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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 Sci Disord > Volume 27(4); 2022 > Article
인공와우 이식 성인의 의사소통 경험 및 효과적인 의사소통 전략에 관한 질적 연구

초록

배경 및 목적

본 연구는 인공와우를 이식한 성인이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며 겪는 의사소통 경험의 의미와 본질을 드러내고 효과적인 의사소통 전략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방법

인공와우 이식 성인 다섯 명과 일대일 심층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Colaizzi의 현상학적 방법론을 적용해 분석하였다.

결과

먼저, 인공와우 이식 성인의 의사소통 경험은 긍정적 경험과 부정적 경험이라는 두 개의 주제와 여덟 개의 하위주제로 도출되었다. 부정적 경험은 ‘마음의 거리’, ‘대중 속 외로운 섬’, ‘해결되지 않는 어려움’, ‘의사소통 장벽과 마주함’이었고, 긍정적 경험은 ‘성숙의 언덕 오르기’, ‘선하고 아름다운 만남에 감사’, ‘내 몫을 감당해내는 즐거움’, ‘젊은 날 스스로 만드는 꿈’ 등이었다. 다음으로, 효과적인 의사소통 전략은 의사소통 지속을 위한 전략과 의사소통 단절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의 두 주제와 그에 따른 아홉 개의 하위주제가 도출되었다. 의사소통 지속을 위한 전략에는 ‘상황 구조화’와 ‘적극적 태도’ 등이 포함되었고, 의사소통 단절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에는 ‘도구를 사용하여 수용하기’와 ‘끝까지 표현하기’ 등이 포함되었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 참여자는 난청으로 인해 제한된 상황에 직면하지만 사회와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성장하고 사회생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끊임없이 효과적인 의사소통 전략을 구사하였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청각장애인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고려해야 할 주요 요인과 향후 서비스 전략에 대해 논의하였다.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aimed to demonstrate the nature and significance of the communication experiences encountered by adults with cochlear implants in the course of their social lives, and to explore effective communication strategies for the same.

Methods

Data was collected via one-on-one in-depth interviews with five adults with cochlear implants, then analyzed through the Colaizzi phenomenological methodology.

Results

First, the communication experiences of participants were categorized into the two themes of negative and positive experiences, with eight resultant sub-themes. The negative experiences consisted of “emotional distance,” “a lonely island in the crowd,” “difficulties that are not resolved,” and “facing communication barriers,” while positive experiences comprised “climbing the hill of maturity,” “gratitude toward good and beautiful encounters,” “the joy of managing to do my share,” and “the dreams one sets out to realize in their youth.” Next, effective communication strategies were categorized into the two themes of strategies for continuing communication and strategies for overcoming breakdowns in communication, with nine resultant sub-themes. Strategies for continuing communication included “structuralizing situations” and “enthusiastic attitudes,” while strategies for overcoming breakdowns in communication included “recepting through the use of tools” and “expressing oneself to the end.”

Conclusion

The participants in this study face restricted situations due to their hearing impairments, but grow through dynamic interaction with society, and continuously employed effective communication strategies to respond efficiently to social situations. Principal factors to be considered and future service strategies for aiding unhindered communication for the hearing-impaired were discussed based on the results of the study.

청각장애인은 다른 장애에 비해 의사소통의 벽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보건복지부가 수행한 장애인 실태조사(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7)에 의하면, 직장에서의 애로사항과 관련하여 ‘의사소통의 어려움’, ‘업무과다’, ‘낮은 수입’ 등이 언급되었는데, 특히 의사소통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청각장애 9.8%, 지적장애 7.6%, 정신장애 6.5%, 뇌병변장애 2.0%로 청각장애인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난청(hearing loss)은 청각 구조나 기능에서 나타나는 현저한 저하나 악화를 말한다. 그러한 문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때 청각장애 혹은 청각적 핸디캡이라고 하는데 이는 의사소통을 포함하여 개인의 일상생활 수행을 방해할 수 있다(ASHA, 1981; Justice & Redle, 2014). 의사소통이란 서로 나누는 것을 뜻하는 라틴어 ‘communis’에서 나온 말로 음성적 또는 비음성적 메시지로 표현된 느낌, 생각, 정보 등을 주고받고 이해하는 과정의 총체를 의미한다(Gu & Jeon, 2019). 의사소통은 타인과 사회적 관계를 발전시키고 유지하며 개인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수적이다(Pence & Justice, 2015). 청각장애인은 청각 경로의 손상으로 인해 타인에게서 오는 의사소통을 수용하는 데 제한이 있으며, 의미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어 음성언어 중심의 사회에서 정서적 고립을 경험하게 된다(Park, Chung, Kang, & Park, 2020). 한 개인이 자신에 대한 가치를 찾고 일상생활에서 적절한 기능을 발휘하며 살아가는 데 있어 난청으로 인한 의사소통의 문제는 대인 관계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개인 간 친근감 상실, 제한된 인간관계 형성 등 부수적인 문제가 나타나기도 한다(Justice & Redle, 2014).
청각장애인이 타인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때 공유하는 수단을 살펴보면, 말로 의사소통 하는 비율이 84.2%로 가장 높고, 구화(입 모양을 보며 이해하고 말함) 5.9%, 몸짓 3.0%, 수어 2.8%, 필담 2.5% 등으로 나타난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0). 말로 의사소통 하는 비율이 대체로 높은 것은 청각보조기기의 사용이 증가(청각장애인 중 보청기 74%, 인공와우 4.2%)한 것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7, 2020). 이를 통해 청각장애인의 청각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고 의사소통의 효과를 증진하는 중재 기법으로 보청기와 인공와우가 주로 사용됨을 또한 알 수 있다. 보청기는 경도 내지 중등도 난청에 효과적으로 사용되며 음향을 포착하여 증폭기를 통해 최적의 소리를 증폭한 후 스피커를 통해 고막과 청신경이 있는 내이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인공와우는 보청기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고심도 난청 환자에게 유모세포 기능을 대신할 전극을 와우 내 삽입하여 미세 전극을 통해 청신경에 소리를 전달하는 인공 이식물이다. 국내에서 1988년 Nucleus 22채널 인공와우가 처음으로 시술된 후 전국의 병원에서 시행되는 수술 횟수가 꾸준히 증가하였으며 2005년 국민건강보험의 요양급여 대상이 됨으로써 인공와우 이식은 전농 환자를 위한 보편적인 치료법이 되었다(Lee, 2014; Lee & Park, 2016). 근래에는 한국과 미국의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인공와우 이식수술 예측 모델을 개발하여 수술 전 요인을 분석, 수술 결과를 예측하는 AI 알고리즘의 효과를 입증하기도 하였다(Park, 2020).
국내에서 청각 보조기기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 440,732명 중 4.2%가 인공와우 이식수술(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0)을 하였으며 해외 포함 대상자 연령도 생후 6개월 미만 유아(Bavin et al., 2021)에서 90세 이상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고 음성언어 중심의 주류사회에 편입되는 청각장애인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기에 이들의 의사소통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타당하다. 더욱이 최근에는 생후 초기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은 후 재활과 통합 패러다임의 환경에서 자란 청각장애인이 성인이 되어 사회의 일원으로 활약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의 의사소통 경험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그 안의 의미와 본질을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국내 인공와우 이식 역사 초기, 수술이 보편화되기 시작하던 시기에 인공와우를 이식받고 아동기를 거쳐 ‘꿈을 재조명하기 시작하는 청년기’(Tye-Murray, 2009)에 도달한 성인을 연구에 참여시켜 이들의 사회생활 모습을 의사소통 중심으로 살펴보는 연구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장애인 사회통합의 가장 기본 원리는 정상화 원리이다. 이는 장애나 기타 불이익을 경험하는 사람에게 사회의 일반적인 환경 및 동일한 삶의 형태와 일상생활의 조건을 제공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Lee & Park, 2016). 대부분 최소 제한 환경에서 교육을 마치고 사회 진출로 연계되어 직업을 선택하여 업무수행과 경제적 자립 기반을 다지기 위해 활동하는 청각장애 성인 연구 참여자의 의사소통 경험과, 다양한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에 대한 그 경험적 이야기는 실재적이며 흥미로울 것이다.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 경험에 관한 선행연구에서 Shin과 Yoon(2019)은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하고 음성언어 환경에서 성장한 성인 4명의 경우, 발음 위주의 언어치료로 어휘력과 문장력이 부족했으며 문법에 맞게 표현하는 것에 부담이 있고 듣는 정보의 부족으로 의사소통에 제한이 있었음을 보고하였다. 인공와우를 이식한 선천성 농 성인의 경우 건청 성인보다 의사소통과 관련된 삶의 질이 낮으며(Lee, 2018), 직장생활에서 임금 수준과 근무 시간은 만족하나 근무 환경과 복리후생에서는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인간관계와 관련이 있었고, 특히 원활한 의사소통이 만족스럽게 이루어지지 않아 생기는 결과라고 언급되었다(Ok, 2007). 마찬가지로 Lee, Park, Lee와 Jung (2004) 또한 부족한 사회기술이나 부적절한 대인관계 기술로 인한 취업과 고용유지 실패에 관해 보고하였다.
의사소통 전략은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청각장애인의 성공적인 의사소통은 보장구의 효율성, 독화 기술, 잔존 청력 등 다양한 변인의 영향을 받으며, 의사소통 전략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TyeMurray, 2009). 효과적인 의사소통 전략에 관한 선행연구에서 Oh와 Seo (2016)는 문학작품에 나타난 의사소통 문제 상황을 분석하고 의사소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교, 개인, 사회 상황별 의사소통 수단의 정교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하였다. 언어장애는 학업 수행과 사회적응에 영향을 미치므로 이러한 결함을 수정해주며 다른 것들로 대체할 수 있는 기술(Owens, 2014)과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청각장애를 지닌 본인뿐 아니라 의사소통 상대자에게도 직접적인 의사 소통전략이 필요하다(Lee & Choi, 2017).
Park (2021)은 국내 인공와우 이식 관련연구 동향을 분석하였는 데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래에 인공와우 이식 성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주제의 연구가 수행(Choi, Kim, Jeong, & Kim, 2018; Lee, 2018; Park, 2021)되었으나 인공와우 이식 성인을 대상으로 의사소통 경험 및 의사소통 전략을 고찰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기존 연구들은 주로 인공와우 이식 성인의 전반적인 삶의 질이나 농문화를 다루고 있는데, 일례로 Shin과 Yoon (2019)은 연구 참여자들이 인공와우 수술에 대한 편견과 신체적 활동의 제약 등으로 수동적인 삶을 살다가 농문화를 접한 이후 사고의 전환과 긍정적인 삶의 변화가 이루어진 점을 강조하였다. 반면 본 연구에서는 음성언어를 주 언어로 하여 의사소통하는 인공와우 이식 성인의 의사소통 모습은 어떠한지를 있는 그대로 탐색하고자 하였다. 또한 의사소통 전략과 관련하여, Ko와 Kim (2020)은 청각장애인의 삶의 질에 미치는 요인 중 하나로 의사소통 대처 전략을 언급하였고, Park (2012)은 청각장애 청년이 경험하는 비장애인과의 대인관계 형성 과정 중 하나로 초점을 맞춘 대처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두 연구는 회복전략, 회피전략 등을 사용하여 상대방과 의사소통할 때 삶의 질에 영향을 주며 대인관계 형성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면을 사회 복지적 차원에서 강조하고 있다. 반면 인공와우 이식 성인이 빈번히 사용하는 의사소통 방법과 전략을 탐색한 연구 또한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에서 본 연구는 언어치료 임상 현장에서 인공와우 이식 성인에게 실제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의사소통 전략들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고자 하였다.
의사소통과 관련하여 Shin과 Yoon (2019)은 인공와우 이식 후 일반인과 통합하여 살아가는 음성언어 주 사용자를 참여자로 한 질적 연구가 필요함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보청기를 착용하다 인공와우 이식 수술이 보험급여 대상으로 선정된 2005년경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받고 음성언어를 주 언어로 사용하여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을 연구에 참여시키고 이들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하였다. 또한 사회생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참여자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의사소통 방법과 태도를 상황별로 개념화하고 효과적인 의사소통 전략이라 명명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인공와우 이식 성인과 일대일로 심층 면담을 진행하여 사회에서 겪는 이들의 의사소통 경험은 어떠한 것인지 핵심적인 내용을 알아보고자 하였으며, 하나의 현상에 대한 여러 개인 체험의 공통적 의미(Creswell, 2015)를 드러내기 위해 현상학적 질적 연구방법을 택하였고 특히 Colaizzi 방법론을 활용하여 자료를 분석하였다. 현상학적 연구는 참여자의 주관적인 경험을 개방적으로 이해하려는 것으로 최종 목적은 구체적인 사실의 확인이 아닌 참여자의 경험에 대한 공감(Yoo, 2014)이다. 이러한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설정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인공와우 이식 성인의 의사소통 경험은 어떠한가?
둘째) 인공와우 이식 성인의 효과적인 의사소통 전략은 무엇인가?

