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배경 및 목적목표단어를 알고 있다고 느끼지만 단어의 이름을 생각해낼 수 없는 상태인 ‘설단현상’의 발생 빈도는 노화에 따라 증가한다. 본 연구에서는 설단현상과 일반명사 이름대기, 주관적, 객관적 기억능력의 관련성을 살펴보고 이러한 일반명사 이름대기능력과 주관적, 객관적 기억능력이 설단현상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방법일반 노인 88명이 연구에 참여하였다. 연구과제로는 설단현상 과제(유명인 이름대기 검사), 일반명사 이름대기 과제(대면이름대기, 생성이름대기), 주관적, 객관적 기억능력 과제를 사용하였다.
결과첫째, 대면이름대기의 정반응률, 생성이름대기의 의미범주, 음소범주의 수행과 설단율 사이에 유의한 상관이 나타났다. 둘째, 자발적 설단해결률은 일반명사 이름대기의 모든 수행과 유의하지 않았으며, 음절단서 후 설단해결률은 대면이름대기 정반응률 및 음절단서 제시 후 정반응률, 생성이름대기 음소범주의 수행과 유의한 상관을 보였다. 셋째, 주관적, 객관적 기억능력의 모든 항목과 설단율 사이의 상관이 유의하였다. 넷째, 자발적 설단해결률은 객관적 기억능력의 지연회상 영역과, 음절단서 제시 후 설단해결률은 주관적 기억능력과의 상관만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회귀분석 결과 대면이름대기와 지연회상, 재인능력이 설단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AbstractObjectivesThe frequency of the ‘tip of the tongue (TOT) phenomenon’, a condition in which a person feels they know a target word but cannot recall its name, increases with aging.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the relationships among the TOT phenomenon, common noun naming, and memory.
MethodsEighty-eight healthy elderly adults participated in the study. The study used a TOT phenomenon task (celebrity naming test), common noun naming tasks (confrontational naming and generative naming), and subjective and objective memory tasks.
ResultsFirst, there were significant correlations among the total score of the confrontation naming test, the performances of generative naming test, and the TOT rate. Second, the voluntary TOT solution rate was not significantly related to performance on the common noun naming test. However, the TOT solution rate after syllable cues was significantly correlated with the performance of the confrontation naming test, the correct response rate after syllabic cues, and the phonemic category of the generative naming test. Third, the performances of subjective and objective memory were significantly correlated with the TOT rate. Fourth, the voluntary TOT solution rate was correlated with the delayed recall of objective memory, while the TOT solution rate after syllable cues was only correlated with subjective memory. Finally, regression analyses showed that confrontation naming, delayed recall, and recognition influenced the TOT rate.
설단현상(Tip of the Tongue Phenomenon)은 질문에 대한 답이나 사람 또는 사물의 이름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일시적으로 기억할 수 없는 느낌을 의미한다(Brown & McNeill, 1966). 이러한 설단현상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반적인 경험이며 설단현상 발생 시 당혹감이나 좌절감을 느껴 누락된 정보를 검색하려는 강한 욕구가 나타난다(Metcalfe, Schwartz, & Bloom, 2017; Schwartz & Metcalfe, 2011). 이러한 설단현상은 일종의 기억장애로 간주되며 뇌에 저장된 정보에 적절하게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진다(Harley & Bown, 1998). 노화(aging)는 설단현상의 빈도와 기간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Burke, MacKay, Worthley, & Wade, 1991). 이러한 설단현상을 가중시키는 노화의 영향은 설단현상을 일으키는 다양한 가설들과 연결지어 설명할 수 있다. 우선 설단현상의 차단 가설(blocking hypothesis)에서는 단어를 떠올리려고 할 때 그와 유사한 의미나 발음을 가진 다른 단어가 떠올라 목표단어의 검색을 방해하게 되며, 이로 인해 설단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Brown & McNeill, 1966; Jones & Langford, 1987). 이 가설에 따르면 노인의 경우 목표단어 인출 과정에서 다른 단어의 간섭이 일어날 때 그것을 억제(inhibition)하는 능력이 젊은 성인에 비해 제한되기 때문에 설단현상이 증가하게 된다(Hasher, Lustig, & Zacks, 2007; Kornell & Metcalfe, 2006). 다음으로 설단현상을 설명하는 불완전 활성화 가설(incomplete activation hypothesis)에 따르면 단어인출 과정에서 원하는 정보를 완전히 활성화시키지 못하거나 어휘 접근에 필요한 연결이 불완전하게 활성화되어 단어 산출에 어려움이 나타난다(Burke et al., 1991; Schwartz, 1999). 이 가설 역시 노화로 인한 설단현상의 증가를 설명하고 있는데, 노인의 경우 인지기능 저하로 불완전 활성화의 빈도가 증가하여 더 자주 설단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이렇게 불완전하게 활성화된 기억은 시간이 지나거나 회상 노력에 의해 다시 활성화되어 목표단어가 인출되기도 하는데, 노인의 경우 이러한 설단해결 능력 역시 인지적 처리 과정의 속도 저하와 비효율성으로 인해 제한이 나타난다(Burke et al., 1991). 마지막으로 전달 손실 가설(transmission deficit hypothesis)에서는 단어를 검색하고 그 정보를 출력하여 전달하는 과정에서 정보 손실이 나타나고 이 때문에 설단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Harley & Bown, 1998). 특히 목표단어와 관련된 정보 중 의미적 정보에는 어느 정도 접근 가능한데 반해 음운적 정보의 접근이 불충분하여 정보 손실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Brown & McNeill, 1966; Miozzo & Caramazza, 1997). 이 가설에서도 노화가 진행되면 의미정보 산출 능력에 비해 음운정보 산출 능력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노인들의 경우 더 빈번히 설단현상을 경험하게 된다고 설명한다(Kim & Choi, 2021; Park, Lee, & Lee, 2013).
