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C 체계 구축을 위한 고빈도 용언의 기본형 분석

Analysis on Base Forms of High-Frequency Predicates to Develop 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Systems

Article information

Commun Sci Disord Vol. 22, No. 1, 159-169, March, 2017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7 March 31
doi : https://doi.org/10.12963/csd.17381
Department of Communication Disorders, Ewha Womans University, Seoul, Korea
신상은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언어병리학과
Correspondence: Sangeun Shin, PhD Department of Communication Disorders, Ewha Womans University, 52 Ewhayeodae-gil, Seodamun-gu, Seoul 03760, Korea Tel: +82-2-3277-2120 Fax: +82-2-3277-2122 E-mail: newvil78@gmail.com
This study is based on archived records of the Korean AAC core vocabulary study from Shin & Hill (2016).본 연구는 Shin과 Hill (2016)의 한국 AAC 핵심어휘 연구 자료를 기반으로 이루어졌음.
Received 2017 January 05; Revised 2017 February 19; Accepted 2017 February 21.

Abstract

배경 및 목적

핵심어휘는 보완대체의사소통(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AAC) 사용자들의 성공적인 의사소통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본 연구에서는 성인 AAC 사용자가 다양한 어미와의 결합을 통하여 용언을 활용할 수 있는 AAC 체계를 구축하고자 정상성인의 발화샘플을 중심으로 고빈도 용언의 기본형을 판별하고 그 효율성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방법

12명의 정상 성인으로부터 수집된 발화샘플에서 고빈도로 확인된 216개의 동사, 형용사, 보조동사, 그리고 계사를 축출하였다. 이들 용언의 활용형을 기본형으로 바꾼 후, 서로 다른 낱말수와 전체 샘플의 용언에 대한 평균사용빈도 및 설명력을 계산하여 기본형으로 바꾸기 전의 수치와 비교하였다.

결과

고빈도 기본형 용언은 총 64개로 활용형 용언의 개수보다 70.83% 감소하였으며 한 낱말의 평균사용빈도는 53.83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발화샘플에 나타난 용언의 73.97%를 설명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용형 용언과 비교하여 평균사용빈도는 약 5배 정도 증가하였고 설명력은 23.23% 증가하였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적은 수의 고빈도 기본형 용언이 어미와의 결합을 통하여 다양한 용언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증가된 낱말수 감소율, 평균사용빈도 및 설명력을 통하여 보여주었다. 교착어를 특징으로 하는 한국어, 특히 용언의 어미활용을 AAC 사용자가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도구개발과 후속연구들의 필요성이 논의되었다.

Trans Abstract

Objectives

Core vocabulary is key to successful communication for people who rely on 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AAC) systems. It is important to meet the needs of adult AAC users who want to produce a wide range of inflected predicates on the system. The purpose of the current study was to determine the high-frequency (HF) base forms of predicates and to predict the efficiency in generating various sentence types by using those base-forms that are combinable with numerous endings.

Methods

Language samples from the twelve healthy adults were used and 216 HF predicates in inflected forms were identified. After transforming all inflected forms into base forms, the number of different words, the mean frequency of a single HF predicate, and the percentage of total sample words that were accounted for by HF base-forms were calculated. The findings were compared with inflected forms of HF predicates.

Results

Sixty-three base forms were identified. The mean frequency of single predicates was 53.83, and 73.97% of the total sample's predicates were accounted for by HF base forms, which shows a great decrease in the number of different words, but a great increase in the mean frequency and the percentage of accountability.

Conclusion

The current study provides evidence that a small number of HF base forms of predicates can be used efficiently to produce various types of inflected predicates by combining with endings. The need for developing effective AAC tools that reflect HF base verb forms is discussed.