연구방법

참여자

본 연구는 인공와우 이식(CI) 성인의 의사소통 경험에 관한 생생한 경험담을 듣고자 하였기에 참여자를 일대일로 만나 심층 면담을 수행하였고 그 의미와 본질을 고찰하기 위해 질적 연구 방법으로 접근하였다. 개별 사례를 의도적으로 얻기 위해 목적 표집의 유형에 속하는 눈덩이 표집(snowball sampling) 방법을 사용하였다(Park, 2020). 먼저 제1 연구자가 언어발달연구소를 운영하는 지인을 통해 참여자 Mee를 소개받았으며 이를 시작으로 특수학교 청각부에서 수학한 동문을 점차 소개받으며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참여자 모두는 인공와우 이식 후 청능재활 과정을 거치며 학교에 다녔고 현재 직장생활을 하고 있으며, 인공와우 이식 후 음성언어를 주 의사소통 수단으로 생활하는 성인들이다. 본 연구 참여자들은 연구자와의 신뢰감을 바탕으로 마음을 열고 의사소통 경험에 관해 있는 그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 자연스러움과 자신의 의사소통 경험의 의미를 드러내며(Jung, Kim, & Jung, 2020) 사고와 정서, 태도를 언어화할 수 있는 성인 5명을 최종 선정하였다. 참여자 5명은 전언어적 난청(prelingual hearing loss)으로 청각장애 등급(2-3급) 기준으로 심한 장애에 속한다. 참여자 Yu는 유아기에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하였고, 참여자 3명(Eun, Mee, Sun)은 학령기에, Jae는 청소년기에 이식하여 재활을 거치며 학교에 다녔고 사회로 진출하여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5명 중 2명은 특수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여 사회에 진출하였고 의사소통 수단으로 수어와 음성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주 사용언어는 음성언어다. 참여자 3명(Eun, Mee, Sun)은 특수학교 청각 유치부에서 교육을 받고 일반 학교에 통합되었다가 사회에 진출한 성인으로 의사소통을 위해 음성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본 연구 참여자의 연령 범위는 23세에서 28세이며 평균 연령은 26.2세이다. 보청기 착용 시작은 평균 3세, 인공와우 이식 수술 평균 연령은 9.2세이며 모두 편측 이식 수술을 하였고 인공와우 착용 기간은 평균 16년이었다. 13, 15세에 이식 수술을 한 2명은 청소년기에 청력 저하와 이명 현상으로 다른 참여자에 비해 다소 늦게 수술을 선택한 경우이다. 직장생활 기간은 평균 4년이고 최종 학력은 대졸 3명, 전문대졸 1명, 고졸 1명이다. 근무 직종은 미술학원 강사(1명), 회사원(자동차 관련 1명, 판매직 1명), 수어 강사 1명, 호텔 제과제빵사(1명)이며, 근무지는 서울 3명, 경기도 2명이었다.
연구 참여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Table 1과 같다.

자료수집

연구도구

본 연구를 위해 자료와 정보를 수집하며 선행연구(Choi, 2020; Lee & Choi, 2017; Yi, 2009) 등을 고찰하였고, 청각장애 자녀를 둔 부모 1인과 15년간 직장생활 경험이 있는 청각장애인 1인을 대상으로 예비면담을 통하여 연구 질문지를 개발하였다. 개발된 질문지는 인공와우 이식 성인 당사자 1인과의 예비면담을 진행하여 전문적인 용어나 어려운 질문은 조절하여 재구성하였고 타당도 검정을 위해 언어 병리학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언어재활사 1급 자격증 소지자이며 임상경력 20년 이상의 질적 연구 경험이 있는 전문가 1인에게 자문을 구하였다. 질문지의 각 문항은 선행연구를 참고하여 개방형의 반구조화 형태로 구성하여 참여자의 이야기 산출을 돕고자 하였으며, 개별적인 경험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탐색하고자 하였다. 또한 1차 면담 후 놓쳤던 질문이나 의문 사항, 확인하고 싶은 사항은 2차 면담과 이후 면담들에서 개인별 재질문으로 보완하였다.
질문지에 포함된 주요 내용은 1. 성장 배경과 직장 환경(Paik, Seoung, Shin, & Kang, 2018): 기초 배경(수술 연령, 착용 기간 등); 환경적 지원(재활 시작, 통합시기 등); 직업(직업 유형 및 직무 분야, 근무연수 등), 2.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즐거움(Jeon, 2020; Jeon & Seo, 2017; Ko, 2018; Kwak, Cho, Chong, Lee, & Lee, 2021; Lee, Lee, Oh, & Jang, 2020): 팬데믹 상황에서의 의사소통 경험, 적절한 의사소통을 통한 업무성취의 경험, 주관적으로 느끼는 말-언어 능력, 의사소통 제한을 느끼는 상황, 사회에서 느끼는 장벽 경험 및 욕구, 청각장애인을 위한 지원 서비스, 3. 의사소통 태도(Justice & Redle, 2014; Shin & Yoon, 2019): 의사소통 선호 전략, 화자와 청자로서의 태도, 의사소통 단절 시 극복 방법, 수어에 대한 생각 등으로 구성하였다.