지금까지 일반 노인 및 인지언어장애 환자군을 대상으로 설단현상을 살펴보기 위한 국내외 연구들이 일부 이루어져왔다. 우선 국외 연구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연구에서 노인들이 청년층에 비해 더 높은 설단율을 보인다고 보고하고 있다(Burke et al., 1991; Evrard, 2002; Heine, Ober, & Shenaut, 1999). 또한, 설단율은 어휘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데 특히, 저빈도어(Burke et al., 1991), 고유명사(Burke et al., 1991; Evrard, 2002)에서 설단율이 증가한다고 보고한다. 설단현상에서 벗어나는 설단해결 능력 역시 노화에 의해서 제한되며(Burke et al., 1991), 이 역시 고유명사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제한에도 불구하고 노인들의 경우 설단해결을 위한 시간이 젊은이들에 비해 지연되지만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면 어느 정도 설단해결이 가능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Heine et al., 1999). 최근 10년 사이 설단현상과 관련된 국내 연구들도 일부 진행되었으며, 그 대상도 일반 노인(Kim & Choi, 2021; Lee & Choi, 2016; Park et al., 2013), 주관적 기억장애(subjective memory complaints) 노인(Kim, Kim, & Yoon, 2020),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환자(Oh & Ha, 2015) 등 다양하다. 결과들을 종합하면 노인들은 젊은 성인들에 비해 설단현상이 나타나는 비율인 설단율이 증가하고(Lee & Choi, 2016; Park et al., 2013), 연소노인, 중간노인, 고령노인의 연령집단별 비교에서 역시 연령이 증가할수록 설단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im & Choi, 2021). 또한, 일반명사에 비해 고유명사에서의 설단율의 높게 나타나고, 노화로 인해 설단해결률 역시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Kim & Choi, 2021; Lee & Choi, 2016; Park et al., 2013). 더불어 음절단서 제시 후의 설단해결률이 자발적으로 설단해결을 보인 비율에 비해 월등히 높았으며, 이 역시 연령집단에 따른 차이가 유의하였다(Kim & Choi, 2021). 다음으로 주관적 기억장애 노인은 일반 노인에 비해 설단율이 높고 설단해결률 또한 제한되었으며(Kim et al., 2020),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경우 일반 노인과 설단율 자체의 차이는 없으나 단서를 활용하여 설단현상을 해결하는 능력이 제한됨을 알 수 있다(Oh & Ha, 2015).