성공적인 보완대체의사소통(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AAC) 중재를 위해서는 적절한 어휘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Beukelman, McGinnis, & Morrow, 1991; Fallon, Light, & Paige, 2001; Fried-Oken & More, 1992; Johnson, Inglebret, Jones, & Ray, 2006). 아무리 다양한 기능이 탑재된 AAC 도구를 제공한다 하더라도 사용자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낱말들이 누락된다면 AAC 중재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문헌에서는 효과적인 AAC 체계 구축을 위한 첫 단계로 핵심어휘(core vocabulary)를 판별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Banajee, Dicarlo, & Buras Stricklin, 2003; Beukelman, Jones, & Rowan, 1989; Liu & Sloane, 2006; Marvin, Beukelman, & Bilyeu, 1994; Stuart, Beukelman, & King, 1997; Trembath, Balandin, & Togher, 2007). 핵심어휘란 발화 시 자주 출현하고 여러 사람에게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즉 고빈도이면서 공통성(word commonality)이 높은 어휘를 말한다(Banajee et al., 2003; Beukelman et al., 1989; Kim, Park, & Min, 2003; Robillard, Mayer-Crittenden, Minor-Corriveau, & Bélanger, 2014; Yorkston, Dowden, Honsinger, Marriner, & Smith, 1988). 영어권 AAC 어휘 연구에 따르면 연령과 상관없이 약 250개에서 350개 사이의 비교적 적은 수의 낱말들이 전체 발화의 약 78%-85%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Balandin & Iacono, 1999; Banajee et al., 2003; Beukelman et al., 1989; Hill, 2001; Stuart et al., 1997). 핵심어휘에는 대명사, 전치사, 의문사, 접속사 등과 같은 문법적인 기능을 나타내는 구조어와 동사, 형용사, 부사, 명사와 같은 내용어가 포함되어 있으며(Boenisch & Soto, 2015; Trembath et al., 2007), 특별히 의사소통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아동과 성인 간에도 높은 공통성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Baker, Hill, & Devylder, 2000; Banajee et al., 2003; Hill, 2001). 반면에 부수어휘(fringe vocabulary)는 무수히 많은 낱말로 구성된 저빈도 어휘로 명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핵심어휘와 달리 여러 사람에 의해 공통적으로 사용되기보다는 상당히 개별화되어 사용되거나 특정 상황에서만 사용된다(Boenisch & Soto, 2015; Marvin et al., 1994; Robillard et al., 2014).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핵심어휘와 부수어휘를 둘 다 AAC 체계에 포함시켜야 하겠지만(Balandin & Iacono, 1998; Beukelman et al., 1991; Yorkston, Honsinger, Dowden, & Marriner, 1989), 다음과 같은 특징들 때문에 핵심어휘는 AAC 중재 시 보다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낱말들로 다양한 환경에서 여러 사람에 의해 사용되기 때문에 낱말 하나가 가지고 있는 효율성이 높다. 특히 의사소통판이나 의사소통책과 같이 비전자적 도구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어휘를 담아낼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 제한되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은 핵심어휘를 우선적으로 배치하여 보다 효과적인 중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Morris & Newman, 1993; Yorkston et al., 1989). 아울러 핵심어휘를 전자적 또는 비전자적 AAC 장치의 고정된 위치에 배치할 경우, 반복된 선택동작을 통해 목표 낱말의 위치에 대한 학습이 쉽게 이루어지므로 움직임의 자동화(automaticity)를 통해 낱말탐색에 요구되는 인지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Boenisch & Soto, 2015). 또한 핵심어휘에는 문법적인 기능을 하는 구조어와 함께 내용어인 고빈도 동사가 다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AAC 사용자로 하여금 낱말들을 결합하여 다양한 구문의 문장을 생성해 낼 수 있도록 해준다(Marvin et al., 1994).

핵심어휘에 대한 연구는 주로 아동을 대상으로 이루어져 왔다(예: Banajee et al., 2003; Beukelman et al., 1989; Boenisch & Soto, 2015; Crestani, Clendon, & Hemsley, 2010; Fallon et al., 2001; Fried-Oken & More, 1992; Kim & Han, 2016; Lee & Park, 2006; Lee, 2004; Lee, Kim, & Park, 2005; Marvin et al., 1994; Park & Kim, 2003; Trembath et al., 2007). 그러나 Seong, Lim, Kim과 Park (2013)의 보고에 따르면 AAC 중재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는 국내의 후천적인 의사소통장애 성인환자의 수는 약 31만 3,69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영유아와 아동을 포함한 전체 AAC 잠재수요자의 92%를 상 회하는 높은 비율이다. 따라서 AAC를 필요로 하는 성인환자의 수요에 맞추어 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AAC 어휘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록 몇몇 영어권 연구들이 성인의 발화샘플을 토대로 핵심어휘를 제공하고는 있으나(Balandin & Iacono, 1999; Stuart et al., 1997), 한국의 언어체계와는 다르기 때문에 국내 성인 사용자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AAC 어휘를 조사한 Kim 등(2003)과 Park과 Kim (2015)의 연구가 갖는 의의는 크다. Kim 등(2003)은 정상 성인 20명과 고등학생 8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대화상황에서 수집된 총 3,772개의 낱말로 구성된 전체발화샘플에 대해 2%이상의 빈도율을 보인 낱말들을 고빈도 어휘로 분류하여 제시하였다. 아울러 총 9개의 대화상황 중 5개 이상의 상황에서 출현하면서 전체 발화에서 10회 이상 사용한 낱말들도 함께 제시하였다. 높은 공통성과 고빈도의 특징을 동시에 충족하는 34개의 낱말을 살펴보면 상당수가 대명사, 동사, 부사인 것으로 나타났다(예: ‘하다’, ‘주다’, ‘가다’, ‘보다’, ‘이거’, ‘여기’, ‘다’). Park과 Kim (2015)은 지적장애가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가정상황, 식사상황, 그리고 커뮤니티 활동상황 중에 이루어지는 대화를 수집하여 영어권 AAC 연구에서 주로 사용하는 .5‰ 이상의 빈도율 기준을 적용하여 310개의 낱말로 구성된 핵심어휘를 판별하였다. 이들 어휘는 총 12,007개의 낱말로 이루어진 전체발화샘플의 84.73%를 설명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국내의 선행연구가(Kim et al., 2003; Park & Kim, 2015) 한국 성인의 발화에 나타난 고빈도 기본형 용언을 파악하는 데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는 있으나 임상현장에 결과를 바로 적용하기에는 몇 가지 제한점이 있어 보인다. Kim 등(2003)의 연구에서는 수집된 샘플의 낱말수가 상황별로 통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특정 상황에서 많이 수집된 낱말들이 전체 발화샘플에서의 빈도수를 높여서 고빈도 어휘 판별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Hess, Sefton, & Landry, 1986). 가령 가정상황에서 수집된 총 낱말수는 1,208개로 병원상황의 155개와 비교하면 편차가 큰 편이다. 또한 연구자들이 사용한 고빈도 어휘의 기준인 상위 2% 빈도율의 근거가 불명확하다. Park과 Kim (2015)의 연구에서는 영어권의 AAC 어휘 연구에서 주로 사용하는 .5‰의 기준을 적용하여 핵심어휘를 판별하고 있으나 영어와 언어체계가 다른 한국어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적합성이 검증되지 않았고, 이 기준점 또한 핵심어휘와 부수어휘를 분명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Shin & Hill, 2016).