연구절차

자료수집을 위해 참여자 1차 일대일 면담은 2022년 1월 8일부터 시작하여 2022년 1월 20일까지 진행하였고, 추가 2차는 2022년 1월 27일부터 시작하여 2월 10일까지 진행하였다. 면담 장소는 참여자의 직장이나 집 근처의 카페, 제1 연구자의 연구실을 이용하였으며 면담 시작 전 연구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참여자의 성장 과정과 가족 이야기를 시작으로 사회생활에서의 의사소통에 관련한 어려움이나 즐거운 에피소드를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질문하였다. 연구자는 투명 마스크를 착용하였으며 시간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1차 면담은 대략 1-2시간 정도 소요되었고 면담 후 머물며 일상 이야기, 의사소통 태도 등을 메모하며 정보를 수집하였다. 1차 면담 후 자료의 보강이 필요하여 2차 면담을 수행하였고 시간은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진행하여 의미 있는 자료를 확보하였다. 면담 내용은 Samsung Galaxy S8+을 사용해 녹음하고 이후 전사하였다. 녹음 시간은 개인별로 다양하였으며 1차 면담은 평균 138분, 2차 면담은 평균 66분으로 녹취 내용은 전사하였고 전사가 적절하게 이루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기술(記述)을 읽고 다시 들으며 자료에 있는 함축적인 메시지의 의미를 파악하였다. 1, 2차 면담에 이어 3차로 2022년 6월 9일부터 20일까지 참여자를 만나 면담 내용에 대한 본인의 관점과 의도와의 일치 여부를 재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자료를 구현하였다.

자료분석

질적 연구 방법은 눈이 굵은 양적 연구의 그물이 놓치는 미세한 현상을 포착할 수 있고 놓친 정보나 왜곡한 사실을 밝혀낼 수 있는 연구방법이다(Jo, 2012). 본 연구는 인공와우 이식 성인의 의사소통 경험의 의미를 탐색하기 위해 현상학적 방법으로 접근하였으며 현상학적 방법 중 Colaizzi의 분석 방법에 따라 자료를 분석하였다. 현상학적 연구는 ‘현상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그 경험의 본질과 의미 그리고 구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Patton, 2002). 이는 연구 참여자들이 인식하는 현상을 밝히고 현상의 경험을 정확히 서술하여 그 경험의 의미를 포함한 구조, 즉 현상의 본질적인 의미를 기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함을 의미한다(Kim & Kim, 2009; Shin, Jo, & Yang, 2004). 현상학적 연구에서는 연구자의 가정이나 믿음이 연구 과정과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괄호 치기’ 방법을 사용한다. 이는 연구자의 ‘고지식한’ 이해를 제쳐두는 것을 뜻하는데 이 과정에서 의식의 환원이 이루어진다고 보았다(Shin, 2001). 본 연구자들 또한 청각장애인은 한계가 있을 것이고 융통성 또한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연구의 전반에 반영되지 않도록 하였으며 참여자의 진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자 노력하였다. Colaizzi가 제시한 분석 진행 절차에 따라서 첫째, 면담 녹음 내용을 전사하고 전사본을 만든 후, 연구자들이 탐구하고자 하는 현상과 관련된 의미 있는 참여자의 목소리를 찾고자 하였고 참여자의 감정 흐름이나 억양 등 준언어적인 요소에 포함된 의미까지도 발견하고자 다시 듣기를 여러 번 반복하였다(Kim et al., 1999). 둘째, 1차 면담 진술을 통해 경험의 의미를 고찰하고 이를 근거로 2차 면담의 새로운 정보와 재진술 안의 현상과 함축적인 의미를 추출하고자 하였다 셋째, 인공와우 이식 성인의 의사소통 경험과 의사소통 전략의 경험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유사한 의미를 비교 통합하고 다시 분류하며 하위주제를 선정하고, 하위주제를 묶어 주제를 구성한 후 주제 모음 별로 범주화하였다. 범주화 작업은 다양한 진술에서 연구 문제를 기억하기 위해 소리를 내어 떠올리거나 벽에 슬로건처럼 붙여놓고 수행하였다. 범주화를 마친 후 다시 하위주제, 주제 및 범주가 적절한지, 흘려보낸 자료는 없는지 원자료와 비교하며 재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하였다. 최종적으로 연구주제와 관련해 하위주제 및 주제를 도출하여 범주를 확정하였고 드러난 현상을 명확히 기술하고자 노력하였다(Kim et al., 1999).

신뢰성·타당성 확보를 위한 노력

본 연구에서는 자료 수집과 분석에 따른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노력하였다(Im & Park, 2018). 첫째, 반 구조화된 질문 문항 개발과 자료 수집 및 전사 과정에서 연구자들의 주관적 편견의 오류를 최소화하고자 특수교육전문가 1인, 청능사 1인, 청각장애 부모 1인과 교류하며 진행 과정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둘째, 수집된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개념의 수준과 범주화의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1급 언어재활사 자격증 소지자로 임상경력 10년 이상의 질적 연구 경험이 있는 언어병리학 교수 1인과 언어병리학 박사과정 2인의 동료 검토를 수행하고 의견을 수렴하였다. 셋째, 연구 결과 경험의 본질적 구조의 타당성을 재확인하기 위해 연구 참여자들과 자료 정보를 공유하고 동의를 얻는 신뢰의 과정을 밟았다. 이 과정에서 “의도했던 방향과 부합한다.”, “그동안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살아왔는데 열심히 사는 다른 참여자들을 보며 더불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괜찮은 사람들인 것 같아 뿌듯함을 느낀다.”와 같은 참여자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청각장애를 지닌 1인에게 본 연구의 결과가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타당하다고 생각하는지 의견을 물었으며 “많은 부분 공감한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얻었다. 특히 의사소통할 때의 방법과 태도가 비슷하고, 사회생활의 제한적인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과 인공와우 이식 성인들의 삶이 사회 초년을 헤쳐 나온 본인과 매우 닮아있음에 공감하였다. 이러한 확인 절차는 질적 연구 평가 기준으로 보편화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었다(Guba & Lincoin, 1985).

윤리적 고려

본 연구에서는 연구를 진행하기에 앞서 가천대학교 생명윤리심의위원회(IRB)를 통해 연구 승인을 받았다(승인번호: 1044396-202111-HR-223-01). 참여자에게 연구의 목적과 취지를 밝히고, 연구 도중 참여를 원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 중단할 수 있으며 면담 내용은 연구의 목적 이외에 사용하지 않을 것을 설명하고 자발적인 서면 동의를 얻은 후 차례로 일대일 면담을 진행하였다. 연구결과에 사용한 참여자의 영문 이니셜(initial)은 가명을 사용하였다.

연구결과

참여자 5명의 심층면담을 통한 진술로부터 Colaizzi (1978)의 현상학적 분석에 따라 자료를 분석한 결과 160개의 의미 있는 진술이 드러났으며 내용이 겹치거나 비슷한 것은 결합하고 영향력이 미미한 진술은 제외하여 최종 27개의 개념을 구성해내었다. 이어서 연구 참여자의 의도와 경험의 본질이라 여겨지는 20개의 개념으로 정리한 후, 재수정을 거듭하며 최종적으로 17개의 하위주제와 4개의 주제, 2개의 범주가 도출되었으며(효과적인 의사소통 전략 부분에서는 4개의 중주제가 포함되었다), 이를 Table 2에 제시하였다.

의사소통 경험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타인에게 정보를 얻거나 제공할 때, 좀 더 사회적 관계를 발전시키고 개인적 요구나 바람을 충족시키기 위해 의사소통하였다(Pence & Justice, 2008). 의사소통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청력 손상 시기, 손상 정도, 인공와우 이식 연령, 재활 시작 시기, 언어능력 등 여러 변인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주위의 물리적 환경 및 해결되지 않는 제한적 현실에 직면하면서 부정적인 면을 경험하였다. 또한 직장에 소속되어 주어진 업무를 성취해나가고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며 겪는 일상적인 의사소통 과정에서 긍정적인 면을 경험하였다. 부정적, 긍정적인 다양한 의사소통 경험의 진술을 통해 희로애락 속에서 한층 더 성장하는 참여자의 모습을 확인하였다.

부정적 경험

부정적 경험의 하위주제는 마음의 거리, 대중 속 외로운 섬, 해결되지 않는 어려움, 의사소통 장벽과 마주함이었다. 참여자들은 팬데믹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세상으로부터 더 멀어지는 듯한 마음의 거리를 실감하였다. 말의 내용을 알아듣기 어려운 환경에 놓일 때, 비가시적인 장애로 배려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청력손실로 인해 해결이 어려운 의사소통의 장벽에 부딪치는 부정적인 경험을 하였다.