노인들은 본인들이 경험하는 설단현상을 기억문제로 인식하며, 기억능력은 노화와 관련된 인지기능 저하 중 가장 대표적인 영역이다. 이러한 기억은 단일 기재가 아닌 회상(recall), 재인(recognition) 등을 포함한 복합 영역으로 인지적인 느림(slowing), 처리 자원의 감소(reduced processing resources), 억제능력(inhibition)의 제한과 같은 노화로 인한 전반적인 인지기능 저하의 결과로 나타난다(Luo & Craik, 2008). 노인의 경우 절차기억(procedural memory), 지각기억(perceptual memory), 세상에 대한 지식과 같은 의미기억(semantic memory)은 비교적 잘 유지되는 반면, 작업기억(working memory), 일화기억(episodic memory), 미래기억(prospective memory) 및 사물의 이름을 산출하는 것과 관련된 의미기억은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Balota, Dolan, & Ducheck, 2000; Luo & Craik, 2008). 이러한 의미기억 저하로 인한 이름대기의 문제는 노인들의 의사소통 문제 중 가장 주요한 문제로 가장 많이 연구된 분야이기도 하다. 노인의 이름대기 문제는 주로 일반명사를 이용한 대면이름대기(confrontation naming test)와 생성이름대기(generative naming test) 과제를 통해 평가되었다(Suh & Choi, 2022). 이와 관련된 기존의 연구에서는 노인의 일반명사 이름대기능력은 기억 능력과 관련이 있으며, 특히 기억의 회상능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im & Choi, 2012). 또한, 자신의 기억에 대해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주관적 기억능력 역시 객관적 기억능력의 저하와 더불어 낮아지며(Cantero, Iglesias, Van Leemput, & Atienza, 2016; Youn et al., 2009), 일반명사 대면이름대기 수행과도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Kim, Lee, & Kim, 2015).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노인은 젊은 성인보다 설단현상을 더 자주, 더 오래 경험하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설단현상 역시 증가한다는 관련 연구는 다수 이루어졌다. 이러한 설단현상은 노인들의 일반명사 이름대기 능력 및 객관적, 주관적 기억능력과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증명한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설단현상과 일반명사 이름대기, 기억능력의 관련성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특히 설단현상 및 설단해결 능력과 대면이름대기와 생성이름대기의 범주별 수행, 일반명사 이름대기의 단서 활용 능력, 설단현상 및 설단해결 능력과 주관적, 객관적 기억능력, 회상 및 재인을 포함한 기억의 세부 항목과의 관련성을 다각도로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일반 노인의 설단율, 설단해결률(자발적 설단해결률, 음절제시 후 설단해결률)과 일반명사 대면이름대기(정반응률, 의미단서 제시 후 정답률, 음절단서 제시 후 정답률) 및 생성이름대기(의미범주, 음소범주) 능력과의 관련성을 살펴본다. 둘째, 일반 노인의 설단율, 설단해결률(자발적 설단해결률, 음절제시 후 설단해결률)과 주관적, 객관적 기억능력(즉각기억, 지연회상, 재인)의 관련성을 살펴본다. 셋째, 일반 노인의 설단율 및 설단해결률에 일반명사 이름대 기능력과 주관적, 객관적 기억능력이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다.
연구방법연구대상65세 이상의 일반 노인 88명(남:여=36:52)이 본 연구에 참여하였다. 연구대상은 (1) 한국판 간이정신상태검사(Korean Mini-Mental State Examination, K-MMSE; Kang, 2006) 결과 연령 및 교육년수 규준에서 16%ile (-1 standard deviation) 이상으로 인지기능이 정상 범주에 속하는 자, (2) 실어증선별검사(Screening Test for Aphasia & Neurologic communication Disorders, STAND; Kim, Heo, Kim, & Kim, 2009)의 ‘듣고 이해하기’ 항목에서 문제를 보이지 않는 자(10/10점), (3) 과제를 수행하는 데 요구되는 시각 및 청각 능력을 보유한 자, (4) 과거 신경학적, 정신건강의학적 병력이 없는 자, (5) 노인우울척도의 단축판 검사(Short form of Geriatric Depression Scale, Korean version; Cho et al., 1999) 결과 7점 이하로 우울증 소견이 없는 자로 선정하였다. 연구 대상자의 성별, 연령, 교육년수 및 K-MMSE 점수의 기술통계치를 Table 1에 제시하였다.
연구과제설단현상 과제설단현상을 평가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유명인 이름대기 과제를 사용하였으며, Oh와 Ha (2015)의 연구에서 사용한 과제를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이 과제는 정치경제 인물(10명), 대중문화 인물(10명), 기타 스포츠 및 예술인(10명) 총 3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해당 인물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했던 시대를 기준으로 시대별로 1970년, 1980년, 1990년, 2000년 이후로 구분하여 제작하였으며, 배열 순서는 무작위로 하였다. 설단현상 과제의 유명인 사진은 상반신 사진을 동일한 크기로 사용하였으며, 사진 선정의 기준은 McKenna와 Warrington (1980)의 연구에 따라 한 장의 사진에 유명인이 단독으로 들어있고, 유명인의 직업 등을 알아볼 수 있는 복장, 액세서리 등의 단서가 없으며, 시대에 상관없이 알아볼 수 있는 사람으로 하였다.