Beukelman 등(1989)은 .5‰ 이상의 빈도율을 보이는 250개의 낱말들이 전체 발화의 대부분인 85%를 설명해준다고 보고하였고, 이후 많은 연구들의 핵심어휘 판별 기준으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 나 이들이 제시하는 누적비율그래프(cumulated rate graph)를 살펴보면, x축의 누적된 낱말 빈도순위와 y축의 누적된 설명력 간에 선형관계가 나타나 어느 순위 또는 빈도율의 낱말부터 핵심어휘로 분류할지를 결정하기가 모호해진다(Shin & Hill, 2016). 또한 그래프의 x축과 y축에 사용된 서로 다른 성격의 척도 때문에 낱말의 빈도와 설명력 사이의 관계를 양적으로 명확하게 해석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다. 다시 말하면, x축에 사용된 낱말의 누적된 빈도순위는 순서척도(ordinal scale)로 순위 간의 간격이 동일하지 않은 반면 y축에 나타나는 설명력(%)은 측정 단위들 간의 간격이 동일한 비율척도(ratio scale)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래프에 나타난 x변수의 증가량에 대한 y변수의 증가량을 단순하게 해석할 수 없게 된다.

이상의 제한점들을 보완하여 Shin과 Hill (2016)은 성인 12명을 대상으로 누적비율그래프가 아닌 묶음빈도분포(grouped frequency distribution)을 사용하여 핵심어휘를 판별한 바 있다. 묶음빈도분포란 변수를 일정한 급간으로 묶어서 분석하는 방법으로 변수의 범위가 크고 사례수가 많은 데이터에 대하여 효과적으로 전체 분포의 양상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Gravetter & Wallnau, 2013; Portney & Watkins, 2009). 이 방법은 x축에 놓이게 되는 빈도구간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서로 다른 낱말수를 y축에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핵심어휘의 특징으로 파악할 수 있는 빈도와 서로 다른 낱말수 간의 관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Shin과 Hill (2016)은 한국어의 경우 .5‰이 아닌 .2‰을 기준으로 고빈도 어휘구간과 저빈도 어휘구간이 나뉜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그러나 이들의 연구는 Kim 등(2003), Park과 Kim (2015)과 다르게 한국어의 특징인 다양한 용언의 어미 활용(conjugative endings)을 핵심어휘 목록에서 확인하고자 하였기 때문에 용언의 기본형이 아닌 활용형이 그대로 빈도분석에 반영되어 있다. 비록 시제, 존칭, 문장유형과 같은 다양한 문법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어미들이 AAC 어휘를 배치할 때에 고려되어야 한다는 근거를 제공하나 각각의 활용형 용언을 그대로 AAC에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인 AAC 어휘선택과 배치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국어의 경우 용언활용의 범위가 영어에 비하여 광범위 하고(Ihm, Hong, & Chang, 2001; Yeon & Brown, 2011), 고빈도 활용형 용언을 핵심어휘에 포함할 경우 영어권보다 설명력이 낮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Shin & Hill, 2016) 다양한 어미와 자유롭게 결합하여 사용할 수 있는 용언의 기본형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효과적인 한국형 AAC 체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고빈도 기본형 용언을 파악하고 그 효율성과 설명력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연구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고빈도 기본형 용언에는 어떠한 낱말들이 포함되는가?

둘째, 용언의 활용형을 기본형으로 변형하였을 때, 고빈도 용언에 포함되는 낱말수는 변하는가?

셋째, 용언의 활용형을 기본형으로 변형하였을 때, 고빈도 용언의 평균사용빈도는 변하는가?

넷째, 용언의 활용형을 기본형으로 변형하였을 때, 고빈도 용언이 전체발화샘플에 대해 보이는 설명력(%)은 변하는가?