마음의 거리

백신 2차까지 맞았는데 한 달 전에 확진 판정을 받았어요. 7천 명 되는 때라 집에서 격리했는데 일반 감기랑 다르고 엄청 아팠어요. 하루 두 번 산소 포화도와 체온, 심장박동 수 보고하고 몸 상태 확인하려고 보건소에서 전화를 많이 하는데 모든 일을 엄마를 통해서 말하면 엄마나 나한테 문자로 전달하곤 했어요. 너무 아파 내가 직접 문자로 증상 관련해서 문자를 보내면 6-7시간 후에나 답변이 와서 너무 답답했어요. 손말이음센터로 문자나 수어 통역 서비스를 부탁하려 해도 계속 통화 중이라 이용할 수 없더라고요. 그땐 정말 힘겹고 막막했죠. (Jae)
코로나 검사 받으러 갔을 때 면봉으로 찌를 때 ‘가만히 있으라’한 거 같은데 뭐라고 했는지 모르고 내가 가만히 있지 못했나 봐요. 마지막 단계에서 가림막도 있고 마스크에 방호복까지 입어서 뭐라고 했는지 끝났는지 모르고 서 있었더니 나중에 제스처로 나가라고 하더라고요. (Mee)
마스크로 저도 많이 답답해요. 우리에겐 입이 들리는 귀죠. 단절된 사회인 거 같아요. (Eun)
립뷰 마스크 쓴 사람을 못 봤어요. 요즘 TV에 정치인들도 리포터들도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까 알아듣기 더 힘들어요. 눈가리개 세상, 눈을 가린 것과 같은 세상이에요. (Mee)
입 모양과 눈빛, 얼굴 표정을 보며 의사소통하던 참여자들은 COVID-19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에 대해 토로하였다. 눈가리개 세상, 눈을 가린 것과 같은 세상이라 답답하고 불편하며 사회적 거리 두기는 사람 간 마음의 거리 두기가 되고 단절감을 느낀다고 하였다. 서비스직에서 일하던 Eun은 마스크 착용으로 고객 응대에 어려움을 체감하며 일 년 동안 두 번을 이직하기도 하였다. 코로나 선별진료소에서는 의사소통 서비스가 지원되지 않았으며 (Kwak et al., 2021)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 격리를 했던 Jae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문자 지원이나 수어 통역 서비스가 기대에 못 미쳐 힘겨움과 막막함을 더욱 실감하였다.

대중 속 외로운 섬

야외에서 여러 사람이 이야기할 때, 여러 사람이 있는 회식 자리에서 말하는 것은 많이 못 알아들어요. (Jae)
집중하여 경청하는데 여러 사람이 모여 이야기할 때는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집중해야 해서 진이 빠지더라고요. 저도 끼어들고 싶으니까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집중하다가 보면 힘들고요. 은행이나 공공기관원의 사무적인 말이나 전화 인증할 때, 물놀이 안전요원의 확성기 안내, 스키장 안내방송과 전화 통화해야 하는 상황이 제일 어려워요. (Eun)
공무원 인강 들을 때 자막이 없어서 어려워요. EBS에서 제공되는 자막 있는 강의가 좋기는 한데 너무 핵심만 들어있거나 오래된 거 같고 강의 수가 적어요. 가끔 소외감 느끼죠. (Mee)
회의 상황이나 교회에서 예배드릴 때 말씀이 타이핑되어 스크린으로 띄우거나 PPT 띄어주면 좋을 텐데, 사람들은 소수보다 다수를 생각하잖아요. 교회에서 청년부도 사람이 많은데 청각장애는 저 혼자이고 티가 안 나니까 저를 생각 못하니 배려 못 받죠. 극장에서 영화 볼 때도 자막이 없어 국내 영화는 아예 못 보러 가요. 요즘엔 넷플릭스가 있어 정말 좋아요. (Eun)
본 연구 참여자들은 소음이 많은 장소에서의 대화나 여럿이 나누는 대화는 많이 알아듣지 못한다고 하였다. 다수의 사람이 모여 이야기할 때는 대화의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집중해야 하고 전화 인증을 받을 때나 안내방송 · 전화 통화 등 육성이 아닌 기계음을 통해 소리를 듣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공무원 시험 준비로 인터넷 수강 시 자막이 없어 난관에 처할 때, 다수와의 회의 상황이나 교회에서 자막 관련 배려를 받지 못할 때 소외감을 느꼈고, 국내 영화의 경우 자막이 제공되지 않아 관람을 기피하게 된다고도 하였다.

해결되지 않는 어려움

신조어가 어려워요. 수어 강사로 초등학생과 이야기할 때 영어가 포함되어 있을 때, 게임할 때 게임용어도 어려워요. 카트라이더, 러쉬, 퍼팩트-팩매 알아듣는 게 어렵고 영어는 말이 너무 빨라 발음이 잘 안 들리고 정확히 말하는 거 하고 문법이 어려운 것 같아요. (Jae)
어릴 때 피아노, 바이올린을 배웠는 데도 노래의 음정은 어려워요. 뉴스를 보면 정치적인 어휘도 어렵고요. 전공 공부할 때도 마케팅에 관련된 전문용어가 너무 어려웠어요. (Eun)
어릴 적에는 조사 사용이 적절하지 않다고 언어치료 선생님한테 말을 많이 들었어요. (Mee)
장례식에서 쓰는 ‘상주’와 지명의 ‘상주’처럼 같은 말 쓰는 게 어려워요. (Jae)
참여자들은 해결되지 않는 어려움으로 의사소통의 제한을 느낀다고 하였다. 신조어 · 게임용어 · 정치 어휘 · 전문용어 · 동음이의어 사용을 어려워했으며, 영어는 말 속도가 빠르고 발음이 잘 안 들려 정확히 말하는 것과 문법 사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였다. 참여자들은 이구동성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지만 음정 구분의 어려움을 언급하였다. 난청과 관련된 말-언어발달 지체는 의미의 문제, 문법의 어려움, 의사소통 의도 표현과 상호작용의 어려움, 즉 화용의 문제 그리고 말 명료도 저하와 같은 문제를 보인다(Justice & Redle, 2014). 면담 중 참여자들에게서 말 명료도 저하와 조음의 오류가 관찰되었는데, 대표적으로 역행적 유음화(연낙/연락)와 역행적 유기음화(뒤지혀써/뒤집혔어)를 따르지 못했으며, 마찰음의 파열음화(해떠요/해써요)와 ‘ㄱ’종성생략(네타이/넥타이)이 나타났다.

의사소통 장벽과 마주함

저는 직장을 구할 때 가장 높은 벽을 느껴요. 주변 청각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열심히 살고 있는데 사회복지 쪽이나 공무원을 선택하고 이 두 갈래뿐이 없는 거 같으니까 서글퍼져요. 청각장애인의 취업률이 다른 장애인들에 비해 낮더라고요. 단순사무 보조직이나 지방의 생산직에 많이 취업된다고 하는데 그것도 비정규직으로요. 장애 채용이라고 해도 청각장애인 취업률이 제일 낮은 이유가 ‘의사소통’ 문제인데 사회에서 그게 제일 중요한 1순위인 것을 점점 알아가고 깨달아가니까 지금까지 헤쳐오고 버티어 왔는데 이제 한계인 거 같아요, 사소한 행복을 나는 언제쯤 맛볼 수 있을까요? (Eun)
대학교 때 의욕적으로 과대를 했는데 아이들이 안 따라와줘서 리더 하기가 힘들었고, 친구 사이 갈등이 생길 때 논리적 설득이나 반박 이런 거, 의사소통의 부족함을 많이 느꼈어요. (Mee)
인공와우 유지비나 보청기 가격이 너무 비싸 저는 그게 장벽이에요. 사실은 그게 의사소통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 거 같은 데- 어릴 때는 부모님 돈으로 했지만 지금은 제 돈으로 내잖아요. 얼마 전 보청기를 바꾸려고 센터 갔거든요, 지원금 받던 4백만 원짜리 보청기는 지금은 지원 안되고, 가격이 싸고 성능이 좀 낮은 거 같은 그런 거만 지원이 가능하다고 해서 당황했어요. 인공와우, 보청기 고장 났을 때 부속품 값도 내가 돈 내려니까 엄청 비싸서 겁이 나요. (Eun)
참여자는 취업을 앞두고 의사소통의 장벽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고 하였다. 청각장애인의 취업률이 낮고 직업 선택의 폭이 좁으며 업무 분야도 단순 사무 보조직이나 생산직으로 비정규직이라고 한다. 본 연구 참여자들은 청각장애인 취업률이 제일 낮은 이유가 의사소통 문제이고 의사소통이 사회에서 제일 중요한 1순위인 것을 깨달아가니 한계를 느낀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갈등이 있을 때 논리적인 설득이나 반박을 잘하지 못하여 친구 관계에서 어려움을 경험하였고, 의사소통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 인공와우 수술비, 보청기의 가격에서 장벽을 실감했다고 강조하였다.

긍정적 경험

긍정적 경험의 하위 주제는 성숙의 언덕 오르기, 선하고 아름다운 만남에 감사, 내 몫을 감당해내는 즐거움, 젊은 날 스스로 만드는 꿈 등이었다. 참여자들은 주어진 위치에서 땀과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좋은 사람과의 만남과 교육기관에서 받은 기술교육에 대한 감사함을 이야기하였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보람과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미래에 대한 삶의 비전을 바라보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또한 보여주었다.

성숙의 언덕 오르기

새벽 5시에 출근해서 저녁 6시에 퇴근하거나 일이 없으면 4시 퇴근해요. 집에 와 9시에 자고 새벽 4시에 일어나요. 집에서 쉴 때는 제과제빵이나 발효종 계속 실험연구를 해보고 있어요. 방부제 안 쓰고 천연재료를 써서 해보고 있어요. (Yu)
LA 대학에 속해 있는 어학원에 가서 영어를 배우는데 처음엔 기본적인 것밖에 몰랐고 너무 안 들렸어요. 보디랭귀지로 하긴 했는데 힘들어서 울기도 많이 했어요. 엄마한테 카톡이 오면 잘 지낸다고 하고 엄청 열심히 노력했죠. (Eun)
틈이 날 때마다 실험연구를 하고 새벽 4시에 일어나 직장으로 향하는 Yu의 발걸음은 활기차다. 전문대를 졸업하고 호텔 제빵사로 취업하여 새롭고 신선한 빵을 개발하기 위해 여념이 없다고 하였다. 참여자 Eun은 LA 연수원의 일을 떠올리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였다. 이들은 힘들고 어려운 길이었지만 열심히 도전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드러내주었다.