일반명사 이름대기 과제본 연구에서는 일반명사 이름대기 과제로 대면이름대기(confrontation naming test)와 생성이름대기(generative naming test) 과제를 실시하였다. 우선 대면이름대기 검사로는 한국판 보스턴이름대기 검사(Korean version of Boston Naming Test, K-BNT; Kim & Na, 1997)를 사용하였다. K-BNT는 60개의 명사로 이루어진 흑백선화의 그림을 보고 이름을 말하는 검사로 실어증 및 신경손상으로 인한 언어장애 환자들의 이름대기 문제를 평가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된다. 또한, 이 검사는 대상자의 미세한 이름대기 손상을 민감하게 검출해낼 수 있는 검사로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 생성이름대기 과제는 Kang, Chin, Na, Lee와 Park (2000)에 의해 개발된 한국판 통제단어연상검사(Korean version of Controlled Oral Word Association Test, K-COWAT)를 사용하였다. K-COWAT은 1분의 제한된 시간 동안 의미범주(동물 이름, 가게 물건)와 음소범주(‘ㄱ’, ‘ㅇ’, ‘ㅅ’ 음소로 시작하는 단어)의 단어들을 가능한 한 많이 산출하게 하는 과제로 전두엽 집행기능 및 인지 저하를 민감하게 검출하는 검사로 알려져 있다(Acevedo et al., 2000).
기억 과제본 연구에서는 기억능력을 주관적 기억능력과 객관적 기억능력으로 구분하여 평가하였다. 우선 개인적으로 인식하는 주관적 기억능력은 주관적 기억 감퇴 설문(Subjective Memory Complaints Questionnaire, SMCQ; Youn et al., 2009)을 사용하였다. SMCQ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일상생활에서의 전반적인 기억능력에 대한 자기 평가 설문으로 높은 신뢰도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Youn et al., 2009). SMCQ는 예, 아니오 질문 총 14문항으로 구성되어 14점 만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본인이 인식하는 기억문제의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여겨진다.
다음으로 객관적 기억능력은 Kang과 Na (2003)에 의해 개발된 서울단어학습검사(Seoul Verbal Learning Test, SVLT)를 실시하였다. SVLT는 3가지 범주(꽃, 문구류, 주방용품)의 단어 4개씩 총 12개의 단어를 대상자에게 불러주고 기억하여 말하는 단어목록 기억 검사로 고령자의 객관적 언어기억능력을 평가하는 데 유용한 검사로 알려져 있다(Suh & Choi, 2022). SVLT는 즉각회상(immediate recall), 지연회상(delayed recall), 재인(recognition)능력을 평가한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설단현상 과제, 일반명사 이름대기 과제, 기억 과제의 종류 및 평가척도를 Appendix 1에 제시하였다.
연구절차본 연구는 나사렛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IRB-2019-2-17)과 대상자의 서면 동의를 얻어 진행하였다. 모든 검사는 검사자와 대상자 일대일로 진행하였으며, 소음이 없는 조용한 곳에서 실시하였다. 설단현상 과제, 일반명사 이름대기 과제, 기억 과제의 본 검사 전에 대상자의 사례 면담, 선별 검사를 진행하였으며, 예비문항을 통하여 대상자가 과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였다. 설단현상 과제의 연구 절차는 기존 연구(Oh & Ha, 2015)를 따랐으며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유명인 사진 제시 후 “이 사람을 본 적 있나요?”라고 질문한다. “네”로 답한 경우 “이 사람의 이름은 무엇인가요?”라고 다시 질문한다. 15초 안에 정확한 이름을 산출한 경우 다음 문항으로 넘어간다. “아니오”로 답한 경우에도 다음 문항으로 넘어간다. (2) “네”로 대답하였으나, 15초 안에 정확한 이름을 산출하지 못한 경우 설단현상으로 간주하고, 해당 인물에 대해 추가 설명을 요구한다. (3) 추가 설명 도중 이름을 정확하게 산출한 경우 자발적 설단해결로 간주하고 다음 문항으로 넘어간다. 이름을 정확하게 산출하지 못한 경우 자발적 설단해결 실패로 간주하고 다음 문항으로 넘어간다. (4) 이름을 산출하지 못한 경우 음절단서를 제시하고, 이때 정확한 이름을 산출한 경우 음절단서 제시 후 설단해결로 간주하고 다음 문항으로 넘어간다. 음절단서 제시 후에도 정확한 이름을 말하지 못한 경우 음절단서 제시 후 설단해결 실패로 간주하고 다음 문항으로 넘어간다.