연구 방법

본 연구에 사용된 발화샘플은 Shin과 Hill (2016)이 한국형 AAC 핵심어휘 목록의 개발을 위하여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수집한 발화샘플에 기반하고 있다. 연구대상, 발화샘플의 수집 및 빈도분석 절차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연구 대상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20대에서 30대로 구성된 12명의 정상성인(남성 6명, 여성 6명, 평균연령= 31.42세, SD = 3.65)이 연구에 참여하였다. 이들은 모두 학사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졌고 국외 거주기간이 5년 이내(평균 = 2.69년, SD =1.62)이며 영어보다는 한국어로 의사소통하기가 수월하다고 보고한 이들이다. 발화샘플의 크기(N=12)는 문헌에서 보고된 몇몇 AAC 어휘 연구의 샘플크기를 상회하며[예: 5명의 발화샘플에 기반한 Beukelman 등(1989)과 Fallon 등(2001)], 비영어권에서 핵심어휘를 효과적으로 판별한 Chen, Hill 그리고 Yao (2009)의 발화샘플과 동일한 크기이다. 모든 피험자들은 신경·정신적 병력이 없으며 언어병리학적 진단을 받은 바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Korean version of Mini Mental State Examination (K-MMSE; Kang, Na, & Hahn, 1997)을 통해 인지능력에 결함이 없고(평균 29.92점/30점 만점, SD =.29), Korean-Western Aphasia Battery (K-WAB; Kim & Na, 2004) 검사의 하위검사를 통해 청각적 이해능력에도 문제가 없는 이들이 참여하였다(평균 199.83점/200점 만점, SD =.58).

발화샘플의 수집절차

발화샘플은 독립되고 조용한 방에서 동일한 연구자와의 비구조화된 1:1 대화상황에서 수집되었다. 주로 연구가 늦은 오후 시간대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연구자는 피험자의 발화를 유도하기 위하여 “오늘 무엇을 하셨나요?”라는 공통된 질문을 하였고, 이후의 주제는 자발적으로 피험자가 선택하였다. 대화가 중단된 경우, 연구자는 피험자의 발화 내용을 토대로 질문을 하여 대화를 확장해나가 도록 하였다. 대화는 약 45분간 진행되었으며 모든 발화는 전사를 위하여 녹음되었다. 피험자들마다 전사된 총 낱말수가 다르기 때문에 이로 인한 영향을 통제하기 위하여(Hess, et al., 1986) 가장 적은 수의 낱말로 구성된 샘플에 맞추었다(word-level cut). 분석을 위해 사용된 전체발화샘플의 총낱말수는 16,944 (즉, 1,412×12개의 샘플)이고 활용형 용언을 포함한 서로 다른 낱말수는 3,669였다. 빈도분석을 하기에 앞서 전체 샘플의 15%에 대하여 한국어가 모국어인 언어병리학 박사과정에 있는 학생이 전사를 하였고, point-by-point agreement (Kazdin, 2011)에 기반한 검사자 간의 신뢰도를 구한 결과 95.38%의 높은 신뢰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빈도 어휘 판별

전체발화샘플에 대하여 IBM SPSS Statistics version 22를 통해 묶음빈도를 분석한 결과 .2‰을 기준으로 627개의 낱말로 구성된 고빈도 어휘와 3,042개의 낱말로 구성된 저빈도 어휘로 나뉘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들 고빈도 어휘는 전체발화샘플의 75.83%를 설명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Shin과 Hill (2016)에서 조작적으로 정의한 핵심어휘에 따라 .2‰ 이상의 고빈도 어휘에 속하면서 전체 피험자의 50% 이상으로부터 공통적으로 사용된 어휘를 판별한 결과 219개의 낱말이 확인되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고빈도 어휘를 핵심어휘로 정의한 연구들(Banajee et al., 2003; Beukelman et al., 1989; Crestani et al., 2010; Fallon et al., 2001; Liu & Sloane, 2006; Marvin et al., 1994; Stuart et al., 1997; Trembath et al., 2007)과 달리 고빈도이면서 공통성이 높다는 핵심어휘의 개념적인 특징을 조작적 정의에 반영하여 어휘선정의 준거로 사용하였다. 따라서 이들이 보고한 핵심어휘는 627개의 고빈도 어휘와 달리 낱말수가 적으며 그 만큼 설명력도 60.82%로 크게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한된 수의 용언으로 높은 설명력이 보여지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고 설명력은 AAC 어휘 판별에 중요한 판단기준이므로(Beukelman et al., 1989, 1991) 설명력이 낮은 219개의 핵심어휘에 포함된 용언이 아닌 상대적으로 설명력이 높은 627개의 고빈도 어휘에 포함된 용언에 대하여 분석이 이루어졌다.

용언의 기본형 분석

고빈도 어휘에 포함된 216개의 활용형 용언을 모두 기본형으로 변형한 후(예: ‘하면서’→ ‘하다’), Microsoft Excel 프로그램의 ‘중복된 항목 제거’ 기능을 이용하여 고빈도 기본형 용언에 포함되는 낱말을 판별하고 서로 다른 낱말수를 확인하였다. 아울러 이들 낱말들에 대하여 다음의 측정변수들을 계산하였다.