선하고 아름다운 만남에 감사

마스크를 쓰는 요즘에도 주말에 사람이 많았거든요. 그러면 동료가 다가와 “제가 맡을 게요.” 하며 내가 응대하던 손님을 맡아주었어요. 제 옆에는 좋은 사람이 많은 거 같아요. 생각해주는 사람이 많아서 감사해요. 그러니까 제가 버티는 거죠. (Eun)
“네가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대단하다. 너를 싫어하는 8명의 사람이 있어도 너를 좋아하는 2명의 친구를 생각하면서 살아라.” 하셨는데 그 교수님의 말씀이 고마워 눈물을 흘렸고 덕분에 제 자존감도 올라가고 새로운 힘을 얻었던 거 같아요. (Eun)
생각해 보면 부모님의 정성과 기도가 저를 키운 것 같아요. (Yu)
일산직업능력개발원에서 기술 배우고 자격증 땄는데 훈련원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죠. (Sun)
참여자들은 이 자리에 오기까지 ‘주위 좋은 사람의 온정과 좋은 환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이들은 마스크로 인해 소통이 어려운 상황임을 알고 다가와 도와주는 동료의 배려와 친구 간 갈등의 마음을 헤아려 위로해 준 교수님의 관심, 늘 정성과 기도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부모님의 사랑 등 만남의 소중함을 기억하고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였다.

내 몫을 감당해 내는 즐거움

4년 전 미국에서 10일 정도 머물며 추석 명절 문화를 알려주고 한국 수어 홍보를 하러 다녀왔고요. 방과 후 활동에서는 제가 가르친 아이들이 수어 합창대회에 나가서 대상을 받아서 기분이 무척 좋았어요. (Jae)
장애 학생을 위해 어학 연수프로그램이 있었는데 학교에서 보내줘서 8개월간 로스앤젤레스에 다녀왔어요. 거기서 많이 밝아졌고 용기도 얻고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어요. 부모님은 제가 혼자 해내고 왔다는 것에 놀라워하고 자랑스러워하셨어요. (Eun)
저는 정규직이에요. 처음에는 180만 원 받았는데 현재는 200만 원 좀 넘게 받고 보너스 받으면 최대 300만 원까지 받을 때도 있어요. 인공와우 착용하고도 얼마든지 직업을 가질 수 있어요. 기술을 익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자녀가 즐겨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해주면 좋겠어요. (Sun)
230만 원 정도 받는데 150만 원씩 저축해요. 부모님 용돈도 드리고 제 용돈도 쓰고 선교헌금도 보내고요. (Yu)
참여자는 외국에 나가서 어려운 일을 수행하고 돌아오기도 하고 일터에서 주어진 목표를 달성해가며 기쁨을 맛보았다. 정규직으로 급여를 받아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자기 몫을 감당해 내는 즐거움으로 자신을 대견해하고 자랑스러워하였다.

젊은 날 스스로 만드는 꿈

국제 수화를 잘 배우고 싶어요. 검도 4단 사범증을 갖고 있는 데 5단을 위해 준비 중이에요. 외국 여행을 많이 했었는데 코로나 끝나면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요. (Jae)
저희 회사직원이 80-90명인데 직원들에게 간단한 수어 교육을 해주고 싶어요. 시계 마스터, 제1호 청각장애인 엔지니어가 되는 게 꿈이에요. 시계학원 등록하고 3년 공부할 계획이에요. (Sun)
제과제빵 관련 자격증을 11개나 땄어요. 제가 관심 갖는 게 디저트인데 10년 정도 여기에서 일하고 창업하고 싶어요. 창업 비용으로 150만 원씩 적금하고 있고요. 요즘에 설탕공예, 초콜릿 공예에도 도전해서 자격증을 땄거든요. (Yu)
참여자들은 직장 일로 바쁘지만, 미래를 위해 꿈을 꾸고 있었다. Yu는 제과제빵 관련 자격증을 다양하게 취득하고 창업비용을 모으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수어를 사용할 줄 아는 Jae는 국제 수어를 배우고 싶어 하고, Sun은 회사 직원들에게 수어를 가르쳐주고 청각장애 이해에 관해 강의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토로하였다. 참여자 2명(Jae는 음성언어를 사용하다 본인의 의지로 고등학교 시기에 수어를 배웠으며, Sun은 청각 유치부에서 수어와 음성언어를 배우고 성장하였고 건청 부모님과 수어와 음성언어로 소통하고 있음)은 수어와 음성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사회생활의 영역이 넓어졌고 수어와 음성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도 뿌듯한 점이라고 말하였다. 나머지 참여자 3명은 음성언어를 사용하여 건청사회에 포함되기를 원하는 부모의 영향으로 수어를 접하지 않았으며 음성언어와 수어를 사용하여 농문화와 교류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고 표현하였다.

효과적인 의사소통 전략

본 연구에서는 인공와우 이식 성인이 사회적 의사소통 상황에서 좀 더 역동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사용하는 의사소통 방법과 태도가 어떠한지를 또한 탐색하고자 하였다. 이에 참여자가 공통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패턴을 효과적인 의사소통 전략이라 이름하였다. 참여자는 의사소통 효율을 유지하기 위해 상황을 구조화하였으며, 청자와 화자의 입장에 놓일 때에도 그 역할에 충실하려는 적극적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소통 단절을 극복하기 위해 필담, 음성 자막 변환, 키오스크,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사용하여 상대방의 의사를 수용(recepting)하고, 스몰 토크와 질문형 대화로 능동적인 표현(expressing)을 하며 의사소통 단절을 극복해내었다.

의사소통 지속: 상황 구조화

참여자는 의사소통을 지속하기 위해 상황별 구조화 전략을 활용했으며 청자와 화자의 입장이 될 때에도 환경에 적응하며 능동적인 태도를 취하였다. 사회생활에서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신속함이 필요하다. 회의 · 전화 통화 · 수강 시에 상황을 구조화하여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회의 시: 메모 후 나중 질문, 부서 단체 카톡 방과 사내 메신저 이용

회의 시간 중요한 부분만 적어놓았다가 눈치껏 시간이 좀 있는 분에게 물어봅니다. (Jae)
회의 상황 때 멀리 있는 사람이 말하면 입 모양을 많이 보는 편이에요. 업무 때 중요한 부분은 적고 못 알아들은 것이 있으면 표시해두었다가 다시 물어봐요. (Sun)
부서 단톡방이 있어서 직원들과 거기서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지시사항이 거기로 올라오기도 하죠. 손해보험 회사 다닐 때는 사내 메신저로 많이 했어요. (Eun)
회의 때는 주요 부분은 메모하고 이해 안 되는 부분은 나중에 팀원에게 자세히 물어보았으며, 부서 단톡방과 사내 메신저를 이용하여 업무를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파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주어진 상황을 알아채며 대처하는 모습이 보였다.

전화통화 시: 스피커폰 이용, 낯선 사람에게 문자요청, 뉴클리어스 스마트 앱 이용

회사에서 전화 업무가 가장 힘들어요. 업무 전화가 오면 사내 메신저를 이용해 달라고 하거나 문자 요청을 합니다. 집에서 전화 통화는 스피커폰으로 하고 엄마가 도와주죠. 친구들은 제가 안 들리는 거 아니까 문자로 해요. (Eun)
전화통화는 아는 사람이면 80% 알아듣고, 모르는 사람이면 40% 알아들어요. 저는 특히 남성이나 굵은 목소리는 20% 정도 알아듣는 거 같아요. 핸드폰은 잘 듣는 데 전화 수화기는 기계음이라 더 못 들어요. (Mee)
전화 통화는 익숙한 사람은 잘 들려요. 엄마와의 통화가 제일 잘 들리고 낯선 사람은 문자로 해 달라고 요청해요. (Jae)
뉴클리어스 스마트 앱을 켜고 블루투스 연결하여 전화하면 직접 대화하는 거처럼 들려요. 그런데 그것도 낯선 사람은 좀 어려워요. (Sun)
참여자는 직장생활 중 전화 업무가 가장 힘들다고 강조하였다. 직장 내 업무 전화가 오면 사내 메신저를 이용해 달라고 하거나 낯선 사람에게는 문자 요청을 하였으며 뉴클리어스 스마트 앱을 이용하여 통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화통화는 기기를 통해 들려오는 전파음이라 정확히 알아듣는 데 한계가 있어 스피커폰을 켠 뒤 가까운 사람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친숙한 사람과의 통화와 달리 대부분 낯선 사람과의 통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수강 시: 문자통역 서비스 이용

수업 때 힘들었어요. 수어 통역 보려면 집중해야 되기 때문에 엄청 힘들어요. 농 정체성이 강한 사람도 수어 통역 안 받고 문자 통역을 받았어요. 문자 통역은 기록이 남으니까 더 편해요. 청취 보조기는 사용 안 해봤어요. (Jae)
FM 보청기는 대학 2학년 때부터 장애인 지원이 있어서 몇 번 사용해봤거든요. 교수님이 움직일 때마다 옷이 ‘차락 차락’소리 나고 잡음이 많아서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필기를 대신해주는 학습 도우미를 계속 이용했어요. (Eun)
청각장애인은 강의를 들을 때나 직장 안에서 회의를 하고, 세미나에 참석해 강연을 들을 때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고 하였다. 말하는 사람의 입 모양과 제스처, 눈빛, 표정을 봐야 하고 중요한 안건인 경우 소리를 잘 들으려면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므로 소진을 경험한다고 말하였다. 참여자 Jae는 음성언어와 수어를 사용하지만 수강 시 수어 통역을 보려면 집중해야 해서 필기 도움을 선택하는 데 기록이 남는 장점이 있다고 하였다. 대부분 개인용 청각 보조기(FM 시스템)와 관련해 환경에 따른 잡음을 언급하였다.