다음으로 일반명사 이름대기 과제인 K-BNT, K-COWAT와 기억 과제인 SMCQ, SVLT는 표준화된 지침에 따라 실시하였다. 구체적인 검사실시 절차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반명사 이름대기 과제 중 K-BNT는 대상자에게 60개의 흑백 선화를 제시하고 해당 그림의 이름을 말하도록 한다. 과제 제시 후 15초 동안 반응이 없을 경우 검사에 포함된 의미단서를 제시한다. 의미단서 제시 후에도 정답을 산출하지 못한 경우 음절단서(첫음절, 2음절)를 차례대로 제시한다. 둘째, K-COWA의 의미범주는 ‘동물’, ‘가게물건’ 순으로 진행하였으며, 대상자에게 “해당 범주에 속하는 단어를 1분 동안 최대한 많이 말씀해주세요.”라고 지시하고 반응을 기록하였다. 다음으로 음소범주는 ‘ㄱ’, ‘ㅇ’, ‘ㅅ’의 순으로 진행하였으며, “제가 말씀드리는 글자를 듣고 그 글자로 시작하는 단어를 1분 동안 최대한 많이 말씀해주세요.”라고 지시하였다. 셋째, 주관적 기억 과제인 SMCQ는 대상자에게 “다음 문항을 듣고 본인의 행동이나 생각, 느낌과 일치하는지 아닌지를 예, 아니오로 답해주세요.”라고 지시한 후 대상자의 반응을 기록하였다. 마지막으로 SVLT의 즉각 회상 검사는 대상자에게 총 12개의 단어를 불러주고 순서에 상관없이 기억나는 단어를 산출하도록 하였으며, 총 3회에 걸쳐 실시하였다. 지연회상 검사는 즉각회상 검사 실시 후 최소 20분의 시간을 두고 시행하였으며, 검사에 포함된 단어 중 생각나는 단어를 대상자에게 자발적으로 산출하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재인 검사는 검사자가 검사에 포함되어 있던 단어와 포함되어 있지 않은 단어를 불러주고 해당 단어가 검사에 포함된 단어였는지를 ‘예, 아니오’로 대답하도록 하였다.
자료분석설단현상, 일반명사 이름대기, 기억 과제의 수행 결과는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첫째, 설단현상 과제의 경우 전체 문항에서 설단현상이 나타난 문항의 비율인 ‘설단율’, 설단현상이 나타난 문항 중 자발적으로 설단현상을 해결한 비율인 ‘자발적 설단해결률’, 음절 단서 제시 후 설단현상을 해결한 ‘음절단서 제시 후 설단해결률’을 척도로 사용하였다. 설단현상 척도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은 (1) 설단현상: 사진으로 제시된 유명인을 보고 본적이 있다고 답변하였으나 15초 동안 정확한 이름을 말하지 못하는 경우, (2) 자발적 설단해결: 설단현상이 나타났을 때 해당 유명인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정확한 이름을 산출한 경우, (3) 음절단서 제시 후 설단해결: 자발적 설단해결 실패 시 유명인 이름의 첫 음절단서(단, 대상자가 첫 음절을 산출한 경우 마지막 음절단서 제시)를 제시한 후 정확한 이름을 산출한 경우로 하였다. 둘째, 일반명사 이름대기 중 K-BNT는 자발적으로 정확한 단어를 산출한 정반응률, 의미단서 제시 후 정반응률, 첫음절 단서 제시 후 정반응률로 분석하였다. 셋째, K-COWAT의 의미범주(동물, 가게물건)는 1분 동안 산출한 정반응 수를, 음소범주는 각 음소별 정반응 수의 합을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넷째, SMCQ는 ‘네’라고 반응한 수를 척도로 하였다(최대 14점). 마지막으로 SVLT의 즉각회상 검사는 총 3회에 걸쳐 실시하였으며 만점은 36점, 지연회상 검사는 검사에 포함된 12개의 단어 중 정확하게 산출한 정반응 수를 점수로 만점은 12점이다. 재인 검사는 검사에 포함된 단어를 듣고 ‘예’라고 반응한 점수인 참 양성(true positive) 점수를 본 연구에서의 척도로 사용하였으며, 만점은 12점이다.
본 연구에서는 전체 자료의 20%를 무작위로 추출하여 2명(연구자와 언어치료학 대학원에 재학중인 1급 언어재활사 국가자격증 소지자)이 설단현상의 각 척도에 대해 신뢰도 분석을 진행하였으며 모든 척도에서 평가자 간 일치도는 95% 이상으로 나타났다.
통계분석본 연구에서는 IBM SPSS Statistics ver. 22 프로그램(IBM Corp., Armonk, NY, USA)을 사용하여 통계분석을 실시하였다. 우선, 설단현상의 설단율과 설단해결률(자발적 설단해결률, 음절단서 제시 후 설단해결률), 일반명사 이름대기(K-BNT, K-COWAT), 기억능력(SMCQ, SVLT) 과제 점수들 간의 상관을 알아보기 위하여 Spearman의 등위상관분석(rank correlation)을 실시하였다. 다음으로 설단율과 자발적 설단해결률, 음절단서 제시 후 설단해결률에 일반명사 이름대기 및 기억능력이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하여 단계적 중다회귀분석(stepwise multiple regression)을 실시하였다.