고빈도 활용형 용언의 낱말수, 평균사용빈도, 설명력과 비교하기 위하여 (1), (2), (3)에 사용된 계산법을 활용형에도 적용하였다. 또한 품사별로 고빈도 기본형 용언이 전체발화샘플의 용언에 대하여 보이는 낱말수와 설명력에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하여 (1)과 (3)의 계산을 품사별로도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고빈도 기본형 용언

활용형에서 기본형으로 어형을 변형시킨 후 확보한 고빈도 기본형 용언은 Appendix 1에 목록으로 제시되어 있다. 고빈도 활용형 용언이 서로 다른 216개의 낱말로 이루어졌던 것에 비하여 기본형은 63개의 서로 다른 낱말로 구성되었다. 고빈도 기본형에는 35개의 동사, 18개의 형용사, 8개의 보조동사, 그리고 2개의 계사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용언의 하위품사별로 고빈도 기본형 어휘에 포함된 낱말과 전체발화샘플에 나타난 빈도율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동사로는 빈도율의 내림차순으로 ‘하다’(25.26‰), ‘되다’(10.03‰), ‘보다’(6.73‰), ‘그리하다’(6.49‰), ‘오다’(4.01‰), ‘가다’(3.72‰), ‘모르다’(3.07‰), ‘들다’(2.12‰), ‘알다’(2.07‰), ‘나오다’(1.89‰), ‘듣다’(1.83‰), ‘대하다’(1.53‰), ‘못하다’(1.48‰), ‘만들다’(1.36‰), ‘받다’(1.36‰), ‘생각하다’(1.24‰), ‘이리하다’(1.12‰), ‘맞다’(1.12‰), ‘얘기하다’(1.00‰), ‘좋아하다’(.89‰), ‘주다’(.89‰), ‘먹다’(.89‰), ‘가르치다’(.77‰), ‘뽑다’(.77‰), ‘느끼다’(.71‰), ‘배우다’(.71‰), ‘보이다’(.71‰), ‘어찌하다’(.59‰), ‘가지다’(.53‰), ‘위하다’(.47‰), ‘따르다’(.41‰), ‘관련되다’(.35‰), ‘불구하다’(.35‰), ‘통하다’(.35‰), ‘커버하다’(.24‰)가 포함되었다.

형용사로는 ‘있다’(16.41‰), ‘같다’(11.80‰), ‘그렇다’(7.67‰), ‘없다’(5.90‰), ‘이렇다’(3.72‰), ‘많다’(3.31‰), ‘좋다’(3.01‰), ‘어떻다’ (1.95‰), ‘힘들다’(1.36‰), ‘크다’(1.24‰), ‘중요하다’(1.18‰), ‘싫다’(1.06‰), ‘쉽다’(.71‰), ‘비슷하다’(.59‰), ‘재미있다’(.53%), ‘편하다’(.53‰), ‘새롭다’(.35‰), ‘작다’(.24‰)가 포함되었다.

보조동사로는 ‘있다’(4.84‰), ‘가지다’(4.19‰), ‘않다’(3.36‰), ‘하다’(3.01‰), ‘보다’(2.71‰), ‘주다’(2.24‰), ‘싶다’(1.12‰), ‘놓다’(.94‰)가 포함되었고, 계사로는 ‘이다’(22.84‰)와 ‘아니다’(6.26‰)가 포함되었다.

고빈도 용언의 낱말수 비교

Table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고빈도 용언의 낱말수 감소율을 계산한 결과 기본형의 낱말수가 전반적으로 활용형보다 70.83%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품사별로 살펴보면 계사의 감소율이 93.75%로 가장 높았으며, 형용사(70.49%), 동사(65.35%), 보조동사(63.64%)의 순으로 감소율을 보였다.

Reduction rates of the number of different HF predicates by the POS

고빈도 용언의 평균사용빈도 비교

고빈도 용언 하나가 전체발화샘플의 용언에 대하여 보이는 평균사용빈도가 Table 2에 활용형과 기본형별로 제시되어 있다. 고빈도 기본형의 경우 63개의 용언이 전체발화샘플에서 총 3,391회 사용되었으며 기본형 하나가 평균 53.83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빈도 활용형의 경우 216개의 용언이 전체발화샘플에서 총 2,326회 사용되었으며 활용형 하나의 평균사용빈도는 10.77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Accountability of 64 HF predicates and the mean frequency of a single HF predicate

고빈도 용언의 전체발화샘플에 대한 설명력 비교

총 4,584개의 낱말로 구성된 전체발화샘플의 용언에 한정하여 고빈도 기본형 용언의 설명력을 계산한 결과 Table 3과 같이 73.97%의 설명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사별로 살펴보면 계사는 두 개의 낱말(즉, ‘이다’, ‘아니다’)이 전체발화샘플에 나타난 모든 계사를 설명하였고, 그 다음으로 기본형 보조동사와 형용사가 각각 93.37%와 81.04%로 비교적 높은 설명력을 보였다. 반면에 고빈도 기본형 동사는 61.54%의 상대적으로 낮은 설명력을 보였다.