의사소통 지속: 적극적 태도

참여자는 의사소통을 지속하기 위해 긍정적이며 능동적인 태도를 취하는데 청자일 때는 마음으로 듣는 경청의 자세와 공감적 태도를 보였고, 상대방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몸 전체에서 표현되는 비언어적 단서를 이용하고자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의사소통에 있어 중요한 것은 언어 그 자체이거나 내용이라고 생각하지만, 언어 이외의 요소, 즉 목소리 톤, 음색, 몸짓, 복장, 인상 등 비언어적 표현이 사람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끼친다(Mehrabian, 1971).

청자로서의 태도: 경청, 공감적 태도, 비언어적 단서 이용

입 모양 보고 잘 경청하려고 노력하죠. 마스크 낀 상태에서는 잘 들리는 귀 쪽으로 해서 살짝 기울여 들어요. 상대방과 말을 주고받으면서 공감해 가며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인데 서로 주고받으니까 시소를 타는 것처럼 재미있는 것 같아요. 상대방이 제스처 쓰면 더 좋아요. 저도 요즘 마스크 때문에 제스처를 많이 쓰거든요. (Jae)

입 모양을 최대한 많이 보면서 집중하고 표정을 많이 보기도 해요. (Mee)

표정 많이 봐요. 태도 비언어적인 거, 그 사람의 성향, 예의 그런 거 많이 보고 저도 제스처를 많이 쓰는 편인데 제 리액션이 커서 사람들이 좋다고 해요- 하하하. (Eun)
대화는 말하기와 듣기의 조화로 이루어진다. 말하기도 중요하지만 듣기는 의사소통의 핵심이다. 참여자는 청자일 때 적극적 경청을 하며 공감적 태도를 취하였다. 일방적인 경청보다는 서로 주고받는 양방향적 대화가 시소를 타듯 재미있고 대화 균형을 맞추어 준다고도 언급하였다. 특히 참여자는 입 모양을 보거나 제스처, 표정, 눈빛을 많이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방의 시각적 단서에 주의를 기울이며 스스로도 제스처나 리액션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자로서의 태도: 눈 주시, 편안한 속도, 명료한 발음 노력

또박또박 명료하게 말하려고 노력해요. 그 사람의 눈을 보면서. (Sun)
또박또박 말하고 조리 있게 말하려고, 말실수 안 하려고, 말이 빠르면 빠를수록 상대방이 촉박하게 생각하니까 편안히 하려고 속도를 유지해요. (Eun)
사람들은 말을 할 때 눈빛에 많은 것을 담는다. 청각장애인에게 있어서 열 마디의 말보다 효과적인 것은 눈맞춤이다. 참여자는 자신이 화자일 경우 청자의 눈을 주시하고 또박또박 명료하게 말하려고 애쓰며 편안한 속도로 대화 상대자의 정면을 향해 대화를 유지하고자 노력하였다.

의사소통 단절 극복: 수용하기(Recepting)

의사소통 단절(communication breakdown)은 의사소통 파트너가 대화 상대자의 메시지를 인지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Tye-Murray, 2009). 참여자는 의사소통 단절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자신의 의도를 정확히 전달하고 상대방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도구를 사용하여 직면한 상황을 빠르게 수용하였다. 의사소통 단절 극복을 위해 음성 대화 외에도 도구를 이용하여 소통하려는 개방적 태도를 견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담, 음성-자막 변환 앱과 키오스크 이용

회사에서 기계 관련 일이라 정확해야 해서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필담으로 소통하고, 간단한 거는 음성언어로 하고요.(Sun)
2년 전 6월부터 설교를 들을 때나 회사에서 필요할 때 음성-자막 변환 어플을 사용했어요. 80%는 정확하게 전달된다고 생각해요. 소보로 통화 자막 어플은 최신 폰만 되는 거 같아요. 손말이음센터에 문자서비스 있어서 107에 전화 걸어 그거 몇 번 이용했는데 좋더라고요. (Sun)
마스크 상황에서는 “천천히 말씀해주세요.” 하거나 핸드폰 메모장을 켜서 쓰거나, 종이 필담으로 소통해요. 마스크로 입모양을 볼 수 없어서 답답한데 키오스크로 주문이 되니 너무 편리하죠. 요즘에 병원이나 지하철역에 아바타 수어 키오스크도 생기고 있대요. 휠체어 탄 사람을 위해 높이 조절되는 키오스크도 개발되었다고 하네요. (Eun)
필담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참여자 Sun은 음성언어와 수어를 사용하여 누구보다 열심히 대화하려는 적극성을 지니고 있었다. 회사 내에는 수어 사용자가 없으므로 항상 수첩을 소지하고 다니며 업무 관련 대화 때 필담을 사용해 소통한다고 하였다. 이는 특히 자동차 기계 관련 일로 신중을 기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하였다. 다른 참여자들도 마스크 착용 상황에서 핸드폰 메모장과 종이 필담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는 음성-자막 변환 앱과 107 손말이음센터를 이용하고, 패스트 푸드점이나 카페를 이용할 때 키오스크 주문 시스템을 이용해서 점원의 마스크 착용에 신경 쓸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고 말하였다. 한 단계 더 발전한 수어 키오스크와 배리어프리(barrier-free) 키오스크가 공공장소에 설치되어 시범 운영되고 있음도 긍정적인 현상이라 말하였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digital communication) 이용

스마트 폰은 비장애인들에게도 그렇듯 청각장애인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혁명적이고 편리한 물건이라고 생각해요. 잘 안들리는 경우에도 확실히 문자로 소통이 가능하니까요. (Eun)
스마트 폰이나 SNS 사용으로 대화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껴요. 친구들하고 오랜만에 만나면 서먹서먹하고 뭔가 대화하는 게 잘 안되는 거 같아요. (Jae)
문자나 카톡 대화가 오해도 많이 생기고 표정과 행동이 보이지 않고 말투로 판단하려고 하잖아요. 말투에 대한 오해가 많이 생기는 거 같아요. 일방적이고 공격성도 나오는 것 같고요. (Eun)
비장애인은 물론 청각장애인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똑똑 손, 전화 스마트 폰은 획기적인 기기이며 특히 공간 제약을 받지 않는 문자는 신속한 송 · 수신의 이점이 있어 효율적이고 편리하다고 한다. 그러나 참여자는 스마트 폰이나 SNS 사용으로 대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한다. 문자나 카톡 대화는 표정과 행동이 보이지 않아 오해가 생기고 일방적인 경향이 있으며 공격성도 나오는 것 같다는 것이다.

의사소통 단절 극복: 표현하기(Expressing)

참여자는 놓친 정보에 관해 천천히 명료하게 말해줄 것과 “한 번 더 말씀해 주세요.” 등으로 반복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코로나로 인한 마스크 착용으로 얼굴 표정이나 입 모양을 볼 수 없는 현실에서 반복 요구가 빈번하였다. 참여자는 대화의 맥락을 유지하고 의사소통 단절을 극복하기 위해 스몰 토크(Small talk)와 질문형 대화, ‘모른다’, 솔직함 전략을 취하며 능동적으로 표현하였다. 의사소통의 제한적인 상황을 극복하려 ‘끝까지 말을 이어 가겠다’는 자세로 또는 솔직함 전략으로 끊임없이 방법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몰 토크와 질문형 대화, 명료화와 반복 요구

분위기에 맞춰 주변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연스레 이야기를 이어가죠. (Jae)
잠시 대화가 멈춰지면 제가 좋아하는 여행이나 강아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고 그 사람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것으로 질문으로 말을 이어가는 편이에요. 최근의 드라마나 영화 이야기를 꺼내기도 하죠. (Mee)
“다시 한번 얘기해 주세요.”하고 말하거나 지필로 써요. (Yu)
“제가 청각장애인데 다시 한번 말씀해 주세요.”하고 부탁해요. (Mee)
참여자는 어색한 분위기와 대화의 단절을 극복하기 위해 보편적인 주제로 부담 없이 편안한 방향으로 이끄는 스몰 토크를 사용하였다. 대화의 맥락을 유지하고 관심을 일으키기 위해 질문형으로 주고받는 대화를 하거나 의사소통 파트너에게 명료화와 반복해서 말해 줄 것을 요구하는 모습에서 의사소통 단절을 넘어서려는 모습이 드러났다.

