이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휘인출과제의 정반응 점수는 K-MMSE-2 점수와 유의한 정적 상관이 있었고, 의미오류, 무반응 수 등은 유의한 부적 상관이 있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 사용한 어휘인출과제는 선별검사로서의 유용성, 감별진단검사로서의 가능성, 더 나아가 기존 인지검사와의 타당성 또한 어느 정보 확보하였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집단 별 대상자 수가 충분하지 않아 연구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분명 제한점이 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본 연구를 시작으로 신경 퇴행성 질환의 선별과 감별진단에 비침습적 검사로서 언어검사의 유용성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자 하며, 따라서 본 연구는 후속연구 진행에 있어 의미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Figure 1.Stacked column for the score of each response type in four groups.
PD HE CR IR NR AD=Alzheimer’s disease; NPH=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PD=Parkinson’s disease; HE=Healthy elderly; CR=Correct response; IR=Incorrect response; NR=No response.
![]() Figure 2.The result of Mann-Whitney U test on the response time among four groups.
AD=Alzheimer’s disease; NPH=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PD=Parkinson’s disease; HE=Healthy elderly; CR=Correct response; IR=Incorrect response.
**p<.005, ***p<.001.
![]() Figure 3.The result of frequency rate by error type among four groups.
AD=Alzheimer’s disease; NPH=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PD=Parkinson’s disease; HE=Healthy elderly; SE=Semantic error; PE=Phonological error; ME=Mixed error; UR=Unrelated error.
![]() Table 1.Participant’s demographic information Values are presented as mean (SD). AD= Alzheimer’s disease; NPH= 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PD= Parkinson’s disease; HE= Healthy elderly; K-MMSE-2= Korean-mini mental state examination, 2nd Edition (Kang et al., 2020); CDR= Clinical dementia rating. Table 2.Descriptive statistics for the score of each response type in four groups Table 3.Descriptive statistics for the response time (sec) of correct and incorrect responses in four groups
Table 4.Descriptive statistics for the number of each error type in four groups REFERENCESAarsland, D., Pahlhagen, S., Ballard, C. G., Ehrt, U., & Svenningsson, P. (2011). Depression in Parkinson disease: epidemiology, mechanisms and management. Nature Reviews Neurology, 26(1), 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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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AppendicesAppendix 1.The word list of the lexical retrieval tas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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