Accountability of the HF base forms by the POS

고빈도 활용형 용언이 전체발화샘플의 용언에 대하여 보이는 설명력은 기본형일 때보다 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4에 나타난 바와 같이 고빈도 활용형은 50.74%의 설명력을 보여 기본형일 때보다 약 23.23% (즉, 73.97%–50.74%)의 차이를 보였다. 품사별로 살펴보면 기본형과 마찬가지로 계사가 가장 높은 설명력을 보였으나 기본형보다 26.57% 낮은 수치이며, 형용사와 보조동사는 기본형보다 각각 17.40%와 33.91% 정도 낮았다. 동사는 기본형과 마찬가지로 가장 낮은 설명력을 보였고 이 역시 23.87% 정도 감소하였다.

Accountability of the HF inflected forms by the POS

총 16,944개의 낱말로 구성된 전체발화샘플로 범위를 확장하여 고빈도 기본형과 활용형의 설명력을 비교한 결과 기본형은 82.11%의 설명력을 보였고 이는 활용형의 설명력인 75.83%보다 6.28% 정도 높은 수치였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정상성인의 발화샘플을 중심으로 고빈도 용언의 기본형을 파악하고 활용형과 비교하여 얼마나 적은 수의 낱말들로 많은 설명력을 보일 수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첫 번째 연구질문과 관련하여 AAC 핵심어휘로 고려될 수 있는 용언의 고빈도 기본형을 분석한 결과 동사 35개, 형용사 18개, 보조동사 8개, 계사 2개로 구성된 총 64개의 고빈도 용언이 판별되었다. 빈도분석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선행연구와의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우나 이들 낱말은 영어권 AAC 연구에서 보고된 핵심어휘(Balandin & Iacono, 1999; Stuart et al., 1997)에 포함된 용언의 기본형과 대부분 일치하였다. 그러나 국내연구와 비교하였을 때에는 정상 청소년과 성인에 대하여 상황별로 전체 낱말 빈도수 중 2%이상 출현한 낱말을 고빈도 어휘로 분류한 Kim 등(2003)과는 59.09%의 용언 일치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Kim 등(2003)이 보고한 22개의 용언 중에서 다음의 13개 낱말이 두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포함되었다(‘되다’, ‘주다’, ‘있다’, ‘하다’, ‘없다’, ‘좋다’, ‘아니다’, ‘같다’, ‘오다’, ‘보다’, ‘재미있다’, ‘나오다’, ‘어떻다’). 지적장애가 있는 성인의 고빈도 용언과는 일치도가 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낱말에 대한 빈도율이 .5‰ 이상인 낱말을 핵심어휘로 분류한 Park과 Kim (2015)의 연구에서는 총 109개의 고빈도 용언이 소개되고 있는데 이 중 31개(28.44%)만이 본 연구의 고빈도 용언와 일치하였다. 포함된 어휘로는 ‘하다’, ‘가다’, ‘아니다’, ‘오다’, ‘되다’, ‘있다’, ‘먹다’, ‘보다’, ‘주다’, ‘많다’, ‘없다’, ‘가지다’, ‘놓다’, ‘그렇다’, ‘않다’, ‘같다’, ‘받다’, ‘들다’, ‘나오다’, ‘좋다’, ‘모르다’, ‘재미있다’, ‘알다’, ‘맞다’, ‘싶다’, ‘싫다’, ‘좋아하다’, ‘보이다’, ‘만들다’, ‘힘들다’, ‘크다’ 였다. 낮은 일치도의 원인으로는 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낱말의 빈도분석 방법이 연구마다 서로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으나 선행연구에서는(예: Kim et al., 2003) 발화샘플들 간의 통제되지 않은 낱말수가 낮은 일치도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연구질문 2와 관련해서는 고빈도 용언의 개수가 활용형에서 기본형으로 변형되었을 때 높은 감소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낱말수의 감소율은 품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사, 형용사, 보조동사는 60%–70% 초반대의 감소율을 보인 반면 계사는 90%대의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이는 계사의 기본형이 실제 발화에서는 다른 용언의 유형들보다 훨씬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낱말수의 감소폭이 크다는 본 연구의 결과는 63개의 기본형을 중심으로 다른 어미와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용언이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기 때문에 AAC 어휘를 선택하고 배치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언어치료사에게 상당 히 고무적인 결과로 볼 수 있다. 만약 AAC 체계에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고빈도 용언의 수가 많다면 다른 중요한 핵심어휘들과의 공간배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적은 수의 기본형을 AAC 체계에 우선적으로 반영할 수 있게 됨으로써 어휘배치에 대하여 보다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사용자 입장에서는 자주 사용하는 용언을 선택하기까지 소요되는 탐색시간과 인지적 부담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Morris & Newman, 1993; Yorkston et al., 1989).