‘모른다’ 솔직함 전략

예전에는 그냥 아는 척하고 넘어갔다면 요즘은 그냥 아는 척하지 않고 무슨 의미인지 설명해달라고 요구해요. (Jae)
솔직하게 얘기해요. 예전에는 몰라도 가만히 있고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봤는데 지금은 안 그래요. 솔직히 모른다고 하고 물어봐요. (Eun)
알아들은 척, 이해하는 척하는 이유는 청력손실이 있음을 인정하기 꺼리거나 자신이 비협조적으로 보이길 원치 않기 때문이다(Tye-Murray, 2009). 참여자는 예전과 달리 이해하지 못했을 경우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모르니까 무슨 의미인지 설명해 달라.”고 솔직히 말한 뒤 대화가 한결 편안해짐을 느끼게 되었다고 하였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한 성인이 사회 구성원으로 생활하며 겪는 의사소통의 경험과 효과적인 의사소통 전략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연구결과를 토대로 논의를 진행하면 다음과 같다.
의사소통의 경험에서 드러난 인공와우 이식 성인은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제한된 인간관계 형성 등 부수적인 문제에 직면(Esera, 2008; Justice & Redle, 2014)하지만 이를 극복해 내는 잠재적인 힘과 어려움을 발판으로 도약하는 회복탄력성을 지니고 있었다. 또한 사회와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며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끊임없이 의사소통 전략을 구사하였다. 특히 청년기는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일, 가족, 친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꿈을 쫓기 시작하는 시기이다(Van Hecke, 1994). 이러한 청년기를 지나는 연구 참여자들은 삶의 다양한 요인과 환경에서 마주하는 의사소통 경험을 부정적 · 긍정적 경험으로 인식하였다.

인공와우 이식 성인의 의사소통 경험 중 부정적 경험

첫째, 근래 COVID-19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정서적 고립감이 가장 큰 부정적 경험이라 느끼고 있었다. 청력 손실이 있는 사람은 건청인보다 외로움으로 더 고통을 받으며 낮은 자아 존중감과 불안 등 사회적, 감정적으로 고립되기 쉽다(Park et al., 2020; Tye-Murray, 2009). 특히 본 연구 참여자는 팬데믹의 마스크 착용은 상대방의 입 모양과 표정을 볼 수 없어 길고 어두운 터널을 헤쳐 나오는 ‘힘겨움’이라고 강조하였다. 주변인의 관심과 민원 업무를 담당하는 공공기관에서 투명마스크 착용이 확산되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배려가 요구된다. 이와 관련하여, Kwak 등(2021)은 COVID-19 장기화에 따른 청각장애인을 위한 24시간 수어 및 문자통역과 선별진료소에서의 수어 및 문자통역 시스템이 구축되어 원활한 의사소통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둘째, 연구 참여자에게는 의사소통하는 데 특히 어려운 물리적 환경 및 변인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야외에서의 모임, 다수 사람과의 대화, 말이 빠를 때, 등 뒤에서 말할 때의 경우이다. 청각 보조기기를 착용해도 말소리가 주변의 소음보다 15-20 dB 커야 하는 데 소음이 있거나 소리가 적은 경우에 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Jung et al., 2020). 기계음을 듣고 이해해야 하는 경우 즉, 물놀이 안전요원의 확성기 안내, 안내방송, 전화인증이 필요해서 통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안내방송 시 음성안내와 함께 전광판에 문자를 공지하는 시각적 안내가 필요하고, 전화 인증의 경우 문자인증도 가능하도록 보완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Tye-Murray (2009)는 청각장애인의 직장생활 가운데 가장 어려운 점을 전화사용(64%)과 동료와의 대화(61%)라고 밝혔다. 본 연구 참여자들 역시 가장 어렵다고 강조하는 전화 업무는 실시간 문자화되는 시스템적 과학기술의 투자와 개발이 적극 요구된다고 하였다. 또한 자막이 제공되지 않는 강의를 듣거나 교회 설교를 들을 때 청각장애인은 비가시성으로 인해 사회참여에서 소외와 배제(Jung et al., 2020; Park, 2012)를 경험하며 대중 속 외로운 섬이 되기도 한다. 이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문자 지원서비스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것은 인간답게 살 권리를 보장하고 자기 결정권 확보에 필수적인 전제 조건이다(Park et al., 2020). TV 공무원 시험용 인터넷 강의는 자막이 있는 경우에 핵심 이론만 압축되어 들어 있는 강의가 대부분이고, 유명 공무원 시험 준비 사이트에는 대부분 인터넷 강의에 자막을 지원하지 않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각장애인은 난관에 부딪친다(Yonhap news, 2019). Park 등(2020)은 COVID-19 사태는 물론 화재, 지진 등 재난 상황에서 청각장애인에게 재난 문자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청각장애인을 위한 의사소통 지원 서비스는 수어 통역뿐 아니라 난청인을 위한 문자 통역이 필요하다는 점이 간과되어 왔다고 언급하였다. 지방자치 차원에서 제한된 예산으로 문자 통역을 지원하고 있지만 전국 단위로 시행될 필요가 있다. Jeon (2020)은 직장 내 회의, 강연, 교육을 진행할 때는 문자통역이 필요하며 Jeon과 Seo (2017)는 문자통역서비스는 난청인의 의사소통 증진과 직업재활에서의 활성화뿐 아니라 난청인의 삶의 만족도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셋째, 참여자들은 해결되지 않는 어려움으로 의사소통 및 활동에 제한을 겪고 있었다. 신조어, 게임용어, 정치어휘, 전문용어, 영어를 어려워하였고 특히 노래 부르기는 좋아하지만, 음정 맞추기가 어렵다고 언급하였다. 청각장애인의 해결되지 않는 어려움 중 하나인 음악분야에서의 음악 지각 연구를 수행한 Yun (2020)은 인공와우 이식 성인 그룹이 정상 청력 성인 그룹보다 전반적으로 낮은 음악 지각 능력을 보였으나 인공와우 이식 그룹이 정상 청력 그룹보다 높은 음악 감상 빈도를 보이며 강한 욕구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Shin (2021)은 인공와우 이식 성인에게 음악 구성 요소별 훈련을 포함한 MRP (음악 재활프로그램) 시행 후 전반적인 음악 지각 능력이 향상되었음을 확인하였고 이는 음악 재활을 통한 가능성을 시사해준다.
넷째, 참여자는 타당한 근거나 논리를 사용하는 의사소통 능력의 부족으로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경험하며 취업을 앞두고 의사소통의 장벽(Esera, 2008)에 직면하기도 하였다. 참여자는 청각장애인 취업률이 제일 낮은 이유가 ‘의사소통’ 문제이고 의사소통이 사회에서 중요한 1순위인 것을 깨달아가니 한계를 느낀다고 하였다. 원활한 사회와의 상호작용을 위해 성인기까지 연계되는 의사소통 서비스 구축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인공와우 수술을 하게 되면 언어와 청각의 능력이 치료되는 것으로 이해되기 쉬우나,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재활훈련이 요구된다(Kim, 2015). Choi 등(2018)의 연구에 의하면 어휘력과 말 명료도가 우수한 인공와우 이식 청년의 경우 정상 청력 청년과 비교할 때 대인관계 유능성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이는 원활한 대인관계를 위해서 어휘력과 말 명료도 향상을 위한 언어치료 지원이 고려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현재 만 18세 미만에게 제공되는 청능 및 언어 재활 서비스가 성인기로 연계되어 청각장애인의 취업과 직업 유지를 돕고 직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기능적이며 실제적인 의사소통 지원 시스템으로 작동될 필요가 있다. 또한 청각장애인의 직업기술 및 취업 연계가 이루어지는 공교육기관이 접근하기 편리한 곳에 설립되고 기술적인 교육 이외에 직장 내에서의 효과적 의사소통 전략 및 언어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목표를 둔 과목을 개설하는 일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참여자들은 인공와우와 보청기를 착용(Bimodal)하는 경우이므로 의사소통과 직접 연결되는 청각 보조기기의 가격과 유지비에 대하여 장벽을 느낀다고 하였다. 미래 인공와우나 보청기 기술의 발전으로 청능과 음성적 지원의 질은 지속적으로 향상(Oh & Seo, 2016)될 것이므로 지원 범위를 확대하여 기술을 누리게 해야 한다. 또한 인공와우는 외부장치와 관련해 내구연한을 두고 지속적으로 지원되어야 하며 수술 후 사후 관리에 대한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Woo, 2020). 보청기 지원금의 경우에도 2015년부터 131만 원으로 확대되었지만 2020년 9월 개정된 보조금 내용에 따라 판매 회사별 일부 모델에만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고심도 난청인에게 가격이 비싸도 기능이 보완되는 보청기가 절실하므로 적합한 청각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모델의 확대가 요구된다. 수백, 수천만 원에 달하는 인공와우나 보청기 가격은 이미 현실에 있는 기술에조차 접근할 수 없게 하는 큰 장벽(Kim & Kim, 2021)이 되고 있다. 인공와우 외부 장치의 관리 및 유지 지원과 보청기 지원모델의 확대가 이루어져 기술에 접근성을 높여 원활한 의사소통을 도와야 할 것이다.