연구결과일반 노인의 설단현상과 일반명사 이름대기능력의 상관일반 노인의 설단율과 설단해결률을 Figure 1에 제시하였다. 결과를 살펴보면 설단율은 약 37% 정도로 나타났으며, 음절단서 제시 후 설단해결률은 자발적 설단해결률의 약 2배에 달했다. 설단해결률 중 자발적 설단해결률과 음절단서 제시 후 설단해결률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대응표본 t검정을 실시한 결과 음절단서 제시 후 설단해결률이 자발적 설단해결률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t=-5.878, p<.001).
다음으로 일반 노인의 일반명사 이름대기 과제 수행의 평균 및 표준편차를 Table 2에 제시하였다. 결과를 살펴보면 K-BNT의 정반응률은 약 78%로 나타났으며, 의미단서에 비해 음절단서를 제시하였을 때 정반응률이 높았다. K-BNT의 의미단서와 음절단서 제시 후의 정반응률의 차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대응표본 t 검정을 실시한 결과 음절단서 제시 후의 정반응률이 의미단서 제시 후의 정반응률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t=-11.664, p<.001). 또한, 설단율 및 설단해결률과 일반명사 이름대기 수행 사이의 상관을 알아보기 위하여 상관분석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Table 3에 제시하였다. 결과를 살펴보면 우선, 설단율은 K-BNT의 정반응률과는 유의한 부적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K-COWAT의 의미범주, 음소범주와는 낮은 수준의 상관이 나타났다. 다음으로 설단해결률 중 자발적 설단해결률의 경우 일반명사 이름대기의 모든 항목과의 상관이 유의하지 않았다. 또한, 음절단서 제시 후 설단해결률은 K-BNT 정반응률, 음절단서 제시 후 정반응률 및 K-COWAT 음소범주 수행과 낮은 수준의 정적상관을 보였다.
일반 노인의 설단현상과 기억능력의 상관일반 노인의 주관적, 객관적 기억능력의 평균 및 표준편차를 Table 4에 제시하였다. 또한, 설단율 및 설단해결률과 주관적, 객관적 기억능력 사이의 상관을 알아보기 위하여 상관분석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Table 5에 제시하였다. 결과를 살펴보면 설단율은 SMCQ 점수와 낮은 수준의 정적상관이 나타났으며, SVLT의 모든 항목과 유의한 정적상관을 보였다. 다음으로 설단해결률 중 자발적 설단해결률의 경우 SVLT의 지연회상 항목과의 낮은 수준의 부적상관만이 나타났으며, 음절단서 제시 후 설단해결률 역시 SMCQ 점수, SVLT의 즉각회상과 낮은 수준의 부적상관을 보였다.
일반 노인의 설단현상에 일반명사 이름대기 및 기억능력이 미치는 영향일반 노인의 설단율에 일반명사 이름대기 및 기억능력이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하여 단계적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Table 6에 제시하였다. 결과를 살펴보면 회귀모형은 모든 단계에서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고(p<.001), K-BNT의 정반응률, SVLT의 지연회상 및 재인 점수가 설단율을 유의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설명량은 약 35.1%였다.
마지막으로 일반 노인의 설단해결률에 일반명사 이름대기 및 기억 능력이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하여 단계적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Table 7에 제시하였다. 결과를 살펴보면 우선 자발적 설단해결률(F=5.633, p<.05)은 SVLT의 지연회상 점수가 유의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설명량은 약 6.1%였다. 다음으로 음절단서 제시 후 설단해결률(F=17.953, p<.001)은 K-BNT의 음절단서 제시 후 정반응률이 유의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설명량은 약 17.3%였다.
논의 및 결론본 연구는 설단현상과 대면이름대기 및 생성이름대기를 통한 일반명사 이름대기, 주관적, 객관적 기억능력의 관련성을 살펴보고 이러한 일반 노인의 설단율 및 설단해결률에 이름대기능력과 주관적, 객관적 기억능력이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반 노인의 설단율은 약 37%정도로 나타났고, 음절단서 제시 후 설단해결률은 자발적 설단해결률의 약 2배에 달했으며, 음절단서 제시 후 설단해결률이 자발적 설단해결률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자발적 설단해결률에 비해 음절단서 제시 후의 설단해결률이 높게 나타난 본 연구의 결과는 기존의 연구결과와 일치하며(Kim et al., 2020; Kim & Choi, 2021; Lee & Choi, 2016; Oh & Ha, 2015), 이는 일반 노인의 경우 설단현상이 나타나더라도 충분한 시간 및 음절단서가 주어지면 어느 정도 설단해결이 가능함을 시사한다. 실제로 본 연구에서 설단현상 발생 후 지연시간에 나타난 자발적 설단해결률과 음절단서 제시 후 설단해결률을 합한 총 설단해결률은 거의 60%에 달했다. 다음으로 일반명사 대면이름대기 검사 결과 의미단서에 비해 음절단서를 제시하였을 때 정반응률이 3배 이상 높았으며, 이러한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일반명사 대면이름대기 수행 시 의미단서에 비해 음절단서가 주어졌을 때의 정반응이 높다는 기존의 연구결과와 일치하며, 이러한 일반명사 대면이름대기에서의 음절단서 활용능력은 경도인지장애나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같은 인지적 손상을 가진 환자들도 어느 정도 보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Balthazar, Cendes, & Damasceno, 2008; Delaze, Semenza, Reiner, Hofer, & Benke, 2003).