연구질문 3은 고빈도 기본형 용언이 활용형과 비교하여 평균사용빈도에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었다. 낱말수가 용언의 형태별로 차이가 났기 때문에 평균사용빈도 또한 차이가 나는 것으로 연구결과 나타났다. 고빈도 용언의 기본형 낱말 한 개의 평균사용빈도는 활용형일 때보다 다섯 배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AAC 사용자가 활용형 용언의 개별상징을 사용하는 횟수보다 기본형 상징을 사용하는 횟수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기본형 용언을 통해 AAC 상징의 높은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용언을 기본형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전체 샘플에 대한 설명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구질문 4와 관련이 있다. 총 발화샘플에 대하여 고빈도 기본형이 보인 설명력은 활용형보다 6.28% 증가한 82.11%로 나타났다. 이는 비록 분석방법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영어권의 AAC연구에서 대부분의 전체발화를 설명해주는지 살펴보는 지표로 사용되는 범위인 78%–85%에 포함되는 수치이기도 하다(Balandin & Iacono, 1999; Banajee et al., 2003; Beukelman et al., 1989; Hill, 2001; Stuart et al., 1997). 전체발화샘플에 포함된 용언에만 국한하였을 경우 기본형의 설명력은 더욱 뚜렷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발화샘플의 총 용언에 대한 기본형 용언의 설명력은 73.97%로 활용형일 때의 50.74%보다 23.23% 증가하였고 동사, 형용사, 계사, 보조동사에 걸쳐 설명력이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설명력이 높아진다는 의미는 대화상황에서 다양한 주제에 대하여 발화를 할 때에 사용된 용언의 73.97%를 고빈도 기본형 용언 63개가 어미활용을 통해 표현해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어와 같이 어간에 문법적인 기능을 가진 어미가 결합하여 문장 속에서 동사의 다양한 의미와 문법적인 역할을 나타내는 교착어는 기존의 영어권에서 접근해오는 AAC 어휘분석 방법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에 무리가 있다(Shin & Hill, 2016). 그 이유는 영어와 달리 한국어는 체계적이고 방대한 종류의 어미결합과 복수의 어미첨가가 가능하기 때문에(Ihm et al., 2001; Yeon & Brown, 2011), 기존의 영어권에서 실시한 분석방법대로 용언의 활용형을 기반으로 어휘 를 판별할 경우 설명력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본형의 설명력이 증가된다는 것을 보고함으로써 한국어와 같은 교착어의 특징을 지닌 다른 언어권(예: 터키어, 일본어, 핀란드어 등)의 AAC 어휘 연구에도 어느 정도 지침을 제공하리라 기대한다.

설명력을 품사별로 분석하면서 발견된 흥미로운 점은 고빈도 기본형 동사는 다른 품사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설명력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 대화상황의 발화에서 저빈도의 다양한 동사 어휘들이 많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개별적인 AAC 사용자가 사용하는 중요한 부수어휘를 파악하는 것이 고빈도 동사를 AAC 체계에 반영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선행연구의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겠다(Balandin & Iacono, 1998; Beukelman et al., 1991; Yorkston et al., 1989).

본 연구는 기본형 용언의 높은 낱말수 감소율, 평균사용빈도, 설명력을 밝혀냄으로써 AAC 사용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용언의 활용을 수행할 수 있는 도구개발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이는 성인 AAC 사용자뿐만 아니라, 구문적인 지식을 형성 및 학습해 나가야 하는 나이가 어린 사용자들에게도 활용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상의 의의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 우선 발화샘플의 표집이 이루어진 환경이 어휘수집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동일한 연구자가 실험참여자를 대상으로 독립되고 조용한 방에서 실험을 실시한 환경은 자연스러운 대화상황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가령 대화상대자가 친숙하지 않은 연구자라는 점이 대상자의 어휘선택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대화의 상호작용에도 영향을 주었을 수 있다. AAC 사용자가 다양한 의사소통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Light, 1988), 보다 자연스러운 일상에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하는 가운데에 나타나는 발화를 표집하여 연구할 필요가 있겠다. 또 다른 제한점은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의 특징이 어휘수집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본 연구는 공교롭게도 20–30대의 고학력자의 발화샘플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나이와 학력이 주는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아직까지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으나 연령에 따라 선호하는 대화주제가 다를 수 있다는 보고가 있으므로(Stuart et al., 1997) 보다 다양한 연령과 학력, 그리고 장애 정도를 어휘수집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들은 비록 한국어로 모국어로 하고 영어보다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였으나 이들이 공통적으로 미국에 거주한다는 사실이 어휘의 선택과 대화주제의 선택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결과의 해석이 제한적일 수 있다.