인공와우 이식 성인의 의사소통 경험 중 긍정적 경험

첫째, 새벽 4시에 일어나 직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에서, 미국 어학연수 기간 동안 낯선 곳에서 눈물로 노력하는 모습에서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간절함이 나타난다. 이처럼 참여자들은 의사소통 제약에 순응하는 수동적인 삶보다 잔존청력과 청각 보조기기를 최대한 활용하여 음성언어를 사용하며 능동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의사소통 경험의 이면에 감춰진 잠재력을 드러내고 있었다. Paik 등(2018)의 연구에서는 청각장애인의 사회활동 참여 및 자격증 여부, 전반적 건강, 사회경제적 지위와 취업여부에 따른 요인이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참여자들은 활동제한과 참여 제약 속에서도 긍정적인 삶의 자세로 직장생활을 유지하였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자격증을 갖추려 하였으며 사회 활동에 대한 적극성을 보여주었다.
둘째, 연구 참여자들은 좋은 인연과 환경이 주어진 데 대해 감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OVID-19 마스크 착용으로 고객의 말을 알아듣지 못할 때 달려와 손님을 응대해 준 동료, 대학 시절 힘든 시기 청각장애인 것을 알고 격려를 해주던 교수님, 늘 정성과 기도로 품어 준 부모님,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장애인 직업개발원이 있음을 감사하고 현 자리에 오기까지 있었던 만남의 소중함을 기억하였다. 남들과 다른 탓에 조금 더 넘어지고 좌절했지만 어려움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감사함을 느꼈고(Jung, 2013) 현재의 자신은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사랑, 사회의 배려와 관심의 결과임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참여자들은 Kim과 Kwon (2019)의 연구결과처럼 어머니 양육 방향의 중요성에 대해 진술하였는데 청각장애아를 위한 진단, 수술, 재활치료가 조기에 이루어져야 하고 어머니의 뚜렷한 교육관 정립의 중요성과 정서적 지원의 가치를 언급하였다.
셋째, 본 연구 참여자는 자기 몫을 감당해내는 즐거움을 지니고 있었다. 음성언어와 수어 사용자 사이에 가교(架橋) 역할을 하고 추석 명절 문화 홍보차 미국에 다녀온 경험이 있는 Jae는 항상 준비된 자세로 살고 있기에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포착하였다. 영어를 어려워했지만 미국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해 영어 연수 과정을 마치고 귀국해 가족을 놀라게 한 Eun, 미술학원 강사 일을 하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Mee, 청각장애 1호 시계 엔지니어 꿈을 꾸기도 하고 회사직원들에게 수어 교육을 해주고 싶어 하는 Sun, 월급을 받아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적금을 넣으며 창업을 준비하는 Yu. 이들은 모두 때로는 지난(至難)하지만 사회 일원으로 삶을 감당해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넷째, 연구 참여자들은 미래를 향해 비전을 발달시키고 꿈을 좇기 시작하는 청년기의 용감함과 새로운 삶을 개척하려는 진지함을 드러냈다. 삶이 고되고 힘들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지만 참여자는 젊은 날 스스로 만든 꿈을 향해 계획을 세우며 더 큰 자신을 위해 미래를 준비하였다.

효과적인 의사소통 전략

첫째,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의사소통의 제한적인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끊임없이 의사소통 지속하기 전략을 구사하였다. 먼저 상황 구조화 전략을 취하여 회사 조직 내의 업무 파악과 수행을 위해 회의 · 전화통화 · 수강 시에 상황을 체계화하여 효율적으로 대응하였다. 대화 상황에서 환경에 적응하며 적극적 태도를 취하는 데 청자일 때는 경청의 자세와 공감적 태도를 지니고 상대방의 시각적 제스처 및 비언어적 단서에 주의를 기울였으며, 스스로도 제스처나 리액션을 많이 사용하였다. 화자일 때는 상대방의 눈을 주시하고 편안한 속도로 말하며 명료한 발음을 내려고 노력하였다. 단순한 일인 것 같지만 의사소통 전략은 청각장애인에게 의사소통을 효율적으로 지속하기 위한 개념화라고 할 수 있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에서는 청자에 의한 피드백이 지속적으로 제공되고 화자는 그에 반응하여 의사소통 과정에서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낼 수 있다. 이러한 피드백 시스템은 의사소통을 능동적이며 역동적인 것으로 만들어 준다(Pence & Justice, 2008). 의사소통 전략을 사용하여 대화에 적극성을 띠는 참여자의 모습에서 빈번한 의사소통 파트너들이 청력 손실이 있는 사람과의 대화를 지속하고 역동성을 유지하기 위한 이해와 공감이 필요함을 시사해주고 있다.
둘째, 참여자는 의사소통 단절 극복하기 전략을 구사하였다.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의사소통 파트너에게 자신의 의도를 명확히 전달하고, 자신도 의사소통 파트너의 말을 좀 더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특히 마스크 착용 상황에서, 필담 · 음성-자막 변환 앱 · 키오스크 ·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등 도구를 사용하여 상황을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며 의사소통 단절을 극복해나갔다. 또한 스몰 토크와 질문형 대화, 명료화와 반복 요구를 통해 ‘끝까지 말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도구를 사용해 대처하는 청각장애인과 마주하는 의사소통 상대자는 시간이 지체되더라도 배려해주는 자세로 업무의 주된 내용이나 날짜, 시간, 금액 등 주요 핵심내용은 정면을 향해 눈빛을 교환하며 명료하게 말하거나 반복해주고 청각장애인이 확실히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국내 청각장애 성인의 의사소통 전략과 관련된 선행연구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Lee와 Choi (2017)의 연구를 살펴보는 것은 유용할 것이다. 이들 연구자는 청각장애 청소년 36명을 대상으로 의사소통 상대자가 제공하는 회복전략 유형에 따른 문장이해 수행의 차이를 살펴보았는데 의사소통 상대자의 회복전략 사용(반복, 바꾸어 말하기, 간략화)이 의사소통 단절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청각장애인과의 대화에서 의사소통 파트너 역할이 중요함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 파트너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이 개발될 필요가 있겠다.
본 연구는 동일한 특수학교를 다녔고 음성언어를 사용하거나 음성언어 위주의 수어를 사용하는 인공와우 성인을 배타적으로 표집하였다. 이러한 표집 특성으로 인해 반구조화된 질문에 대한 답변의 논리가 유사하게 귀결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본 연구는 20대 청년의 의사소통 경험이므로 이들의 의사소통 경험을 다른 연령대 인공와우 이식 성인의 경험으로 일반화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을 것이다. 후속연구에서는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 파트너가 겪는 경험을 탐색하여 다양한 변인을 파악하고 청력 손실의 특징을 이해하여 원활한 의사소통을 도울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필요가 있겠다.
본 연구에는 국내 인공와우 이식이 보편화되던 초기에 이식 수술을 받고 성장해 사회에 진출하여 자립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청년들이 참여하였다. 이들은 난청으로 인해 제한적 상황과 장벽에 직면하여 고군분투하였으나 “장애의 지배를 받지 않겠다.”(Shin, 2015)는 적응 유연성과 성장의 모습을 실재적으로 보여주었다. 효과적인 의사소통 전략의 개념화를 통해 참여자들 자신이 의사소통의 과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앞으로 다양한 의사소통 상황에서 적절한 전략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공감을 이끌어 냈다는 데 본 연구의 의의가 있다.

Table 1.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
Jae Eun Mee Sun Yu
Age 28 28 27 25 23
Degree of disability Level 2. severe Level 2 Level 3. severe Level 2 Level 3
Age of receiving CI surgery 14 12 8 7 5
Wearing hearing device L: HA / R: CI L: CI / R: HA L: CI / R: HA L: CI / R: HA L: CI / R: HA
Calibration hearing L: 40 dB / R: 35 dB L: 55 dB / R: 65 dB L: 25 dB / R: 35 dB L: 40 dB / R:60 dB L: 28 dB / R: 30 dB
CI wearing period 13 15 18 17 17
First wear of HA 2 3 2 3 5
Method of communication Spoken language Spoken language Spoken language Spoken language Spoken language
Sign language Sign language
Occupation Sign language interpreter Office worker Rrt instructor Office worker Hotel baker
Years of work 5 4 4 4 3
Education 16 16 16 12 14
Home address Seoul Gyeonggi-do Seoul Gyeonggi-do Seoul
Company location Seoul Gyeonggi-do Seoul Gyeonggi-do Seoul

All values are in years.

CI=Cochlear implant; HA=Hearing aids.

Table 2.
Themes & sub-themes related to participants’ communication experiences and communication strategies
Sub-Themes (meaningful statements) Themes Category
- Emotional distance Negative experiences Communication experiences
- A lonely island in the crowd
- Difficulties that are not resolved
- Facing communication barriers
- Climbing the hill of maturity Positive experiences
- Gratitude toward good and beautiful encounters
- The joy of managing to do my share
- The dreams one sets out to realize in their youth
Meeting Structuring situations Continuing communication Effective communication strategies
- Later question after note, using department chat rooms and messengers within the company
Telephone call
- Using speakerphone, asking a stranger to text a cell phone, using the Nucleus smart app
Lecture time
- Use of text interpretation service
Attitude as a listener Enthusiastic attitudes
- Listen, empathetic attitude, use of non-verbal cues
Attitude as a speaker
- Eye gaze, comfortable speed, strive for clear pronunciation
- Talk in writing, use of voice subtitles conversion app and kiosk, Recepting through the use of tools Overcoming breakdowns in communication
- Use of digital communication
- Smalltalk and question-type conversations, asking for clarity and repetition. Expressing oneself to the end
- “I don’t know” strate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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