설단율 및 설단해결률과 일반명사 이름대기 수행 사이의 상관을 알아보기 위하여 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를 살펴보면 우선, 설단율은 대면이름대기의 정반응률과 부적상관이 있었고, 생성이름대기의 의미범주, 음소범주의 수행과 낮은 수준의 부적상관이 나타났다. 또한, 대면이름대기의 의미단서, 음절단서 제시 후 정반응률과 설단율의 상관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명사 이름대기 중 대면이름대기가 생성이름대기 수행보다 설단율과 상대적으로 높은 상관을 보였는데, 이는 제시된 시각적 자극을 보고 이름을 말해야 하는 과제의 유사성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대면이름대기 중 의미단서 및 음절단서 제시 후 정반응률의 경우 설단율과 유의한 상관이 나타나지 않았는데, 본 연구에서의 설단율은 단서 제시 이전의 설단현상 발생 시의 과정으로 단서 활용능력의 차원과는 관련이 낮음을 유추할 수 있다. 다음으로 설단해결률 중 자발적 설단해결률은 일반명사 이름대기의 모든 항목과의 상관이 유의하지 않았는데, 이는 일반 노인의 경우 설단현상이 나타났을 때 검사 상황의 짧은 시간 안에 자발적으로 설단현상을 해결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 자발적 설단해결률은 전체 설단현상이 나타난 이름 중 20% 미만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자발적 설단해결의 어려움은 기존의 연구에서도 동일하게 보고되었다(Kim et al., 2020; Oh & Ha, 2015). 또한, 자발적 설단해결이 나타난 경우는 대부분 본인이 목표단어의 첫 음절(주로 유명인의성)을 산출한 부분인출 실패에 국한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설단현상의 전달 결함 가설과 관련하여 설명할 수 있다. 즉, 목표단어에 대해 부분적 점화 전달이 일어나 부분인출 실패 유형으로 설단현상이 나타났을 경우 시간이 지연되더라도 해당 단어를 어느 정도 인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로 인해 자발적 설단해결이 일어난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Burke & Shafto, 2004). 반면, 음절단서 제시 후의 설단해결률은 대면이름대기의 음절단서 제시 후 정반응률과 정적상관이 있었으며, 생성이름대기의 음소범주의 수행과는 낮은 수준의 정적상관을 보였다. 이와 관련하여 Brown과 McNeill (1966)은 설단현상이 나타난 상황에서 사람들은 의미나 단어의 범주를 기억하지만 단어 자체를 떠올리는 것을 어려워하는 데 음운단서(phonemic cue)가 단어를 떠올리는 데 도움을 준다고하였다. 이러한 음운단서의 활용 능력은 일반명사 이름대기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음운단서의 효과는 다양한 연구에서 증명되었는데(James & Burke, 2000; Meyer & Bock, 1992), 이러한 결과는 앞에서 설명한 설단현상의 전달 손실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즉, 설단현상은 목표단어의 음운정보 접근 실패로 나타나며, 이때 음운단서가 실패한 음운 접근 과정의 네트워크를 활성화시키는데 도움을 준다(Brown & McNeill, 1966). 흥미로운 점은 생성이름대기의 경우 의미범주의 수행과 음절단서 제시 후 설단해결률과 유의한 상관이 없었으나, 음소범주의 수행과 음절 단서 제시 후 설단해결률 사이에는 유의한 상관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는 생성이름대기의 음소범주 수행은 이름대기의 음운론적 처리과정(lexical-phonemic process)과 관련된 음소적 단서 활용 능력과 관련이 있으며(Baldo, Schwartz, Wilkins, & Dronkers, 2006; Baldo & Shimamura, 1998), 특히 철자법과 결합된 음운론적 정보를 검색하는 음운적 처리 관련 뇌영역과 관련이 있다는 결과(Birn et al., 2010)와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다.