본 연구는 고빈도 기본형 용언을 파악하고 그 효율성과 설명력 을 살펴보는 데에 주안점을 두었다. 따라서 함께 결합하여 활용될 수 있는 고빈도 어미를 판별하는 추후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본형 용언마다 어미와 결합되어 활용되는 정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활용이 낮은 용언의 경우 기본형이 아닌, 활용형을 있는 그대로 AAC 체계에 반영하였을 때에 사용자가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효과적인 AAC 중재 서비스의 제공을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화자의 자연스러운 대화 환경에서 수집된 발화샘플을 토대로 견고한 AAC 어휘 데이터베이스를 확충할 필요성도 있을 것이다. 이때 핵심어휘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개별 사용자의 고빈도 용언과 사용빈도는 높지 않으나 상황별로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는 용언의 부수어휘 또한 파악하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자료를 토대로 고빈도 기본형 용언을 중심으로 한 AAC 체계가 실제로 성인 장애인의 AAC 수행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살펴보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겠다. 아울러 장애 정도, 연령, 학력과 같은 개인적 차원의 요인들과 전체어휘 크기, 샘플 수집 상황과 같은 발화샘플 차원의 요인들이 의사소통 효율성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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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ndix

Appendix 1. 63개의 고빈도 기본형 용언

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Table 1.

Reduction rates of the number of different HF predicates by the POS

POS of HF
predicates
Number of different
inflected forms (A)
Number of different
base forms (B)
Reduction
rate (%)
Verbs 101 35 65.35
Adjectives 61 18 70.49
Auxiliary verbs 22 8 63.64
Copula 32 2 93.75
Total 216 63 70.83

HF = high-frequency; POS = part-of-speech.

Reduction rate = ABA×100.

Table 2.

Accountability of 64 HF predicates and the mean frequency of a single HF predicate

  HF predicates
Inflected forms Base forms
Number of different words in HF predicates (A) 216 63
Total frequency of HF predicates (B) 2,326 3,391
Mean frequency of a single HF predicate (B/A) 10.77 53.83

HF = high frequency.

Table 3.

Accountability of the HF base forms by the POS

POS of predicates Total frequency of the
predicate (A)
Total frequency of the
HF base form (B)
B/A (%)
Verbs 2,397 1,475 61.54
Adjectives 1,287 1,043 81.04
Auxiliary verbs 407 380 93.37
Copulas 493 493 100
Total 4,584 3,391 73.97

HF = high-frequency; POS = part-of-speech.

Table 4.

Accountability of the HF inflected forms by the POS

POS of predicates Total frequency of the
predicate (A)
Total frequency of the
HF base form (B)
B/A (%)
Verbs 2,397 903 37.67
Adjectives 1,287 819 63.64
Auxiliary verbs 407 242 59.46
Copulas 493 362 73.43
Total 4,584 2,326 50.74

HF = high-frequency; POS = part-of-speech.

순위 날말 품사 빈도율Wa 순위 날말 품사 빈도율(%>)
1 하다 동사 25.26 33 크다 형용사 1.24
2 이다 계사 22.84 34 생각하다 동사 1.24
3 있다 형용사 16.41 35 중요하다 형용사 1.18
4 같다 형용사 11.80 36 이리하다 동사 1.12
5 되다 동사 10.03 37 싶다 보조동사 1.12
6 그렇다 형용사 7.67 38 맞다 동사 1.12
7 보다 동사 6.73 39 싫다 형용사 1.06
8 그리하다 동사 6.49 40 얘기하다 동사 1.00
9 아니다 계사 6.26 41 놓다 보조동사 .94
10 없다 형용사 5.90 42 좋아하다 동사 .89
11 있다 보조동사 4.84 43 주다 동사 .89
12 가지다 보조동사 4.19 44 먹다 동사 .89
13 오다 동사 4.01 45 가르치다 동사 .77
14 이렇다 형용사 3.72 46 뽑다 동사 .77
15 가다 동사 3.72 47 느끼다 동사 .71
16 않다 보조동사 3.36 48 배우다 동사 .71
17 많다 형용사 3.31 49 쉽다 형용사 .71
18 모르다 동사 3.07 50 보이다 동사 .71
19 좋다 형용사 3.01 51 비슷하다 형용사 .59
20 하다 보조동사 3.01 52 어찌하다 동사 .59
21 보다 보조동사 2.71 53 가지다 동사 .53
22 주다 보조동사 2.24 54 재미있다 형용사 .53
23 들다 동사 2.12 55 편하다 형용사 .53
24 알다 동사 2.07 56 위하다 동사 .47
25 어떻다 형용사 1.95 57 따르다 동사 .41
26 나오다 동사 1.89 58 새롭다 형용사 .35
27 듣다 동사 1.83 59 관련되다 동사 .35
28 대하다 동사 1.53 60 불구하다 동사 .35
29 못하다 동사 1.48 61 통하다 동사 .35
30 힘들다 형용사 1.36 62 작다 형용사 .24
31 만들다 동사 1.36 63 커버하다 동사 .24
32 받다 동사 1.36        
a

빈도율은 해당 날말이 전체발화샘플에서 나타난 출현빈도를 총 날말수인 16,944로 나눈 후 1,000을 곱하여 산출하였음.