다음으로 일반 노인의 설단율 및 설단해결률과 주관적, 객관적 기억능력 사이의 상관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설단율은 주관적 기억능력과 낮은 수준의 부적상관이 나타났으며, 객관적 기억능력 중 즉각기억, 지연회상, 재인의 모든 항목과 유의한 상관이 있었다. 즉, 노인들의 설단현상은 기억능력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일반 노인의 기억능력과 설단현상의 관련성은 의미기억과 관련이 있으며(Spencer & Raz, 1995), 의미기억 중에서도 일반적인 세상에 대한 지식은 어느 정도 보존되는 반면, 이름과 같은 특정 정보에 대한 기억은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uo & Craik, 2008). 또한, 이름대기 중에서도 사람의 이름은 일반 사물의 이름과는 다른 산출 경로를 거치는데, 일반명사의 경우 기억체계 안에서의 다양한 개념 및 의미정보와 상호연결되어있는 데 반해 고유명사는 해당 인물의 직업이나 이미지에 대한 의미정보가 활성화되어도 이름 산출을 위한 음운체계가 별도로 활성화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Cohen & Burke, 1993; Valentine, Brennen, & Brédart, 1995). 따라서 사람의 이름과 같은 고유명사에서 나타나는 설단현상은 회상 및 재인을 포함한 다양한 기억능력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실제적인 노인들의 기억능력을 평가하는 객관적 기억능력뿐 아니라 본인이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기억능력인 주관적 기억능력 역시 설단율과 유의한 상관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결과는 주관적 기억장애 노인을 대상으로 한 Kim 등(2020)의 연구에서 일반 노인에 비해 주관적 기억장애 노인의 설단율이 유의하게 높았다는 결과와 일치하는 것이다. 주관적 기억능력의 경우 타당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측정되었을 경우 객관적 기억능력을 반영한다는 결과들이 다수 보고되었는데(Amariglio, Townsend, Grodstein, Sperling, & Rentz, 2011; Suh & Choi, 2022; Sunderland, Watts, Baddeley, & Harris, 1986), 본 연구에서 사용된 주관적 기억 감퇴 설문인 SMCQ의 경우 객관적 기억능력과 유의한 상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Youn et al., 2009), 설단율과의 상관도 유의한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다음으로 설단율이 주관적, 객관적 기억능력 모두와 유의한 상관이 나타난 것에 반해 자발적 설단해결률의 경우 객관적 기억능력 중 지연회상 항목과의 낮은 상관만이 유일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기억의 저장능력과 어휘 검색 과정이 분리되어있다고 설명한 Brown과 McNeill (1966)의 주장과 연결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 즉, 설단현상은 불충분하게 저장된 기억이 아닌 검색 과정의 불활성화로 나타나며, 이렇게 불활성화된 정보는 추후 추론과정을 통하여 온전한 기억에 접근할 수 있는데, 이 과정이 설단해결 과정이다(Schwartz, 1999). 따라서 저장된 기억을 회상하는 지연회상의 기억 영역이 자발적인 설단해결과 관련이 있다고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음절단서 제시 후 설단해결률은 대면이름대기의 정반응률 및 음절단서 제시 후 정반응률, 생성이름대기의 음소범주 수행의 다양한 이름 대기능력과 유의한 상관이 나타난 것에 반해 객관적 기억능력에서는 즉각기억과의 낮은 상관만이 유의하였다. 즉, 설단해결을 위한 음절단서의 활용능력은 기억능력보다는 어휘 산출을 위한 검색과정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주관적 기억장애 노인의 음절단서 제시 후 설단능력의 저하(Kim et al., 2020), 경도 인지장애 환자의 음절단서 활용능력의 제한(Oh & Ha, 2015)이 나타난다는 연구결과와 관련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일반 노인의 설단율과 설단해결률에 일반명사 이름대기 및 기억능력이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하여 단계적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우선, 설단율은 일반명사 대면이름대기의 정반응률, 객관적 기억능력 중 지연회상 및 재인 점수가 유의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자발적 설단해결률은 객관적 기억능력 중 지연회상 점수가, 음절단서 제시 후 설단해결률은 일반명사 대면이름대기의 음절단서 제시 후 정반응률만이 유의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설단현상과 일반명사 이름대기, 기억능력의 관련성을 살펴보고, 특히 설단해결, 일반명사 이름대기의 단서 활용 능력의 관련성, 설단현상과 주관적, 객관적 기억능력 및 회상 및 재인을 포함한 기억의 세부 항목과의 관련성을 다각도로 살펴보았다. 이러한 결과는 설단현상과 이름대기 및 인지기능 손상의 관련성을 면밀히 살펴보고 일반 노인과 신경언어장애 환자군의 언어중재를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했다는 임상적 의의를 가진다. 다만 어휘의 친숙도, 품사 등 설단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어휘 특성을 과제에 다양하게 반영하지 못한 점,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노화로 인한 변화를 살펴보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추후에는 이러한 제한점을 보완하고 신경학적 측면에서 설단현상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Table 1.
Table 2.Table 3.
Table 4.
Table 5.
Table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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